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월의 이틀
장정일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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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도시로 여행을 가는 것과 그 도시에 살러 가는 것은 분명 다른 일이다. 아무리 작은 이사라도 소풍처럼 간단할 수는 없다. 어떤 사람은 새로운 도시에서 자신이 몰랐던 욕망을 정확히 알게 되고 그래서 그 도시와 하나가 되고, 또 다른 사람은 환멸을 배우거나 혼돈에 빠져 허우적거리다가 왔던 곳으로 되돌아간다.-7쪽

고독을 자기 신체의 근육처럼 가꾸어온 은은 이제껏 한 번도 외롭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91쪽

'삶의 어느 한 때를 가리켜 인생이라고 할 뿐, 일평생이 인생은 아니다.' '인생이란 20대의 어느 한 때를 가리킬 뿐' 나머지는 인생이 아니라 '그냥 어영부영', '쓰게다시'. '덤', '부록', '죽지 못해', '타성'일 뿐-133쪽

우리에게도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시베리아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아무에게도 나의 패배를 들키지 않는 장소, 상처를 치유하고 부활을 준비하는 장소, 내 영혼에 영성을 부여할 성스러운 장소가 있었으면 하고 바란다. 하지만 남한만으로는 너무 좁아서, 고작 우리는 고향으로 내려갈 뿐이다.-3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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