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 아저씨에게 물어 보렴 비룡소의 그림동화 26
마저리 플랙 글.그림, 양희진 옮김 / 비룡소 / 200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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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오래 전에 마조리 플랙의 <곰 아저씨에게 물어보렴>에 대해 언급해 놓은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좋은 그림책이란 이런 것이라는 걸 알게 해주는 책이라나. 그 글을 읽고 마조리 플랙의 그림책을 찾아 봤지만 쉽게 눈에 띄지가 않았다. 그러다 얼마 전 비룡소에서 출판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림책의 고전이며 좋은 그림책의 한 예로 꼽히는 책에 대한 궁금증으로 책을 구입했음은 물론이다.

그런데, 책을 받아들었을 때 맘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나. 실망감이라기보다 왜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하지 않았을까 후회부터 했다. 아무리 그림책의 고전이라고 하더라도, 좋은 그림책의 전형이라 하더라도 내게 맞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도 없다는 걸 알면서 한번이라도 훑어보지 않을 걸 얼마나 후회했는지 모른다. 촌스럽다고밖에 말할 수 없는 형광색의 그림들하며, 왠지 거북하게 다가오는 아이의 금발 머리하며...

그림은 실망스러웠지만, 내용은 다른 독자들의 평처럼 따뜻한 느낌이 물씬 풍긴다. 엄마의 생일을 맞아 선물을 주고픈 대니의 마음이 절절하게 느껴진다고 할까. 달걀도, 깃털 베개도, 치즈도 마음에 들지 않는 대니는 위험을 무릅쓰고 숲의 곰 아저씨에게 달려간다. 곰 아저씨가 귓속말로 전해준 선물을 안고 집으로 달려간 대니, 대니의 선물에 엄마가 얼마나 흐뭇해 했을지는 다들 짐작이 가능할 것이다.

이 책을 보면서 다시 한 번 깨달을 게 있다. 아무리 좋은 책이라고 주위에서 이야기를 하더라도 나에게 맞는 것을 찾기 위해선 먼저 한번 보는 게 중요하다는 걸. 내용이 아무리 좋아도 그걸 담는 형식이 내게 맞지 않으면 그 내용이 주는 감흥 또한 줄어든다는 걸. 인터넷 구입으로 실패한 책 목록 속에 들어간 마조리 플랙의 <곰 아저씨에게 물어보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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