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슴과 사냥개 창비아동문고 3
마해송 지음, 김호민 그림 / 창비 / 199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 창작동화를 읽어야 된다고 생각은 한다. 하지만 우리 동화, 더군다나 아동문학의 태동기에 형성된 동화에 손이 선뜻 가지 않는게 사실이다. 지나치게 감상적이거나 우연이 남발하거나 앞뒤 전개가 어색하거나 등등의 이유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아이들이 읽기에 재미가 없다는 이유도 들 수 있을 것이고.

그런데 우리 초창기의 동화도 재미있다는 사실을 느끼게 해주는 작품을 만나게 되었다. 마해송의 <사슴과 사냥개>가 바로 그것이다. 마해송은 우리나라 최초의 창작동화 <바위나리와 아기별>을 쓴 작가이다. 사실 <바위나리와 아기별>을 보면서 역시 우리 창작동화는 뭔가 어색해,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 작품집의 작품들을 보면서 성급한 생각이었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지금 읽어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깔끔한 문체, 우리 역사를 작품 속으로 끌어들였지만 지나치게 교훈적이지 않은 전개, 생명에 대한 중시 등 시간의 흐름을 뛰어 넘어 우리 아이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여건들을 갖추었다고 할까.

'생각하는 아버지' 같은 작품은 그림책으로 꾸며 보아도 괜찮은 작품이 될 것 같았다. 오히려 '바위나리와 아기별'보다 후한 점수를 받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사슴과 사냥개'를 통해 생명이 갖는 존엄성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어 좋았다. 우리 작가들의 작품을 읽어야 된다는 당위성에 대해선 굳이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다지 노력은 하지 않는 것 같다. 작품집도 좋지만 그림책으로 꾸민다면 훨씬 많은 아이들이 관심을 보이지 않을까. 현덕의 <고양이>처럼 말이다. 마해송의 다른 작품이 그런 그림책으로 우리 앞에 나타난다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