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선지, <십팔사략> 범우사 1977

상권 p.234

진평이 사례하면서 말했다.

"폐하께서는 황송하게도 저와 같은 못난 자를 재상의 중한 직책에 임명하셨습니다. 재상된 자는 위로는 천자를 돕고, 천지.음양을 조리하고 춘하추동에 재해가 없게 하고, 아래로는 만물이 다 알맞게 생육하며, 밖으로는 오랑캐를 진무하고, 안으로는 백성을 심복시키며 경대부로 하여금 그 직분을 다히게 하는 일을 맡고 있습니다."

(전한시대)

상권 p.285-286

양운은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은 회답을 보냈다.

"나는 관직에 있는 동안 잘못 투성이었고 행동에도 결함이 많았소. 그러므로, 한 농민으로서 나머지 생애를 보내려 하오. 농가는 하루 종일 농사에 힘쓰고, 일년 중 두번 쉬오. 그 날은 양을 잡아 삶고 굽고 하여, 두주로 스스로 노고를 푸오. 술이 거나해지면, 가슴 속의 불평이 폭발해서, 하늘을 우러러보고 질장구를 두드리며 탄식하고, 자작한 시를 노래하오. 그 노래는 이런 것이오.

남산 기슭에 밭을 가나 밭에는 잡초만 우거지고 곡식은 안되네. 백무쯤 갈아 콩을 심으니, 콩은 여물지 않고 쪽정이만 달렸구나. 아아, 허무한 인생이여, 일해도 보람 없으니 잠이나 잘꺼나. 부귀를 바라야 어느 세상에나 이를 건가. 황음은 끝이 없어 백년 하청을 기다릴까! 아! 내 은둔생활이 좋은지 그른지는 알 숭 없으나, 이 밖의 일은 못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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