프루스트가 우리의 삶을 바꾸는 방법들 - 개정판
알랭 드 보통 지음, 박중서 옮김 / 청미래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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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프루스트에 대해서 생각해볼 일이 거의 없었는데, 이 책을 통해서 프루스트에 대해서 알게 된것같아요. 좀 더 깊이 있게 프루스트에 대해 알고 싶어졌달까요.

 

알랭드 보통의 이름을 보고 구입한게 사실인데,  좀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된것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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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얘기를 들어줄 단 한 사람이 있다면 - 뚜벅이변호사 조우성이 전하는 뜨겁고 가슴 저린 인생 드라마
조우성 지음 / 리더스북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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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 법에도 인정이 있나요? " 이런 질문 한번쯤 들어본 적 있지 않나? 사실 교과서적으로 보자면 우리 인간들은 법 앞에 평등하다. 하지만 요즘 들어서 그 말이 맞지 않을 때가 더 많은 것 같은 건 나 혼자만의 생각일까? 요즘은 차라리 돈 앞에 평등하다는 말이 더 맞지 않을까? 가진자와 가지지 못한 자는 법 앞에서도 평등할 수 없다. 따져보면 법 앞에 평등하기 위해서는 아무런 법률 지식인이 없는 일반인으로서는 변호사를 고용해야하는데, 그 변호사 비용은 어디서 나오며, 변호사가 유능하면 유능할수록 수임료가 올라간다는 것쯤은 누구나 알지 않을까?

 

솔직히 말하면, 아주 어릴 때는 법이라는 건 지키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며, 법은 정말로 누구에게나 평등하고 억울한 사람을 없게 만들어주는 그런 것인줄 알았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들수록 법 앞에 평등하다는 것은 어쩌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뭔가 변호사라는 직업을 떠올리면 돈이라면 무조건, 아무 사건이라도 맡아서 재판을 이기게 해주는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사실 강했다. 이 책을 만나기 전까지 말이다.

저자는 국내 유명 로펌의 파트너 변호사로, 자신의 법 인생을 정리하는 의미에서 이 책을 써내려갔다고 한다. 변호사라면 한없이 냉철하고, 뭔가 무서울 것 같은 느낌, 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울 날 것 같지않다라고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웬걸 이 책은 인정미 넘치는 변호사, 돈이 문제가 아니라 사건의 전체를 내려다보면서 진정으로 법 앞에 평등이라는 고유한 법의 역할을 지켜내고자 하는 한 사람이 있었다.

 

읽는 내내 술술 넘어가는 것이 변호사가 쓴 책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로, 이웃집 아저씨가 사건들을 다루면서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딱딱한 변호사가 아니라, 정말로 우리 이웃에서 일어났던 그런 일들을 다루며, 인생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알려주고 있는 책이랄까? 쉽게 읽혀 내려가면서도 가슴 한구석에서 뭔가 뭉클한 게 올라오는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유사수신행위규제법 위반" 용어도 참 어렵다. 은행이 고객으로부터 돈을 입금 받은 다음에 이자를 붙여주는 것을 수신행위라고 하는데, 이런 수신 행위는 은행만 할 수 있다고 한다. 정부의 허가를 받지 않은 사설 업체에서 이런 행위를 하는 것이 유사수신행위규제법 위반이라고한다. 경기도 어느 읍에서 주민들을 상대로 양돈 사업에 투자를 하면 돈을 불려서 주겠다고 하다가 돈을 갖고 도망을 가버린 사건의 주인공, 성원씨에 관한 이야기는 어느 무엇보다도 가슴이 뭉클했다. 글을 읽을 수 없어서 자기는 사기를 칠래야 칠 수 없었다고, 그렇게 한번 말하면 될 것을 고3인 아들 앞에서 아버지의 위신이 서지 않는다고, 절대 말할 수 없다고 차라리 죄값을 치르겠다고 말하는 그 모습 속에서 처음에는 정말로 왜 저럴까 싶었다. 하지만 나중에 자신의 아들 앞에서 위엄있는 당당한 아버지의 모습을 보이고자 했던 성원씨의 모습을 보고서는 정말로 이세상의 모든 아버지들이 저런 심정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그뿐이 아니라 며느리의 강요에 어쩔 수 없이 유언장을 작성하면서도, 나중에 모든 자식들에게 공평하게 재산이 분배될 수 있도록, 주소와 도장을 찍지 않은 할머니의 기지가 발휘된 이야기, 선친으로부터 물려받은 땅이 개발지역으로 수용되면서 거액의 보상금을 받았으나 형들에게 빼앗길 뻔한 김영학씨의 이야기, 누나가 자신의 마음을 몰라준다고 자신의 집에서 아버지와 동생 형욱씨를 내쫓겠다고 소송을 건 이야기. 어느 것 하나 가슴 짠하지 않은 게 없었다. 가족 간의 다툼이 요즘 들어 부쩍 많이 늘었는데, 서로가 서로를 조금만 더 아낀다면 어떨까? 특히나 형욱씨의 이야기에서는 법적으로 맞대응할게 아니라, 누나의 마음을 움직여 고소를 취하했다는 점에서 사실 법이 모든 걸 해결해주지는 않는다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는 것을 또 한번 깨달았다.

 

자신을 무시하는 발언을 내뱉은 집주인을 울컥해서 자신도 모르게 살해해버린 영호씨, 고교시절 부정행위를 했다는 누명을 씌고 결국 나이 서른이 넘어 그 선생님을 찔러버린 김모씨, 큰 오빠에게 받은 설움이 많았던 여동생들의 재산 싸움까지. 말을 내뱉은 이들은 기억도 못하는 일들을, 그 말을 듣는 이들은 뼈에 사무치게 기억될 수도 있다고, 인생을 아예 송두리째 바꿔 버릴 수 있다는 것을 이를 통해 알게 되었다. 우리는 자칫 잘못 말 한마딘데 어때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는데, 다시 한번 말을 내뱉는 것에 있어서 신중해야 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되겠다.

 

여자 친구에게 선물한 명품을 돌려받을 수 없냐고 물어오는 권군의 이야기, 저자에게 법률적 조언이 아니라, 인간적 측면에서 다가가보라는 조언을 받아 해외브랜드를 좋은 조건으로 계약할 수 있었던 남사장의 이야기는 꼭 모든 것을 법으로 해결할 수는 없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나, 권군의 이야기는 사실 남자 여자사이에 헤어지고 나면 한번쯤은 자신이 줬던 선물들을 돌려받고 싶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을텐데, 법률조항을 따져서 설명을 해주시는 내내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어찌 보면 우습다싶기도 하면서 법률적으로는 이렇게 해석되는구나하고 깨닫게 되는게 많았다. 그리고 남사장의 이야기는 아직까지는 그래도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게 세상을 사는 데는 더 중요하거나 깨달을 수 있었다.

 

미성년자에게 돈을 꿔주고, 부모에게 돈을 갚으라고 하고, 죽은 아들이 빌린 돈을 10년도 넘어서 갚으라고 하는 대부업체에 관한 이야기는 법이 얼마나 나쁘게 악용되고 있는지를, 법률적 지식이 없다면 당할 수밖에 없겠구나 하는 사실을 절실히 느낄 수밖에 없는 이야기였다. 아직은 그래도 정말로 선량한 우리네 시민들은 법이 누구에게나 평등하며, 꼭 지켜야한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그 법이라는 것이 사실은 악용될 수도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목격하고 말았다.

 

기술을 제공하기로한 백박사와 회사경영을 맡기로 한 김사장의 사연은 똑같은 이야기라도 원고와 피고의 입장에서 보면 각기 다른 이야기가 될수 있다고, 법정에서 실체적 진실이 가려질것이라는 일반적 생각과는 달리 괴리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법, 항상 우리에게 어렵고 무섭게만 느껴지는데, 이 책을 통해서 법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강제성을 띈 법만이 옳은 것은 아니라는 것을, 인간대 인간으로 다가갔을때 더 빨리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도 있다는 것을 목격하게 되었다. 저자의 편안한 말투, 그러면서 법조문이 필요하다면 하나하나 용어까지 설명해가면서 법은 우리 곁에 있다고, 법이 결코 어렵지만도 않을뿐더라, 우리가 일상에서 겪을 수 있는 일들을 소개하고 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하고 싶다. 세상을 살다가 보면 법원문턱을 넘나들지 않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어쩔 수 없이 넘나들게 된다면 아직 까지는 그래도 법이 공평하다고, 법보다 중요한 것은 인간이라는 것을 이 책은 말하고 있다. 다양한 법률적 조언과, 가슴 뭉클한 이야기, 변호사로서의 한평생을 보낸 이의 삶이, 그의 철학이 녹아 있는 책이다. 다양한 의뢰인과의 만남, 그리고 그들의 각양각색의 삶들 속에서 우리는 우리의 인생을,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보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인생에 정답은 없겠지만, 그래도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최소한은 지켜야할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해주는 책이다.

 

괜찮은 책이라고, 어렵지도 않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가슴에 와 닿는 이야기들 속에서 깨알 같은 법률적 조언들도 얻을 수 있다고, 읽어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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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잘나가는 여자
아리카와 마유미 지음, 신지원 옮김 / 이지북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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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을 듣고는 솔직히 이 책 뭐야? 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책장을 넘기다 보면 술술 너무 잘 넘어간다. 그러면서 뭔가 어! 이거 나도 이런데, 이거 내 얘긴데! 이런말을 하지 않을 수 없는 내용들이 이어진다.

 

거쳐간 직업만 47개, 말이 47개지 얼마나 많은 일들인지 솔직히 상상이 가지 않는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녀는 지금 자신이 만족한 삶을 살수 있는 직업을 찾았고, 자신의 삶에 행복을 느낀다는 것이다. 다양한 직업군을 경험한 만큼, 타인들에 비해 같은 여자로서 해줄 말들이 참 많은 것같다. 그녀의 전작 < 서른에서 멈추는 여자 서른부터 성장하는 여자>는 읽어보지 않았지만, 책장을 넘기는 내내 흥미있게 잘 본 것같다.

 

 

 잘 나간다는 여자의 정의는 뭘까? 연봉을 많이 받기만 하면 잘 나가는 여자라고 할 수 있을까? 물론 경제적 안정으 반드시 필요하지만, 그것만을 말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행복하다고, 지금의 삶의 만족한다는 느낌 역시 필요할 것이다. 그녀는 어떻게 여자로서 좀 더 삶을 즐길 수 있는지, 어떻게 삶을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자기만의 것으로 만들어내는지 그 방법을 말해 주고 있다.

 

자신의 일화를 설명하고, 끝에 가서는 내용을 정리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는 만큼 바쁘다면 한 챕터의 마지막끝에 있는 글만을 읽어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수많은 이야기 중에서 가장 공감했던 것중에 하나가 <메뉴는 시간을 들이지 않고  고른다>였다. 항상 우유부단하고, 소심한 나로서는 마트에 가서 물건을 하나 살때도 우물쭈물, 밥을 먹을 때도 메뉴를 고르는 것도 우물쭈물. 그런 나를 보면 동생은 항상 빨리 선택해! 왜 이런 것에 시간을 낭비하는지 몰라라는 말을 내뱉곤 한다. 그리고 결국 같이 다른 메뉴를 시켜도 항상 동생이 시킨 메뉴는 실패를 한 적이 없다. 그런 걸보면 정말로 직감이라는 것을 무시하지 못한다는 말이 맞는 것같다. 소소한 음식점의 메뉴를 선택함에 있어서도 직감을 따르고 시킨다면 실패를 하지 않는데, 과연 일에 있어서는 어떨까? 물론, 중요한 계약 사항이라든가 여타 직감만으로 선택할 수 없는 것들이 있고, 그런 것들은 철저한 고찰이 필요하겠지만 말이다.

 

이 책에도 나오지만 우리를 지배하는 것은 의식이 3%, 무의식이 97%라고 한다. 그만큼 우리의 직감은 중요하다. 하지만 무턱대고 내 직감이 맞아! 이러다가 실패한 경험이 없지않아 있지않나?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좋은 직감을 가지는 연습을 해야한다고, 처음에는 실패를 하기 마련이지만, 자꾸 연습하다보면 직감이라는 것이 통하고, 결국 무의식이 나를 성공의 길로 이끈다고 말이다. 직감은 우리를 행복의 길로 이끄는 마음 속 서포터즈라는 저자의 말이 사실은 많이 와닿는다. 뭐 그런걸 믿어? 라고 말하면서도 사실 우리는 경험을 통해서 직감이라는 것을 배워가는 것이고, 무턱대고 그건 있을 수 없는 일이야라고 말할 수 없다.

 

그  외에도 <자신이 잘못하지 않은 일에도 먼저 사과한다>라는 내용은 솔직히 지금도 나 역시 누군가와 다툼을 하게 되면 먼저 사과를 하고, 먼저 화해를 신청하기도 하는데, 그건 결국은 나 자신을 위한 것이다. 때에 따라 정말 사과하기 싫고 내가 뭘 잘못했나 하는 생각이 들때가 있다. 하지만, 내가 먼저 사과함으로써 우리는 얻을 수 있는 것들이 더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면, 자존심만 세울것이 아니라 먼저 사과를 하는 것도 정말 좋은 방법같다.

 

먼저 부탁을 하지 않는 다거나, 사소한 일도 잘 한다거나  보답할줄 알아야한다거나, 너무나도 당연한 줄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했던 것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잘 나가는 여자, 그건 누가 만들어 주는 것이 결코 아니다. 결국은 자기 자신이 만들어 가는 것이다.

 

늦지 않았다. 늦었다고 말할때가 가장 빠른 것이다. 지금부터 잘나가는 여자가 되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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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모와 검녀 - 조선의 다섯 여인이 남긴 다섯 빛깔의 삶 샘깊은 오늘고전 14
고영 글, 성민화 그림, 송지양 외 원작 / 알마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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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모에 대해서는 다들 한번 쯤 들어봤을 것이다. 조선시대의 여형사, 하지원 출연의 드라마 <다모>를 기억하는 이들이 없지 않아 있을 것이다. 이번에 알마에서 나온 샘깊은 오늘의 고전 14. 다모와 검녀에는 다섯 이야기가 수록 되어있는데, 개인적으로 샘깊은 오늘의 고전 시리즈를 참 좋아한다.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모두 다 읽을 정도로 내용이 그렇게 어렵지도 않고, 일러스트를 포함해 해설이 따로 수록되어있어, 책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거이라 생각한다. 책을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 내가 읽은 이 글들이 무엇을 의미하고, 또 어떤 측면에서 어떻게 볼 수 있다는 전문가의 해설은 항상 느끼지만, 책을 읽고 난 후 제대로 정리를 할수 있는 느낌이 든다.

 

 

우선 첫번째이야기는 <다모> 한성부의 다모 김조이가 등장한다. 흔히들 다모가 전문형사라는 착각을 할지도 모르는데, 원래 다모는 관노비로 그 가운데에서도 다과상이나 술상을 차리는 일은 맡은 사람이었다. 물론, 한성부의 관노와 심부름꾼들은 상관의 지휘 아래 범죄 수사에 동원되기도 했고, 그렇기에 김조이가 순조 임금때인 1832년 임진년에 내려진 금주령과 관련해 그들을 잡아들일 수 있었다.

 

금주령은 흉년이 들거나 나라에 난리가 있을때만 잠깐 내려졌다 풀리는 금령인데, 그만큼 몰래 술을 빚는 이들도 많았다. 하루는 남촌으로 금주령을 단속하러 갔는데 그 집 주인 할미를 만나게 되는데, 나이 많은 주인 어른이 있는데 고질병이 있어 술 없이는 음식을 넘기길 못 한다고 그래서 밀주를 빚을 수 밖에 없었다고 자신의 처지를 말하는데, 다모 김조이는 그 모습을 보고 그 할미를 잡아 갈수 없었고, 되려 자신이 콩죽을 사다 나이 많은 주인 어른께 드리라 말한다. 그러면서 밀주를 빚은 걸 아는 이가 있나 하니, 시동생에게 한번 주었단다. 다모가 일을 마치고 군졸들과 한성부로 들어가려는데 경복궁 근처 십자가를 지나다 한 젊은이를 발견했다. 포상금을 받기 위해 아전들에게 고발하는 이들이었는데, 행색을 보니 그 할미의 시동생 같았고 김조이는 그이 뺨을 휘갈리게 된다. 물론 그 일로 곤장까지 맞게 되지만, 한성부 주부로 부터 의로운 행동을 했다며 돈을 받게된다. 또 그걸 김조이는 할미에게 드린다. 여기까지가 다모의 이야기다. 한 여성의 몸으로, 어쩌면 자신이 다칠지도 모르는 일을 타인을 위해서 위험을 감수하는 김조이에게서는 단순히 법 집행관으로서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사람을 생각할 줄 아는 모습, 무엇보다 사람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준다. 그뿐 아니라 시동생의 행동 속에서 물질적인 것에 의해 인륜을 저버리는 파렴치한 일을 할수도 있다는 걸 다시 한번 목격하게 되고 씁쓸하지 않을 수 없었다.

 

두번째 이야기 <검녀>는 전라도에 숨어 살던 선비 소응천에게 누가 찾아오게 된다. 남의 집 노비였다가 주인이 죽고 남장행세를 하다 세상을 떠돌던 여인이었는데 그녀는 주인집 아씨와 함께 태어나 자랐지만, 권세있는 집의 모략에 걸려 주인집은 몰락하게 되고, 열살 넘는 아씨와 남장을 하고 길을 떠나 검객을 만나 자유자재로 칼을 쓰는 법을 익히게 된다. 그러다 원수의 집에 가 검무를 추다 원수를 칼로 베어버린다.  아씨는 그뒤로 자결을 하게 되고, 혼자 남은 여인은 3년을 떠돌다 이름 높다는 선비 소응천을 찾아와 자신을 맞기기로 한것이 었다. 허나 3년을 같이 지낸 여인은 선비가 빼어난 선비가 아닌줄을 알고, 또 다시 남장을 한채 길을 떠난다.

 

여인의 몸으로 원수를 갚고, 자결을 한 아씨나, 남장을 하고 자신의 주체적인 삶을 살고자 떠돌았던 여인, 그녀가 바로 검녀인 것이다. 조선의 여인이라고 집에서 조신히 바느질만 하고 있을 줄 착각했다면 큰 오산이다. 자신의 적에게 단호히 맞서고, 자신의 의지를 말하고 행동 할수 있는 검녀, 참 멋있다

 

<억지 혼인을 물리친 길녀>는 이미 결혼을 한 길녀를 서방님이 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당숙이 원산원님에게 시집을 보낼려고 했는데, 길녀가 지조를 지키기 위해서 혼인날 식칼을 휘둘러 혼인을 피한다는 내용이다.  해설에도 나오지만 실지로 고을의 수령을 위협한다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여성의 정절로 지배층의 파렴치함을 고발하는 내용으로 당당한 여성상을 또 한번 여기서 만날 수 있다.

 

<몰래한 재혼>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사람들 몰래 여성이 재가를 한 내용이다. 예전에는 남편이 죽고 나면 정절을 지키기는 것을 당연히 강요받았고 아니면 자결을 해서라도 집안의 명예를 지켜야한다는 생각이 팽배했었기에 여성들의 자유를 억압받았던 게 사실이다. 딸 아이가 죽었다고 거짓말을 하고  딸 아이의 행복을 지켜주려 했던 아비의 마음에 더 감동했는지도 모른다. 조선시대고, 현대고 아비의 마음은 자식이 행복하기를 바라는 것 뿐인 듯 하다.

 

마지막 이야기 < 귀부인의 유언>은 임진왜란때 병사 모집으로 진주성 전투에서 죽은 임희진의 집안의 조상에 관한 이야기다. 한 선비가 서울로 과거를 보던 길에 장씨를 만나 반해, 과거 시험 후 혼인을 하게 되는데 일찍이 남편을 여의고 수절을 지켜온 장씨부인이 죽으면서 재가를 할수도 있다고, 억지로 정절을 지킬 필요가 없다는 말을 남긴다는게 주요 이야기다. 몰래한 재혼과 상통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는데, 그때 당시의 사회적 분위기가 여성을 압박했지만, 자신의 의견을 말 할 수 있고, 강요받는다고 해서 꼭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은 이야기는 말하고 있다.

 

조선시대의 성리학 중심 사상 속에서 억압받았던 여성들이 어떻게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지, 어떻게 삶을 살아갔는지를 이 책은 여실히 들려주고 있다. 우리 생각과는 사뭇달랐던 당당한 여인들의 모습 속에서 오늘 날 우리 여성들의 모습을 다시 한번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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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미안 1 - 운명을 훔친 여자 아르미안 1
이유진 엮음, 신일숙 원작 / 2B(투비)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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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지라는 게임을 다들 한 번씩 들어보지 않았을까? 물론, 나처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 있는 가하면, 그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 리니지의 원작 만화가 신일숙 선생님의 <리니지>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나? 리니지로 더 유명하긴 하지만, 신일숙 선생님의 또 하나의 걸작. 1986년 발표되었던 <아르미안의 네딸들>을 기억하는가?

 

솔직히 고백하면, 학창 시절 그 흔하디 흔한, 도서대여점이 우리 동네에는 없었다. 워낙 시골이었던지라, 그래서 다른 친구들이 즐겨보던 만화 역시 내게는 멀게만 느껴졌었는데, 그 친구들이 한번 쯤은 언급했던 만화책. 정말 괜찮다고 말했던 책. <아르미안의 네딸들>이 있었다.

 

이번에 2B에서 나온 <아르미안>은 그 <아르미안의 네딸들>을 소설로 만든 것이다. <아르미안의 네딸들>에 대해서 아무런 사전 정보가 없었던 내게, 그리고 판타지 소설을 전혀 좋아하지 않는 네게, 이 책은 처음에는 솔직히 고백하면 무슨 재미가 있겠냐고 펼쳤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책장을 넘기면 넘길 수록 다음 이야기가 궁금했다. 페르시아와 그에 반해 너무나도 작은 나라, 아르미안에서 펼쳐지는 환상적인 이야기, 아직 도입부분에 불과한 1권이지만, 2권, 3권, 4권이 너무나도 기다려졌다.

 

나도 모르게 주인공들이 누구누구이며, 그들의 사이의 관계가 어떤지를 연습장에 적어가면서 책을 읽어내려 가고 있었다.

 

이야기는 에스파카나 오타네스. 페르시아의 명문가 오타네스가의 외아들로부터 시작된다. 키루스 대왕이 딸이 어머니로 집안뿐만 아니라, 외모도 출중했으며, 이미 그는 다리우스1세의 딸 시메야 왕녀와 약혼을 한 처지였다.

 

페르시아에서 파견된 갈데아 총독의 별장이 있는 헬레로 가다 그는 아르미안의 수도 스마에 들르게 된다. 히할은 이미 5년전 숙부를 따라 이집트를 방문후 페르시아로 가던 도중에 아르미안에 체류했던 경험이 있었고, 그곳에서 저녁에 숲에서 벌어지는 무녀들의 모닥불 춤을 보고 한 소녀에게 반하고 만다. 그러다 페르시아로 가서 한동안 그녀를 잊지 못해 열병을 앓기 까지 했다. 아르미안에 오게 되면 그녀가 궁금한 건 당연 것이 아닐까? 그는 자신만의 리마가 궁금했다.(이름을 몰랐기에 리할이 붙인이름)

 

그러다 리할은 스마에 도착해 왕족들이 사는 파일라가드에 도착하게 되고, 거기서 요동치는 이륜전차를 만난다. 그 속에는 둘째딸 스와르디가 타고 있었고, 리할은 한 눈에 반하고 만다. 자신의 리마가 아닐까라는 생각과 함께.

아르미안에서는 여왕이 통치를 했는데 그녀를 레마누라고 불렀다. 지금의 레마누는 기르샤였고 네 딸들이 있었다. 바로 이 네 딸들이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첫째딸 레 마누아는 지금까지 레마누가 되는 교육을 철저히 받아왔고, 둘째딸 스와르디는 얼굴이 아름다웠다. 그리고 셋째딸 아스파샤는 의녀가 되기 위해 공부 중이었고 넷째딸 샤르휘나는 겨우 열 살 남짓의 아이로 류우칼시바라는 백마를 길들이겠다고, 자신은 전사가 될 것이라 말한다.

 

하지만, 그녀들의 어머니 아르미안 제 37대 레마누 기르샤옴머세트는 죽음에 앞서 예지력으로 그들의 미래를 말해준다. 스와르디는 페리시아의 귀인을 만나게 되고, 아스파샤는 위대한 남편을 내조하게 된다고 말했다. 막내딸 샤르휘나 앞에는 힘든 일이 펼쳐질 것이라 말한다. 큰딸 마누아에겐 막내딸 샤르휘나를 잘 부탁한다는 말을 하고 운명하고 만다.

 

그후 급속도로 빨라지는 마누아의 여왕 취임, 그리고 샤르휘나의 금발의 등장은 사람들을 놀라게 한다. 아르미안에는 300년전 불새를 타고와 나라를 300년을 지배하고 다시 날아간 마하시바야라는 전설속의 여인이 있었는데, 샤르휘나의 금발과 자수정의 눈이 그녀를 떠올리게 했다.

 

그렇다. 마누아와 샤르휘나는 같은 운명을 타고 난 것이다. 서로가 레마누가 될 운명, 허나 레마누는 단 한명뿐. 마누아는 자신의 위치를 공고히 하기 위해 샤르휘나를 처리하기로 마음을 먹는다. 자신의 대부였던 구사야를 앞세워 아르미안 유사 이래 최초로 장로회의 전원일치를 받아 레마누에 오르게 된다.

 

하지만 샤르휘나에게는 류우칼시바라는 든든한 지원군이 생겼다. 전설의 백마. 결코 길들일 수 없었을 줄 안 류우칼시바. 어머니의 장례식장에서 류우칼시바의 존재는 확연히 들어났었다. 류우칼시바 안에는 미카엘이 봉인 되어 있었는데 그는 위대한 바다의 여신 리아나의 아들이자 말의 정령으로 삼백년 동안 류우칼시바의 몸에 스스로를 봉해 있었다. 그는 이제 샤르휘나와 함께 앞으로 험난한 여정을 헤쳐나갈 예정이었다.

 

둘째딸 스와르디는 페르시아의 귀인을 만난다는 말에 자신의 짝은 리할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결코 그렇게 되지 못했다. 레마누는 의식을 통해서 후계자를 생산할 수 있었는데 거기서 마누아는 리할을 선택해 버린 것이다. 5년전 숲에서 무녀들과 춤을 췄던 것도 바로 마누아였다. 자신의 남자를 빼앗겨버렸다는 생각으로 스와르디는 좌절하고 만다. 하지만 언니 마누아는 아르미안을 더 단단히, 더 공고히 하는 것에만 마음이 있었고, 리할과의 결혼도 그렇게 시작된 것이다. 레마누는 결혼을 하지 못함에도 아르미안의 재정적 어려움을 위해 리할과의 결혼을 결심하고, 페리시아로부터 차관을 들여오는데, 리할은 자신이 죽을지도 모르는데도 시메야 왕녀와의 약혼을 깨버린다.

 

리할은 진정 사랑의 마음으로 마누아를 택하고, 마누아는 아르미안의 이익을 위해 행동했다.

그 사이 샤르휘나는 빌라의 사막에서 버려지고 만다. 언니와 같은 운명을 타고 났다는 이유만으로 죽음으로 내몰린 샤르휘난. 물론 그 사막에서 죽지는 않겠지만, 그들의 운명이 어디로 흘러갈지 너무나도 궁금하다.

 

 

가상의 나라, 아르미안에서 펼쳐질 네 딸들의 남은 운명이 더 기다려지고 재미있었지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원작 아르미안의 네 딸들과 같은 내용이겠지만, 아직 원작을 읽어보지 않은 나로서는 너무나도 앞으로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아르미안의 네 딸들이라는 만화를 보고 자란이라면 다시 한번 이 소설을 펼쳐보는 것은 어떨까? 아주 오랜만에 판타지 소설을 읽었지만, 결코 실망하지 않을 책이다. 권력투쟁에서 서로 누가 살아남게 될까, 그녀들의 사랑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까? 빨리 다음 권을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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