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오전의 햇볕에서 풀을 매는 것은, 그리 기분 좋은 일은 아니다. 땀은 흘러내리고 모자 쓴 얼굴이 벌겋게 익는다. 같이 따라온 우리 개가 콩밭 그늘에 숨는다. 이 날씨에는 그늘이 고맙다. 구름 구름자도 고맙고, 산 그늘도 고맙고, 나무 그늘도 고맙다. 어제 내린 비로 논물이 넘쳐 흐른다. 물소리가 듣기 좋은 여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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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을 매다가 사마귀를 발견했다. 반가웠다. 아직 손가락마디만한 게 어린 녀석이다. 방아깨비도 발견, 뒷다리를 잡으면 방아를 찧는다 하여 방아깨비라는 이름이 붙은 녀석. 이 녀석도 손가락마디보다 작다. 이 녀석들을 보니, 어린 시절 잡고 놀았던 기억이 나서, 더욱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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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06 17: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27 10: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텃밭 여기 저기에 호박꽃이 피고 있었다. 호박을 한 귀퉁이에 심었더니 순이 여기저기를 뻗어나가고 있다. 끝에서 5장째쯤 되는 호박잎이 연하고 부드럽다 하여, 손바닥보다 약간 큰 것들만 골라 따왔다. 김오른 찜통에 5분정도 쪄서 호박잎 쌈을 해 먹었다.   

고추는 이제 매워지기 시작했다. 어쩌다 쌈장에 푹 찍어 고추를 먹다가 입안이 얼얼해서 뱉곤 한다. 이제 빨간 고추가 되기를 기다려야 할 때인가 보다. 꽃이 피고 보름이면 풋고추를 따먹고, 50일이면 붉은 고추를 딸 수 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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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간의 여행을 끝내고 돌아왔다. 청도 운문사에서 경주까지의 여정이었다. 차를 가지고 가지 않았기에 버스를 참 많이 타고, 걷기도 많이 하였다. 처음에 짐을 지고 불평을 하던 아이들은 마지막 날에 석굴암에서 불국사로 내려오는 등산로를 가볍게 뛰어내렸다. 시간이 지날수록 발걸음이 무거워진 어른들과 달리, 아이들은 점점 고무공처럼 가볍게 튀어오른다.  

일요일 저녁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뉴스를 보니 경주가 37.8도의 폭염이었다. 그 속을 걸어다니면, 가장 달콤한 것도 아쉬운 것도 물이었다. 사무실에서 늘 커피를 마시던 나도, 커피보다 물이 좋았다. 우리 가족은  석굴암, 불국사, 어디든지 물이 있는 곳에 뛰어나 목을 축이고 수통을 채우고 다녔다.   

집에 돌아와 보니 토마토가 빨갛게 익었다. 피망도 많이 달렸다. 일상으로 되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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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금요일경에 자전거를 도둑맞았다. 사무실 앞에 며칠간 세워놓았던 것을 누가 슬쩍하였나 보다. 벌써 온가족이 한번씩 자전거를 잃어버리니 성가시다. 아들의 자전거를 대신 타고 다닌다. 벌써 엄마만한 아들이 이 자전거를 어찌 탔는가 싶을 정도로 자전거가 작았다. 12살난 아들은 발이 나보다 더 크고 키와 몸무게는 딱 나만하다. 지금은 엄마랑 반바지를 같이 있고 있는데, 곧 아빠랑 같이 입게 되겠지. 

텃밭에 벌써 검정콩이 꽃을 피웠다. 5월에 어머님이 뿌려놓은 것을, 내가 빠진 부분을 더 뿌렸다. 남긴 씨앗을 모아놓았더니, 호박씨와 함께 들쥐가 파먹었는지, 껍질만 남아있었다. 내 무릎만큼 자란 콩은 처음에 풀만 잡아주니 금새금새 잘 자란다. 검정콩 꽃은 보라빛으로 참 작게 달렸다. 

자전거를 타고 내려오는 길가에 참깨꽃이 한창이다. 꽃이 환하게 피어 곱다. 이 꽃이 지고 나면 참깨가 생기고, 그 씨 말려서 짜내면 참기름이다. 다음에는 참깨 모종을 좀 구했으면 싶다.  

* 검정콩 

 

** 참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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