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부 조직들에게 : 여러분은 여러분이 가진 모든 것을 주었습니다 우리는, 대화가 진행되는 동안 묵을 장소에서뿐 아니라 우리가 도착하고 떠나는 길에서도, 우리의 생명과 자유를 비정부조직들에게 일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그들에게서 우리가 열망하는 미래를, 시민 사회가 진정한 정의를 구현하려는 그리고 자신의 힘으로 전쟁뿐 아니라 군대까지 필요없게 만드는 미래를, 그리고 어떤 정치적 경향을 가진 정부든 그것이 자유롭고 민주적인 시민 사회의 끊임없는 철저한 감시 아래서 움직이는 미래를 보았기 때문입니다. -197쪽쪽
그래, 우리는 전문가란다. 그러나 우리의 전문은 희망이지. 우리는 어느 화창한 날 군인이 되기로 결심했단다. 언젠가는 군인이 필요없는 날이 오도록 하기 위해서. 말하자면 우리는 스스로 우리의 목숨을 끊는 직업을 선택한 거지. 왜냐하면 그 직업의 목표는 없어지는 거니까. 언젠가는 아무도 군인이 될 필요가 없도록 하기 위해 군인이 된 군인들이니까. 알겠니?-220쪽쪽
그리고 공교롭게도 우리, 더 이상 군인이 되고 싶지 않은 군인들은 책이나 여러 이야기에서 ‘애국심’이라고 부르는 것을 가지고 있단다. 왜냐하면 우리가 ‘우리 나라’라고 부르는 것은 책에나 나옴직한 모호한 관념이 아니라, 살과 피를 가진, 고통과 괴로움과 슬픔을 가진, 그리고 활짝 갠 어느 날엔가는 결국 모든 것이 변할 거라는 희망을 가진 거대한 몸이기 때문이지. 우리가 원하는 나라는 또 우리의 크고 작은 실수들 속에서 태어날 게 틀림없어. 우리 몸이 완전히 지치고 부서지면, 그 안에서 틀림없이 새로운 세상이 나올 거야.-220쪽쪽
그런데 우리가 과연 그 새로운 세상을 볼 수 있을까? 하지만 그게 중요한 것일까? 나는 새로운 세상이 탄생하리라는 걸 아주 확실하게 아는 것만큼 그것이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다고 봐.-220-221쪽쪽
오래 전에 죽은 사람들과 앞으로 영원히 죽을 사람들을 위해, 오늘 살아 있는 사람들과 앞으로 영원히 살 사람들을 위해 -221쪽쪽
더 이상 군인이 필요없기를 바라는 군인이 되는 것은 아주 간단해. 우리 내부에 있는 아주 작은 희망에, 지금은 아무것도 가진 게 없지만 결국에는 모든 것을 갖게 될 수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가슴속에 맡겨 놓은 희망의 목소리에 그대로 따르기만 하면 돼.-221쪽쪽
우리는 제멋대로 무성하게 자라는 압제자에 대한 증오의 나무를 ‘싸우고 해방하는 사랑’으로 돌봐야 한단다.-222쪽쪽
우리는 붉은 별들이 뜨고 지는 동안 두려워해서는 안 된단다. 항복하는 것, 다른 사람들은 계속해서 가고 있는데 우리 자리에 남아 쉬고 있는 것, 다른 사람들은 싸우고 있는데 잠깐 휴식을 취하는 것, 다른 사람들은 불침번을 서고 있는데 잠을 자고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어느 것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단다.-222쪽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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