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현명한 부모가 꼭 알아야 할 대화법
신의진 지음 / 걷는나무 / 2012년 6월
평점 :
판매중지


신의진 선생님의 책을 제법 많이 읽었다. 산 것도 있고 빌려 읽은 것도 있고, 그러다보니, 이번 책을 읽고는 기존에 읽었던 책을 또 읽는 느낌이 들었다. 신의진 샘의 책을 많이 읽은 엄마에게는 비추. 그렇지 않다면 추천한다. ^^

엄마로서 꿈꾸는 몇 가지가 있다. 특히나 아들 둘의 엄마로서 꿈꾸는 미래의 장면중 하나는 제법 자라난 내 아들과 친구처럼 수다를 떨고 있는 장면이다. 둘이 있으면서도 마치 남처럼 뚱한게 아니라, 다정하게 서로 뭐에 대해서는 대화를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럴 수 있으려면 지금부터 아들과의 수다를 즐겨야지. 라는 마음이다. 사실 아직 유아기에 있는 아들들과의 대화는 그리 어렵지 않다. 잘 들어주기만 하면 아들은 무엇이든 이야기해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책에도 나와있듯이. 사춘기를 지나게 될 아들이 어느날 내가 들어오면 불편하다면서 방문을 닫게 되는 날이 올 것이고, 그 때 내가 제법 좋은 엄마로 성숙해있어서 방문을 제법 짧은 기간안에 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라는 것이다.

책에서 말한다. 아이와의 대화는 '말'로만 이루어져있지 않다고. 그리고 아이를 키워본 엄마라면 이 말에 공감할 것이다. 아이는 기가 막히게도 엄마의 바람과 기호를 눈빛에서, 표정에서 읽어낸다. 아이에게 말하지 않았어도 아이는 엄마가 자신의 어떤 모습을 좋아하는지 자기에게 어떤 기대를 갖고 있는지 이미 알고 있다. 그래서 기대를 채우려고 노력하기도 하고, 기대를 채우지 못해서 좌절하기도 한다. 현명한 부모라면 이런 아이의 마음을 눈치채고, 편안하게 하도록 이끌어주는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결국은 아이를 사랑하는 일로 되돌아간다. 누군가를 사랑하면 계속 보고있다가 그 존재의 사소한 변화를 알아채는 것처럼. 부모는 아이를 계속 지켜보다가 사소한 변화에서 발견되는 아이의 심리를 알아챈다. 현명한 대화란, 이러한 사랑에 기초한 관찰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닐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불을 가지고 노는 소녀 1 밀레니엄 (뿔) 2
스티그 라르손 지음, 임호경 옮김 / 뿔(웅진) / 2011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밀레니엄 1부를 읽으면서 리스베트에게 어떤 일이 생겼던 걸까를 고민해 보았다. 학대를 받은 것이 분명한 그녀. 그래서 1부를 다 읽자마자 2부와 3부를 몽땅 빌려 쟁여두었는데, 실수로 그만 3부 1권을 먼저 읽어버렸다. ㅠㅠ. 앞부분이 이상해서 어. 뭐지... 했었는데 뒤적거려보니 3부였던것. 그래서 본의 아니게 스포일러를 읽어버린 채 2부 1권을 읽어야 했다. 흑... 스릴러 소설을 이리 미리 읽는 허술함을 보이다니.. 너는 왜 그리도 치밀하지 못하는 것이냐... 스스로를 질책해가며 읽게 된 2부였다.

 

밀레니엄에 새로운 인물이 등장한다. 다그 스벤손과 미아베리만은 미카엘에게 한 건의 거대한 특종을 가져온다. 여자를 증오하는 남자들의 이야기이다. 어린 소녀들을 스웨덴으로 데리고와 성도구로 삼거나 파는 행위를 하는 남자들. 그 여자를 산 남자들. 그러면서도 사회적인 지위를 가지고 있는 그 남자들의 이야기였다. 갖가지 증거와 그에 걸맞는 고소를 준비해 놓은 이 커플은 그야말로 시한폭탄같은 존재였다. 그러나 그들은 그보다 더 무시무시한 시한폭탄을 건드려버렸으니 살란데르를 존재하게 했으며 동시에 그녀를 이토록 비참한 상태로 만든 장본인 살란데르의 아버지 살라첸코였다. 알려고 하는 것만으로 죽임의 대상이 되었던 이들. 그리고 묘하게도 살인범으로 지목된 이는 살란데르였다. !! 오로지 우연히 그렇게 되었지만, 따지고보면 우연만이라고는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로 인해 살인범이 되고, 그토록 가리고 싶어했던 자신의 존재 및 과거까지 모든 언론에 노출된 상태의 그녀. 미카엘은 그녀가 폭력적이기는 하지만 절대 그런 행동을 했을리 없다고 생각하고 밀레니엄의 인력을 활용해 개인적 조사를 해 나간다. 마찬자지의 이유로 밀턴 시큐리티의 책임자 드라간 아르만스키도 그녀를 돕기 위한 팀을 구성해 경찰에 협조하도록 하면서 은밀히 그녀를 도울 방법을 모색한다. 그리고 그녀가 증오하는 공권력인 경찰도 움직인다. 세개의 조사팀은 나름의 문제를 갖고, 또 나름의 목적과 방식을 활용하여 이 사건을 조사해 나간다.

 

그리고 가장 은밀하지만 빠르게 진행하는 조사가 있었으니 바로 살란데르 그녀의 조사였다. 그녀는 뛰어난 조사요원이었던 자신의 능력을 활용하여 이 모든 일이 어떻게 일어나게 된 것인지를 찾아내게 된다. 그리고 자신이 사랑하는 이들을 괴롭게 만든 그 모든 악의 근원을 향해 돌진한다. 그리고 간발의 차이고 그녀의 돌진을 감지한 미카엘역시 그녀가 돌진한 자리를 찾아간다. 이 두 사람이 이제 어떻게 이 모든 일들을 마무리하게 될지는 3부에서 이어지게 될 것이다.

 

1부에서도 그랬지만, 미카엘과 살란데르는 함께 일하는 듯 하면서 각자 일하고, 다른 방법을 사용해서 결국 같은 결론에 이른다. 2부에서도 역시 서로 약간씩 정보를 주고 받지만 각자 조사하고, 다른 방법으로 결론에 이른다. 이런 치밀한 구조가 독자에게는 긴장감을 갖게 하고 또 각각의 조사에서 구멍난 부분을 상상하는 즐거움을 갖게 하는 듯하다. 이제 나머지 법정싸움의 이야기는 어찌될지. 리스베트가 가장 못하는 분야인 이 사회성 문제는 어떻게 작가가 해결해 나갈지 기대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1 밀레니엄 (뿔) 1
스티그 라르손 지음, 임호경 옮김 / 뿔(웅진) / 2011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두 개의 이야기가 진행된다. 어느 지점에서 만날듯 만날듯하게 꼬이는 두 개의 DNA고리. 밀턴 시큐리티에서 시작된 리스베트 살란데르의 이야기와 밀레니엄 잡지사에서 일하고 있는 폭탄기사 전문(^^;) 미카엘 블롬크비스트. 중년의 편안한 인상을 가지고 있는 그와. 처녀지만 소녀의 몸을 가진. 누구도 편안하게 만들어주지 않는 그녀는 아주 묘한 조합이면서 동시에 독자의 흥미를 이끌어내는 데에 아주 적절한 조합이기도 하다.

 

이 추리소설을 잘 읽으려면 몇 가지의 스토리 전개를 머릿속에 그려놓아야 한다. 하나는 리스베트의 삶이고, 하나는 미카엘의 삶. 그리고 하나는 실종된 하리에트를 둘러싼 방예르 가문의 삶이다. 이 셋은 전혀 독립적으로 이어져내려오다가 이 소설에서 만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독자적인 각 이야기가 만나기 이전의 지점들을 잘 기억해 두자.

 

오랜 기간 여자는 남자들에게 필요한 대상이면서 동시에 소유하고 싶은 대상. 그리고 증오의 대상이었다. 그걸 그저 증오라고만 표현할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갖고 싶지만 어찌할 수 없는. 근본적으로 미숙한 인간들에게 생기는 자기파괴본능의 발현이. 비교적 쉬운 대상인 여자들에게 표출된느 것일까. 대개 여자를 괴롭히는 남자들의 특징이 감정미성숙아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아마 그런 듯도 하다.

 

이 작품에서도 여러 남자들이 등장하고, 그 남자들은 하나같이 여성들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남긴다. 가장 크게는 그녀들을 죽음으로 이끌어간다. 한 세대에서는 그것을 성경적 해석으로 덮어 정당화하려했고, 그 다음 세대에서는 그것도 필요 없이 그저 고통을 줄 수 있는 자신의 역할을 즐겼다. 어느쪽이든 미카엘의 해석대로라면 인간답게 살 기회를 놓쳐버린 이들의 어리석은 선택일 것이고, 리스베트의 해석대로면 그저 어쩔 도리없는 쓰레기일 것이다.

 

이 소설에서는 하리에트의 인생을 구해냈지만 못지않게 남자들에게 상처받은 영혼인 리스베트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그년느 어째서 이토록 단단한 껍질 안에 들어앉아 있게 된 것일까. 그녀 자신은 감추고 미카엘은 '장애'중 하나라고 슬며시 진단한 그녀의 능력은 어떻게 생기게 된 것일까. 아주 미래의 이야기는 작가의 유고로 기대할 수 없게 되었지만, 곧 읽을 수 있는 2부에서는 그녀의 이야기가 전개될테니. 또 밤을 새울 각오로 책장을 펼쳐 보아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리스인 조르바 열린책들 세계문학 21
니코스 카잔차키스 지음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에 대한 리뷰를 쓸 수 있을까 고민을 해 보았다. '책은 도끼다'를 읽고 거기 소개된 책들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에 집어들게 된 책이었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빠져들게 되었다. 사실 이 책을 추천하는 사람들은 많았다. 조르바를 읽어봤느냐고 물어보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리고 결국 내가 읽게 되었을 때 이 책은 한번으로는 도저히 말해낼 수 없는 깊음을 지닌 책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한 사람의 영혼에 대해서 그의 영혼과의 만남에 대해서 이렇게 아름답게 기록할 수 있을까 싶었다. 온갖 경험을 지니고도 여전히 어린 아이의 영혼을 지니고 있는 조르바. 그에 비해 경험은 부족하지만 책으로 온갖 것을 익힌 주인공. 마치 한 영혼이 지식과 육체로 나누어진 것 같은 둘은 그들이 조화로울 때와 그들이 불협화음을 일으킬때를 번갈아가며 고무줄이 늘었다 줄었다 하는 것 같은 율동감을 느끼게 해 주었다.

 

조르바는 어떤 것도 가르치려 들지 않았지만 주인공은 많은 것을 그를 통해 배웠다. 삶이란 것은 삶을 만지고 느끼는 사람에게 보다 너그러운지도 모르겠다. 경험이라는 것도 그것을 온 몸으로 받아들인 이에게 더욱 가치있는 것일게다. 조르바는 세상에 없는 인물이다. 누구도 그처럼 삶을 씹어먹기 쉽지 않을테니까. 이제 우리 문명 속에서 배움을 가치로 여기고 사는 사람들에게 역시 그는 의미있는 우리 한 쪽 영혼으로서 말을 건네주지 않을까. 그대에게 내 맛있는 수프를 만들어 드릴테니 자신과 함께 하지 않겠느냐고. 그렇게 우리가 원하는 어떤 것을 들고 나타나는 우리 영혼의 친구를 만나게 된다면 곧 손을 내밀어 잡을 일이다. 그리고 어쩌면 그것이 바로 이 책일지도 모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보르헤스, 문학을 말하다 - 개정판 르네상스 라이브러리 3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지음, 박거용 옮김 / 르네상스 / 2008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예술은 우리가 시를 읽을 때마다 생겨난다." p. 16

 

보르헤스를 알게 된 것은 어느 날 누군가의 입을 통해서였다. 정확한 맥락을 짚어낼 수는 없지만 어느 대화에 인용되었던 그의 이름을 듣고 막연히 저 작가의 글을 읽어봐야지 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의 글을 찾아 읽은 후에는 다시 그의 글들을 '모두' 읽어야지 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 결과 읽게 된 책이 바로 이 책이다. 그의 강연을 모은 책. 그의 살아있는 입말이 담긴 책. 그리고 읽으면서 계속 나로 하여금 여러가지 욕구를 샘솓게 만든 책.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이것이었다. 영어를 잘했으면도 아닌 영문학을 알았더라면. 제대로 하려면 절대적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저 욕구로 끝나버릴테지만 그렇더라도 은근히 바라게 되었던 것이었다. 그랬더라면 그의 강의를 읽으면서 좀 더 감동받지 않았을까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문학을 모르더라도 이 책은 문학 전반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이 읽는다면 지적인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특히 은유에 대한 강의가 재미있었다. 그가 삶을 문학으로 사는 것이 어떤 것이구나를 알게 해주었달까.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단어들은 사실 은유의 한 형태이며, 또 그렇기 때문에 언어로 이루어진 우리의 삶 전체가 결국은 은유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을 깨닫고 사는 사람의 삶은 또 얼마나 문학적일까. ^^ - 무수히 많은 은유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그의 계산은 움베르토 에코의 전날의 섬에 나오는 은유상자를 떠올리게 했다. 무작위 단어들을 서로 배열해서 묶어 은유를 만들어내는 기계인 은유기계는 한편 우스꽝스럽지만 한편 매우 진지하게 그럴듯하지 않았던가!

또 하나의 욕구는 이것이었다. 아마도 이건 전 것보다야 좀 쉬울지도 모르겠다. 그가 강연에서 사용한 것처럼 자유롭게 문학 작품을 인용할 수 있게 되는 것. 해설에 보니 그의 기억력은 진정 대단했다고 하는데 그건 단지 기억력의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사랑했는가의 문제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말미에 들었다. 사랑하는 것은 오래 기억하기 마련이니까. 그래서 자기 문장은 기억하지 못했는지도 (^^) .

 

그의 강연이 쉽게 읽히지는 않았다. 유머있는 글이기 때문에 심지어 중간중간 낄낄대며 읽었는데도 그랬다. 자세히 설명한 글이아니라 읽으면서 어느정도는 느끼고 어느 정도는 스스로 이해해야 다음 문장으로 넘어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르헤스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문학을 느끼고 싶은 사람이라면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