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와의 만남이나 작가의 싸인에 아무런 욕심도 없었지만, 10월 진중권 교수님과의 만남이후 알라딘 문화초대석을 매일매일 확인했다.   김경욱작가님이 직접 낭독해주시는 "위험한 독서"도 한번쯤 들어보고 싶었고, 윤건의 <커피가 사랑에게 말했다>는 사실 윤건을 보고 싶은 욕심에 끌렸었다..하지만 때론 시간이 안맞아서, 때론 귀찮아서 그렇게 하나 둘 미루고 미뤄왔는데.. 문득 눈에 보이는 것이 "이주헌 작가님과의 만남"이었다. 미술이야기는 언제나 책으로만은 부족해서 설명을 들어가며 읽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그리고 이주헌 작가님의 <지식의 미술관>을 읽었을 때에도 "진중권교수님의 강연회처럼 그런 강연회가 없으려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었는데..  책을 읽은 뒤 며칠 후 알라딘의 문화초대석에서 이벤트를 시작했다.. 정말 기쁘고, 정말 행운이라 생각하며 신청을 해놓고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한 일주일정도 대전, 부모님집에서 머물고 있었다. 만약 이벤트에 당첨되지 않으면 그냥 엄마곁에서 며칠 더 있어야지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문자로 당첨확인을 하게 되었을 때의 기쁨이란,, 아무튼 강연회가 있던 당일 대전에서 올라와 바로 상암DMC로 향했다. 시간이 너무 촉박해 늦을까 불안해하며, 간신히 시작 5분전에 도착했고, 표지속의 모습 그대로인 이주헌작가님을 만나게 되었다(실제로 본 에쿠니 가오리의 모습이 책에 실린 사진과 너무 달랐기때문에 이젠 책 속의 사진을 잘 믿지 않는다..). 

강연의 시작은 눈의 현혹에 대한 여러 사진들이었다. 나선형이 아닌 원들의 집합임에도 나선형으로 보이는 그림과 정지해있는 그림임에도 움직이는 듯 보이는 그림, 과연 여자는 오른쪽과 왼쪽 중 어느쪽으로 도는지, A와 B중 어느 것이 더 어두운지, 토끼인지 오리인지 등등 사실은 우리의 눈이 그렇게 객관적이지 않음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시작된 강의에서 이주헌 작가님께서는 "명화의 정의"에 대해 이야기하셨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나 반고흐의 "자화상"처럼 유명한 작품, 혹은 잭슨폴록의 "넘버5"처럼 비싼 그림, 아니면 피에르 만조니의 캔에 담긴 똥이나 뒤샹의 "샘"과 같은 특이한 작품? 정말로 유명한 작품들과 비싼 그림, 특이한 작품들을 예로 들어주시며 명화의 정의에 대해서 설명하시던 작가님께서는 이런 비싸고, 유명하고, 특이한 그림이 아닌 "나에게 감동을 주는 그림"이 명화라고 하셨다. 아무리 남들이 "모나리자"를 명화라고 해도 내가 보기엔 아무런 감흥이 없으면 쉽게 잊혀지듯, 명화는 오래도록 나에게 기억되고, 나에게 큰 의미로 다가오는 그림이라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명화에 대한 이 설명은 진중권 교수님의 "푼크툼"과 일맥상통하는 것 같았다. 어떤 것이 나에게 이상을 남기는 "푼크툼"이라는 개념을 회화에 적용하여 일반적인 그림읽기가 아닌 나만의 독특한 그림읽기를 하라던 진중권 교수님의 말씀도 결국엔 유명한 그림이 아니더라도, 어떤 그림에 필이 꽂혀 그 그림을 나만의 것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니 말이다. 이러한 나만의 명화를 찾고, 그것에 대한 의미를 찾으려면 정말 열심히 그림을 보러 다닐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책으로 보는 그림은 단순한 참고용일뿐, 실제 그림의 감동을 제대로 느끼기엔 한없이 부족하니 말이다. 그런 점에서 볼때.. 난 참 게으른 감상자인듯 싶었다. 책을 읽을 때엔 꼭 미술관에 가야지라는 생각을 하다가도 유럽여행때나 지겹게 미술관을 돌아다녔지, 실제로 한국에 오는 유명작가의 전시회도 잘안가고, 동생을 따라 인사동 갤러리를 둘러볼 때에도 슬쩍 훑어볼 뿐이니 말이다. 그러니 아직까지 나에게 있어 명화, 나만의 의미를 지닌 그림이 없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이런 반성을 해가며, "추론이나 이성의 작용없이 대상에 대한 지식을 얻는 능력"인 직관에 대한 설명도 듣고, 여러 사람의 명언과 피카소를 너무나도 좋아했던 한 소녀 엘레나의 이야기도 들었다, 그리고 기다리고 기다리던 책에서 소개된 키워드 중 6개의 키워드(스탕달신드롬, 누드의 역사, 인상파와 미디어, 바니타스, 게슈탈트시프트, 데페이즈망)에 대해 추가적인 설명을 듣게 되었다. 

책을 읽을 때에 30개의 키워드 중 가장 인상에 남았던 키워드는 그림을 보고 갑자기 사랑에 빠지는 "스탕달 신드롬"과 실물처럼 보이는 그림 "트롱프뢰유", 그리고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에 대해 알게해준 "데페이즈망"이었다. 그리고 이번 강연회에서 "스탕달 신드롬"과 "데페이즈망"에 대해 또 한번 설명을 들을 수가 있었다.  반 고흐가 렘브란트의 그림을 보고, 피렌체의 보티첼리의 그림 앞에서 매년 12명의 사람들이 그림에 대한 커다란 감동으로 인해 기절도 하고, 호흡곤란과 같은 경험을 하는 "스탕달신드롬"은 한번쯤은 경험해보고 싶은 것이기에 가장 인상깊었던 키워드였다. 기절이나 호흡곤란을 하는 것은 조금 곤란스럽겠지만, 어느 한 그림에 푹 빠져 오래도록 그 그림만 쳐다보고 있는, 그렇게 해서 나만의 명화를 찾을 수 있다면 행복할테니 말이다. 딱 한번, 루브르박물관에서 나폴레옹황제의 대관식이라는 그림앞에서 한참을 떠나지 못하고 머물렀던 기억은 있지만, 그 정도로 스탕달 신드롬을 겪었다고 하기엔 조금 아쉬운 뭔가가 있고,, 그래서 이번에는 꼭 미술관을 열심히 다녀야겠다는 결심을 굳혔다. 이주헌작가님의 말씀처럼 나의 삶의 주인이 내가 되기 위해, 나를 일깨워주는 그런 나만의 명화를 찾아 스탕달신드롬을 겪어봤으면 하는 소망을 이루기 위해 말이다.. 그리고 사인에 덧붙여 적어주신 "예술의 감동, 삶의 기쁨!!" 보다 많이 느낄 수 있게... 

덧) 저번 진중권교수님의 강연회도 좋았지만, 이번 이주헌 작가님의 강연회도 너무 좋았습니다. 이렇게 좋은 강연회에 초대해 주신 알라딘에 정말로 감사합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더욱 많은 좋은 강연회를 열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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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gella125 2009-12-05 09:28   좋아요 0 | URL
너무 가고싶은 공연^^

2009-12-05 10: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뛰순이 2009-12-05 10:27   좋아요 0 | URL
흐~~~~너무좋아~~~이런 공연을 초대해주시다니 정말 너무 감사드립니다.

jbh3352 2009-12-05 11:45   좋아요 0 | URL
안그래도 뉴스보고 꼭 가보고 싶었는데...

무랑 2009-12-05 13:05   좋아요 0 | URL
최고입니다 : ) 올레~~

라따너구리 2009-12-05 16:15   좋아요 0 | URL
한겨레21후원이군요...요즘 인권에 대한 콘서트나 행사가 많이 진행되던데 기회를 놓쳐 참가하지 못해 아쉬웠거든요..저도 콘서트에 친구와 함께 참여해 진심으로 후원하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AdishNinsol 2009-12-05 23:25   좋아요 0 | URL
오랜만에 콘서드를 가고 싶어요. 게다가 강산애씨 콘서트면 더욱이죠.
콘서트 가본지 정말 오래된듯 합니다. ㅠㅠ

pooh1049 2009-12-06 00:24   좋아요 0 | URL
강산에 아저씨를 좋아하시는 저희 부모님께 꼭 초대권을 드리고 싶습니다.^^
인권 연대와 강산에 아저씨 화이팅!!

죽은축복의향 2009-12-06 00:53   좋아요 0 | URL
>.< 예전에 강산에,윤도현,김C,김제동이 했던 콘썰갔어더랬는데... 그때 완전 팬됐어요~
포스가 장난아니심...ㅋㅋ 그리고 넘 귀여우세요~ㅋ

로맨티스트 2009-12-06 09:52   좋아요 0 | URL
대체 당신들의 저의가 무엇입니까!!!
이런 공연을 자꾸 보여주다니!!
알라딘은 너무 훌륭한것같아요..흑흑...

꼬맹쥐 2009-12-06 10:56   좋아요 0 | URL
수능끝나고 시간만 죽이고 있네요 ㅜㅜ 꼭 보고 싶어요~

르네 2009-12-06 12:02   좋아요 0 | URL
지난 주엔 딸 아이가 용돈 모아서 김C 공연 보고 감동 감동....이었다고 했는데 이번 공연은 생일 선물로 꼭 보여주고 싶어요. 공연 보다가 잃어버린 딸아이의 너무나 소중한 수첩도 수소문 끝에 찾아주신 다음기획께 감사드립니다^^

1994sk 2009-12-06 21:49   좋아요 0 | URL
강산에 아져씨 얼굴이 그리웠는데.... 홍대라 장소도 너무 좋네요...신청합니다..잘 부탁드립니다..

her영심이 2009-12-06 22:40   좋아요 0 | URL
어머~나 강상에 아저씨 오랜만에 볼수있어 마음 설레입니다.
편입대비 열공중인 아들과 함께 할 기회가 되었으면~~~

새빨간활 2009-12-07 09:36   좋아요 0 | URL
강산에 아저씨 팬이에요!!! 꼭~ 보고싶어요!

깨수니마녀 2009-12-07 14:46   좋아요 0 | URL
인권연대와 함께하는 콘서트라... 정말 의미 있는 자리가 될것같네요. 뜻있는 자리 만들어주세요^^

kjn2000 2009-12-07 15:45   좋아요 0 | URL
인권연대와 강산에의 라이브,어떤 울림일지 기대됩니다.

kalos250 2009-12-07 16:59   좋아요 0 | URL
인권연대와 강산에, 한겨레 후원, 그리고 무엇보다 알라딘의 초대라니 환상적이네요. 알라딘 플래티넘 회원이고 한겨레 독자이고, 강산에 팬이고, 이 땅의 인권의 향상을 바라마지 않는 사람이니... 꼭 초대해주세요. ^^

오믈렛이되자 2009-12-07 17:49   좋아요 0 | URL
푸히히히 강산에 아저씨 노래 재미있고 독특해요^^라이브로 듣고 싶어요

thrumico 2009-12-07 23:48   좋아요 0 | URL
기말끝나는 우리아들 선물로 주면 참 좋아할텐데... 강산에씨의 열정을 느껴보고 싶네요. 나도 아가씨시절엔
콘써트도가고, 연극도 보고 그랬는데...아 옛날이여

햇살드는솔숲 2009-12-08 11:53   좋아요 0 | URL
아름다운 이 '강산에' 아름다운 인권이 싹트기를... 강산에 씨의 시원스런 목소리가 삼천리 금수'강산에' 널리 울려퍼지기를 바랍니다^^ 인권연대, 강산에 모두모두 화이팅하시길!!!

이뿌니 2009-12-08 12:24   좋아요 0 | URL
결혼한지 9년차 입니다. 아이들 키우느라 제대로 공연한번 보러 간 적이 없네요^^이런 기회가 있어 살림에 열심히 아이들에 남편 건사까지 힘들다 생각 않고 살고 있습니다. 이번 기회에 남편과 좋은 시간 한번 갖고싶네요^^
남편이 강산에씨 팬이라.....꼭!꼭! 가고 싶어요^^

iambin71 2009-12-08 12:52   좋아요 0 | URL
공연날짜가 대학에서의 마지막 기말고사가 끝나는 날이네요~저에게 선물로 주신다면 쌓였던 피로가 싹 가실 것 같아요. 더불어 인권에 대해서도 생각하는 의미있는 시간이었음 합니다 ^^

Linda 2009-12-08 12:57   좋아요 0 | URL
강산에!!! 아름다운 열정을 느끼고 싶어요~ 마침 시험도 끝나는데, 좋은 공연 함께 하면서 그간 고생했던(?) 스트레스 날리고 싶어요~

구보씨 2009-12-08 13:29   좋아요 0 | URL
인권문제는 어느 시대이고, 항상 시대의 이슈이긴 했지만, 경제 성장 문구가 커질수록 점점 뒤편으로 멀어지는 듯 합니다. 심지어 뉴에이지 가수로 세계적인 작곡가이자 연주자인 스티브 바라캇도 한국에서 공연을 하면서, 한국의 인권 후퇴를 염려했지요. 한때, 인권 선진국이었던 모습을 어디로 갔을까요? 인권이 남의 얘기가 아니라 바로 내 얘기라는 걸 잘 모르는 것도 같습니다. 김C에 이은 강산에의 자기 목소리를 담은 노랫말 참 좋지요. 남들이 주목하지 않는 지점을 바라보는 강산에와 늘 수고하시는 인권연대를 응원합니다. 꼭 함께하고 싶습니다.

비로그인 2009-12-08 15:06   좋아요 0 | URL
의미있는 공연에 강산에씨..정말루 행복할것 같음 우왕 보고싶어요 ~^^

KMY0812 2009-12-08 15:36   좋아요 0 | URL
초창기 강산애의 열열팬이네요 아부지 생각하면서 지금도 제 18번 꼭 한번 가서 보고싶은 가수네요

나비 2009-12-08 21:44   좋아요 0 | URL
인권연대와 강산에의 이야기를 듣고 파요!

COOl 2009-12-09 00:21   좋아요 0 | URL
강산에 공연 연말에 꼭 보고 싶습니다. ^^

oldman12 2009-12-09 01:07   좋아요 0 | URL
인권주간에 함께하는 공연 저 꼬옥 보고싶습니다.

kingjack 2009-12-09 11:44   좋아요 0 | URL
부부가 함께 하는 콘서트...기분ㅊ좋은 연말이 될것 같습니다.

hyunjung71 2009-12-09 16:03   좋아요 0 | URL
자유인 강산에님의공연 꼬옥 가고싶어요

비로그인 2009-12-10 00:51   좋아요 0 | URL
인권 분야에 종사하기를 꿈꾸며 인권 관련 공부에 매진했었던 이십대 여성입니다. 자본주의가 심화되면서 역설적이게도 인권문제가 더욱 경시되는 것 같습니다. 인권 전문가들 뿐 아니라 연예 종사자 분들이 지속적으로 인권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공연을 하는 모습이 참 좋아보여요. 그리고 그렇게 공인분들이 인권문제를 다뤄주시는게 사회적으로도 긍정적인 파급력을 낳게 되니 저도 참 뿌듯합니다. 홍대가서 즐겁게 흔들며 좋은 시간 보내고 싶네요.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딸기주스 2009-12-10 10:13   좋아요 0 | URL
경상도 사투리 구수한 강산에씨 공연에 저도 참여하고 싶어요.에럴랄라~~편안한 음악속으로 빠져들고 싶네요

공기나무 2009-12-10 11:07   좋아요 0 | URL
강산에님은 한음파 밴드 공연장에서 게스트로 나왔을때 처음 봤습니다.
연예인을 봤다는 느낌보다는 동네 구멍가게 아저씨를 만난 느낌이랄까요?
구수하고 유쾌하고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시는 아주 매력적인 뮤지선 입니다. 노래는 두말할것도 없고요.
인권연대와 함께 소수의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따뜻한 마음을 지닌 강산에씨를 공연장에서 다시 만나보고 싶습니다.^^

saha30 2009-12-10 15:07   좋아요 0 | URL
직접 꼭 한번 보고싶습니다..^^

경은 2009-12-10 17:22   좋아요 0 | URL
강산에씨가 노래하는 인권의 메세지 꼭 듣고 싶네요~!

snoopy 2009-12-10 22:18   좋아요 0 | URL
사람내음 풀풀 나는 강산에씨라면 그 공연은 믿을수 있지요^^
특히나 인권연대와 함께 하는 콘서트라니 더욱 뜻깊네요...
오랫만에 신랑과 손잡고 우리의 강산에 오빠 노래 들으러 가면 좋겠습니다...
들을수록 가슴이 따뜻해지는 노래...
그 노랫말들처럼 세상이 더욱 따뜻해지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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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지식의 미술관-이주헌 작가와의 만남
◎ 장소 : 상암동 누리꿈스퀘어 비지니스 타워 18층 오마이뉴스 스튜디오

◎ 주최 : 알라딘

 





 

[지식의미술관] 저자 이주헌의 [특별한미술강연회]를 참석하기 위해

상암동 누리꿈스퀘어비지니스 타워로 달려갔습니다.

 






이주헌 저자님은 [50일간의 유럽 미술관 체험 1, 2],[명화는 이렇게 속삭인다],

[느낌 있는 그림 이야기],[엄마와 함께 보는 세계의 미술시리즈]등
미술감상과 관련한 다양한 책을 쓰셨답니다.
70년대 영화배우스타일의 다소긴 장발의 마른듯한 외모에
미술에 관한 글을 쓰신분답게 회색 스타일의 세미정장에 검정폴라티를 코디해
입으셔서 그런지 매우 차분한 느낌이 들었고, 말씀도 또박또박하셔서 알아듣기도 쉬웠답니다.

사실 저는 두어달에 한두번 꼴로 인사동에 가서 국내작품등을 감상하거나

서울시립미술관에 가서 전시회의 해외작품을 자주 감상하고 있습니다.
딱히 미술감상에 대해 어떠한 수준에 도달했다기보다는 이것저것 둘러보며 내느낌과 기준으로 작품감상을 해왔었고,
미술감상에 어떠한 방식이나 순서가 있다고는 느껴진적도 별로 없었기 때문에 그다지 불편한적도 없었어요.

그래서 그런지 초반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강연을 듣게 되었구 집중해서 듣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강연을 들으며 시간이 지나고 나니 생각이 많이 달라졌네요.

맨처음 시작한것은 사람의 눈이 얼마나 부정확한건지에 대한 간단한 실험이었는데
한참보면 머리가 뱅글뱅글 돌아가는 그림부터 다양한 착시그림까지,
저자님의 부연 설명을 듣다보니 예전에 딸아이의 동화책에서 본 [장님코끼리 만지기]란 동화를 연상시키더군요.
'옛날 어느나라의 임금님이 장님 3명에게 코끼리를 만지게 한후 코끼리에 대한 설명을 시켜보게 했습니다.
코끼리의 코를 만져본 첫번째 장님은 코끼리는 밧줄처럼 생겼다고 했고, 다리를 만져본 두번째장님은 코끼리는 나무기둥처럼
생겼다고 했으며, 꼬리를 만져본 세번째 장님은 코끼리는 소처럼 생긴 동물이 틀림없다고 왕에게 설명하였습니다.'

아! 내가 바로 그장님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가더군요.
그때부터 정신차리고 강연에 열중하게 되었어요.

그 다음은 명화란 무엇인가 정의를 내리셨는데
잘그린 명화나, 비싼 명화, 특이한 스타일의 명화, 또는 기발한 의미를 가진 작품등 이름들으면 알만한 명화들을 나열하시면서
이러한 명화들은 비평가들이나 또는 그 분야의 전문가들이 이미 명화라고 결론을 내린것이지만
일반인들이 이러한 명화를 보고 감동을 받거나 이해하기는 어렵다고 하셨어요.
사실 저도 그렇기도 하더군요. 특히 잭슨펄룩이라는 화가가 그린 추상화는 딸아이가 그린 그림보다 못하더군요.
저자는 저자가 명화라고 느껴진 작품으로 마스의 '기도하는 할머니'를 예를 들어가며
명화란 지식이 없어도 감상을 한후에 나에게 감동을 주는 것이 진정한 명화라고 하셨어요.
지나치게 다른사람들이 의미를 준것에 얽매이지 말고 감상의 주인은 '나'라고 하시는 말씀이 정말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세번째로 예술감상은 직관과 내 느낌으로 하는것이라고 하셨는데 그동안 나 역시 그래왔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패스~
그래도 다음에는 좀더 개방적인 생각으로 작품감상을 할 수 있는 눈이 생긴것같아서 기뻤어요.

그리고 나서 보다 미술작품을 객관적으로 보기위해서
서양미술사의 고대와 현대, 그리고 장르의 변화, 산업혁명과 이동수단의변천, 튜브물감의 발명등등을
연대별로 차분하게 설명하셨는데 설명을 들으면서 다른 책들에서 볼수없었던 다양한 이야기들에
강연을 들으시던 분들 대부분이 아~, 그렇구나!, 라는 감탄사들을 연발하더군요.

특히 '피카소를 좋아하는 소녀 엘레나'에 관한 이야기를 할때는 엘레나라는 소녀에 대한
동정심으로 다들 마음까지 뭉클뭉클해져서 감동먹었습니다.
어떤 이야기인지는 책을 사서 보시는것이 좋을듯.
상세한 이야기를 쓰고는 싶지만 그러면 스포일러라고 할까바 쓸수가 없네요~
누드화중에서 남성누드화의 역사가 그렇게 길고 오래되었다는 점도 처음 알게되었어요.
누드화에 대한 역사를 설명할때에 나온 비너스그림과 우리가 알고있는 비너스그림의 차이란 참 크더군요.
하지만 그 옛날남자들이 원하는 여자그림이라는것이 현대남성들이 원하는 그림과는 변화가 없다는것은 아이러니 해요.

강연종반에는 바니타스, 겟탈트시프트, 데페이지망 등등 여러 미술 사조들에 대해 이야기를 하셨는데
미술감상에대한 사전지식으로 매우 유용하게 기억될것같아요.
마지막으로 이주헌저자분께서 "예술은 왜 감상하는가? 그건 내가 감상의 주인이 되기위해서이다"라고 하시면서
미술감상을 위해서는 미술작품에 대한 다양한 사전지식을 바탕으로 직관력과 영감으로 미술감상을 할때에 행복해진다라고 하시면서
마무리 하셨어요.

강연이 끝나고 저자의 사인회가 있었는데 급히 나오느라 못했네요. 섭섭.
이주헌님 강연 정말 잘들었구요. 내용도 좋았습니다.
다음에 또 강연이 있다면 꼭 다시 만나뵙고 사인받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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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pyoongu 2009-12-05 1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기 잘 읽었습니다...이주헌 선생님을 참 존경하며 선생님의 책으로 많은 위안과 감동도 아울러 받게 된 독자로서 참 궁금했던 시간 이렇게 소상히 남겨주셔서 더없이 감사합니다...이주헌님으로 많은 사람들이 명화에 더 가까이 다가가고 그림으로 소통과 이해의 폭이 넓혀지고 나아가 자신도 더 사랑하게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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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Y0812 2009-12-08 15:38   좋아요 0 | URL
학전블루 갔던게 언제인지 ㅋㅋ 결혼하고 나선 아동극보러 갔던거 같아요 학전그린으로...
올겨울 새시작을 하는 보금자리에서 문화생활 문회안이 제 배우자와 가고싶어요

red1917 2009-12-08 16:00   좋아요 0 | URL
[12월 18일} 그리스 비극을 어떻게 재해석했는지 보고 싶습니다.

범골아지매 2009-12-08 18:54   좋아요 0 | URL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꼭꼭 보고 싶습니다 어러면 이유가 안될가요?
네네네네네 제발 please show me???

꼬맹쥐 2009-12-08 19:35   좋아요 0 | URL
수능끝나고 할일이 없네요 ㅜㅜ 결과 기다리는 동안 공연 보고 싶어요!

나비 2009-12-08 22:12   좋아요 0 | URL
책이 아닌 극으로 만날,그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파요!

oldman12 2009-12-09 01:09   좋아요 0 | URL
[20일]함께 하고 싶습니다.

hyunjung71 2009-12-09 16:04   좋아요 0 | URL
20일 꼬옥 보고싶습니다....

타라 2009-12-09 18:13   좋아요 0 | URL
여자는 여인일 경우 '악'과 연결되며, 어미와 연결될 경우 '선'과 연결된다. 연극에서 어미와 여인을 어떻게 풀어나가는지 보고싶네요.

희망여왕 2009-12-09 19:16   좋아요 0 | URL
기대되는 연극입니다. 볼수 있었으면...

마릇 2009-12-09 22:03   좋아요 0 | URL
18일 공연에 가게 된다면 좋겠네요^^

호야루 2009-12-09 22:09   좋아요 0 | URL
[20일] 왠지 모순되는 모습이 섬뜩하게 느껴지네요.

genocidor 2009-12-09 23:09   좋아요 0 | URL
20일 주말에 문화경험을 할수있게

비로그인 2009-12-10 00:26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대학교 1학년 때 첫미팅에서 만난 친구들과 학전블루 소극장에서 연극을 봤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당시 그친구들은 대학 과제로 연극 관람이 필수였다고 했는데ㅋㅋ 공연끝나고 제가 팜플릿을 사줬던 기억도 나고ㅎ 스무살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0대 후반의 나이가 되었네요^^ 어릴 때의 추억을 떠올리니 더 즐겁게 살아야겠단 생각도 하게 되네요. 스무살 때의 그 느낌, 설렘을 다시 한번 느껴보고 싶습니다. 이번에는 늘 제게 조언을 해주는 좋은 친구와 가봐야겠어요. 늘 행복하시고, 건강조심하세요^^

비로그인 2009-12-10 01:12   좋아요 0 | URL
독특한 연극인것같아요 2009년 마무리하면서 보고싶어요

chichi1227 2009-12-10 12:42   좋아요 0 | URL
[20일] 좋아하는 그리스 신화를 우리의 소리를 표현했다는데 너무 궁금합니다.

gotdad 2009-12-10 16:12   좋아요 0 | URL
[12월 18일] 어머니의 마음과 여자의 마음을 모두 알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우리식 소리를 만나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생각도 들구요. 정말 여러가지로 기대가 많이 되는 공연입니다. 태어나서 진정한 사랑을 알게 해준 사람과 함께 보고싶어요. 이 공연은 저에게 어머니에 대해서도, 그리고 우리 문화인 판소리와 구음 등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줄 것 같아요.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고민해보고 공감해보고 싶어요. 꼭 초대해주세요^^

jolijulie 2009-12-10 23:56   좋아요 0 | URL
[20일] 왠지 친절하고 녹록한 연극은 아닐 것 같지만 새로운 시도라는 점에서 과감히 도전해 보고 싶어졌어요.

지수라인 2009-12-11 10:54   좋아요 0 | URL
<12월18일 금요일> 와 연극 좋아하는데~
금요일밤을 두 메데아와 함께 하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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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네 이발관의 보컬이자 최근 발간한 '보통의 존재'의 작가인 이석원씨를 만났습니다.

실은 제가 뭐 빽이 있어서 그를 만난 것은 아닙니다. 쥐뿔도 없지요. 그래도 책도 받고 싸인도 받고 영화까지 구경하고 왔습니다. 실제로 만나본 그 분은 무척 차분한 분이셨어요. 기억에 남는 말은 자신은 '희망을 갖고 싶지만 가지기 어려운 사람'이라며 본인과 비슷한 사람들에게 이 책이 공감을 줄 수 있었으면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저도 서점의 베스트셀러에서 '긍정의 힘'같은 책을 보면 남들은 이렇게 긍정적이고 열정적으로 살려고 하는데... 하며 자괴감이 좀 들었었죠. '보통의 존재'는 그렇게 부풀려진 긍정이나 희망을 믿기에는 너무 지쳐버린,  약간은 세상과 자신에 대해 실망한 사람들을 위한 책인가 봅니다. (아니면 그냥 게으른 사람을 위한 책일 수도, 하하.)



몇 가지 질문이 오간 뒤에 필립 리오레 감독의 영화 <웰컴>도 함께 보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솔직히 제목이 별로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알고 보니 웰컴은 반어법이었습니다. 이 영화는 프랑스의 불법체류자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어디까지 픽션인지 모르겠지만, 불법체류자를 재워줬다고 경찰서에 불려가는 장면에서 울컥했습니다. 얼마 전 뉴스에서 우리나라에 불법체류중인 여성들의 가슴에 경찰이 주먹질하는 모습을 보았는데, 충격적이었고 제 자신이 부끄러웠습니다. 이제껏 그들에게 아무런 관심도 없었으니 말이죠. 모든 사람이 사람 대접 받으면서 사는 것이 이렇게도 어렵다니, 무언가 하지 않으면 안되겠다고 느꼈습니다.














영화는 사실 '사랑'이라는 테마에 더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여자친구를 만나기 위해 프랑스에 불법체류하며 바다를 건너 영국으로 가려고 하는 비랄, 이혼하는 아내를 망연자실하게 바라보고 있는 시몽. 이혼재판을 마치고 나와서 시몽이 아내에게 말합니다. "그는 여자친구를 만나기 위해 40,000km를 걸어와서 이제는 바다까지 건너려고 하는데, 난 당신이 떠나갈 때 길 하나 건너지 못했어." 이 대사가 가슴이 무척 아팠습니다. 현실에서 우리 대부분은 시몽같죠.


영화가 시작하기 전 이석원씨가 비랄과 자신이 사랑에 무모하다는 점에서 비슷하다고 말했더니 좌중이 많이 의아해했습니다. 사랑을 안 믿는 중년 남자 아니었냐고 사람들이 되물었죠. ㅋㅋㅋ 실은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아무리 사랑해도 결국엔 보통의 존재로 기억될 뿐이라고 그가 말했으니까요. 비랄도 과연 보통의 존재로 기억될지... 



자세한 건 영화와 책을 보세요! 둘은 제법 어우러지는 콤비입니다. 무슨 <출발!비디오 여행>같군요.
아무튼, 잘 다녀왔습니다 :)




by 봉봉킴

http://bonbonki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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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니 2009-11-26 1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감합니다. 영화에 대해서도, 이석원씨에 대해서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