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간의 여행을 끝내고 돌아왔다. 청도 운문사에서 경주까지의 여정이었다. 차를 가지고 가지 않았기에 버스를 참 많이 타고, 걷기도 많이 하였다. 처음에 짐을 지고 불평을 하던 아이들은 마지막 날에 석굴암에서 불국사로 내려오는 등산로를 가볍게 뛰어내렸다. 시간이 지날수록 발걸음이 무거워진 어른들과 달리, 아이들은 점점 고무공처럼 가볍게 튀어오른다.
일요일 저녁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뉴스를 보니 경주가 37.8도의 폭염이었다. 그 속을 걸어다니면, 가장 달콤한 것도 아쉬운 것도 물이었다. 사무실에서 늘 커피를 마시던 나도, 커피보다 물이 좋았다. 우리 가족은 석굴암, 불국사, 어디든지 물이 있는 곳에 뛰어나 목을 축이고 수통을 채우고 다녔다.
집에 돌아와 보니 토마토가 빨갛게 익었다. 피망도 많이 달렸다. 일상으로 되돌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