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경영 외, <엑소더스 코리아>, 집사재 2006
p.245
한 개인의 삶은 그 자체로 시장이 되었다. 삶의 모든 순간을 온갖 방법으로 상품화할 경우 기업에
게 그 사람의 가치는 막대하다. 기업은 이를 '평생 가치'(Life time Value)'라고 부른다. 미래사회
는 고령화로 개개인의 삶이 길어지고 저출산으로 신규 소비자가 줄어든다. 이런 사회에서 물건 자
체를 팔기 위한 산업 생산은 점점 축소되기 마련이다. 노인에게 새로운 물건을 팔려고 하는 것보다
는 젊어서부터 제품과 서비스에 매여 있도록 하는 것이 공급자로서는 효과적인 전략이다.
노인들은 경험과 활동, 관계를 사려고 한다. 은퇴 후 아무것도 하지 않고 보내기에는 남은 인생이 너무 길기 때문이다. 자신이 가진 시간을 여건에 따라 노동, 재교육, 여가에 적절히 배분한다. 노인이라고 여가 시간에 산책만 하기에는 육체가 건강하다. 약삭빠른 기업들은 인간적 관계를 가장하여 노인에게 접근한다. 자동차를 리스로 구매한 노인을 대상으로 취미클럽을 조직해주고 활동을 후원하는 서비스가 나올지 모른다 수많은 여자 노인에게 이렇게 접근하는 수도 있다.
"당신의 아들은 아니지만 저희가 어머님의 자동차를 관리해 드리겠습니다." 이 노인들은 기업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실체가 진짜 애정, 인간관계가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구매하게 된다.
p.246
지금까지 노인은 구매자로서 환영을 못 받았다. 그러나 달리 보면 새로운 시장이기도 하다. 지배문화는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인구집단에 의해 형성된다.
p.257-258
노인이 대학을 바꾼다
제2의 인생을 살기 위해서는 제2의 교육이 필요하다. 은퇴자들은 제2의 인생에서 자기가 꿈꾸던 일을 하고 싶어한다. 이런 은퇴자들은 젊은이들에 비해 배움에 대한 열정이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 특히 전문직이나 관리직으로 일하던 이들은 새로운 텍스트를 읽고 이해하는 데에도 큰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 51세에 로스쿨에 입학아여 55세에 변호사가 되지 못할 이유가 없다.
55세에 변호사가 되면 넉넉잡아 25년간 변호사로 활동할 수 있다. 그는 변호사로서 제2의 인생을 살면서 법의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실비만 받고 법률 상담을 하거나 시민단체에서 일정 시간을 무보수로 일할 수도 있다. 사실 한 가지 일만 하기에는 인생이 너무 길다.
어떤 이들은 인생의 전반부에서 하던 일을 계속하기를 원한다. 그는 더 확실한 재교육이 필요한 사람이다... 지식 기반 경제에 있어서 지식 노동자에게 요구하는 것은 지식이다. 지식 노동자는 항상 새로운 지식을 보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