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특별법 시행된 지 한 달이 지났다.2004/11/04 15:10

 

뒤로는 뭐라고 할 지는 모르겠지만, 앞에서는 성매매 여성들의 자립을 돕고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성매매특별법 자체를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다. 그렇지만, 이런 저런 말들을 들어 보면, 반대한다고 말하는 것과 다름없는 말들도 있다.

 

남성의 성욕은 어떻게 ????

 

남성은 그 동안 여성의 몸을 거리낌 없이 지배해왔다(강자에 의한 약자의 지배가 정확한 표현일 수도 있겠다. 여기서는 그냥 남녀로 구분한다).

여성의 몸을 제멋대로 지배하고 지배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똘똘 뭉친 남성들은 매우 그럴듯한 논리를 생각해 냈는데, 그게 바로 주체할 수 없는 본능이라는 것과 본능의 억제는 불행을 자초한다는 말이다. 과연 그럴까 ? 하는 의문에 그 어떤 합리적인 이유를 대지 못한다. 
남성들은 참 한심하다. 어떻게든 여성보다 우월함을 입증하려고 바득바득 우기대면서도 성욕에 관해서는 겨우 본능에 호소하며 어떻게 하느냐고 하소연을 해대니 말이다.
여하둥둥, 남성들의 성욕이 억제(억제라는 말도 그렇다. 여기서 억제는 마치 마땅히 해야 할 것인데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는 뉘앙스를 준다. 이 또한 남성들의 음모스런 용어 선택인 듯하다. 내가 너무 과민한가 ?)되면, 뭔가 큰일이나 난 것처럼 말하지만, 내가 보기에, 성욕은 인간이 가진 욕구 중에서 크게 떠들고 할 만한 것은 못된다. 그리고, 성욕을 어찌하지 못한다고 해도 사는 데 아무런 지장도 없어 보인다(옛날에 이런 이야기를 해 준 녀석이 있다. 여자친구와 함께 텐트를 들고 산에 오르는 목적은 오로지 "일"을 벌이기 위해서였단다. 그런데, 산에 오르고 나니 지쳐서 밀려오는 잠에 취해 쓰려져 잤단다. 그의 불타는 성욕은 수면욕 앞에서는 아무 것도 아니었음이라.........)
따라서 당연히 난, 정말 성욕을 해소하지 못했다는 그 자체만으로 사는 데 지장이 있다는 예를 들어본 적이 없다. 오히려, 남성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남성에게 주어진 성적 권력을 누리지 못했다는 망상에 사로잡힌 남성이 저지른 사건사고들만을 늘 접하고 있을 뿐.....

 

남성의 성욕 억제는 범죄를 부른다 ????

 

졸라 짜증나는 말이다. 반복되는 말이지만, 남성들의 성욕이 어쩌고 하는 말들은 여성의 몸을 제멋대로 지배하고 싶어하는 생각에서, 남성들이 만들어 놓은 말에 불과하다. 다시 말해, 여성의 몸을 제멋대로 지배할 수 있고 지배해야 한다는 망상에 빠진 남성들의 말장난에 불과하다는 게 내 생각이다.

모든 사람이 맨날 서로 두들겨 패고 싸우지 않으며 또 남의 물건을 훔치지 않는다. 그런 범죄가 발생했다고 해서 폭력성이나 훔치고 싶은 마음이 인간의 본능이라고 말하지 않으며, 그런 것들을 억압하여 그런 결과가 나온 것이니, 억압하면 안 된다고 말하지도 않는다.

생각해 보자. 예를 들어 서로가 서로에게 호감을 가지고 친밀감을 느끼기 때문에, 남녀가 서로의 성적자기결정권을 인정하면서 서로의 정신세계와 몸을 결합시키는 가는 과정이 사랑과 섹스라는 생각이 무지 오랫동안 지배적인 관념이었다면, 그런 말이 감히 나올 수나 있을까 ?

 

스스로 선택한 직업이라면 인정해야 한다 ????

 

자본주의 사회에서, 육체적인 능력이던 정신적인 능력이던 자기가 가진 능력을 팔아서 먹고사는 사람을 노동자다. 그 능력(노동력)은 돈으로 사고 팔 수 있는 상품이다. 노동력이 들어가서 나온 상품도 사고 팔린다. 그 외에도 사고 팔 수 있는 모든 것들 - 심지어 인체의 일부도 상품이 될 수 있다 - 그렇다면 성도 상품이 될 수 있고 그렇기에 성매매를 하는 사람들도 노동자로 볼 수 있을까 ? 누구나 다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즉 먹고살기 위해서 노동력을 팔아서 먹고산다. 그렇다면, 성도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사고 판다면 허용돼야 하나 ?

성욕이 본능이라고 한다면 그리고 모든 사람이 가진 본능이라면, 서로가 서로에 대해 친밀한 감정에 이끌려 육체적 접촉을 가지면 될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의 몸을 강제(그 수단이 무엇이던)로 지배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미리부터 대가관계가 형성되어 있는 성매매는 매우 자연스러운 본능에 따른 모습은 아닐 게다. 결국 대가관계는 주로 여성의 몸에 대한 남성들의 성적 지배가 아닐까 ? 이는 자연스런 본능의 표현과 만족과도 배치된다. 남성들에게는 만족스러울 지도 모르나, 여성에게는 대가 외에는 그렇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요컨대, 인간의 자연스런 성욕이 서로에 대한 애정과 친밀감, 이해와 배려 속에서 만족될 수 있는 사회라면, 대가관계가 수반된 성매매는 설 자리가 없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이런 생각에서 보면, 성적자기결정권을 가진 여성의 성매매 허용 주장은 수긍하지 어렵다.

 

음성적으로 더 확산되니 걱정이라는 말도 있었지만, 설사 그렇게 되더라도, 업주를 위한 성매매를 방관해도 좋다고 할 수 없다. 단속해야겠다고 한 이상, 단속은 계속하면 그만이다.

 

난 기본적으로 노동력을 어쩔 수 없이 사고 파는 그런 사회가 되지 않았으면 하고, 그런 사회로 갈만한 물질적인 조건은 어느 정도 갖추어졌다고 본다. 입고 자고 먹고 적당히 즐길 수 있을 만큼 생산력이 발전했기 때문이다. 특정인과 특정 집단, 특정 국가로의 부의 축적이 없다고 가정하고, 부의 축적을 위해 고민하면서 쓸데없는 경쟁을 해대지 않는다고 또한 가정하면, 그렇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생산력의 쓰임새를 바꾸어 놓은 생산관계나 의식 구조까지 형성된다면, 아니 형성되어 가기만 한다면, 내 머리속 생각과 현실과의 거리감도 좁혀지지 않을까 싶다. 의식의 변화가 없다면, 그리고 의식의 변화를 뒷받침해줄 만한 사회구조가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논란의 정도에 차이가 있을 뿐이지 그 어떤 방법으로도 성매매를 근절시킬 수는 없을 것이다.

 


   마주보며말하기 2004/11/04

이 글은 단번에 쓴 글이 아니고, 제대로 정리되지 않아서 조악함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다만, 내 컴에 계속 저장해 두지 않으려는 생각에 이곳으로 옮긴다.
   마주보며말하기 2004/11/04
또 삼천포로 빠지면, 자동차나 냉장고 휴대전화기 등등 기본적인 기능에 충실하게 만들어지면 그만인 것을 왜 그렇게 너나 할 것 없이 거기서 거기인 것을 만들고 버리고 하는 짓을 반복해대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따로 쓰는 광고비며 개발비며 다 합쳐서 수십 년을 써도 좋은 것 하나만 만들어 내면 그만인 것을 말이다.
난, 그런 것을 보면서 자본주의는 비효율적인 경제체제라는 생각을 늘 하게 된다. 삼각형 대열로 한 곳을 향해 나아가게끔 하여 결국 그 중에 일부를 권력의 틈바구니에 끼워주면서 그렇게 사는 것이 삶이다라고 우리를 세뇌시키는 의도가 무엇인지를 알게 되면, 더욱 그렇다. 그처럼 바보 같은 짓이 어디 있는가 ?
다 같이 나누면 세상이 망할 것 같이 말하지만, 그렇게 된다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소련, 동유럽, 북한, 중국의 모습을 보면서 그런 근거를 찾으려 했다면, 그것은 헛다리짚은 것이다. 그 국가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거나 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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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케 현상 2004-11-05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주로 들은 성매매법 반대논리는 성매매여성들의 생계문제, 직업에 대한 차별, 음성화, 자본주의 사회가 모든 것의 상품화인데 왜 본질을 외면하고 성상품화를 문제삼는가 뭐 이런 것들이던요

숨은아이 2004-11-05 1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스로 선택한 직업이라면 인정하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나는 "진정으로 성매매를 원하는 여성은 없다"고 생각해왔다. 성매매 여성은 속아서 그 일을 하게 되었거나, 자발적으로 일을 시작했다 하더라도 막상 하게 된 후에는 너무 힘들어 그만두고 싶지만 빠져나갈 방법을 모르거나 용기가 없어 그만두지 못할 뿐이라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이러니저러니 막연한 예단만 할 게 아니라, 경찰이나 여성부에서 정말 깊숙이 들어가 실태와 인식을 조사해야 할 것 같다. 남들이 멋대로 인생을 재단하는 것은 옳지 않다.

숨은아이 2004-11-05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명한산책님 : 생계 문제는... 사회에서 계속 노력하는 수밖에 없을 테지요 -ㅂ-;;; 직업에 대한 차별 문제는, 그럼 도둑이나 사기꾼은 왜 직업으로 인정하지 않느냐고 반론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것도 기술인데 말이죠. 음성화, 상품화 문제는, 사회의 규범을 경제 논리로만 판단할 수 없다고 반박할 수 있지 않을까요. 지금까지 자본주의는 분배, 인권 신장, 소수자 보호 등을 주장하는 사회주의 운동의 영향을 받으며 변화해 왔잖아요. "자본주의는 원래 그래"라는 말은 도덕이나 존중심을 완전히 무력화시키는 말 같아요. 그럼 그런 자본주의에서 살기 때문에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한단 말인가? 하는 생각입니다.

릴케 현상 2004-11-05 1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옥 같은 말씀^^

숨은아이 2004-11-05 1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 무슨... (^^)a

숨은아이 2004-11-08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떤 점이 재미있으신가요? ^^

숨은아이 2004-11-12 16: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모르겠어요. (--)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