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터 블리셋, <Q>, 새물결 2006

p.651
"제가 지금 말씀드리는 건 이겁니다. 아시겠어요? 멈춰 설 수 없다는 것이지요. 그건 옳은 일이 아니예요. 절대 그렇게 해서는 안 되지요. 그러려면 우리는 아주 오래전에 다른 선택을 했어야만 해요. 지금은 너무 늦었어요. 이 이야기가 어떻게 끝날지, 인생이 어떻게 끝날지를 알고 싶어 하는 호기심, 그 오만하고 변덕스러운 호기심 때문이지요. 문제는 그것, 다른 무엇이 아니라 바로 그것입니다.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게 해주는 것은 돈만이 아니지요. 희망이나 전쟁... 혹은 여자들만은 아니예요. 다른 무엇인가가 있어요. 당신도 저도 제대로 묘사할 수는 없지만 그게 무엇인지는 너무나 잘 알고 있어요. 지금도, 세상의 일들과는 너무나 멀리 떨어져 있는 것처럼 보이는 지금 이 순간에도 당신 마음 속 어느 곳엔가 결말을 알고자 하는 바람이 똬리를 틀고 있어요. 다시 한 번, 더 많은 것을 보고 싶은 바람이지요. 이미 모든 것을 다 잃고 난 뒤라면 더이상 잃을 건 아무것도 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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