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용의자
찬호께이 지음, 허유영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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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표지에서부터 섬뜩함이 묻어나는 작품이다.


41세로 20년 동안 은둔형 외톨이로 지내왔던 셰바이천이라는 한 남성이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단순한 자살로 판명되려던 이 사건은 그의 벽장에서 아주 세분화된 토막 시신이 담긴 20여개의 유리병이 발견되면서 초긴장 상태로 돌입하게 된다.

단 한 명의 용의자가 자살해 버렸지만, 20년 동안 방에 어느 누구도 들인 적이 없는 사람이 이런 살인을 저질렀다는 사실은 이해하기 힘들다.

평소 세바스천이 유일하게 소통하며 지냈던 옆집의 유명 추리소설가인 칸즈위안이 이 이야기의 중심에 서서, 사건의 진상이 조금씩 파헤쳐지게 되는데..


이 소설은 서두가 길지 않고 매우 임팩트하게 시작되는데, 이야기 초반부터 이런 끔찍한 사건이 벌어져서 흥미를 확 끄는게, 오호! 이 소설 꽤 흥미롭겠는걸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이 끔찍한 토막 살인의 피해자는 최소 남녀 2명으로 추청되는데 범인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 걸까?

범인은 정말로 이 은든형 외톨이일까? 그렇다면 어떤 방법으로? 그리고 그의 자살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수사가 진행되면서 이 추리소설 작가도 의심스럽기 그지없고, 이 작가에게 한없이 휘둘리는 홍콩 경찰들을 보면서 홍콩 경찰은 조금 무능한걸..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마지막 이야기까지 다 읽어야 이 사건의 전말과 범인을 알 수 있는데 마음 한 켠이 쓸쓸해진다.






초반에는 단순히 밀실 살인사건을 파헤치는 추리소설일 꺼라 생각했었는데, 내가 찬호께이라는 작가를 과소평가했었나보다.

탄탄한 스토리와 함께 사건의 진상을 통해 홍콩 사회가 안고 있는 어두운 이면, 사회 속 소외자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고독한 삶을 자연스럽게 내비치고 있다. 묵직함이 전해진다.


중화권 추리소설의 대표작가인 찬호께이의 이름은 많이 들어봤지만 작품은 이번이 처음인데, 장르소설을 즐기는 사람들이 왜 찬호께이를 언급하는지 알 것 같다. 국내에 출간된 작품이 많아 앞으로 읽을 이 작가의 소설이 많다는 사실이 행복하기만 하다. 작품 속에서 유명한 일본장르소설이 꽤 언급되는 걸 보면 작가가 일본 장르소설을 참 좋아하는 듯 하다.


여담인데, 일반적인 장르소설을 읽으면 수사를 주관하는 경찰 쪽 캐릭터에 대한 느낌이 전해지곤 하는데, 이상하게도 이번 소설에서는 그 쪽 캐릭터의 존재는 굉장히 약하다. 달리 말하면, 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작가 칸즈위안의 존재감이 매우 컸다는 이야기일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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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선 군함의 살인 - 제33회 아유카와 데쓰야상 수상작
오카모토 요시키 지음, 김은모 옮김 / 톰캣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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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사실 이 책의 소개를 처음 접했을 때는 조금 망설여졌었다.

읽고는 싶은데 시대물에 익숙치 않고 아는 것도 많이 없어 이해가 어려우면 어쩌나..

그런데 다른 분들의 리뷰로 책의 내용이 너무 궁금해 도전해보기로 했고, 결과적으로는 아주 재밌게 읽혔다. 괜히 겁을 먹었었나보다. 전혀 어렵지 않다.


이 소설의 배경은 18세기 영국과 프랑스가 바다에서 팽팽히 맞서던 시기이고, 밀폐된 군함 내에서 연쇄살인이 벌어지는 클로즈드 서클, 본격미스터리물이다.


내용을 간략히 얘기하자면,


영국해군은 수병 조달이 힘든 상황에 마주하자, 선술집에 들이닥쳐 주인공 네빌과 그의 친구를 비롯해 그 곳에서 술을 마시던 건장한 청년들을 마구잡이로 그야말로 납치의 수준으로 영국군함으로 끌고 간다.


무조건적인 복종을 요구하며 채찍질 등 엄한 벌로 다스리고, 구더기가 들끓는 비스켓 등 형편없는 음식이 제공되는 열악한 환경에서 네빌은 오로지 살아서 가족에게 돌아가겠다는 희망만을 가지고 해군생활을 이어가던 중, 연쇄살인사건이 벌어지면서 큰 혼란이 벌어지는 와중에, 곧이어 프랑스 군함과의 전투까지 벌어지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죽임을 당하게 된다.







이 소설은 첫 페이지부터 독자의 흥미를 확 끌어들인다. 네빌의 평범하고 소박하지만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시간, 그냥 가려다 장인어른의 제안으로 잠시 들른 선술집에서 한명 한명 착출되면서 한순간 운명이 바뀌는 숨막히는 순간, 군함으로 끌려간 후 매일매일 겪게 되는 육체적,정신적 고통에 따른 심리묘사도 상당히 디테일하다.


군함 내에서의 혹독한 생활과 업무를 배워나가고 훈련 받는 과정은 특히나 흥미로워서 사실 이 도입 부분이 꽤나 많은 비중을 차지함에도 불구하고, 전혀 지루할 틈 없이 오히려 이런 스토리에 흠뻑 빠지게 만든다.

추리미스터리의 요소에 군함 내에서의 끌려온 사람들의 서사적 이야기, 여기에 더해 주인공 네빌이 겪게 되는 심리적 갈등과 인간성 등의 서정적 요소까지 결합되면서 다양한 읽을 거리를 선사해준다.

어쩌면 반대로, 이런 요소로 인해 추리미스터리로써의 쫀쫀하고 설득력 있는 내용을 기대하고 읽은 독자라면 다소 실망할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영화로도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매력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일본작가가 이런 서양의 시대극을 이 정도로 흥미롭게 써 낼수 있다니, 더군다나 데뷔작이란다. 오호 이 작가 기억해둬야겠는걸!!!! 앞으로 이런 분위기의 시대극을 정식적으로 써도 꽤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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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과 살인귀
구와가키 아유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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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큼한 표지만 봐서는 밝은 내용의 소설일 것 같은데, 제목을 보면 또 전혀 어울리지 않는 단어의 조합이라 이 책의 분위기가 사뭇 궁금해진다.

장르는 추리미스터리로 되어있네 !!


이야기는 주인공 미오의 동생 히나가 칼에 찔려 사망하고 장례식을 치른 후의 장면으로 시작된다. 미오의 아버지도 한 소년의 ' 묻지마 살인' 으로 사망했었기 때문에 히나의 죽음은 미오에게는 큰 충격으로 다가온다.

게다가 보험회사에 다녔던 동생이 살아 생전 보험사기를 벌였다는 의혹이 속속 제기되면서, 미오는 기자의 집중취재로 직장생활마저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된다.


미오를 돕겠다고 나선 한 대학생의 도움으로 동생의 결백을 위해 진실을 파헤치기 시작하는데, 이 소설은 아버지와 히나의 살해사건 자체도 뭔가 연관성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갖게 되고, 동생 히나의 보험사기가 과연 정말인지 아닌지에 대한 궁금증도 유발시킨다.

그 과정에서 연관된 인물이며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도 대부분이 의외의 모습으로 정체를 드러내게 되면서, 결국 이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것이 독자를 제대로 속이기로 작정한 듯 싶다.






초반부터 술술 읽히는데 심리 묘사가 특히나 흥미롭다.

이 책의 정보를 전혀 모른 채 읽어서, 다 읽고 나서야 이 책에 대해 몇 번의 반전이 가장 포인트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모르고 읽어서 더 뒤통수 맞은 것 같다.


책도 두껍지 않아서 부담없이 읽을 추리미스터리 소설 찾는다면 이 책도 괜찮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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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위로 - 북유럽에서 나를 찾다
이해솔 지음 / 이타북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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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이 여행기는 30대인 저자가, 여전히 불투명하고 혼란스러운 미래와 자신의 꿈을 되짚는 성찰의 시간을 담고 있다.

글쓰기를 좋아하지만 전혀 다른 길을 걷다가 문득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보게 되었고, 평소 오로라와 빙하를 보고 싶어했던 저자는 모든 것을 뒤로 한 채 북유럽 여행길에 오른다.


우리에게 유럽은 그냥 낭만 그 자체로 다가오는 것 같다. 특히 복지 제도가 잘 되어 있는 북유럽은 부러움도 들고, 조금 신비감이 들기도 하는데, 저자 역시 그런 마음을 한껏 안고 북유럽을 만나본다.

그리고, 도착하고 얼마 안되서 한국의 직장인들과 다를 바 없이 바쁜 걸음으로 앞만 보고 내딛는 그 곳 직장인들을 마주하며, 나와 다를 것 없음을 느끼게 된다.


이런 부분이 좋다. 방문한 여행지가 마냥 좋고 행복하고 그들의 모습이 부러운 게 아니라, 그들 역시 우리와 다를바 없다는 것을, 북유럽에 대한 지나친 환상을 조금씩 현실로 끌어들이는 저자의 생각이 좋다.







이번 저자의 여행은 특히, 나를 존중하고 나 자신을 제대로 대접해 주는 여행이다.

먹는 것도 가끔 고급 레스토랑에서 즐기고, 잠도 고급 호텔에서 자보기도 하고..이런 여행 좋다. 먹는 것, 자는 것 가능한 아끼며 다니는 여행도 나름대로 좋지만, 이번처럼 조금은 호사를 누리며 보내는 여행지에서의 시간은 읽는 사람의 마음마저도 여유롭게 해 준다.






저자는 그토록 보고 싶었던 오로라를 보기까지의 여정도 순탄치 않았고, 결국 눈으로 경험한 오로라에 대한 환상이 깨지게 되는데, 나 또한 저자처럼 오로라가 육안으로도 책에서 항상 봐왔던 녹색으로 보이는 줄 알았다. 타임랩스나 영상으로 오로라가 초록빛으로 춤을 추듯 움직이는 모습을 담는 것인데, 우리는 흔히 그런 오로라를 실제로 눈으로 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한다.


여행기간을 통틀어 가장 좋은 호텔에 머물 생각에 행복했지만 그 곳에서는 명백한 인종차별을 경험하게 된다. 동양인은 이 정도의 호텔, 그 안의 최고급 식당은 당연히 이용을 못할 꺼라는 생각을 전제로 대놓고 무시하는 행동들.

그러나 그 사건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호의적이고, 저자의 칭찬에 배의 친절로 보답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여행책에서는 뭐니뭐니해도 멋진 사진이 중요한데, 이 책에서는 음식, 풍경, 사람들 등 다양한 모습의 노르웨이와 덴마크를 담고 있어서 참 좋다.

뭔가 여유롭고 진정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 됐을 꺼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 여행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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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가 - 개정판 스토리콜렉터 40
미쓰다 신조 지음, 현정수 옮김 / 북로드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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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무서운데도 왠지 궁금해지는 장르가 바로 이 호러이다.

호러 신간도서나 신작영화가 나오면 얼만큼 센 놈인지 일단 정보를 확인해 보곤 하는데, 매번 그 단계에서 끝나기 일쑤다.

그런데 예전에 < 우중괴담 >을 읽은 후 미쓰다 신조의 작품에 호기심이 생겼고, 이번 < 흉가 > 를 통해 드디어 본격적으로 '미쓰다 월드' 에 입문하게 되었다 .


2016년 북로드에서 출간되었던 작품의 개정판으로, 표지에서부터 엄청난 괴기스러움을 전파하고 있는데 구간보다 신간표지가 훨씬 더 공포스럽다.

일단 이 작품은 밤에 읽으면 그 재미를 배로 느낄 수 있을 듯 하다.

해 쨍쨍 나는 낮에 읽으니 생각보다 무서움은 덜했다. 다행히도..






뱀의 모습을 한 산 중턱에 자리잡은 단독주택으로 이사 온 쇼타 가족은 처음 갖게 되는 넓다란 집에 크게 만족하지만 유일하게 초등학생인 쇼타만큼은 이 집에 도착하기 전부터 이상한 기운을 느끼게 되고, 집에 가까워지면서 그 기운은 더 강하게 느껴진다.

집 안에서 정체불명의 사람의 모습이 보이기도 하고, 어린 여동생까지 밤마다 모르는 아이가 찾아온다고 오빠 쇼타한테만 얘기한다. 주변 주택건설은 중단된 상태로 음산한 구조물만 남은 상태이고, 쇼타네 새 집은 3년동안 세입자가 3번이나 바뀐 사실도 뒤늦게 알게 된다. 게다가 집주인이라는 노파도 수상하고 음산하기 짝이 없다.


그런데 이런 사실을 쇼타만 알고 , 우연한 기회에 친구가 된 코헤이를 통해 더 자세한 내막을 알게 되면서 이 둘은 이 집과 마을의 비밀을 조사하게 되는데 (어린 녀석들이 진짜 겁도 없다.) 그 과정에서 공포스럽고 섬뜩한 일들을 마주하게 되고, 쇼타네가 이사오기 전 그 집에 살았던 한 소녀의 일기장을 통해 그들 가족에게 일어난 해괴한 일을 알게 된다.

좀 더 일찍 부모한테 그 둘이 알고 있던 비밀을 털어놓았다면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


밤에 안 읽길 잘 했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된다. 우중괴담 때는 기괴한 의성어가 많이 나와 혼줄이 났었는데, 이번 책에서는 몇 장면만 나와서 그나마 다행이다.

결말도 오싹하고, 결말의 결말까지 오싹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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