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경린, <나비>, 늘푸른소나무 2004
p.81
어떤 페니스도, 말하자면 아무리 크고 대단한 페니스도 결국 여자의 손안에서 쓰러진다.
p.168
달팽이의 짝짓기 장면은 예쁘기 짝이 없다. 소라를 짊어지고 만난 두 마리의 달팽이가 각자의 집을 곁에 둔 채 손바닥을 겹치듯 꼭 포개진다. 그러고 나면 각자의 집을 끌고 또 제 갈 길로 떠난다. 꼭 불륜과 같이.
p.174
잠들기 위해 반듯하게 등을 펴고 누울 때 문득 자신이 지고한 단 하나의 사랑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