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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로 역사를 살펴본다는 것은 쉽지 않다. 책이 있다고 하더라도 전문서적처럼 복잡하고 어렵거나 책의 두께가 한없이 두꺼워져서 감당하기 어렵고 처음부터 질려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부피만 작은 책을 선택할 경우 그 내용의 빈약함에 당황하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만화라는 형식은 사실 많은 것을 담아내기는 어렵다. 물론 책이 두꺼워지면 되겠지만 작은 공간에 적절한 그림을 배치하고 꼭 해야할 말만 잘 정리해서 쓴다는 것이 쉽지 않다. 그래서 학습만화라 불리는 많은 것들이 만화책이라는 이름만 달고 있는 경우도 많이 볼 수 있다. 이 책은 이 두 가지 한계를 적절하게 극복하고 있다. 책의 내용은 만화로 한 번, 주제별 글쓰기로 한 번, 연표로 한 번. 모두 세 번에 걸쳐서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그 모든 것들이 단순한 반복이 아니라 조금씩 상호 보완되도록 정보를 배분하고 있어서 같은 글이 반복된다는 느낌을 줄여주고 있다. 또한 정보에 대한 욕심으로 그림 반 글 반의 위험도 어느 정도 넘어서고 있는 것 같다. 글이 많기는 하지만 그 글들이 그림을 방해한다거나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는 점이 책의 접근성을 높여 준다. 이런 면들이 모여서 욕심이 많아서 아주 자세한 정보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흐름을 잡고 싶다면 어른이고 아이고 모든 사람에게 서양음악의 역사를 일별해 볼 수 있는 책이라 생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