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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그림들 - 세계사를 바꾼 결정적 순간
이원율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6년 2월
평점 :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제목과 표지로 미루어 짐작하건대 이 책은 잔인하고 위험한 명화들이 한가득 담긴 미술교양서적일것이다 !! 한껏 기대를 안게 된다.
그러나 막상 읽어보니 단순한 미술 에세이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역사를 바꾼 중요한 순간을 담은 명화들과 그에 연관된 역사적 이야기를 설명하고 있고, 첫 느낌에서와는 다른 차원의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페이지가 줄어드는 게 아쉬울 정도로, 기대 이상으로 재미있고 흥미진진하다.
시작은 알타미라와 라스코 동굴 벽화, 소크라테스 죽음의 순간, 검투사 스파르타쿠스의 노예전쟁 순으로 소개되는데 로마시대의 역사에 무지한 나는 특히나 이 스파르타쿠스와 검투사의 반란에 관한 역사 이야기에 푹 빠졌다. 글래디에이터의 장면이 떠오르는 건 너무도 당연한 사실!

단 9일간 여왕의 자리에 있다 처형당한 레이디 제인 그레이의 운명은 읽을 때마다 안타깝기 그지없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이렇듯 왕족의 신분으로 태어나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왕이 되어야 하고 또 정치적 음모의 희생양이 되어야만 했던 왕들이 많은데, 요즘 최고인기인 왕사남의 '단종' 도 자연스레 떠오른다.
이 처형장면을 그린 폴 들라로슈의 그림은 그 어떤 구구절절한 이야기보다 더 큰 연민을 불러일으킨다. 저자 또한 영국의 한 미술관에서 이 그림과 마주한 순간 경험했던 심적인 느낌을 이야기하며, 그날 이후 역사를 '목격하고 체험하는' 방식으로도 받아들일 수 있음을 깨달았다고 한다.
그림이 주는 힘은 이렇게나 크다.

표지의 섬뜩한 그림은 일리야 레핀의 그림으로, 러시아의 황제 이반 4세가 광기에 휩싸여 쇠지팡이로 황태자인 자신의 아들을 때려죽인 후, 공포,절망,후회와 죄책감에 사로잡힌 장면을 매우 리얼하게 묘사하고 있다.
마녀 검사, 노예선, 노예시장 등의 인간의 흑역사, 조지 워싱턴과 독립전쟁, 과학자,사업가,정치가 등 다방면으로 활약했던 벤저민 프랭클린, 돈키호테의 작가 세르반테스의 파란만장한 인생이야기, 루이 16세와 마리 앙트와네트 국왕 가족의 도주사건와 체포,처형 등 저자가 들려주는 역사 이야기와 각 순간을 포착한 위험한 그림들을 함께 만나본다.
곁들여진 명화는 이야기에 입체적인 효과를 더해주고 다채로운 숨결을 불러일으키는 한편, 이야기는 한 장의 명화에 사연을 담아 그 의미를 더해준다. 여기에 더해, 보통은 참고자료가 맨 뒤에 한번에 수록되어 있어서 잘 안 읽게 되는 반면, 이 책은 매 이야기의 끝에 대표 화가와 참고자료가 소개되어져 있어서 흥미로운 역사이야기의 참고자료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주 유용하다.
양장제본의 묵직함과 고급스러움, 고퀄리티의 명화는 이 책의 만족감을 더해준다.
자칫 따분하고 어렵다고 느낄 수 있는 역사와 미술의 이러한 조합은 상호간의 시너지 효과가 굉장하다.
이 책은 일단 역사 이야기가 매우 쉽게 설명이 되어져 있기 때문에, 부담없이 하나의 이야기를 읽는다는 생각으로 시작하면 생각보다 더 큰 만족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역사와 미술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사랑해 마지않을 책임에 분명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