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도서관에서 배운 것이다. 굵은 스테플러로 찍어놓은 만화책이 있길래 처음부터 이렇게 해놓냐고 물었더니 수리한 것이라며 수리하는 법을 가르쳐 주셨다.
우리는 책장이 낱장으로 빠지거나 찢어지면 대개 유리 테이프를 붙여놓는다. 사실 테이프는 어떤 걸 붙이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책을 상하게 한다. 테이프가 부서지기도 하고, 점성성분이 밖으로 밀려나와 책을 상하게 하는데, 이외로 간단하게 책을 수리할 수 있어서 아주 도움이 될 듯했다.
울산 기적의 도서관에서는 고가의 수입품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사실 고가여서 개인적으로 구입하기는 힘들지 싶다. 학교 도서관이라 해도 아무래도 비용 문제 때문에 좀 곤란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대용품을 가르쳐 주었다. 목공풀이 그것이다.
찢어진 책장 아래쪽에 종이를 받친다. 이때 종이는 스티커나 코팅지를 떼어내고 남은 종이 같은 걸 받쳐야 한다. 그래야 책을 수리하고 난 뒤에 쉽게 떼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책장의 찢어진 면에 목공풀을 얇게 바르고 찢어진 부분을 잘 맞춰 붙인다. 비어져 나오는 풀을 손으로 닦아내고 다시 종이를 얹어 책을 덮는다. 두 세시간 정도 지나면 수리 완료.
목공풀은 바르고 나면 투명해지기 때문에 밖으로 비져 나와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손에 묻은 것도 얇은 피막처럼 굳기 때문에 굳은 뒤 떼어내거나 물로 씻으면 된다.
낱장으로 빠져 나온 것도, 표지가 찢어진 것도 다 목공풀을 사용해 수리하면 된다고 한다. 표지를 붙일 경우 풀을 바르고 난 뒤 집게로 고정해 세 시간 정도를 두면 깜쪽같이 수리가 된다. 테이프를 붙일 때보다 책이 훨씬 깨끗하고 제 모습을 간직할 수 있었다.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걸 배워서 너무 좋았다.
수리한 책이 다시 망가졌을 경우 사용하는 용품이 있었는데 천으로 된 테이프였다. 목공풀로 다시 수리를 하고 수리한 부분에 천으로 된 테이프를 붙이면 별 무리없이 다시 책을 볼 수 있는데, 너무 고가(한 통에 7만원)여서 사용 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