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는 이상한 나라 - 꾸준한 행복과 자존감을 찾아가는 심리 여행
송형석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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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는 다른 경험을 해 온 사람의 통찰을 읽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다. 그들의 말에는 내가 생각해보지 못한, 혹은 내가 생각하면서도 옳았나 의문스러웠던 것에 대한 답이 있다. 티비에 여러번 출연한 적이 있던 정신의학과 선생님이 쓰신 책인줄은 모르고 샀다. 읽다보니, 어디서 듣던 말투인데 싶어 뒤적거렸더니 그랬다. ^^;; 아무튼 천천히 즐겁게 읽었다.

마지막 부분을 읽으면서 요즘 내게 도움이 되는 문구를 얻었다. ‘나이가 들면, 나이가 들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 내 마음은 아직 20대같고, 여전히 설레는 일이 많고, 모르는 것도 많고 아직 청춘처럼 살아도 될 것 같지만 (물론 혼자서는 그럴거다.) 하지만 진짜 20대들과 있을 때 나는 이 문구를 잊지 말아야겠다. 나는 구식이다. 그러니 후배가 나를 좋아해서 쫓아다니겠다고 해도, 회식자리 끝까지 남아서 그들끼리 모여 노는 데 끼어있지는 말아야지.

나이가 들수록, 자리를 잘 구분한다는 게 쉽지가 않다. 어릴때는 눈치껏 빠지는 게 되는데, 나이드니 눈치를 안 준다. 눈치를 안 줘도 눈치를 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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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살, 변하기 시작한 아들에게 해서는 안 되는 말
오야노 메구미 지음, 윤은혜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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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을 기르는 엄마라면 공감할 내용이다 .

아이일 때는 귀엽고 착하기만 하던 아들이 점점 ‘남자‘가 되면서 내가 이해할 수 없는 특성을 보이고, 10대를 지나면서는 반항을 시작한다. 어른을 이해하던 착한 아이는 없어지고 사사건건 트집을 잡는데다 놀랍게도 자기행동에는 무척 관대하기까지 하다. 논리에 맞지 않는 대꾸를 하면서도 박박 우기는 걸 볼 때면 이녀석이 그냥 나 화나라고 저러나 싶을 때도 있다. 그래서 아들을 윽박지르고 나면, 굳이 저녀석을 말로 이겨서 뭐하려고 그랬나 싶기도 하다. (이 책에서는 가끔 져주라고 한다.)

듣고 보면 나도 아는 이야기이지만, 가끔 이런 책들을 들어보는 이유는 되새기고 싶어서다. 그리고 아들들은 이럴 수 있다고 (물론, 딸도 이럴 수 있다. ^^) 위로받는 부분도 있다.

아직 우리 아이에게 사춘기가 오지 않았어도, 언젠가 닥칠 그 날을 위한 대비로 쉬엄쉬엄 넘겨보기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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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으려나 서점 (겨울 스페셜 에디션)
요시타케 신스케 지음, 고향옥 옮김 / 온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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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관련된 책 전문점 있으려나 서점에는 책에 관해서는 없는 게 없다. 서점에서 이 책을 보고 독특한 상상력을 담은 책이라고 생각하며 몇 장 넘겨 봤었다. 다 읽고 나니 또 읽고 싶었다.
책을 좋아한다고 하면, 모두 읽는걸 좋아한다고만 생각하는데, 나는 그럴때마다 ‘새책‘을 좋아하는 거라고 이야기한다. 어렸을 때 책을 잘 못 사서 그런가...(심지어 주변에 도서관도 없었다.ㅠㅠ) 지금도 책을 보면 사고 싶은 충동이 마구 든다. 그리고 읽는건 미루기 일쑤. 그러니 아마도 책을 좋아하는 사람 부류중에 찾자면, 냄새맡기 좋아하는 사람이나 혹은 쌓아두기 좋아하는 사람쯤에 속하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진짜 있었으면 하는 건, 묘지에 책을 꽂아놓는 거나 책이 눈처럼 내리는 지역이었다. 구경가고 싶다. 눈처럼 내리는 책. 우산이 엄청 튼튼해야겠지.
상상력이 필요한 사람에게 권하고 싶은 책. 나처럼 그냥 ‘책‘이 좋은 사람이 보면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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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의 역사 - 지금껏 아무도 주목하지 않은 소비하는 인간의 역사
설혜심 지음 / 휴머니스트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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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만난, 꽤 두꺼운 책임에도 잘 읽히는 인문서였다 . 소비가 어떻게 시작됐는가부터 어느시기에 폭발적으로 증가했는지, 각 시기마다 소비의 영향력이나 의의는 무엇이라고 할 수 있는지까지를 기록하고 있다. 생산보다 소비가 인간의 욕망을 더 잘 드러낸다고 하는 의견을 읽고 과연 그렇겠구나 생각했다. 우리는 막연히 그 사람의 직업. 그러니까 어떤 ‘일‘을 하고 살아가는가를 따지지만 실제 그 개인의 독특함은 그 사람의 취미. 복장. 주거형태 등등 ‘소비‘라는 항목에서 찾아지지 않던가. 동시에 내가 어떤 곳에 더 많은 소비를 하고 있는지. 그렇게 구성된 ‘나‘는 어떤 사람인지를 생각해 보게 되었다. 독특하고 흥미로운 역사를 읽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물론, ‘소비‘에서 벗어날 사람이 없으니 아마도 모든 사람들이 흥미롭지 않을까 싶기는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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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 그리고 한 인생
피에르 르메트르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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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살해범'이라는 단어는 끔찍하다. 그게 실수였어도 마찬가지다. 어린 아이를 향해 악의적인 폭행을 휘두른 결과물이니까. 그런데 그 행위를 한 사람이 같은 아이라는 상황이 독자들에게는 더욱 끔찍하기만 하다. 우리는 이 순간적인 악의에 대해, 한 인생을 끝장내고 마땅히 끝장나야하는 또다른 인생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가. 읽는 내내 독자들은 질문해야한다. 이 중니공은 법적 처벌을 받아야 마땅한가. 아니면 이대로 묻히는 게 더 나은가. 죄책감에 몸부림치지만 기이한 행운이 연달아 일어나면서 결국은 스스로 속죄의 방식을 선택한 이 인생이 흘러가는 방향은 과연 옳은가.

 

사실 이 문제는 '옳은가'를 판단할수는 없다. 인생은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고 흘러가고, 어떤 경우에는 옳고 그름 자체를 판단할 수 없으니까. 하지만 적어도 작가는 그가 선택한 속죄의 방식은 '아니'라고 말한다. 인생은 그가 어떻게 속죄해야하는지까지 계획해 놓은듯하다.

 

어떤 것을 우리의 선택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 선택에 내몰려진 것은 아닐까. 살인부터 시작된 그 이후의 모든 인생에서 과연 주인공 앙투안은 스스로 뭔가를 선택했을까.

 

이 소설에서 마지막 반전을 읽고 나는 깜짝 놀랐다. 누군가는 짐작했을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정말 단 한 순간도 생각해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나는 너무도 충실하게 12세의 시선을 따랐다. 어른의 문제를 1도 모르는 꼬마애를 따라가니 상상력이 빈약했나보다.) 어른의 시선으로 다시 한번 읽는다면, 아마 오랜 시간이 지나 은퇴를 앞둔 노인의 '이제는 아무것도 상관없어진' 나이라는 말의 깊이를 이해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무엇이든 상관있었던' 그 젊은 시기에 그의 인생은 또 누가 선택한 결과물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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