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수가 유치원을 간지 대략 한달. 규헌이가 어린이집을 가기 시작한 지 대략 한달.
아직도 규헌이는 아침에 엄마 떨어지기가 힘들어서 울고 있지만, 낮 시간 동안은 잘 지내고 있다고 한다. 은수 역시 유치원 가기 싫다는 소리는 안하니, 나름 잘 적응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어제부터 은수는 유치원 반일반에서 종일반 생활을 시작했다.
은수가 안스러워 보이니, 종일반에 넣어보는 건 어떻겠냐는 원장 수녀님의 조언에 따라서다. 원장 수녀님 생각은 은수가 집에 가서 동생에게 치이느니, 유치원에서 친구들과 더 놀고 가는게 어떻겠냐는 것이다. 원장 수녀님의 새심한 배려에 일단 감동, 우리 부부는 그렇게 하기로 결정했다. 물론 형식적인 은수의 동의도 구했다.
참... 은수는 성당에서 운영하는 샛별유치원에 들어갔다. 아빠의 늦은 발령으로 동네에 있는 모든 유치원에 대기자 신세였지만, 할아버지를 동원한 강력한 로비 덕에 은수는 유치원 입학이 가능하게 됐다.
대학도 아니고, 유치원 부터 빽을 동원해 입학을 해야 하는 상황. 은수는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경쟁을 뚤어야 할까 벌써부터 한숨이 나온다. 결국 최악의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을 한 셈이니, 난 일단 안심이다. 성당유치원이라 일단 먹는게 잘 나온단다. 프로그램은 꼼꼼히 살펴보지 않았지만, 대락 잘 하고 있으리라 믿고 있다.
아직은 완전한 분가가 이뤄지지 않아서(부모님 집 이사가 늦어졌고, 짐이 아직 도착하지 않아서...) 나의 적응 상황은 아직 말하기 이른 상태다. 아마도 다음주 부터는 본격적인 나의 전쟁이 시작되리라.
그렇게 되면 아침일찍 일어나서 내 출근 준비와 함께 두 아이를 깨우고, 밥 먹여서 각각 어린이집과 유치원엘 데려다 줘야 하는데, 도저히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다.
잘 해 낼 수 있을지 걱정이다.
규헌이가 엄마와 떨어질 때 좀 덜 울었으면 좋겠고, 은수가 좀 빨리 일어나 주면 일은 훨씬 수월하게 진행될 수 있을 것 같다. 담주!! 아무튼 잘 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