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미안 1 - 운명을 훔친 여자 아르미안 1
이유진 엮음, 신일숙 원작 / 2B(투비) / 2013년 3월
평점 :
절판


리니지라는 게임을 다들 한 번씩 들어보지 않았을까? 물론, 나처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 있는 가하면, 그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 리니지의 원작 만화가 신일숙 선생님의 <리니지>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나? 리니지로 더 유명하긴 하지만, 신일숙 선생님의 또 하나의 걸작. 1986년 발표되었던 <아르미안의 네딸들>을 기억하는가?

 

솔직히 고백하면, 학창 시절 그 흔하디 흔한, 도서대여점이 우리 동네에는 없었다. 워낙 시골이었던지라, 그래서 다른 친구들이 즐겨보던 만화 역시 내게는 멀게만 느껴졌었는데, 그 친구들이 한번 쯤은 언급했던 만화책. 정말 괜찮다고 말했던 책. <아르미안의 네딸들>이 있었다.

 

이번에 2B에서 나온 <아르미안>은 그 <아르미안의 네딸들>을 소설로 만든 것이다. <아르미안의 네딸들>에 대해서 아무런 사전 정보가 없었던 내게, 그리고 판타지 소설을 전혀 좋아하지 않는 네게, 이 책은 처음에는 솔직히 고백하면 무슨 재미가 있겠냐고 펼쳤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책장을 넘기면 넘길 수록 다음 이야기가 궁금했다. 페르시아와 그에 반해 너무나도 작은 나라, 아르미안에서 펼쳐지는 환상적인 이야기, 아직 도입부분에 불과한 1권이지만, 2권, 3권, 4권이 너무나도 기다려졌다.

 

나도 모르게 주인공들이 누구누구이며, 그들의 사이의 관계가 어떤지를 연습장에 적어가면서 책을 읽어내려 가고 있었다.

 

이야기는 에스파카나 오타네스. 페르시아의 명문가 오타네스가의 외아들로부터 시작된다. 키루스 대왕이 딸이 어머니로 집안뿐만 아니라, 외모도 출중했으며, 이미 그는 다리우스1세의 딸 시메야 왕녀와 약혼을 한 처지였다.

 

페르시아에서 파견된 갈데아 총독의 별장이 있는 헬레로 가다 그는 아르미안의 수도 스마에 들르게 된다. 히할은 이미 5년전 숙부를 따라 이집트를 방문후 페르시아로 가던 도중에 아르미안에 체류했던 경험이 있었고, 그곳에서 저녁에 숲에서 벌어지는 무녀들의 모닥불 춤을 보고 한 소녀에게 반하고 만다. 그러다 페르시아로 가서 한동안 그녀를 잊지 못해 열병을 앓기 까지 했다. 아르미안에 오게 되면 그녀가 궁금한 건 당연 것이 아닐까? 그는 자신만의 리마가 궁금했다.(이름을 몰랐기에 리할이 붙인이름)

 

그러다 리할은 스마에 도착해 왕족들이 사는 파일라가드에 도착하게 되고, 거기서 요동치는 이륜전차를 만난다. 그 속에는 둘째딸 스와르디가 타고 있었고, 리할은 한 눈에 반하고 만다. 자신의 리마가 아닐까라는 생각과 함께.

아르미안에서는 여왕이 통치를 했는데 그녀를 레마누라고 불렀다. 지금의 레마누는 기르샤였고 네 딸들이 있었다. 바로 이 네 딸들이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첫째딸 레 마누아는 지금까지 레마누가 되는 교육을 철저히 받아왔고, 둘째딸 스와르디는 얼굴이 아름다웠다. 그리고 셋째딸 아스파샤는 의녀가 되기 위해 공부 중이었고 넷째딸 샤르휘나는 겨우 열 살 남짓의 아이로 류우칼시바라는 백마를 길들이겠다고, 자신은 전사가 될 것이라 말한다.

 

하지만, 그녀들의 어머니 아르미안 제 37대 레마누 기르샤옴머세트는 죽음에 앞서 예지력으로 그들의 미래를 말해준다. 스와르디는 페리시아의 귀인을 만나게 되고, 아스파샤는 위대한 남편을 내조하게 된다고 말했다. 막내딸 샤르휘나 앞에는 힘든 일이 펼쳐질 것이라 말한다. 큰딸 마누아에겐 막내딸 샤르휘나를 잘 부탁한다는 말을 하고 운명하고 만다.

 

그후 급속도로 빨라지는 마누아의 여왕 취임, 그리고 샤르휘나의 금발의 등장은 사람들을 놀라게 한다. 아르미안에는 300년전 불새를 타고와 나라를 300년을 지배하고 다시 날아간 마하시바야라는 전설속의 여인이 있었는데, 샤르휘나의 금발과 자수정의 눈이 그녀를 떠올리게 했다.

 

그렇다. 마누아와 샤르휘나는 같은 운명을 타고 난 것이다. 서로가 레마누가 될 운명, 허나 레마누는 단 한명뿐. 마누아는 자신의 위치를 공고히 하기 위해 샤르휘나를 처리하기로 마음을 먹는다. 자신의 대부였던 구사야를 앞세워 아르미안 유사 이래 최초로 장로회의 전원일치를 받아 레마누에 오르게 된다.

 

하지만 샤르휘나에게는 류우칼시바라는 든든한 지원군이 생겼다. 전설의 백마. 결코 길들일 수 없었을 줄 안 류우칼시바. 어머니의 장례식장에서 류우칼시바의 존재는 확연히 들어났었다. 류우칼시바 안에는 미카엘이 봉인 되어 있었는데 그는 위대한 바다의 여신 리아나의 아들이자 말의 정령으로 삼백년 동안 류우칼시바의 몸에 스스로를 봉해 있었다. 그는 이제 샤르휘나와 함께 앞으로 험난한 여정을 헤쳐나갈 예정이었다.

 

둘째딸 스와르디는 페르시아의 귀인을 만난다는 말에 자신의 짝은 리할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결코 그렇게 되지 못했다. 레마누는 의식을 통해서 후계자를 생산할 수 있었는데 거기서 마누아는 리할을 선택해 버린 것이다. 5년전 숲에서 무녀들과 춤을 췄던 것도 바로 마누아였다. 자신의 남자를 빼앗겨버렸다는 생각으로 스와르디는 좌절하고 만다. 하지만 언니 마누아는 아르미안을 더 단단히, 더 공고히 하는 것에만 마음이 있었고, 리할과의 결혼도 그렇게 시작된 것이다. 레마누는 결혼을 하지 못함에도 아르미안의 재정적 어려움을 위해 리할과의 결혼을 결심하고, 페리시아로부터 차관을 들여오는데, 리할은 자신이 죽을지도 모르는데도 시메야 왕녀와의 약혼을 깨버린다.

 

리할은 진정 사랑의 마음으로 마누아를 택하고, 마누아는 아르미안의 이익을 위해 행동했다.

그 사이 샤르휘나는 빌라의 사막에서 버려지고 만다. 언니와 같은 운명을 타고 났다는 이유만으로 죽음으로 내몰린 샤르휘난. 물론 그 사막에서 죽지는 않겠지만, 그들의 운명이 어디로 흘러갈지 너무나도 궁금하다.

 

 

가상의 나라, 아르미안에서 펼쳐질 네 딸들의 남은 운명이 더 기다려지고 재미있었지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원작 아르미안의 네 딸들과 같은 내용이겠지만, 아직 원작을 읽어보지 않은 나로서는 너무나도 앞으로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아르미안의 네 딸들이라는 만화를 보고 자란이라면 다시 한번 이 소설을 펼쳐보는 것은 어떨까? 아주 오랜만에 판타지 소설을 읽었지만, 결코 실망하지 않을 책이다. 권력투쟁에서 서로 누가 살아남게 될까, 그녀들의 사랑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까? 빨리 다음 권을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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