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미야자키 하야오 영화 중 스펙타클이 최고.(1986년 작품이란 걸 감안.)

정말 그의 영화는 씨디나 비디오 본 걸로 만족하면 안 된다.

 

2. 한 50분 지났나 보다 했는데 어느새 2시간 10분이 훌쩍. 시간 가는 줄 모른다.

 

3. 시타와 파즈는 <미래소년 코난>의 라나와 코난 복사판이다.

파즈와 코난은 힘세고 착하고 용맹스럽고 귀여운 미야자키표 남자 주인공 그대로인데,

시타와 라나는 다른 여자 주인공에 비해 대단히 "여성적"이다.

이야기의 중심에 서 있고, 용감하며, 강하지만,

언뜻언뜻 앗, 웬 공주님을 구하는 기사?와 같은 장면이 펼쳐진다.

근데 그 장면이 무지하게 이쁘기 땜에 비판하기 좀 거시기하다.

 

4. 보고 나오는데 어떤 남자애(대학생인 듯)가

"만화영화라 캐릭터들이 귀엽고 예뻐서 재밌는 건데,

스토리라인은 아마겟돈과 비슷하다"고 하던데,

그게 이현세의 아마겟돈(1987년에 시작했나?) 이야긴지

할리우드에서 1998년에 발표한 아마겟돈 이야긴지 모르지만,

어느 쪽이든 두 가지보다 라퓨타가 앞선다.

게다가 전달하는 의미가 다른데?

첨단 과학의 총체라는 라퓨타를 지키는 건 새집을 돌보고

족제비(? :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에도 그렇게 생긴 동물이 나왔는데)와 같이 노는

로봇이었던 것, 선글라스 쓴 그 남자가 그토록 탐냈던

주조종실(?)까지 나무 뿌리들이 모두 먹어버렸던 것,

멸망의 주문을 외웠을 때 인간이 만든 첨단 문명의 검은 반구는

모두 무너져 내렸지만 라퓨타의 몸체를 이룬 거대한 나무 뿌리는

그대로 남아 하늘 높이 날아간 것, 지금도 하늘에 떠서

꿈으로 남은 것...

 

5. 라퓨타가 떠 있는 지점은 일본 열도 남단의 상공 같다.

마지막에 보이는 그림이, 그곳 같다. 도쿠시마 섬과 혼슈 섬이 이어지고,

혼슈 섬의 오목한 부분에 일본 최대 호수인 비와호(琵琶湖)가 있고.

그런데 그림의 시점이, 남태평양에서 일본 열도 남단을 올려다보는 시선이다.

 

6. 군대가 라퓨타에 도착해서, 그곳의 보물을 마구 약탈하는 장면이 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저렇게 약탈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시종 군대와 파시즘을 비판해온 미야자키는,

군대란 저런 것이다, 하고 보여주려 했던가?

 

7. 별점? 당연 5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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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아이 2004-05-04 16: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덧붙여) 라퓨타의 엄청난 힘은 재앙이다. 탐욕이 불러온 재앙에 맞서기 위해 죽음을 무릅쓰는, 어여쁜 두 아이를 보고, 내 옆의 옆자리에 앉은 여자분은 막 울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