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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거벗은 세계사 : 라이벌편 ㅣ 벌거벗은 세계사
tvN〈벌거벗은 세계사〉제작팀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6년 3월
평점 :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이 시리즈는 3년 전 '잔혹사편' 을 계기로 알게 되었는데, 그 당시 아주 쉽고 흥미진진한 스토리텔링에 매혹되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리고 이번에 두번째로 읽어보게 되었는데 어쩜 이리도 재밌는지..
이번 라이벌편에서는 레오나르도vs미켈란젤로, 메리 여왕vs엘리자베스 1세, 로마가톨릭vs신교, 런던세계박람회vs파리세계박람회, 로댕vs카미유 클로델, 이란vs이스라엘 등의 라이벌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이 중 가장 흥미롭게 읽었던 대결은 첫번째 두 거장의 대결과 영원한 적수 런던과 파리의 대결이다.
레오나르도와 미켈란젤로는 일단 외모에서부터 극과 극의 대조를 이루는데, 뛰어난 미남에 멋쟁이인데다 성격도 너그럽고 대화에도 능숙한 레오나르도에 비해 미켈란젤로는 작은 키, 삐뚤어진 코, 고집불통에 성격도 까다로웠다.
세기의 이 두 거장이 동시대의 인물이라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얼마나 신기한지..
회화를 예술의 경지로 생각했던 레오나르도와 자신이 조각가라는 사실에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던 미켈란젤로 사이에는 팽팽한 신경전과 갈등이 끊이질 않았고, 1년의 차이를 두고 마주보는 위치에 피렌체 정부로부터 벽화제작 의뢰를 받음으로써 정면 대결이 이루어진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들의 이 세기의 대결은 미켈란젤로를 향한 레오나르도의 비난과 펌하, 물감 혼합물 제작의 난항을 겪으며 레오나르도는 작품을 중단한 채 떠나버렸고, 미켈란젤로 역시 교황의 부름으로 피렌체를 떠나게 되었다. 이런 각자의 이유로 세기의 직접적인 대결은 불발로 끝났고, 그 작품들도 소실되어 현재는 모사품만 남아 있다고 한다.
어찌됐든 이 둘을 떼어놓고 보더라도, 각자의 분야에서 천재임에는 분명하다. 이 책에서 동시대 다른 화가의 작품과 비교된 것만 봐도 한 눈에 알 수 있다.

유럽의 라이벌 영국과 파리의 18세기의 상황은 양쪽 다 사람과 말의 똥, 온갖 쓰레기, 건축용 잔해, 구덩이의 시체들 등으로 도시 전체가 시궁창에 끔찍한 냄새가 진동하는 최악의 도시였다.
프랑스보다 산업혁명이 50년 앞섰던 영국은 최초의 세계박람회까지 개최, 대성공을 거두게 되면서 전 세계에 위상을 떨치게 되고, 이 때 수세식 공중화장실이 처음 선보이게 된다.
여기에 뒤질세라 파리도 4년 후 파리세계박람회를 개최하는데 비록 관람객수 면에서도 영국때보다 크게 뒤지고, 적자까지 기록하지만 이 때 미술품과 보르도 와인을 선보임으로써 프랑스만의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계기가 된다.
이 시기에 파리 개조 프로젝트가 시행되면서 오스만 지사에 의해 현재의 개선문을 중심으로 하는 직선 도로가 형성되게 되고, 상,하수도 시설이 정비된다. 이 오스만 지사의 획기적인 공적이 지금의 파리를 있게 한 걸 보면, 한 사람의 뛰어난 정책변화가 도시와 시민에 미치는 영향은 실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파리의 두번째 세계박람회에서는 에디슨의 전구를 선보이면서 이 때부터 파리의 밤문화가 생겨나고 낭만의 상징이 되었다고 한다.
또한 이 때 에펠탑이 탄생하게 되었고, 시민들과 조직위원회의 우려와는 달리 엄청난 인기를 얻으며 최고 히트작품으로 인정받게 된다.

앞서 두 거장의 대결이 대결 자체보다는 두 사람의 천재성을 다시 한번 들여다보는 재미가 좋았는데, 이 두 도시의 라이벌 편도 사실 대결이라기보다는 영국에 뒤쳐졌던 파리가 두 차례의 세계박람회를 거치면서 어떻게 발전하고 지금의 문화,예술 도시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롭다.
이 책의 장점은 일단 내용이 정말 이해하기 쉽게 씌여져 있다는 점으로, 읽는 동안에는 딴 생각을 할 틈이 없다. 집중해서 읽게 되고 머리속에 쏙쏙 들어온다. 다른 시리즈도 읽어보고 싶고 앞으로도 시리즈가 계속 나왔으면 좋겠다. 역사가 얼마나 재미있는지 이 책을 통해 다시금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