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연, <고서점의 문화사>, 혜안 2007

p.239-240

민병산이 자신의 고서 수집을 강물흐름과 이삭줍기에 비유한 까닭도 거기에 있었다. 그는 고서가 움직이는 상황이 강물이 흐르는 것과 같다고 했다. 강물에 책이 한 권 떠내려 온다. 상류에서 딴 사람이 집어가면 본인에게는 오지 않는다. 본인이 찾는 책이면 건지고, 아니면 다시 강물에 뛰워 본인보다 더 하류에 있는 사람이 보게 한다는 것이다. 민병산은, '천금도 하고 만금도 하는 유서 깊은 고문서나 희구서'를 먼저 점찍을 수 있는 '상류'에 있을 수 없었다. 그 책들은 아예 자신의 몫이 아니라고 아예 생각했다. 상류는 남에게 맡기고 그 아래 어림에서 흘러오는 고서를 찾으려 햇다. 그건 이삭줍기였다. 고서 수집에 관한 글의 제목을 아예 <고서 이삭줍기>라고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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