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어제구나) 친구네 집에 놀러갔는데 엘리베이터에 다음과 같은 내용의 호소문이 붙어 있었다.
애완견을 기르고 계신 주민들께서는
취침시간에 짖지 않도록 주의시켜
공동주택 이웃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조치 바랍니다.
주민 일동
여기까지 읽으면서 갸웃했던 부분은 "취침 시간에 짖지 않도록 주의시켜"였다.
그게 가능한가?
개를 앉혀놓고 "밤 10시부터 아침 9시까지는 절대 짖으면 안 돼! 주의해!" 라고 설명하는 모습을 떠올리니 웃음이 났지만, 오죽하면 이렇게까지 할까 생각이 들었다. (우리 윗층에도 성질 까칠한 개가 한 마리 사는데, 툭하면 거의 발작에 가깝게 짖어댄다. 그 괴로움을 나는 대충 짐작한다.)
그런데 내가 무너진 것은 이 호소문에 쓰인 낙서.
"아침에 때리지 마세요"
"개 때리지 마세요, 몇 호인지 다 압니다."
아니, 개가 맞아서 짖는단 말이야? 이놈의 인간을!!!!!
또 하나의 낙서는 이거였다.
"목줄 매시오!"
그 밑에 누군가 덧붙인 말까지 다시 쓰면 이렇다.
목줄 매시오!
을 따
...
이게 뭐지 한참 들여다봤다.
......
목을.
따시오.
같은 동물 입장에서, 사람들 참 너무한다 싶기도 했지만
주민 일동이 얼마나 절박한 심정인지
그만 이해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