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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무새 죽이기
하퍼 리 지음, 김욱동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6월
평점 :

☆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오래 전 읽다가 왠지 집중이 안되서 포기하고 몇년 후 다시 읽었는데 너무 좋았던 책이다.
매일매일 읽을 책들이 넘쳐나기에, 한번 포기한 책은 왠만해서는 다시 읽기가 참 힘든데, 이 책이 내 인생에서 스쳐지나가지 않아 참 다행이다.
언젠가 꼭 다시 한번 읽고 싶었는데, 열린책들에서 새로운 표지로 재출간되어서 생각보다 빨리 재만남을 가지게 되었다.
두번째 읽는 거라 그런지 처음부터 집중이 잘 된다. 세세한 부분까지는 기억이 안 나지만 전체적인 흐름이며 분위기를 알고 읽어서 그런지, 예전에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부분도 있고 느낌도 조금 다르다.
두 번째 읽는 지금은 스카웃의 아버지 애티커스 변호사에 좀 더 집중해서 읽게 되는데, 이 책의 주인공은 화자인 6살 소녀 스카웃이지만, 애티커스 변호사도 또 다른 주인공이라는 생각이 든다.
스카웃과 젬의 성장 과정에 있어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존재이자, 소설 속 이야기의 흐름에서도 조용히 그러나 묵직하게 그 위대함을 보여주고 있다.

특별할 것 없는 문장으로 주인공들의 행동, 생각들이 표현되는데 나는 이상하게 이런 부분들이 마음에 너무 와 닿더라.
스카웃이 아빠의 갑작스런 엄한 목소리에 울음을 터트리고, 아빠의 품에 안겨 사랑하는 아빠의 내음을 느끼는 순간, 스카웃을 데리고 집에 돌아가라는 말을 듣지 않은 오빠 젬에게 뜻밖에도 아빠가 건넸던 따스한 손길..어린 스카웃에게 아빠의 존재가 얼마나 크고 소중한지 수많은 문장에서 고스란히 느껴지곤 한다.
아빠와는 또다른 의미로 소중한 존재인 오빠 젬과 함께 하는 시간들, 그리고 사춘기를 맞이한 오빠가 조금씩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때 스카웃이 느끼는 감정들, 생각들을 여과없이 드러내는 부분은 너무 웃기면서도 그 어린아이의 마음에 큰 공감이 간다.


이 소설에서 다뤄지는 흑인차별과 그와 관련된 법정이야기는 지금도 여전히 맘에 와 닿고, 애티커스 변호사가 넌지시 건네는 주옥같은 명언들도 여전히 좋은데, 특히나 이 문장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보지 않고서는 그 사람을 정말로 이해할 수 없다. "
좋은 문장들이 많아 이 책을 읽는 재미가 가중되고, 재독의 시간이 더없이 소중하게 느껴진다.
그레고릭 팩 주연으로 영화가 있었다는 사실을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는데, 1962년에 제작되었고 런닝타임도 무려 222분이나 된다. 평점도 높아서 영화도 갑자기 궁금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