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읽고 말하다
아사쿠라 가스미 지음, 전화윤 옮김 / 현암사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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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독서모임은 한 번도 참여한 적 없는 내가 요즘 괜시리 북클럽, 독서모임 이야기에 기웃거리고 있다.

최근에 읽었던 책이 독서모임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다룬 에세이라면, 이 책은 어르신들의 독모 이야기를 다룬 소설이다.

딱 제목만 보고 왜 나는 당연스레 에세이를 생각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소설로도 꽤 재밌게 만나볼 수 있었다.


소설 속 어르신들의 평균 연세는 85세. 최고령자가 92세 최연소자가 78세.

내가 생각했던 주인공 어르신들의 연령대와는 조금 거리가 있지만, 이 연세에 책에서 손을 놓지 않는 것만으로도 대단한데 독서 모임에까지 참석한다는 사실이 그저 존경스럽기만 하다.


독서모임의 장소인 카페의 점장이자 소설가인 28살의 야스다라는 인물은 얼떨결에 이 독서모임의 명예고문을 맡게 되는데, 6명의 멤버들은 이런 젊은이가 함께 해주니 참으로 든든하시겠다. 반대로 야스다는 초반에는 어르신들의 산만하고 잘 안들려 딴소리 하고, 같은 말을 반복하는 등의 행동이 익숙치 않아 당황해 하곤 하지만..

이 모임에서 멤버들이 낭독하는 모습이 꽤나 인상적인데, 백발의 어르신들이 한 분씩 각자의 목소리와 스타일에 맞춰 낭독하는 장면을 읽으니 그 모습이 쉽게 상상되고 절로 미소가 난다. 좀 어색할 것도 같고 집중도 안 될 것 같은데, 이 모임이 벌써 20년이 되었으니 멤버들한테는 너무도 자연스럽고 익숙한 패턴의 하나일 꺼라는 생각도 든다.


당장 내일 모임에 안 나와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 멤버들도 죽음을 가까이 여기며, 항상 상대방의 내일을 기원하신다.

20년이라는 세월동안 중년에서 노년의 삶을 함께 하셨으니, 어쩌면 가족 이상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아끼는 마음이 강할 꺼라는 생각이 든다.

현실에서도 어딘가 이런 어르신들의 독서모임이 있을 것만 같다. 분명 있겠지 !!!


요즘은 오디오북이 조금씩 인기를 끌면서, 20-30년 후 내가 할머니가 되었을 때는 오디오북을 듣는 게 더 익숙해지려나 싶었는데, 이 책을 읽으니 내가 그 나이가 되었을 때 여전히 종이책을 끼고 사는 할머니가 되었음 좋겠다.

또 문득, 책을 좋아하시는 엄마랑 이런 독서모임을 한번 해볼까...하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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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미라 초상 - 저승으로 떠나는 죽은 자의 여권 사진
김욱진 지음 / 주류성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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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 모자인문학 > 이라는 책으로 처음 알게 된 주류성 출판사. 찾아보니 꽤 흥미로운 책들이 눈에 띈다. 

두 번째로 만나보는 책은 제목에서부터 확 끌려버린 

< 이집트 미라 초상 > 이다. 


이 미라 초상화는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액자나 캔버스에 그려진 초상화가 아니라, 미라에 실제로 부착되어 있었다고 한다.

최초로 발견된 것은 1615년이지만 그 당시 발견된 2개의 초상화는 크게 부각되지 못했고, 그 후 200년이 지나서야 파이윰이라는 지역에서 대거 발견되면서 다시 세상의 관심을 끌게 된다.


한 시대에 대한 역사는 거대한 기념물이나 위대한 지도자의 이야기가 아닌, 소소한 사람들의 일상의 기록인 것처럼, 미라 초상화 역시 단순히 한 사람의 얼굴을 보여주는 것을 넘어, 그 당시 이집트가 겪었던 격동의 역사와 그 속에서 살아간 사람들의 다채로운 삶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이 책에서는 미라 초상화를 통한 로마시대 이집트를 굉장히 세분화하고, 소소한 부분까지 설명해주고 있는데, 그 내용 안에는 초상화를 발견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초상화 속 사람들의 일상과 삶, 초상화가들의 이야기, 초상화에 새겨진 다양한 상징들의 해석, 그리고 이집트 장례문화 등까지 담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흥미롭게 느껴졌던 부분은 바로 마지막장인 장례문화이다.


로마 시대 이집트에서 사후 문제는 개인적인 문제만이 아니라 국가에서도 이 죽음을 다루는 일은 중요한 행정 업무로 여겼는데, 사망신고, 인구 조사, 유언장 작성, 청원서, 재산 분할, 상속 관련 파피루스까지 매우 세분화되어 있고 사망신고는 생각보다 훨씬 체계적이었다고 한다. 

분명 고대의 이야기임에도 읽으면서는 마치 현대를 보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






미라화 작업은 장례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했는데, 특히 방부 처리 기술은 가족 기업 형태로 이루어졌고 독점적인 지위를 차지했으며, 묘지 관리도 이들의 몫이었다고 한다.

이들의 사회적 지위는 높지 않았지만 경제적 지위만큼은 꽤 높았을 것으로 짐작된다고 한다. 


미라화 작업은 무려 70일이 걸렸는데, 시리우스 별이 하늘에서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나는 기간과 일치한다.

미라화 작업이 끝났어도 많은 미라가 곧바로 매장되지 않는 경우도 허다했는데, 길게는 6년 동안이나 묻히지 않은 기록도 있고, 매장 전까지는 안뜰이나 현관에 안치하거나 혹은 별도의 보관 공간의 가능성도 있었다고 한다. 


이러한 고대 이집트만의 독특한 문화 중 하나였던 미라 초상화는, 서기 3세기 로마제국의 위기 속에서 고대 이집트 신앙이 점차 약해지고 기독교가 급부상하면서 점차 자취를 감추게 된다.






책을 읽기 전까지는 단순히 미라 초상에 관한 이야기만을 기대했었는데, 그 이상으로 폭넓고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 있어서 꽤나 흥미로운 시간여행이었다. 내용도 어렵지 않게 씌여져 있어서 이해하기도 쉽다. 


역사 특히 이집트 문화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한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을 책이다. 





#이집트 #미라 #저승으로떠나는죽은자의여권사진 #이집트미라초상 #주류성

#김욱진 #역사 #리뷰어스클럽 #리뷰어스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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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미라 초상 - 저승으로 떠나는 죽은 자의 여권 사진
김욱진 지음 / 주류성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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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라의 가면만 알았지 이런 독특한 초상화가 있었다는 사실이 매우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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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런던
헬레인 한프 지음, 심혜경 옮김 / 에이치비프레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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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책 읽기 !


< 채링 크로스 84번지 > 왠지 제목부터 느낌이 좋아 읽고 싶었는데, 그 후의 이야기인 이 책을 먼저 읽어보게 되었다.

희귀본과 절판서적을 전문으로 다루는 런던 채링 크로스 84번지의 마크스 서점에 도서 주문을 시작으로 무려 20년간 서점 주인, 그의 가족들과 오로지 서신으로만 주고받은 내용을 담은 책이 < 채링 크로스 84번지 > 라고 한다.


저자는 같은 책을 50번 읽을 정도로 애서가이고 그 중 영국 고전을 가장 사랑할 정도로 런던을 무한정 사랑한다.

런던에 대한 로망이 너무도 커서, 굳이 바다 건너 서점에 주문하면서까지 런던과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하고픈 마음이 컸다.

그런 런던을 꼭 한번 방문하고 싶었지만, 가난한 작가는 겨우 모은 돈을 치과치료에 써야하는 바람에 꿈같은 계획도 무산되고 그저 런던을 그리워하며 살던 중,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진다.

전작이 뉴욕에서 먼저 출간되는데 뜻밖에도 히트를 치면서 베스트셀러에 오르게 되고, 곧이어 영국에서 출간을 앞두고 저자를 홍보차 초청하게 되면서 드디어 꿈에 그리던 영국을 방문하게 된 것이다.


마침내 런던 !

그 곳에서 책의 출간과 관련된 활동을 하고, 개인적인 시간도 가지면서 하루하루의 일과를 기록한 것이 이 책의 내용이다.

한 달 이상의 런던여행. 저자는 얼마나 행복했을까?

전작을 쓰면서도 이런 행운이 찾아올 꺼라고는 상상도 못했을텐데..

안타까운 점은, 저자가 영국을 방문했을 때는 이미 마크스 서점은 문을 닫은 상태였고, 오랜 세월 서신을 주고받았던 서점주인도 이미 돌아가신 후였였다는 사실이다. 서점도 방문하고 서로 만났으면 정말 좋았을텐데..

1971년에 방문한 이야기니까 이 책이 나온지는 꽤나 오래 됐나보다. 저자도 인생의 버킷리스트를 이루시고 1997년 돌아가셨다고 한다.


저자의 방문소식을 알게 된 영국의 독자들은 집에 초대하고 싶어하고, 여행을 시켜주고 싶어하고, 저자에 대한 열광이 대단하다. 영국에서의 전작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고, 책이 주는 힘을 다시금 느끼게 된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전작이 더더욱 궁금해진다. 도서관에서 함 찾아봐야지.

안소니 홉킨스 주연으로 영화도 나왔다고 하는데, 영화 속 그 시대 런던은 또 얼마나 낭만적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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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 속 잊혀진 사람들 - 찬란한 걸작이 말하지 않는 비밀
김선지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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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블로거 인디캣책곳간 서평이벤트에서 당첨되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




알려진 기록이 너무 없어서 자료 찾기조차 힘들었다는 저자의 말 한마디가 이 책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감을 증폭시킨다.

세계적인 거장 뒤에서 희생되고 잊혀지고 숨겨진 그 누군가 중에는, 수없이 읽어왔던 책 속에서 한 단어로만 언급되었던 인물도 있고, 거장의 이야기 속에서 비교대상으로만 언급되었던 인물들도 있다.

그러나 이제 이 책에서는 그들이 모두 주연으로 등장한다. 이런 이야기 귀중하고 흥미로울 수 밖에 없지 !!


존 에버렛 밀레이 < 오필리아 > 를 비롯해, 빅토리아 시대 라파엘 전파 작품의 대표 모델로 알려진 엘리자베스 시달은, 로제티라는 당대의 유명한 화가와 10년의 기다림 끝에 결혼하지만 끝없는 외도와 이기심으로 인해, 우울증과 약물중독으로 32세에 요절했다.

후대에는 그녀를 단순히 모델로만 기억하지만, 천재적이라는 극찬을 받을 정도로 재능 있는 화가였고 라파엘 전파 전시에 참여한 유일한 여성 화가였다고 한다.

현실적인 문제로 모델로 일할 수 밖에 없었겠지만, 만약 로제티를 만나지 않았다면 자신의 재능을 조금은 더 키울 수 있었을까...시대적 상황을 볼 때 여성이라는 점에서 이 또한 결코 쉽지는 않았을 거라는 생각은 들지만...






요절한 천재 모딜리아니를 얘기할 때면 어김없이 아내 잔느가 등장한다.

모딜리아니가 병으로 죽은 다음날 잔느는 임신 8개월의 몸으로 아파트에서 투신자살했고, 현재까지도 수많은 영화와 소설에서는 이 둘을 비운의 로맨스의 주인공으로 미화하고 있고 그녀의 묘비에는 '...헌신적인 동반자' 라고 새겨졌다.


잔느 또한 화가였다는 사실은 오랜 세월 잊혀졌고, 오로지 모딜리아니의 뮤즈로만 기억되고 있다.

또한, 그녀의 자살은 위대한 사랑을 위한 것이 아니라 미혼 여성이 홀로 아이를 키우는 것이 불가능했던 그 당시 보수적인 파리 사회 분위기를 생각했을 때, 출구 없는 세계에서의 최후의 선택이었을 수도 있다고 말한다.






피에트로 토리지아노는 헨리 8세의 궁정 조각가이자, 르네상스 시대의 가장 중요한 조각가 10명 가운데 한 명이다.

그러나, 현대에서는 ' 미켈란젤로의 코뼈를 부러뜨린 인물 ' 로만 언급되고 있다.


고갱의 성공 뒤에는 베르나르라는 젊은 화가의 희생이 뒤따른다.

베르나르가 개발한 기법을 고갱이 차용해 자신만의 기법으로 둔갑시켜 발전시켰지만, 그 당시 이미 어느 정도 명성을 쌓은데다가 네트워크 또한 튼튼했던 고갱에게 예술계의 주변인인 20살 어린 베르나르는 이길 수가 없었다.

최근 학계에서는 베르나르의 역할을 점차 인정하고 재평가되고는 있지만 이미 확립된 인식을 바꾸기는 쉽지 않다고 한다.


가장 놀라운 이야기는 루벤스편이다.

17~18세기 유럽 예술계는 공방 집단 제작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고는 하지만, 우리가 흔히 루벤스의 작품으로만 알고 있는 < 메두사 >

< 사자 사냥 > 같은 명화들이 실은 루벤스가 거의 손대지 않았거나, 대부분이 제자가 그렸거나, 협업 작품이었다는 사실은 살짝 배신감마저 든다.

최근 일부 미술관에서는 작품 명패를 수정하고, 미술사학자들은 제자와 협업 화가들을 하나씩 밝혀내고 있다고 한다.





이 외에도 많은 인물들의 관계 속에서 거장에게 가려져 빛을 보지 못한 화가들의 존재가 안타깝기도 하고, 로트레크를 외면하지 않고 끝까지 품에 안은 어머니의 마음은 애잔하기만 하다.

'승자의 기록' 인 역사가 재해석되고, 역사 속 인물도 끊임없이 재평가되는 것처럼, 예술세계 또한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들이 때로는 왜곡된 경우를 보곤 한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이러한 부분들이 더욱 강하게 다가오고, 알려진 거장 외에도 숨겨진 위대한 예술가들이 더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명화 이야기를 너무 좋아해서 이 책 정말 재밌게 읽었는데, 예술 쪽에 딱히 관심이 없어도 쉽게 다가올 수 있는 책이다.

저자의 다른 책도 좀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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