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랑한 빵집 성심당 - 개정증보판
김태훈 지음 / 남해의봄날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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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성심당이라는 빵집 이름은 들어봤지만 대전에만 있는 빵집이고, 이렇게나 유명한 빵집인 건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당연히 성심당 빵은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대전으로 당장이라도 달려가고픈 맘이다.


​이 책을 읽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는 추천사 가운데 시민경제학의 권위자 루이지노 브루니 교수의 ' 성심당 같은 기업이 100개만 생긴다면 대기업 중심의 한국 경제구조가 바뀔 것이다. 라는 문구 덕분이다.


도대체 ' 성심당 같은 기업' 이라는게 뭘 말하는건지 궁금하기 짝이 없다.







그리고 이 책을 읽고 나서 알게 되었다.


성심당 같은 기업은 바로 지역사회와 공동체에 기여하는 기업, 손님과 직원은 물론이거니와 거래처 심지어는 경쟁사까지 모두의 행복을 1순위로 두고, 나눔을 실천하는 기업인 것이다. 


​1950년 전쟁 당시 함경도에서 피난길에 나섰던 창업자 임길순씨는 생과 사의 길목이라고도 말할 수 있는 흥남부두에서 '여기에서 살아나면 평생 어려운 이웃을 돕고 살겠다' 고 다짐하고, 그의 이 다짐은 이후 주변의 불우한 이웃에게 빵을 나눠주는 나눔의 손길로 시작해 현재까지 대를 이어 실천해 오고 있다. 





지금의 성심당이 있기까지는 우여곡절이 정말 많았다. 


특히 창업자의 아들이자 현 대표의 막내동생의 프렌차이저 사업으로 인한 타격과 유럽빵등 웰빙빵의 도입에 따른 빵문화의 변화와 성심당의 대표주자격인 튀김빵에 대한 정크푸드라는 부정적인 인식, 대전의 둔산 신도시 개발로 인한 성심당이 위치한 대전 원도심의 빠른 추락 등으로 인해 엄청난 적자가 이어지고 문을 닫을 위기에까지 봉착하는데, 여기에 엎친데 덮친격으로 큰 화재까지 발생하게 된다.


그러나, 이 화재는 오히려 성심당 내부의 결속력을 한데 묶는 기회가 되는데, 화재 후의 수습 그리고 성심당의 사업존폐를 두고 주인보다 직원들이 더 한데 뭉쳐 위기를 극복하고, 지역주민의 응원에 힘입어 매출이 화재 이후 오히려 급상승하게 된다.


초심을 유지한다는 것은 개인이나 기업이나 정말 어려운 일인데, 성심당은 바로 이 '초심'을 잃지 않고 매순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또 노력해 왔기에, 이렇게 성공한 기업으로 남을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또한, 대전 내에서 신세계, 현대 등 대기업으로부터의 최고의 조건, 서울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러브콜이 끊임없이 이어져 오지만, 더 많은 수익과 인지도를 얻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전에서 처음 인연을 맺었던 롯데를 저버리지 않고 끝까지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지역을 대표하는 빵집이라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 


이러한 경영철학이야말로 성심당을 지켜온 든든한 버팀목이 되지 않았나 싶다.






​1950년대 성심당이 탄생하기 전의 이야기서부터 현재까지, 성심당이 걸어온 이야기는 정말 한 편의 영화와도 같이 극적인 부분도 있고, 베푼만큼 돌아온다는 '기적'도 만나보게 된다. 


이야기도 소설을 읽는 듯 쉽게 씌여져 있어서 술술 읽히는데 감동과 감탄을 연발하면서 읽게 된다.


나처럼 성심당을 잘 몰랐던 사람이나, 성심당을 알지만 그 내막은 잘 몰랐던 사람이나, 성심당을 이미 사랑하는 사람이나 다 읽어보면 너무 좋을 책이다. ( 예전에 출간되었고 8년간의 이야기를 더한 개정증보판이라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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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로그인
우샤오러 지음, 강초아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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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상류아이 > 로 처음 알게 된 대만작가이다.

전작이 ' 상류층 부모들의 신분상승 '을 소재로 다뤘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디지털 성폭력을 고발하는 내용을 다루고 있으며, 실제로 이 소설의 출간 이후 '타이완판 N번방' 라는 인터넷 비밀포럼이 적발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전체적인 스토리는 이 부분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거나 이들을 강력히 처벌하는 등의 내용은 담겨져 있지 않다. 어쩌면 또 하나의 스토리를 내포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는데, 그것은 바로 주인공 '천신안'에 관해서이다.


부모와 주변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천신안은 교통사고를 당한 이후 죽음의 기운을 볼 수 있는 능력을 얻게 되는데, 믿고 따랐던 회사 상사의 죽음을 예견했음에도 지키지 못했다는 자책감으로 인해 회사도 그만두고 집에만 틀혀박혀 게임에만 빠져 생활한다.

이런 천신안이 처한 상황에서 스스로가 느끼는 자괴감과 부모와의 갈등 등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대만 사회의 분위기를 어느 정도 느낄 수 있다.







천신안은 그 게임에서 시리라는 소녀를 알게 되는데, 둘은 온라인 상에서 마음을 털어놓는 비밀의 상대가 되고 이후 시리에게서 죽음의 기운을 감지한 천신안은 그녀의 온라인 상에서 가깝게 지냈던 한 인물을 주목하게 된다. 그러던 중 시리가 행방불명되는 일이 벌어지고 온라인상에서 어린 소녀들을 상대로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소설에서 이 소재가 가장 중점인 점을 감안할 때, 초반에서도 언급했듯이, 시리를 비롯한 많은 아이들이 디지털 성범죄의 피해자가 되는 과정과 가해자의 정체, 그리고 어떤 결말로 이 사건이 일단락지어지는지에 대한 상세한 묘사는 생략되어져 있다. 어쩌면 작가가 중요하게 드러내고 싶었던 부분은 이러한 것이 아니다라는, 작가의 의도인지는 모르겠지만..






N번방의 고발이라는 점에서 다소 충격적이고 마음 아플 거라 예상했는데, 의외로 그런 부분은 크게 부각시키지 않으면서 독자로 하여금 그러한 사건에 대해 나름대로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고 있다.

그래도 이 소설로 N번방과 관련된 사건이 적발될 정도였으니, 이 작가가 대만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해볼 수 있다.


타이완을 대표하는 사회파 미스터리 작가답게 작품마다 다루는 주제들이 아주 인상적인데, 과연 다음 작품에서는 어떤 사회적 문제를 끄집어낼지 사뭇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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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 돌아오다
사쿠라다 도모야 지음,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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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가끔 사전 정보 없이 그냥 읽기 시작하는 책이 있는데, 이 책이 바로 그런 케이스다.

표지가 따스하고 약간 환상적인 느낌도 전해져서 추리미스터리물이라는 사실도 모른 채 읽었기에 1장에서는 주인공이 누구인지조차 잘 몰랐다. 2장에서 어딘지 낯익은 이름이 등장한다 싶었는데 오, 앞서 첫번째에 나왔던 캐릭터가 다시 등장하네 !!! 그렇다면 이 소설은??


목차만 보고 단편소설인줄 알았더니, 주인공도 이렇듯 매회 동일하고 앞의 이야기가 뒤에서도 나오기 때문에, 연작단편집으로 보면 좋을 것 같다.


5편의 이야기에는 모두 곤충이 등장하고, 이 곤충이 알게 모르게 스토리의 중요 매개체 역할을 하는데, 이러한 곤충의 특징을 이용해 추리를 해내는 주인공은 뒤로 갈수록 은근히 매력있다. (순전히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이 순하지만 살짝 차가운 느낌의 캐릭터가 매 스토리마다 조용히, 조곤조곤 추리를 이끌어 가는데, 슬프기도 하고, 마음 아프기도 하고, 따스하기도 하고, 살짝 감동이 느껴지기도 하고...인간의 다양한 감정 중에서 대체적으로 이러한 정적 감정을 불러 일으키는 소설이다.






소설의 뒷편에는 저자의 문고본, 단행본 후기와 노리즈키 린타로 작가의 해설도 수록이 되어 있는데, 특히 이 해설이 굉장히 유용하고, 덕분에 와이더닛(Why done it) 기법, 왓더닛(What done it) 기법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 이 작품은 이 중 왓더닛 기법인 '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와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의 두 가지 패턴이 적절히 섞여 있다고 한다.


전달에 읽었던 초초소형 책에서는 매미 소리가 너무 무섭고 귀에 거슬리게 맴돌았지만, 이 책에서의 매미 소리는 슬프게만 느껴진다. 내 생전 매미가 등장하는 책을 거의 읽은 적이 없는 것 같은데, 최근 연달아 읽게 되다니..


비슷비슷한 소재와 분위기의 추리소설에 식상해진 독자라면 이 소설은 꽤나 신선하게 다가올 듯 하다.

곱씹으며 읽어야 비로소 제대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소설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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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레바퀴 아래서 - 짓눌린 영혼에게 길은 남아있는가
헤르만 헤세 지음, 랭브릿지 옮김 / 리프레시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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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이 고전을 학창시절 때 읽었을 때의 느낌은 그다지 기억나지 않는다.

오히려 성인이 되어서 읽었을 때 한스에 대한 안스러움이 마음에 더 많이 와 닿았고, 처음부터 끝까지 한스의 외로움, 방황과 압박감에 마음이 짠하다.

성인이 된 후 2번을 읽었는데 두 번 다 리뷰를 남기지 않아 이번에 다시 정독을 하며 읽게 되었는데, 3번째 만남에서도 여전히 마음 아픈 소설이다.


특히나 이번 책에서는 중간에 흑백펜 드로잉 삽화가 수록되어져 있어서, 처음에는 글의 집중에 방해되지 않을까 싶었는데, 오히려 삽화를 통해 스토리가 더 생생하게 전달되는 것을 경험할 수 있었다.






주인공인 한스의 삶은 그를 둘러싼 주변 어른들에 의해 정해져 있다. 그리고 한스는 비록 정신적으로 크나큰 부담감을 느끼지만 그러한 자신의 삶에 충실하게, 자신이 좋아하는 낚시, 토끼 기르기, 수영 등 모든 것을 포기하면서 공부에만 매진한 결과 주시험에 2등으로 합격하고 꿈의 신학대학에 입학하게 된다.


그러나, 처음에 가졌던 희망과는 달리 학교에서는 친구 하나 사귀지 못하고 언제나 혼자 공부만 하는 외톨이 생활로 지쳐가고, 바로 그 즈음 우연한 기회에 하일너라는 친구를 사귀게 된다. 한스와는 반대로 반항아 기질에 학교 수업은 등한시하는 하일너로 인해 한스 또한 학교성적은 끝없이 추락하게 되는데, 한스 자신 또한 학교에 대한, 공부에 대한 생각마저 크게 바뀌게 된다. 한스를 바라보는 학교 선생님들의 시선 또한 부정적으로 변하게 된다.


하일너의 퇴학으로 한스의 정신세계는 이제 갈 곳 없이 황량해져만 가고 학교생활마저 실패로 끝나게 되는데, 최고로 성공한 마을의 자랑거리였던 한스가, 낙오자의 신세가 되어 고향으로 돌아가는 마음은 얼마나 무거웠을까..






과연 한스의 삶에 있어서 위로와 도움이 되었던 인물은 누구였을까?

그를 진정으로 생각해주는 사람은 과연 있기나 했던걸까?

질풍노도의 시기에, 그리고 가장 외로웠던 시기에 하일너가 한스에게 끼친 영향은 지대하다. 그리고 하일너는 그렇게 한스의 인생에서 순식간에 사라져버렸고 그 결과는 최악으로 끝나버렸다.


만약 한스가 하일너라는 친구를 사귀지 않고, 신학대학에서 끝까지 남았다면 한스의 미래는 행복했을까?

한스가 끊임없이 겪은 두통, 그의 심리적 고뇌를 들어줄 사람이 단 한 사람이라도 있었다면 한스의 삶은 조금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그 연약한 시기만 잘 넘길 수 있도록 누군가 잘 잡아주었더라면, 그래서 20대를 잘 맞이할 수 있었다면 조금 더 성장한 한스가 되었을텐데..생각하면 할수록 한스의 삶이 너무 안됐다.





이 소설은, 고향에 돌아가 태어나 처음 겪게 되는 이성에 대한 한스의 감정묘사를 비롯해서, 한스가 매순간 처한 상황에서의 감정변화의 표현이 너무도 섬세하기 그지없다.


헤르만 헤세의 자전적 소설로도 잘 알려진 이 소설은 20세기 독일의 교육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는데, 이 책에서, 그리고 한스한테서 지금의 우리나라의 청소년들의 모습과 교육이 오버랩되는 씁쓸함도 맛보게 된다.

그래도, 3번째 재독에서도 여전히 손에 꼽을 수 있는 고전명작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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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레바퀴 아래서 - 짓눌린 영혼에게 길은 남아있는가
헤르만 헤세 지음, 랭브릿지 옮김 / 리프레시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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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읽어도 너무 좋았던 고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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