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을 하면 야채 키우는 것보다 갈무리하는 게 더 어려운 일임을 새삼 느낍니다. 올해 여름에 난 채소 중 주위에 나누어주고 남은 것은 건조시켰습니다. 채반에 펼쳐 햇볕에 말리는 게 좋지만, 직장을 다니니 저녁에 거두기가 힘들어 식품건조기의 힘을 빌렸습니다.
맷돌 호박이 누렇게 익기도 전에 거두어 채칼로 썰어 말렸습니다. 아직 껍질의 푸른 부분이 남아있네요.
말린 가지입니다. 특별한 맛은 없고 꼭 물에 불리면 표고같은 질감이라. 말린 버섯 대신 요리 재료로 쓰고 있습니다.
당근을 말렸는데, 올해 당근이 첫해 농사라 작황이 고르지 못하였습니다. 한 조각만 썰어도 당근 특유의 냄새가 강해서 요리에 많이 넣기 부담스러워요.
![](http://image.aladin.co.kr/Community/mypaper/pimg_714210153605115.jpg)
고추말리기가 이렇게 어려운지! 처음에는 태양초를 만들 계획으로 고추만은 특별히 휴일날 채반에 널어보기도, 실에 걸어 베란다에 걸어보기도 했지만, 곰팡이가 생겨 꺼멓게 되었습니다. 그 중에서 깨끗한 것만 골라 건조기에서 말렸습니다. 집에서 분쇄하니, 파는 것보다 빨갛지 않은 주황색 고추가루가 반근 생겼습니다.
이렇게 말린 야채가 몇 봉지 생겼는데, 무얼 해먹을지 아직 모르겠어요. 가루를 만들어 보려고 녹즙기, 핸드블렌더, 원두커피 분쇄기 등의 기구를 이용했지만 실패, 필요한 만큼 물에 불려서 사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