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스 - 매와 소년
배리 하인즈 지음, 김태언 옮김 / 녹색평론사 / 1998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2002. 8. 31배리 하인즈 지음, <케스-매와 소년>, 녹색평론사 2000년 가을, 종로서적에서 충동구매한 책입니다. 마크 트웨인의 책들을 사면서 집어들었던 책이지요. 2002년 8월 중순, 고구려 유적 답사 갈 적에 이동 시간이 꽤 많으리라 생각하고 그 사이에 읽으려고 챙겨 넣었는데, 책을 집중해서 읽을 시간은 거의 없었습니다. 이동 시간이 길기는 했지만 아침 일찍부터 저녁까지 강행군으로 다녔던 여행이라, 버스나 기차 안에서는 기진맥진 늘어지기 일쑤였거든요. 영국의 배리 하인즈(Barry Hines)가 쓴 이 소설의 원제는 <A Kestrel for a Knave>입니다. 1968년에 처음 출판되었고, 그 후 10년 넘게 해마다 한두 차례씩 쇄를 거듭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선 녹색평론사에서 1998년 8월 처음 펴냈고, 11월에 2쇄를 냈습니다. 아주 진한 어둠이 느껴지는 책, 무미건조한 문체가 뒤러의 동판화에 나오는 검은 펜선을 연상케 하는 소설입니다. 진창에 처박힌 흑요석 같은 작품이에요. 특히 수업시간에 허구, 터무니없는 이야기를 적어내라는 선생님 말씀에 주인공 빌리가 쓴 이야기는 정말 충격적이지요.중간중간 번역이 좀 뜨기는 하지만 (그러니깐 무슨 말이 착 감이 오지 않는 어설픈 번역이 군데군데 있습니다. 어휘라든지 문장에.) 번역자의 글이 이 책을 아주 잘 소개했기 때문에 그대로 옮겨 봅니다. -옮긴이의 말- 빌리 카스퍼는 종합중학교(comprehensive school) 과정의 졸업을 앞둔 소년이다. 빌리 몫의 우유까지 마셔버리고 빌리의 자전거를 타고 일터에 가버리는, 아버지가 다른 형이나 집안을 돌보지 않는 어머니는 가족이라 기보다는 부담스러운 동거인일 뿐이다. 아무에게도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이 소년은 그래서 신문을 배달하면서 기회가 있는 대로 먹을 것을 훔쳐 아침식사를 해결하는 등 스스로 생존 하는 방법을 터득하고 있다. 학교에서 빌리는 열등생들의 학급에 속해 있다. 대부분의 선생들에게 이 '멍청이'들은 그저 귀찮은 존재이거나 자신들의 힘을 과시할 수 있는 대상일 뿐이다. 빌리에게 분명한 것은 자신은 형처럼 광부가 되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빌리는 동물들을 잘 다룰 줄 안다. 축구장에 뛰어 들어온 떠돌이 개를 다룰 수 있는 것은 조그만 빌리뿐이다. 모두들 겁을 먹고 선생은 크리켓 막대를 가져다 개를 때로 쫓아낼 궁리를 하는데 빌리는 우호적인 태도로 개에게 다가가 달래어 데리고 나간다. 이런 빌리가 유일하게 정을 줄 수 있는 대상은 케스이다. 폐허가 된 높다란 성벽 위의 매 둥지에서 꺼내다 키운 새매이다. 케스는 그러나 소위 애완동물은 아니다. 빌리가 주는 먹이를 먹고 빌리의 손에 훈련을 받지만 본래의 야성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케스는 거의 누구에게나 쫓기고 매맞고 구박을 당하면서도 비굴하지 않고 세상과 타협하지 않는 빌리의 다른 모습이다. [중간 생략] 커튼이 걸려 있지 않아서 밤하늘이 그대로 내다보이는 침실의 새벽 장면으로 시작하여 죽은 매를 뒷마당에 묻고 자러 가는 것으로 끝나는 빌리의 길고 긴 하루는 우리가 영위하는 삶에 대한 진지한 반성을 요구한다. 누구에게나 기초적인 교육이 제공되고 학교를 마치는 아이들에게는 내용은 어찌 되었든, 상담을 통해 적절한 일자리를 주선해주는 사회, 가난한 이들을 위해 마련된 공영주택이 있고 광부들도 일요일이면 하루를 즐겁게 지낼 수 있는 사회, 이런 복지사회가 그 속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행복한 삶을 보장해주지는 못한다. [중간 생략] 빌리가 경험하는 삶의 범위는 아직 제한된 것이지만 그 속에서 우리는 외면할 수 없는 인간의 삶의 누추함을 본다. 동물들을 잘 다룰 줄 아는 빌리의 재주는 사실 상대를 신뢰하고 자신과 대등한 존재로 인정하며 그 특성을 존중할 줄 아는 것 외에 다른 것이 아니다. [중략] 이 소설의 지은이 배리 하인즈는 1939년 영국 북부의 광산촌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광부였다. 에클레스필드 그래머스쿨에 다닌 그는 영국 그래머스쿨 축구팀의 선수로 뽑히는 영광을 누렸다. 학교를 마치고 반스리 축구팀의 선수로 활약하면서 광산 감독견습, 수력탄갱 프로펠러 수리공, 대장간 조수 등의 일을 하였다. 그는 다시 교원양성대학에 들어가 3년간 체육교육을 공부하고 런던으로 가서 2년간 체육교사 생활을 하였다. 그러고 나서 북쪽으로 돌아갔다. 이 책은 1968년에 A Kestrel for a Knave라는 이름으로 처음 출판된 이래로 10년 넘게 해마다 한두 번씩 재판을 거듭하였고 영국에서는 텔레비전 필름으로 제작되어 널리 보급되었다. 번역대본은 1969년 펭귄 판을 사용하였다. 1998년 8월 김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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