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에서 따온 검정콩입니다. 함지박에  담아 거실 한 켠에 놓아두었습니다. 건조한 날씨에 꼬투리가 마르기를 기다릴 생각이었습니다.



지나가다 눈에 띄면 한줌씩 까기 시작했습니다. 마른 깍지 속에 검정콩 두 알입니다.



덜 마른 것은 자줏빛이고 잘 익은 것은 까맣습니다. 군데군데 벌레 먹은 녀석도 있어요. 콩깍지를 깔 때 아이들이랑 같이 했답니다.



그리고 콩 한 줌과 쌀 잘 씻어, 압력밭솥으로 밥을 했습니다. 올해 첫수확한 콩으로 만든 콩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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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추꽃에 부전나비  앉는다

작은 꽃에 작은 나비 앉는다

내 마음에 그대 온다. 

여름 비에 억세어진 부추잎 다듬으며 

그댈 기다리는,  

나. 

부추꽃에 부전나비 앉는다 

부추전 구으며 하얀 꽃 피어올린  

내 사소한 마음 생각한다.   

*** 8월 경에 논둑에 돌보지 않은 부추밭이 있었습니다. 늘상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서 그 곳에 무엇이 있는줄 몰랐습니다. 하얀 부추꽃이 필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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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을 하면 야채 키우는 것보다 갈무리하는 게 더 어려운 일임을 새삼 느낍니다. 올해 여름에 난 채소 중 주위에 나누어주고 남은 것은 건조시켰습니다. 채반에 펼쳐 햇볕에 말리는 게 좋지만, 직장을 다니니 저녁에 거두기가 힘들어 식품건조기의 힘을 빌렸습니다.  

 

맷돌 호박이 누렇게 익기도 전에 거두어 채칼로 썰어 말렸습니다. 아직 껍질의 푸른 부분이 남아있네요. 

 

말린 가지입니다. 특별한 맛은 없고 꼭 물에 불리면 표고같은 질감이라. 말린 버섯 대신 요리 재료로 쓰고 있습니다.  

  

당근을 말렸는데, 올해 당근이 첫해 농사라 작황이 고르지 못하였습니다. 한 조각만 썰어도 당근 특유의 냄새가 강해서 요리에 많이 넣기 부담스러워요. 

고추말리기가 이렇게 어려운지! 처음에는 태양초를 만들 계획으로 고추만은 특별히 휴일날 채반에 널어보기도, 실에 걸어 베란다에 걸어보기도 했지만, 곰팡이가 생겨 꺼멓게 되었습니다. 그 중에서 깨끗한 것만 골라 건조기에서 말렸습니다. 집에서 분쇄하니, 파는 것보다 빨갛지 않은 주황색 고추가루가 반근 생겼습니다. 

이렇게 말린 야채가 몇 봉지 생겼는데, 무얼 해먹을지 아직 모르겠어요. 가루를 만들어 보려고 녹즙기, 핸드블렌더, 원두커피 분쇄기 등의 기구를 이용했지만 실패, 필요한 만큼 물에 불려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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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만화 시리즈로 '법구경', '사기열전', '간디' 등의 앞부분을 읽게 되었다. 그 중에서 내가 끝까지 읽은 것은 '사기열전'이다. 인물 중심으로 재미있게 그려져 있어 중고등학교 때 고사성어로 배운 백이숙제, 강태공, 오자서 이야기를 떠올리며 읽기에 좋았다. 다음에는 글로 상세하게 된 '사기열전'을 읽고 싶어졌다.  

남편이 아이들의 독서를 위해 집안 여기저기에 책을 놓아두는데, 그 덕에 엄마가 동양고전 하나를 맛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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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11월의 텃밭에는 시금치가 자라고 있습니다. 시금치는 씨가 두 종류인데, 그 중에서 겨울에 강한 재래종 시금치입니다.  

 

 대파 근처에서 완두콩이 싹을 틔우고 있습니다.  

 

쌈채소 씨를 많이 뿌렸는데, 싹이 튼 것은 몇 개가 되지 않아요. 그 중에 배청채입니다.  

 

가을무입니다. 지금 하나씩 뽑아 동태국에 넣고 아껴가며 먹고 있습니다. 무씨를 좀더 뿌렸으면 더 풍성했을텐데.... 아쉬워하며 보게 됩니다. 잘 자라 고마운 녀석입니다.  

지금 우리 마을에 콩타작이 한창입니다. 서리내릴 때 거둔다는 서리태, 즉 까만콩을 심었더니 너무 배게 심어서 그런지 빈 꼬투리가 많습니다.  

 

가을의 공주님 배추, 한냉사를 덮어 고이 키웠다가 날씨가 추워져서 한냉사을 거두었습니다. 이제 결구가 시작되었습니다.  

그 외에 열을 지어 올라온 마늘, 쪽파, 대파 찍는 것은 잊어버렸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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