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가 태어난 뒤로 그림책 서평단을 모집하면 신청부터 한다. 지금은 보드북으로 책을 보여주지만 종이책으로 넘어갈 수 있게 되면 손주에게 읽어주고 싶어서다. 책이 전부는 아니지만 친구는 되어줄 수 있기에 친구가 되는 법을 가르쳐주고 싶다. 친구가 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자주 보는 것이다.시미즈가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흉내쟁이 동물들》 서평단 신청을 하고 검색을 해보았다. 일본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이자 그림책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꽤 알려진 작가이며 대표적인 작품으로 《너도 찾았니?》, 《또! 너도 찾았니?》 등이 있다. 《숨은 고양이 찾기》라는 책은 《월리를 찾아라》와 비슷한 구성으로 아이들의 집중력을 키워준다.이번에 서평단으로 받은 책은 제목에서 짐작가능하듯이 동물들이 무언가의 흉내를 낸다. 그 흉내낸 것을 맞춰보는 게 아니라, 동물들이 무언가를 흉내낼 건데 어떤 것을 흉내낼 것인지 알아보자는 것이다. 아이들이 먼저 상상하게 하고, 내가 상상한 것과 같은지 아니면 다른지 알아보는 것. 그 상상에 정해진 답은 없으며 생각의 폭을 넓히는 계기로 삼으면 좋을 것 같은 구성이다.시미즈의 다른 그림책에서도 그렇듯이 이 책에 나오는 동물들은 다 부드러운 곡선을 지니고 있다. 각 동물들의 특성을 잘 드러내지만 특히 동글동글한 선으로 그려놓아서 그림 전체가 부드러운 느낌이다. 색채 역시 알록달록 천연색이다. 표지에 제목이 써 있다. '흉내쟁이 동물들'이라고. 띠지에 '오늘은 무슨 흉내를 낼까', '우리가 무엇으로 변할지 상상해봐!'라고 적혀 있다. 표지의 그림에선 토끼와 개구리가 당근 모양을 흉내내고 있다. 이처럼 두 마리, 또는 세 마리의 동물들이 모여서 무언가의 흉내를 내는 구성이다. 표지를 넘기면 흉내쟁이 동물들이 등장한다. 선수 입장을 하듯 깃발을 들고 나온 동물들이 짝을 지어 먼저 물어본다. 펭귄 두 마리와 곰 한 마리. 곰이 손에 흰 종이 2장을 들고 있다. 그리고는 물어본다. 펭귄이랑 곰은 무슨 흉내를 낼까? 곰이 손에 든 흰 종이가 어떤 역할을 할 거 같다. 다음 페이지를 넘기면 곰과 펭귄이 자동차를 흉내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흰 종이는 차의 유리를 흉내낸 것이다.악어와 새가 색연필을 흉내낸 것을 보면서 무릎을 쳤다. 곰과 뱀이 팬케이크와 아이스크림 흉내낸 것도 재미있었다. 동글동글한 몸매의 동물들이 이리저리 몸을 구부려 무언가를 흉내내고 이것을 상상해보는 것, 흉내내기 위해서는 대상을 제대로 지켜봐야 한다. 대상을 바라보고 그 특성을 파악할 수 있어야 흉내를 낼 수 있으며 흉내내는 과정에서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다. 모방이 창조의 어머니라는 말은 여기에서 나온다.영아부터 유치원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아이들이 보면 좋을 책이다. 책에 등장하는 동물과 물건만이 아니라 우리 주변의 다양한 물건들을 동원해 흉내쟁이가 되어보고 사물의 특징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면 좋지 않을까. * 컬처블룸을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리뷰를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