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르네스트 만델, <즐거운 살인>, 이후 2001
p.39-40
추리소설은 범죄 자체에는 사실상 관심이 없었다. 범죄는 풀어야 할 문제, 짜맞추어야 할 퍼즐의 틀이었던 것이다.
초기 추리소설이 다루는 사실상의 주제는 범죄나 살인이 아니라 수수께끼가 된다. 즉, 사건은 사회적이고 사법적인 것이 아니라 분석적인 것이다.
p.43
사진의 발명과 추리소설의 등장이 시기적으로 일치한다
p.55
통속문학의 경우... 독자들이 지녔을 것이라고 추정된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한에서만 사회를 '반영한다.'
p.123
사용가치가 없는 상품은 교환가치도 가질 수 없다.
p.127-8
농업의 쇠퇴와 대규모의 이농, 대도시 광역권의 괴물 같은 성장, 가정과 직장간의 거리 증가, 먼지와 소음이 가중시킨 대기 오염, 컨베이어 벨트로 예증되는 신경과민의 강화. 이 모든 현상들은 기분전환이라는 강력한 욕구를 창출해낸다.
p.240
범죄소설의 변화 과정은 마치 거울처럼 부르주아 이데올로기, 부르주아 사회의 사회적 관계, 아마도 자본주의적 생산 양식 그 자체의 변화과정까지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p.241
범죄소설의 역사는 부르주아 사회의 역사와 얽혀 있기 때문에, 하나의 사회적 역사이다. 왜 [범죄소설이라는] 특정한 문학 장르의 역사에 부르주아 사회의 역사가 반영되고 있느냐고 질문한다면, 이렇게 대답할 수 있다. 즉, 부르주아 사회의 역사는 사유 재산의 역사이기도 하며 사유 재산의 부정, 즉 간단히 말해서 범죄의 역사는 개인들의 욕구나 정서, 그리고 기계적으로 부과된 사회 개량주의의 형태 사이에서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모순의 역사이기도 하거니와, 범죄 속에서 태어난 부르주아 사회 안에서 부르주아 사회 자체가 범죄를 조성하고, 범죄를 가져오기 때문이기도 하다. 결국에는, 아마도 부르주아 사회가 범죄 사회이기 때문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