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늘 알라딘에 꼭 리뷰를 올리고 싶었던 영화 하나와 음반 하나가 있는데,

으앙! 못 찾겠다 꾀꼬리! 없구나 없어.

안타깝다. 


영화는 <팅커, 테일러, 솔져, 스파이> 였고,

음반은 윤영배의 미니앨범 <좀 웃긴>이었습니다.


영화는 취향에 따라 호오가 너무 많이 갈리는 것 같아서 감히 추천하기 힘들지만, 저에겐 최근 본 작품 중에 가장 인상적이었고, '후아, 이렇게 잘 만들 수가!' 내내 감탄하며 봤어요.

생전 읽을 꿈도 못 꾸던 첩보물 원작을 읽으려고 보관함에 원작도 넣어둠.


윤영배의 이번 앨범은 지난 <이발사> 이후 근 2년 만에 만나는 건데요,

씨디를 받아 리핑하고 딱 첫 곡 듣는 순간 - 아아, '세상에 이런 음악하는 사람이 있어서 참 좋다' 크게 안심이 된달까요, 게다가 제가 오랫동안 기다려 온 사람 - 조동익 - 이 치는 특유의 묵묵하고도 리드미컬한 베이스 기타 소리에 맞춰 가슴이 둥둥, 윤영배가 자신이 쓴 곡을 3번 들었다면 프로듀싱을 도맡은 조동익은 3000번을 들었다고 했던가, 이렇게 가만가만, 애썼다고 특별히 내세우지 않고, 물 흐르듯 조용히, 그러나 핵심을 오래 붙잡은 채 절대 놓치지 않고 집요하게 만들었을 음반. 그만 와락 눈물이 날 정도로 고맙다는 생각이 들더니, 밤에 누워서 듣자면 실제로 자꾸 눈물이 나려고 해서 참으면서 들었어요. (참을 건 또 뭐람. ㅎ)

그리고 문득 어제 만난 친구가 하던 말이 기억났어요.

"나 이제 다시 수시로 눈물이 나는 날로 돌아왔어." 슬프다는 말이 아니었어요, 거꾸로 그 말을 하는 친구의 눈빛은 아주 초롱초롱 빛이 났고 희망적이었답니다. 저는 그 이유를 알 것 같았고요.

그러니까, 제 말은, 참 두서가 없지만, ^-^;;

이 음반이 우리를 그런 맑음으로 데려다줄 수도 있다는, 그래서, 비록 여기엔 없지만, 제가 좋아하는 알라딘 친구들에게 꼭 소개하고 싶었다는 그런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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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2012-02-17 1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히~저도 <팅커,테일러,솔져,스파이> 봤어요^^
저는 매우 즐겁게 본 영화인데 중간에 나가는 사람들도 꽤 있더라구요.
옆에 앉은 아가씨는 계속 "뭐야, 왜 회의만 해?" 막 이렇게 남자친구에게 따지는 것 같은데 남자친구도 뾰족한 답은 없는 것 같아서, 굉장히 안타까웠다는~

여튼, 역시 남자는 적당히 나이들어야 그 진가를 안다는, 나름의 철학을 또 확인했고
마지막 몇 분 동안 음악과 함께 시작된 저격장면은 음...격하게 울컥했어요!!!
그나저나 어찌 살아야 그런 눈빛과 미소를 갖을 수 있을까요? 아~ 탐나!!!



치니 2012-02-17 12:15   좋아요 0 | URL
역시 ~ 보셨군요, 굿바이 님! 전 근데 아무래도 마이너인가 봐요. 이렇게 취향이 확 갈리는 영화가 더 정이 가요. ㅎㅎ
'왜 회의만 해?' ㅋㅋㅋ 이 한 마디로 중간에 나간 분들이 확 이해되고.

아아, 게리 올드만, 기대했는데 기대 이상을 보여줬어요! 눈을 뗄 수가 없었음. 하악하악.

다락방 2012-02-17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 눈물을 참을건 또 뭐랍니까!

치니 2012-02-17 12:16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한 명만 옆에 있어도 왠지 수줍은 내 마음. ㅋㅋ

니나 2012-02-17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소나기, 듣는데 정말 좋네요.
속닥속닥, 다시 수시로 눈물이 나는 날로 돌아가는 것
무엇인지 알 것만 같아요...

치니 2012-02-18 10:27   좋아요 0 | URL
소나기, 가사가 예술이죠?
'짐이 많으면 하늘에 숨겨둬야지' 라니....
네, 니나 님이 알아주리라 생각했어요. 눈물, 고운 눈물에 대해.

Ritournelle 2012-02-17 1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윤영배의 미니앨범 리뷰는 어제자 <한겨레>에 뜬게 있더라고요.
이로써 옛 하나음악 식구들이 본격적으로 활동을 하는 게 아닌가 합니다.
전 장필순이 빨리 정규음반 7집이나 내줬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생각할 때 90년대, 그리고 2000년대 가장 중요한 뮤지션인데...

치니 2012-02-18 10:30   좋아요 0 | URL
무화과나무 님도 그 기사 보셨군요! 참 흔치않게 좋은 뮤지션인데 기사도 꼴랑 두어 개 밖에 안 나고 여기 알라딘뿐 아니라 대형 포탈에서도 판매 안해서 안타깝더라고요.
하나기획이 기지개를 켜는 모습, 든든하고 기대돼요. 장필순 씨도 곧 내실 거라 믿습니다. :)

네오 2012-02-17 15: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팅커...> 인상적이지 않나요?? 페이퍼 읽어보니 아주 감동이군요~ 저는 뭘랄까? 대사있잖아요 굉장히 훌륭하더군요~ 문학적운율에 리드미컬한 문장의 구조 이런거요~ 뭐 영화마지막에 la mer 음악나오는 요부분은 그 복잡다난한 이야기를 한군데로 싸아악 모아준다는 느낌 이런거였어요~ 좋은영화였다니 저도 좋게 본 사람으로서 기분좋네요 ㅋㅋ

치니 2012-02-18 10:34   좋아요 0 | URL
네, 정말! 그림과 시와 음악이 완벽하게 어울리는 종합예술로서의 영화로 치자면 이만한 영화도 드물다 싶더라고요.
스포 안 보고 가려고 애를 썼건만, la mer 관련 떠도는 얘기를 들어버려서 전 그 감동이 덜했지 뭐야요. (앗! 이 댓글 보신 분들 또 스포일...ㅋㅋ)

네오 2012-02-22 13:07   좋아요 0 | URL
아~ 황정은 <백의 그림자> 리뷰글 보다가 치니님 댓글 봤어요 ㅋㅋ 재미있었나요? 저는 후우우 ~ 아무래도 한국문학 왜이러나 한탄하고 싶네요 후우~ 너무 인재가 없어요 ㅎㅎ 저는 아무래도 클래식한 사람이네요 저는 이문열이 아직도 현존하는 최고의 작가라고 생각합니다~

치니 2012-02-23 01:54   좋아요 0 | URL
네, 요즘 한국문학에 대해서 실망하시는 분들이 많은 걸로 알아요. 황정은은 특유의 분위기가 제겐 맞았던 기억. 호오가 좀 갈리나 봐요. 그에 반해 이문열은 한 때 보편성을 획득하면서도 명작이라 불릴만한 작품을 썼다는 데는 동의하는데요, ㅎ 언젠가부터 꼰대 냄새가 난달까, 안 읽게 되더라고요. 최근 작품 중 좋은 거 있음 알려주세요.

네오 2012-02-23 10:54   좋아요 0 | URL
그래도 이문열 이문열 할래요 ㅋㅋ 뭐 한국소설은 저보다 더 잘아시지 않나요? 그냥 저는 읽는편이라서 ㅎㅎ 이 블로그를 검색해보면 나오겠지만 좋아하는 한국작가가 누구예요??

당고 2012-02-20 16: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저도 참 재밌게 봤어요. 그런데 제가 본 극장에서는 벌써 내렸더라고요-_-; 그 후로 엔딩곡 찾아서 계속 듣고 있어요 ㅎㅎㅎㅎㅎ

치니 2012-02-22 12:23   좋아요 0 | URL
제 주변에선 다들 참 재밌다고 하는데, 왜 그리 인기가 없었을까요. 허 참.

라로 2012-02-27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정말 좋았어!!!!!!!!!!!
게리 올드맨이 남우주연상 못 받은게 좀 안타깝지만
아티스트의 그 프랑스 배우의 연기가 정말 좋았어서,,
다음 기회가 있겠지,,상이 다가 아니니까..

치니 2012-02-28 12:31   좋아요 0 | URL
언니 페이퍼에서 읽었어요, 그러니까 제 주변엔 다들 정말 좋다고들 하는데, 왜 인기가 없는지 원. ㅋ
아티스트의 배우가 상 탔나 보죠? 호오. 저도 아티스트 꼭 보려고 벼르고 있는데, 제주에서 해줄라나 몰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