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에게 어울리지 않는 완전 범죄
호조 기에 지음, 김은모 옮김 / 리드비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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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과 소녀 ! 이 어울리지 않는 주인공을 내세워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빠르게 전개된다. 책장 술술 넘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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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오거스트의 열다섯 번째 삶
클레어 노스 지음, 김선형 옮김 / 반타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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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해리 오거스트라는 한 남자가 열다섯 번의 삶을 반복적으로 살아가며 겪게 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언뜻 생각하면 죽어도 다시 삶을 살 수 있다는 사실이 큰 축복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부럽기도 할텐데 책을 읽으면서는 이러한 생각이 얼마나 터무니없는 것인지 단박에 느낄 수 있다. 신이 인간에게 준 가장 큰 선물이 바로 망각이라는 말을 떠올리게 된다.

주인공 해리는 첫번째 삶에서는 병으로 죽게 되고, 그 다음 삶에서는 어린 나이에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되면서 자살로 생을 마감하고, 어떤 삶에서는 타인에 의해 죽임을 당하지만, 어떤 삶을 살아도 어떤 죽음을 맞이해도 전생의 기억을 고스란히 안은 채 처음 태어났던 그 해 그 날 그 장소에서 다시 태어나게 된다.
한마디로 해리의 삶은 불행, 저주, 고통의 연속이다. 어느 하나의 삶도 결코 행복하지 못했던 해리.

해리는 자신과 같이 무한반복의 삶을 살아야 하는 사람들인 '칼라차크라' 의 모임인 ' 크로노스 클럽 ' 을 알게 되면서, 처음에는 그들만이 겪는 삶의 고통에 도움을 주는 그 집단의 존재에 큰 위안을 받고, 미래를 경험하지만 결코 역사를 바꿔서는 안된다는 그들의 지침에 따라 행동한다.
또 다른 삶에서는 반대로, 미래의 과학기술을 과거인 현재로 끌고 와 세계를 바꾸려는 야망을 품은 빈센트 랜키스의 뜻에 동참해, 오랜 시간 그와 함께 한다.







매번 다시 시작하는 삶에서 매번 다른 모습으로 마주하게 되는 빈센트의 존재도 흥미롭고, 탄생과 과거를 철저히 숨기고 서로 속고 속이는 과정이 숨막히게 전개된다. 해리에게 있어서 빈센트는 과연 어떤 존재로 남는 것일까..열다섯 번째 삶으로 끝난다면 좋으련만 해리의 삶은 과연 끝이 있기나 하는걸까...끝난건가..

이번 생에서 죽더라도 어차피 다시 태어날 꺼라는 사실을 안다면, 그것도 한번이 아니라 무한정 반복재생되는 삶을 영위한다면 과연 매 삶에 대한 가치를 지닐 수 있을까? 그런 의미에서 새로운 삶을 거듭할수록 자신의 존재가치를 깨닫게 되고, 좀 더 의미있는 삶을 살려고 노력하는 주인공 해리는 정말 대단하다고밖에 말할 수 없다.

나에게 있어서 SF는, 어릴 때부터 뭔가 장황하고 상상하기 힘든 내용을 담고 있다는 선입견으로 인해 언제나 뒷전으로 슬며시 밀어넣곤 하던 장르였다. 그나마 영화로 마주하면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서, 나의 부족한 상상력을 채워주는 보조적 역할을 해주기에 책보다는 낫지만..
그러나 이번 반타출판사의 재출간작(처음엔 신간인 줄 알았는데 2018년 출간작이다)을 읽고나서는 SF 소설을 마주하는 나의 마음이 조금은 오픈되고 좀 더 편하게 다가갈 수 있게 되었다.
600여 페이지의 내용이 숨막히게 전개되는 타임루프 SF 스릴러 소설. 참 재밌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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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일 클래식이라는 습관 - 어려운 클래식을 내 것으로 만드는 가장 쉬운 방법
조현영 지음 / 현대지성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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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클래식을 참 좋아하는데 깊이는 없다.

라디오 방송으로도 찾아 들을 정도이지만, 문제는 곡명과 작곡가에는 거의 무지하다는 사실..
그런 나에게 있어 현대지성의 이번 신간은 참으로 고마운 책이다.

무엇보다 이 책에는 KBS 클래식 FM이 선정한 < 한국인이 사랑하는 클래식 > 전곡이 수록되어 있고, 여기에 순위에는 없지만 저자가 꼭 소개하고 싶은 곡들을 추가해서 1월1일 ~12월31일까지 매일 한 곡씩을 소개하고 있다.
즉, 익숙한 곡이 무려 365곡이나 담겨 있다는 사실이, 이 책에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이유이다.
곡마다 QR 코드와 함께 순위도 적혀 있고, 곡에 담긴 사연, 작곡가 이야기 등이 길지도 짧지도 않은 분량으로 소개되어 있어서 곡을 들으며 읽기에 너무 좋다. 부록에는 순위별 곡들과, 작곡가별로 다시 정리가 되어 있어 검색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책을 펼치자마자 1월2일 곡으로, 내가 너무도 좋아하는 모차르트의 오페라 << 피가로의 결혼 >>중 3막 < 저녁 산들바람이 부드럽게 > 이중창이 나와서 바로 이어폰 끼고 곡 감상에 빠져든다. 내 생일과 11월에는 어떤 곡들이 담겨 있는지 먼저 뒤적여보게 된다.

1위는 과연 어떤 곡일까도 찾아보았는데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 Op.18 이고, 궁금해서 바로 들어봤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훨씬 더 대중적인 곡이 선정될 줄 알았기에 좀 의외였지만, 이번 기회에 몇 번을 듣고 또 듣다보니 또 하나의 곡이 귀에 익숙해질 수 있었다.

174위에 오른 푸치니의 오페라 << 잔니 스키키 >> 중 < 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 > 아리아를 듣는 동안에는 몇달 전 봤던 안젤리나 졸리 주연의
' 마리아 ' 영화가 떠오른다.





아니..그런데 오펜바흐의 << 호프만의 이야기 > > 에 나오는 뱃노래 는 왜 ! 왜 ! 없단 말인가...영화 ' 인생은 아름다워 ' 에도 나와서 당연히 수록되었을 줄 알았는데...나만 좋아하는 곡인가..너무 아쉬워서 일부러 찾아 들었다.

클래식은 절대 오래되고 고루하고 지루한 음악이 아니라고, 지금 여기 살아 숨쉬는 음악이라는 저자의 말에 큰 공감을 한다.
주옥같은 곡들을 한껏 만나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지금 이 서평을 쓰는 동안에도 책에 수록된 곡들을 다시 들어보고 있는데, 이 책에 담긴 곡들만 반복적으로 들어도 왠만큼 유명한 곡들은 다 듣게 되는 셈이다. 클래식에 쉽게 다가가기 위한 책으로, 또한 클래식을 좋아하는 분들께도 강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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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살해당할까
구스다 교스케 지음, 김명순 옮김 / 톰캣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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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범선 군함의 살인 > 이라는 책으로 처음 알게 된 톰캣 출판사의 두 번째 신간을 만나보았다.
제목은 굉장히 오싹한데, 표지는 뭔가 살짝 귀여운 느낌도 나서 이 책이 제목만큼 잔인하지는 않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이 소설은 일본 추리소설의 거장이라 불리는 에도가와 란포가 '트릭의 마스터'라 칭할 정도로 그 세계에서 인정받은 작가의 작품인데, 1950년대에 씌여졌음에도 그러한 시대적 차이를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로 세련된 본격추리소설이다.
물론, 소설에서 이용되는 추리기법은 아무래도 아날로그 방식일 수 밖에 없지만, 이상하게도 그런 부분조차 크게 두드러지지 않고 스토리 속에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다.

팔천만엔을 횡령한 후 연인과 동반자살 시도 후 죽음을 맞이한 두 남녀의 이야기가 중심에 선다.
그 남자가 마지막을 맞이했던 4호실에 입원하게 된 주인공 쓰노다는, 자신의 병실에서 유령이 나타나고 이전 환자도 유령을 본 후 자살했다는 소문을 들은 후 그 유령의 정체와 병실의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 오랜 친구인 이시게 경감의 힘을 빌리게 되는데, 당뇨병을 앓고 입원해 있는 쓰노다는 작가로서의 경험과 상상력을 동원해 안락의자 탐정의 역할을 하고, 현장에서 동분서주하며 진상을 밝히는 일은 이시게가 맡는다.
이 과정에서 단순하게만 생각했던 일은 점차 이상한 방향으로 흐르게 되고, 피해자도 생기고 신변의 위협까지 받게 된다.








스피드도 빠르게 진행되고, 등장인물들간의 대화는 유쾌한데 유치하지 않다. 이 점이 특히 좋았고, 주인공의 주변인물을 끊임없이 의심하게 만드는 작가의 역량에 감탄하게 된다. 조사하면 할수록 새로운 인물이 튀어나오는데 이들이 어떻게 연결지어져 있는지가 관건이다. 이 연결성을 추리하는 과정도 재미난데, 물론 뒤로 갈수록 인물들의 관계도가 점점 복잡해지고, 특히나 아야코, 도미코, 야스코, 기요코, 미네코 등 비슷한 이름이 너무 헷갈린다. 이시게가 조사해서 정리한 내용과 등장한 여자들의 현황표, 관계도가 나에게는 엄청 도움이 되었다.

작가 자신이 당뇨병을 심하게 앓았고 이 부분을 바로 주인공 쓰노다에게 적용시킨 점도 흥미로운데, 이 부분은 뒷편에 실린 저자 후기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일본의 본격추리를 크게 선호하지 않는 나조차도 꽤 재밌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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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이야기 - 생물학적 기능에서 사회적 상징까지 목에 대한 모든 것
켄트 던랩 지음, 이은정 옮김 / 시공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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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인체를 다룬 이야기는 언제 읽어도 흥미롭고 신기하기만 하다.
그런데 인체 가운데 '목'에 대해서라니...갑자기 목이라는 단어가 굉장히 생소하게만 느껴지는 한편, 내 평생 이렇게 며칠 내내 목에 대해 생각해 본적이 있었나 싶다. 괜시리 목을 돌려보기도 하고, 주물러보기도 하고, 끄덕여보기도 하고 별의별 행동을 다 해본다.

이 책은 해부학이나 생리학 같은 과학적 접근을 기본으로, 역사와 문화적 해석에 이어 다양한 동물들의 목에 대한 이야기도 곁들이고 있어서, 제목 그대로 '목'의 모든 것을 총망라하고 있다.
새롭고 신기한 내용들이 참 많이 담겨 있지만 그 많은 내용들 중에서 특히 인상적이었던 부분을 추려 본다면, 먼저 음식과 공기의 통로가 목에서 교차한다는 사실이다. 이 당연하고도 단순한 사실이 뭐가 신기해? 라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너무도 당연해서 지금까지는 간과헸던 것 같다.
그리고 0.1초도 안되는 시간 안에 열리고 닫히는 '후두덮개' 의 동작을 통해, 음식은 식도로, 공기는 기관으로 보낸다는 사실도, 매년 미국인의 사고사 가운데 네 번째로 많은 것이 질식사라는 사실도, 그만큼 이 후두덮개의 역할이 너무도 중요하다는 사실도 이번에 첨 알게 되었다.






관절염, 종양과 같은 일부 목뼈 질환과 비교했을 때, 그 어떤 의사도 완벽하게 진단을 내릴 수 없는 것이 바로 목의 만성통증이라고 한다. 오히려 환자에게 아픈 부위를 물어보는 걸로 확인할 수 있다고 하는데, 이러한 질문은 법정이나 보험 회사에서 엄청난 금액을 좌지우지한다고 한다.

진화를 거쳐 인간은 머리를 중립적 위치에 두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되게 되었다. 개성도 표정도 없이 정면을 응시한 채 무표정이고 중립적인 얼굴을 담은 운전면허증, 여권 등의 증명사진을 인간은 좋아하지 않는데, 다행히도 인간은 다양한 포즈를 취할 수 있고 이것도 다 우리의 목 관절 주변의 근육 덕분이다.
줄곧 표정을 담은 머리에만 신경을 쓰기만 했지, 정작 이 자세를 잡아주는 목에 대해서는 그 존재조차 잊고 살아온 것 같다.
(절대 고개를 숙이지 않고 정면만을 응시하며 중립적인 자세를 유지하는 대표적인 인물은 바로 부처라는 사실 !!!! )

목소리에 대한 이야기 가운데 마거릿 대처의 이야기도 꽤나 흥미롭다.
사람들은 성별과 관계없이 저음의 리더를 더 자신있고 권위 있다고 느끼는데 그 한 예로, 마거릿 대처는 정치계 입문 초기에는 그녀의 고음에 대해
" 가볍고 무게감이 없다' 는 평을 받았다. 그 후 영국 배우인 로렌스 올리비에의 소개로 영국 국립극장 발성 코치에게 훈련을 받은 결과 '철의 여인' 의 이미지에 잘 어울리는 중간 저음의 음색을 갖추게 되었다고 한다. 꼭 이런 정치,사업 분야에 국한하지 않더라도, 목소리만으로도 사람에 대한 호감도가 극과 극을 달리는 것을 경험하곤 한다.

동물의 목 이야기도 재밌는데, 목하면 가장 대표되는 기린에서부터 뻣뻣한 몸통으로 인해 270도까지 돌아가는 목을 가진 올빼미, 목으로 통하는 성적 매력에서 언급되는 다양한 동물의 예, 생존 전략에서 중요한 사자의 갈기, 기린의 목싸움 등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다른 신체 부위에 비해 덜 관심을 받는 목에 대해 큰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되었다.
나의 목소리, 나의 표정과 몸짓, 나의 호흡 등 모든 것이 이 연약하기 짝이 없는 목에 의해서라는 사실. 얼굴에는 온갖 크림, 썬크림을 듬뿍듬뿍 발라주면서 목에는 참으로 소홀히 해 온 것이 미안하기만 하다.
우리 모두 목을 좀 더 소중히 할 필요가 있겠다. 의미있는 인문교양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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