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을 맞으며 동사무소에 들렀다가 발길을 돌리며 쌍소리를 속으로라도 해 본 사람은 알리라..
왜 공무원들은 11월부터 다음해 2월까지는 오후 5시까지만 일하는 거야 ? 다른 사람들은 대개 6시까지 하루 8시간을 일하는데 말야. 그렇다고 그 때는 공무원들 월급이 적냐고 ? 똑 같아. 다른 때랑..
그럼 뭔가 이상한 거 아냐 ? 맞다. 이상하다. 이상해도 한참 이상하다.
우선, 여기서 공무원은 꼭 공무원만을 말하지 않는다. 준공무원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일하는 공공기관 중 일부도 그런 것으로 알고 있다. 국민연금관리공단 같은 곳이 그 예다.
그렇게 단축 근무를 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명확히 근거로 남아 있지 않는 것 같으나, 듣기로는 과거에 어려운 전력 사정을 감안하여 해가 짧은 동절기에는 밤에 일하느라 불을 밝혀 전력을 소모하지 말고 퇴근해야 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것 말고는 달리 이유될 만한 것이 없을까 ? 그 이유도 참 가관이지만 시대 상황이 그렇다니 그냥 봐주자.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 겨울에는 쉬어라~"(퍽, 돌 날라온다)
그런데, 지금도 그래야 하나 ?
공무원 여러분, 어때요 ? 그냥 둘 만한 근거가 있나요 ? 있다면 말 좀 해 주세요.
난 공무원이 법이 어쩌고 제도가 어쩌고 하면서 그 법과 제도의 타당성에 대해서 따져 보지 않는 모습을 보일 때 제일 짜증이 나요.
예를 들어 볼께요.
3년전 난 동사무소에 가서 전세계약서 확정일자를 받으러 갔었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으나, 당시 담당자는 내 계약서에 도장이 아니라 지장이 있어서 확정일자를 찍어줄 수 없다고 했다. 당시의 계약의 효력에 대해 알아 ? 지장 찍으면 계약의 효력이 없어 ? 도장보다 더 확실한 게 지장 아니여 ? 난 따졌다. 공무원 왈, 전 몰라요. 그렇게 지침이 내려졌어요. 확정일자의 진정성, 계약서의 진정성은 법적 다툼이 있을 때 법원이 판단할 문제이나, 법적으로도 지장이라고 해서 계약의 효력을 부정할 수는 없고, 확정일자의 진정성을 다투는 데 있어서도 지장 그 자체가 문제될 이유는 전혀 없다. 그런 지침이 내려오면, 한번쯤 그 지침에 대해 따져보고 살펴보아야 할 것 아닌가 ? 그저 법이 그러니 제도가 그러니 하는 말을 들을 때는 그냥 울화가 치민다.
그만 하자. 그 외에도 몇개 더 들 수도 있는데, 그렇지 않아도 오늘같이 우울한 날 괜히 더 화날 것같아 참는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공무원 여러분, 5시에 퇴근하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다면 바꾸자고 먼저 말합시다. 그래서, 올 겨울에는 6시에 가도 얼굴 보도록 합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