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파란여우 > 독서에 관한 18문답

1. 책상에 늘 꽂아두고 있는 책이 있는가? 있다면 무엇?
:  책상 위는 컴퓨터 모니터와 본체와 프린터가 다 점령했습니다. 우리 둘째가 기어다닐 때부터 모든 물건을 높은 곳으로  올려 놓고 내리지 않았답니다. 그 외 검정 표지의 공책, 일기, 주식일지, 낙서장 세 권이 놓여 있답니다. 굳이 들자면 그림책 '언제까지나 너를 사랑해'를 광마우스패드로 쓰고 있답니다.

자, 이제 애들도 좀 컸으니 프린터와 본체를 책상 아래로 내리고, 책도 몇 권 꽂아 볼까요?

2. 어쨌든 서점에서 눈에 뜨이면 사지 않고는 못 배기는 종류의 책들이 있는가? 있다면 무엇?
: 서점 안 가본지 오래 되었습니다. 리뷰를 읽고 알라딘에서 주로구매하지만, 그 때 기분과 생각에 따라서 사고자 했던 책이 시시각각 달라집니다. 

3. 올해 읽은 책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
토드 부크홀츠의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 이 책 들고 부엌에서 어찌 킬킬 거렸는지. 제가 올해 읽은 가장 재미있는 책이었습니다. 그리곤 만화책으로 '몬스터'에 푹 빠졌답니다.

4. 인생에서 가장 먼저 '이 책이 마음에 든다'고 느꼈던 때가 언제인가?
: 중1때 읽었던 리처드 바흐의 '갈매기의 꿈', 학교 도서관에서 읽고 하루내내 가슴이 설레었습니다.   

5.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친 책이 있는가? 있다면, 어떤 책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
:10살 때 부모님이 사준 '금성사판 세계명작' 30권을 성인이 될 때까지 읽고 또 읽고.

12살 때는  '노스트라다무스의 대예언집', 너무도 무서워 베개가 젖도록 소리 죽여 울었습니다. 그 뒤 초자연적인 현상, 꿈, 점에 관심이 많은 10대 후반을 보냈습니다.  가끔 꿈 속에서 대홍수 빠진 인류를 구원하는그런 웃긴 꿈을 많이 꾸었답니다. 

그 외 '아라비아의 로렌스'의 전기,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유리가면'과 신일숙의 '아르미안의 네 딸들', 김영숙의 만화에 빠져들곤 하였습니다.

6. 단 한 권의 책으로 1년을 버텨야 한다면 어떤 책을 고르겠는가?
어떤 분인가 무인도에서 '성경'이 좋다더군요. 그 말에 동감합니다. 아직 한번도 완독을 못해 봤기에, 저 역시 깨알같은 글자와 두껍고 다양한 스토리의 '성경'이  좋지 않을까 싶네요.  

7. 책이 나오는 족족 다 사들일 만큼 좋아하는 작가가 있는가?
: 작년에 베르나르가 좋아서 다 사모았다가  어느 순간 상자째 포장해서 친척에게 줘버렸습니다. 그 뒤 아직 나를 매료하는 작가를 못 만났습니다.

8. 언젠가는 꼭 읽고 싶은데 엄두를 못 내고 있는 책이 있는가? 있다면 무엇인가?
: 자바 프로그래밍관련서. 절반이 사놓고 이해 못하는 상태로 내버려두었습니다.  워낙 기초가 없어서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모르고 읽어도 읽은 것 같지 않은 원점 상태 그대로입니다.

9. 헌책방 사냥을 즐기는가, 아니면 새 책 특유의 반들반들한 질감과 향기를 즐기는 편인가?
: 새 책을 사서 밑줄긋고 낙서하면서 헌 책 만들어 가는 과정을 좋아합니다.

10. 시를 읽는가? 시집을 사는가? 어느 시인을 가장 좋아하는가? :지금은 시를 읽지 않습니다. 기형도, 이성복의 이미지, 서정주의 시어를 사랑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 사랑했던 자리가 아프고 쓰라려서, 다시 보지 않습니다.

11. 책을 읽기 가장 좋은 때와 장소를 시뮬레이션한다면?:이불 뒤집어 쓰고  방바닥에 배 깔고 졸며 읽으며, 뒹굴거리며. 또 부엌 싱크대에 등 대이고. 아무때나 

12. 혼자 책을 읽으면서 조용히 주말 오후를 보낼 수 있는 까페를 한 군데 추천해 보시라.:없음. 우리 집 방이 제일 좋지요.

13. 책을 읽을 때 음악을 듣는 편인가? 주로 어떤 종류의 음악을 듣는가?: 음악을 즐겨 듣지도 않고 두 가지 일을 동시에 못합니다. 굳이 할 수 있는 일을 들자면 아래의 화장실에서 책 보는 것 정도랍니다.

14. 화장실에 책을 가지고 들어가는가? 어떤 책을 갖고 가는가? :신문 경제란, 주식관련서., 아무꺼나. 그런데 만화를 들면 나오기가 싶지 않네요.

15. 혼자 밥을 먹으면서 책을 읽는가? 그런 때 고르는 책은 무엇인가?:몇년간 혼자 밥 먹어본 적이 없습니다. 두 아이 입에 밥알 밀어 넣느라, 늘 바쁘답니다.

16. 지금 내게는 없지만 언젠가 꼭 손에 넣고 싶은 책이 있다면 무엇인가? :우리 첫째 아이가 열 살이 지나면 이원복의 '먼나라 이웃나라' 시리즈를,  그리고 가까운 시일 내에 황석영의 '삼국지'를.  

17. e-book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e-book이 종이책을 밀어낼 것이라고 보는가? :종이책과 e-book이 공존하지 않을까 싶네요. 연극과 영화가 각기 다른 영역으로 공존하듯. 

18. 책을 읽는 데 있어서 원칙이 있는가? 있다면 무엇인가?: 아무리 재미없고 시시해도 한 번 손에 잡은 책은 끝까지 읽도록 노력하자 쯤.  그래도 끝까지 다 못 읽고 내버려둔 책이 많군요.

*** 파란 여우님의 설문이 좋아 퍼와서 저 역시 작성하여 보았습니다. 다시 살펴 보니 올해 가장 좋았던 책읽기는 아이 둘을 끌어안고 같이 읽었던 그림책이었답니다. 특정책, 특정 작가에 국한되지 않고 모두 좋았습니다. 그리고 소원이 있다면 내년에는 꼭 날 매료시키는 작가를 만났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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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4-12-23 2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갈매기의 꿈...이제 보니 까맣게 잊고 있었던 책입니다. 님 덕분에 잊었던 기억을 되살렸습니다.^^

초콜렛 2004-12-24 0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설문 작성하면서 소설은 이젠 내게 상관없는 쟝르구나... 하고 생각했더랍니다. 그러면서 더이상 날 매료시킬 멋진 작가는 더이상 없을거야... 란 게으른 체념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다음날, 장바구니에 무심코 넣은 '허삼관 매혈기', 읽으며 하루종일 눈물을 흘렸답니다. 벌써 소원은 이루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