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아파트 경비실에서 찾아온 택배 속에 더불어숲 후배 영재의 멋진 선물이 있었다. (영재, 고맙다!)




좌측 텀블러에 새겨진 '더불어숲'은 별도의 해석이 필요 없을 만큼 유명한, 사람 개개인이 나무가 되어 숲을 이루자는 연대의 의미이자 신영복 선생님과 함께하는 우리들의 모임 이름이고, 우측 텀블러에 새겨진 夜深星逾輝(야심성유휘)는 '밤이 깊을수록 별은 더욱 빛난다'는 따뜻한 위로의 문구이다. 신영복 선생님은 밤하늘을 이야기 하시면서 동시에 어두운 밤을 걸어가는 수많은 사람들을 위한 위로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으셨던 것이다. 얇은 옷으로 만나는 정직한 겨울의 만남과 같이 그러한 정직함 혹은 우직함이 일으켜 세우는 깨달음에 관한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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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수가 누군지는 모른다.
녀석이 나에게 문자를 보내기 전까지 난 녀석을 몰랐다.
진수의 휴대번호는 신변보호 차원에서 무작위로 뭉개버리도록 하겠다. 물론 똑똑한 사람들은...



모르는 번호로부터 문자가 왔다. 진수라는 학생이 공부 하려는데, 시험 범위를 까먹어서 친구에게 보낸다는게 실수했나 보다.



난 진수가 제대로 연락해서 시험을 잘 볼 수 있도록 도저히 녀석의 친구가 될 수 없는 내 나이를 알려주었다.

 

 

아, 진수는 내 전화번호를 수빈이 번호로 착각하고 있었던 것이고, 내 친절한 안내를 장난으로 받아 들였던 것이다..


 

난  잠깐 수빈이의 마음을 담아 애정을 표시 하고, 역시 수빈이의 진짜 휴대전화번호를 확인할 수 있도록 힌트를 주었다.

 



아! 수빈이는 여학생이 아니라 남학생이었던 것이고, 사랑의 메시지에 게이 취급으로 맞서는 순박한 진수 총각이다.


더 이상 순진한 진수가 헷갈리게 해주고 싶지 않아서 나는...  녀석에게 전화를 걸었다.
거침없는 문자 보내는 능력과 달리 배짱 없는 녀석은 내 목소리를 듣자마자 쫄아서 전화를 받자마자 끊어버렸다.

어쨌거나 진수랑 수빈이가 이 헤프닝으로 더욱 가까이 지내길 바라며... ^^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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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양물감 2009-04-23 0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하...이런이런...
저도 가끔 잘못 온 문자(특히 약속이나 그런거) 있으면 메시지를 보내주는 편인데 이렇게 답장이 오가는 일은 없어요....

무해한모리군 2009-04-23 0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넘 친절하세요 ㅎㅎㅎ
센스가 넘치는 문자라 장난일줄 알았나봐요~

비로그인 2009-04-24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순오기 2009-04-27 0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친절한 아저씨군요.^^

2009-04-28 21: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에샬롯 2009-05-30 2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재미있어요.^^ㅋ 진수야 번호 넘겨..ㅋㅋ
 

4월1일자 신문만평, 하나는 조선일보 것이고 하나는 한겨레 것인데 조선일보는 검찰을 의심하고, 한겨레는 노통을 의심하는 모양새가 즐겁다.

조선일보 

[조선만평] 2009년 4월 1일자  

 

한겨레 

[한겨레만평] 2009년 4월 1일자   

 

만우절이라 그런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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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어제 내린 눈 취급 받았던 민주주의...

상암동이 그렇게 웅장하고 위풍당당함을 유시민 선생님 덕분에 처음 알았다.
더구나 오세훈 서울시장이 삼암동에 133층 빌딩을 세우겠다고 공포한 날이기도 했다.
버스에서 내려 오마이뉴스 본사가 있는  웅장하고 위풍당당한 거대한 건물에 들어설때까지만 해도 기분은 좋았다.
존경하는 유시민 의원을 만난다는 것과 놀랍도록 멋스러운 변화된 상암동에 첫발을 디뎠다는 그런 기분 말이다.
18층에 오마이뉴스 회의실로 들어설 때 좀 당황스러웠다.
저녁7시 시작하여 9시가 넘어 끝날 행사라면... 특히, 보통의 직장인을 대상으로 초대했었다면 적어도 빵 한 조가리 물 한 컵이라도 준비해 뒀어야 했다고 본다. 수 백명이 모인 것도 아니고, 불과 몇 명 되지 않는 사람을 모아 굶겨 놓고 시작하다니... 돈이 필요하다면 참가비 10,000원이라도 더 냈을 것이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2009년3월30일의 놓쳐버린 저녁식사 시간이 유쾌하지 않았다. 다들 굶는 게 정상인데, 혹시, 나만 유별나단 말인가? 

▲ '후불제 민주주의(돌베게 펴냄)' 저자인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30일 저녁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열린 알라딘 독자 초대 토론회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 유성호
 

크지 않은 체구지만 그 거대한 건물에 비겨 전혀 위축되지 않는 기품... 
명료한 어투, 날카로운 눈빛으로 다리를 꼬고 앉은 유시민과의 대화는 알찼다.
김어준의 짓궂은 연발성 질문에 말려 들지 않으면서 자신의 할말을 다 하는 모습이 좋았고, 역시나 무거운 자리를 즐거운 엔터테이먼트 공간으로 포장해 주는 김어준도 빛났다. 가끔 유시민의 지지자인 듯한 사람들이 '그만하라'고 말리는 촌스러운 시위성 멘트를 날리기도 했지만  김어준은 굴하지 않고 멋지게 분위기를 이끌어 갔다.

자연인 유시민의 호칭은 본인의 희망에 따라 가장 만만한 유시민 선생님으로 결정되었다.
취향에 관한 집요한 질만에 배종옥을 좋아하고, 가지런한 생머리에서 여성미를 느낀다는 유시민 선생님...
야동도 안보지 않는다는 답변에 이어지는 집요함은 분위기를 부드럽게 하는 요인이었을 뿐...

후불제 민주주의를 읽어 본 사람들은 다들 느끼겠지만... 토론회 내용도 별반 다르지는 않았다.
진화심리학 관점에서 지금은 그래도 견딜만 하다는 위로...
후불제 민주주의 국가에서 현 정부는 고지서 정부라고 비꼬는 김어준에게 비약하지 말자는 위로...
지난 정권때 좋은 것은 당연시 하며 +알파만을 쫓아 경제성장을 부르짖는 사기에 농락당한 국민들에 대한 아쉬움...
지난 수십년간의 노력으로 일궈놓은 민주주의를 어제 내린 눈 취급하는 국민들에 대한 아쉬움...
눈 내릴 때는 좋았지만 눈 내린 다음날 질퍽질퍽 해진 집앞 도로를 보면 짜증나는 심리 같은 아쉬움...
국민의 정치적인 사행심이 뽑은 2MB 정부에 대한 아쉬움을 경험하면서 스스로 국민의 마음을 사로 잡을 수는 없을지라도 국민들의 열망은 파악할 수 있다는 자부심 같은 책임감...



내 앞에 앉은 어떤 이가 물었다.
지난 정권은 무책임 했다고, 그많던 사정기관이 BBK 하나만 해결했어도 이 정부는 탄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울분을 토했다.
유시민은 대답했다. 모든 것을 다 놓아버렸기 때문에 2MB도 그나마 그 반밖에 쥐고 있지 않은 것이라고... 현정부는 지난 정부가 국민들 버릇을 잘못 들여 놨다고 하는 것이 바로 그 결과다라고... 박 미네르바의 구속에 대한 국민적 반대여론도 그런 성과물의 하나라고...
너무도 독선적이기에 '진정'이란 표현을 싫어하는 유시민 앞에 스스로 자신이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다는 정치이라며 나설 수 있는 사람은 누가 있을까?
젊은 친구 하나가 이명박 정부의 행태에 분노하며 자신의 감당하기 힘든 스트레스를 어찌하냐고 했을 때 김어준이 거들었다.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이 정부는 투명정부랍니다. 뭐하려는지 속셈을 알 수 없는 행동이 하나도 없어요. 그냥 9시 뉴스 앞부분은 보지 마세요." 라고...

힘이 되는 책이나 용기를 주는 그 무엇을 물었을 때,
자긍심을 갖되 남도 존중하면 그 어떤 책이나 위로 보다 힘이되고 용기를 강하다는 마무리...

저녁에 빈속으로 토론회에 참석했다가 귀가하니 11시10분...
주최측도 고생은 했겠지만... 입장 바꿔 생각해 보자.
아무리 좋은 내용이라도 저녁 식사를 할 수 없는 어정쩡한 시간은 어제가 마지막이 되기를...
난 8시가 좋더라~ 초코파이라도 주던가...

(점심 먹고 후다닥 쓰느라고 부족한 글... 용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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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04-01 0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토론회가 될 뻔했는데~ 초코파이 하나 준비하지 못한 주최측의 무성의로~ 그랬군요.ㅜㅜ주최자들은 일찍 저녁식사를 했기에, 직장 끝나 곧바로 올 분들을 배려하지 못했겠죠?^^
'거꾸로 읽는 세계사'를 생각하면 유시민씨, 참 좋아했는데...
유시민, 김어준 두 분 다 사인이 멋지군요.^^

동탄남자 2009-04-01 23:46   좋아요 0 | URL
몸은 하나인데 갈 곳은 많은 생활...
제가 순오기님 대신 다녀왔다 생각하시면 될 것입니다.
행복한 봄 되세요~ ^^

승주나무 2009-04-01 2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중찬 님 안녕하세요. 지난 번에 예스24와 알라딘에서 정론매체 의견광고에 참여했던 승주나무인데, 말씀하신 '젊은 친구 하나'가 바로 접니다.ㅎㅎ 여기서 뵈니 반갑습니다.
이런 우연이 있네요.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덕분에...

동탄남자 2009-04-01 23:44   좋아요 0 | URL
언젠가 서울 북서쪽에서 승주나무님을 뵐 수 있으리란 막연한 기대가 있었습니다. 조만간 마주보며 식사할 날이 올 것 같군요. 건강한 봄 되세요! ^^

하양물감 2009-04-03 1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투명정부라는 말이 참 절묘하네요.
 

굴욕에 대해 묻다 
 

밥을 먹다가 아내가 물었다 

굴욕에 대해 아느냐고 

나는 

이러저러하게 대답하였다 

아직 냉전중이어서 

조금 굴욕적이었다 

밥을 먹다가 아내가 말했다 

굴욕은 밥을 깨작깨작 먹는 것이라고






- 박철 시집 '불을 지펴야겠다 48쪽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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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04-01 0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알 것 같은데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