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집안에 굴러 다니고 있는 책, 맹꽁이 서당... 남편이 국사에 대해 관심이 있어 책 몇 권을 모셔놓았다. 나는 그림체가 눈에 익지 않아서, '유치하겠지.' 속으로 단정하고 읽지 않고 있었다. 초등학교 3학년인 딸애도 책을 잡더니 ㅋㅋㅋ, 초등학교 5학년인 아들도 킬킬킬. 아주 재미나게 잘 읽고 있다.  

뒤늦게 뭔가 다른 점이 있구나, 싶어 심심할 때 펼쳐 읽었더니. 꽤 재미있다. 특히 정사를 뼈대로 하여, 맛갈난 야사도 많고. 몰랐던 한시도 절묘하게 들어있다. 국사를 그냥 줄여서 요약하지 않고, 잘 녹여낸 작가에 감탄한다. 손에 잡히는 대로 읽어서 고종을 읽다가, 고려시대로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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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부추밭에 꽃대가 올라왔다. 텃밭 한 귀퉁이에 부추가 드문드문 있어 한 번 베어먹기에도 양이 적었다. 오늘은 빈 손으로 내려오기가 허전해서 부추를 가위로 조금씩 잘라왔다. 한 손에 잡힐 만큼 되어, 집에 와서 감자와 양파 간 것, 부침가루, 달걀를 섞어 부추전을 하였다. 꽃대가 올라온 뒤라 억세었지만, 맛은 있었다. 
부추꽃


부추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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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에 남편이 친구들에게 가족 동반으로 한 번 내려오라고 연락을 했다. 우리 집 근처가 마침 해수욕장도, 계곡도 있고 박물관도 있어, 여름 한 철 장사하는 곳이라, 몇 년째 못본 얼굴 한 번 보면 좋을 듯 싶어 연락을 했다. 

그 중 대구의 친구가 다음 주 월요일이 애들 개학이라서 내려오기 힘들다 한다. 주말에 초등3학년 아들 녀석 방학숙제 챙겨야 한다는 가정적인 그이의 말에 남편과 나는 풋, 하고 웃고 말았다. 우리는 개학이 9월 1일인데, 대구는 개학이 8월 23일이구나.하면서. 서로가 엇갈리니 짧았던 여름 방학이 더욱 짧아진 듯 하다.  

이제 슬슬 개학을 앞두고 방학 숙제가 눈 앞에 다가온다. 개학 전날에 밀린 일기장에 일기를 써내면서 날씨를 무엇으로 적을까 하는 초등학생은 아직도 많겠지. 

한마디로 방학숙제가 너무 많다. 초등학교 아이 둘 가진 엄마로서 옆에서 보고 있으니, 체험보고서며, 만들기며, 한자 숙제 같은 종류는 아이가 혼자 하기에 어려워 보인다.  

방학 때는 실컷 놀면 안될까. 여름 햇살에 토마토가 익어가듯 그냥 자라게 하면 안될까. 

다행하게도 우리 두 아이는 일기 빼고 방학 숙제를 미리 다 했다. 자발적인 것은 아니었다. 애들 외삼촌이 미리 방학 숙제를 해놓지 않으면 컴퓨터를 못하게 한다고 미리 얘기를 해 놓은 것이다. 게다가 게임 캐릭터 삭제까지. 아들 입장에서 꽤 현실성 있는 위협이었다.  

실컷 놀게 해 줘도 맞벌이 부부의 아이는 여름 햇살 속에 커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가 가장 좋은 친구지. 

방학 숙제가 끝나던 날, 아들의 기쁜 얼굴을 씁쓸하게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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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에 자전거를 타고 논둑을 내려오면, 온통 푸른 빛이다. 푸르고 푸르고 또 푸르다. 이렇게 시원한 빛이 있을까. 봐도 봐도 질리지 않는 저 초록의 잔치. 벼꽃이 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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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뎬무가 지나갔다. 텃밭에 가보니 고추와 콩, 옥수수가 넘어져 있었다. 남편이 떨어진 고추를 모으고, 다시 넘어진 고추를 세웠다. 이번에는 지주를 듬성듬성 세웠지만, 내년에는 고추 한 그루당 지주 한 개씩 세워야겠다고 얘길했다.  

길을 걸으니 멀리서 파란 하늘이 다가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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