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리에 두고 온 서른살
공선옥 지음 / 삼신각 / 1995년 11월
평점 :
품절


2002. 4. 10
공선옥 소설 <오지리에 두고 온 서른 살>


1993년에 초판이 나왔습니다. 삼신각 발행.
96년인가, 한 선배님께 빌려서 읽고는 한 권 사야겠다고 생각하던 참에
천리안 애서가동호회 전국모임의 책 경매에 한 회원이
내놓은 것을 샀습니다.

읽은 지 5년이 넘다 보니 사실 내용이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다만 이 소설의 마지막 장면은 마치 인상 깊었던
영화나 드라마처럼 충격적인 인상으로 남아 있습니다.

공선옥의 단편집 ≪피어라 수선화≫를 읽고,
이 여자는 다르다, 그렇지만 도덕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도덕적이란 건 어떤 한계를 느꼈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오지리에 두고 온 서른 살>은,
스스로, 그리고 사회 구조적으로, 또는 운명의 장난으로
그 존재 가치가 비틀려 버린 두 여자 은이와 채옥이
삶을 다시 비틀어 보겠다고 발버둥친 시간이
얼마나 우습게 마감되는지
담담하게, 간결하게 보여 줍니다.

끝까지 희망을 놓지 않았던 독자, 저는
운명에 희롱당한 기분이었고,
공든 탑이 와르르 무너지는 듯 절망스러웠지요.

혹시나 이걸 화해라고 보는 사람도 있을까.
그런 사람도 있을지 모르지만,
그런 사람은 그러라고 내버려 두라지.
저는 이 공선옥이란 여자의 깊은 울림을 느꼈다고 믿었어요.

아주 간단하게 문을 닫아 버린 그 마지막 장면으로,
찬물을 확 뒤집어쓰듯, 정신이 번쩍 나는 듯했지요.

앞에서 이야기한 애서동 전국모임 책 경매가 뭐냐면요,
예전에 애서동에서 1년에 한 차례 이상 전국 모임을 할 때
(96년부터 99년까지였던 것 같은데),
꼬마 책 경매, 혹은 책 바자라는 행사를 했지요.

모처럼 오프라인에서 1박씩 하면서 만나는 모임이니
뭔가 재미도 있고 의미도 있는 행사를 하자는 뜻에서,
각자 책을 한두 권씩 가지고 옵니다.
아마 1000원부터 시작했던 것 같아요...
경매를 해서 책을 판 돈은 전액
북한 동포 돕기 운동에 냈어요.

2000년부터는 전국 모임을 열지 못했지요.
음... 재미있는 일이었어요.


***

알라딘에서 검색해 보니 이 책이 1995년 11월에 나왔다고 뜨네요.
93년 초판 이후 판을 한 번 바꾸었나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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