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람을 뜻하는 두 글자 河(하)와 江(강)은 원래 중국 대륙을 가로지르는 두 큰 물줄기, 황하와 장강을 가리키는 고유명사였다.
河 : 중국어로는 "커"라고 발음하는데, 물이 콸콸 흐르는 걸 표현하는 의성어에서 나왔다고 한다.
江 : 장강(長江), 곧 양쯔강. 그리고 협곡과 같이 좁은 곳을 흐르는 물줄기를 가리켜 江이라고 했는데,
나중에는 꼭 그런 뜻으로만 쓰이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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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건적이 누런 수건을 두른 이유 : 중국인들은 黃帝(황제)를 자기네들 시조로 본다. 황제는 음양오행설의 다섯 가지 원소 중 土(토 : 흙)의 기운을 받아 나라를 일으켰다고 한다. 그리고 중국 역사상의 각 나라는 앞 시대의 기운을 이기는 기운을 띠었다고 한다. 곧 아래와 같다.
夏(하나라) - 土의 기운
殷(은나라) - 木의 기운(木이 土를 이김. 나무가 흙을 뚫고 나오듯이.)
周(주나라) - 金의 기운(金이 木을 이김. 쇠로 만든 도끼가 나무를 베듯이.)
秦(진나라) - 火의 기운(火가 金을 이김. 뜨거운 불이 쇠를 녹이듯이.)
漢(한나라) - 水의 기운(水가 火를 이김. 물이 불을 꺼뜨리듯이.)
그리고 물의 기운을 띤 한나라를 이길 수 있는 것은 다시 흙의 기운을 띤 세력인데, 흙(土)의 색깔은 누런색이다. 따라서 황건적은 음양오행설에 따라, 자신들이 한나라를 이길 수 있는 흙의 기운을 받은 세력임을 나타내려고 누런 수건을 두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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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행을 방위로 표현하면 이렇다.
북=水(물)=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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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金(쇠)=白(백) ━ 중앙=土(흙)=黃(황) ━ 동=木(나무)=靑(청)
┃ (* 고대에 靑색은 푸른색을 뜻했다.)
남=火(불)=赤(적)
그런데 여기에 仁(인) 義(의) 禮(예) 智(지) 信(신)이 결합된다.
동 서 남 북 중앙
그래서 동대문은 흥인문(興仁門), 서대문은 돈의문(敦義門), 남대문은 숭례문(崇禮門)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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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지부지하다"는 말은 한자어 諱之祕之(휘지비지)에서 나왔다.
諱 휘) 피할
祕 비) 숨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