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과 죽어감 - 죽어가는 사람이 의사, 간호사, 성직자 그리고 가족에게 가르쳐주는 것들
엘리자베스 퀴블러-로스 지음, 이진 옮김 / 청미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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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은 죽음을 피할 수 없다. 우리는 모두 죽어가는 존재다. 죽음은 죽어감의 완료형이다. 시한부 환자들은 죽음을 코앞에 둔 이들이다. 이들에게 하루하루는 소중하다 못해 절박함 그 자체다. 사랑하는 자녀를 두고 생을 마쳐야 하는 시한부 환자에게는 병약함 속에서도 절박함이 묻어 있다.

현대 의학으로도 고칠 수 없는 불치병 환자들은 치료의 대상이기 전에 위로해야 할 대상이다. 병원에 갇혀 삶의 소망을 잃고 치료의 대상으로만 여겨지는 이들에게 저자는 새로운 시도를 한다. 시한부 환자들도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며 대화하기 원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시한부 환자이기에 멀리할 것 아니라 마지막 날까지 존엄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평상시처럼 함께 대화를 나누고 이야기를 듣는 시간이 중요함을 알게 된다.

죽어가는 환자들을 인간으로 대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다. 병원에는 다양한 환자들이 있다. 의사와 간호사의 손길이 닿지 않을 정도로 바쁘게 돌아간다. 많은 환자들을 대하는 의사와 간호사들은 때로는 사무적으로 행동하게 된다. 환자를 인간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치료를 받아야 대상으로 본다.

시한부 환자들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고칠 수 없는 병이라는 사실을 다 안다. 숨길 필요가 없다. 죽음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을 직감한다.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 한다. 다양한 감정을 표현한다. 감정을 표현하고 싶어 한다. 자신의 현재의 상태를 부정한다. 자신의 병을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는다. 분노가 일어나는 이유다. 결국 시간이 흐르면서 자신의 죽음을 수용한다. 마지막까지 인간다움을 잃지 않고 품위를 가지고 죽기를 바란다.

저자가 이 책을 쓴 당시 병원은 지금의 병원 분위기와는 달랐던 것 같다. 시한부 환자들에게 정확한 진단을 말해 주지 않고 살 소망에 대한 긍정적인 이야기를 해 주지 않은 모양이다. 시한부 환자도 인격이 있고 죽어가는 존재이지만 편안하게 죽음을 맞이하고 싶은 욕구가 있는 사람임을 간과했던 것 같다.

근대 호스피스 운동의 창시자인 시슬리 손더스에 의해 죽음을 앞둔 환자들을 돕는 운동이 시작되었다. 사람들이 죽음과 죽어감에 관해 얘기하기를 불편해하는 것은 당연하다. 환자들이 갖고 있는 두려움과 환상, 외로움을 이해하고 그들을 어떻게 도와야 하는지 생각하게 되었다. 병이 들거나 죽음을 앞둔 환자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환자를 좀 더 알아가게 되고 그들의 소망이 조금만 더 살게 해 달라는 것이고, 고통이나 육체적 불편 없이 좀 더 오래 살 수 있게 해 달라는 것임을 깨닫게 된다.

시한부 환자라고 해서 만남을 회피할 이유가 없다. 그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자신이 왜 죽음을 두려워하고 있는지 마음을 표현하고 싶어 한다는 사실이다.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사람이 필요하다. 의료진이라면 더더욱 좋겠지만 여러 가지 상황이 어렵다면 병원 직원, 병원에 상주하는 목사, 사회복지사 등도 괜찮다. 두려움 없이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곁에 함께 있어줄 사람이 필요하다.

시한부 환자들과 대화를 나눈 내용이 실려 있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니지만 언젠가는 맞이하게 될 죽음에 대해 천천히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 책의 주제로도 결코 가볍지 않은 내용이지만 결코 피해야 할 내용은 아니다. 제법 오랜 시간 동안 읽어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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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함께하는 슬기로운 교사 생활 - 수업과 업무를 한 방에
오창석 외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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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혁명, 인터넷 혁명을 넘어 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생성형 AI는 인간을 뛰어넘을 정도로 다재다능한 능력을 매일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팬데믹 위기를 맞이했을 때 많은 이들이 혼란에 혼란을 거듭했다. 특히 대면이 기본 전제였던 학교 교육은 한때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곤 했다.

 

하지만 이제 다시 감염병 위기가 다가왔을 때 심리적 충격은 있을지언정 사회 전반의 시스템이 비대면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일종의 믿음이 우리 사회에 깊게 깔려 있고 학교 교육은 평상시와 다를 바 없이 원활한 교육 활동을 전개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무장되어 있음을 감지할 수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코로나-19 이후 많은 교사들이 누구보다도 먼저 원격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플랫폼들을 사용하고 있고 학교 현장에 가장 최적화된 비대면 수업 및 소통 시스템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내가 근무하고 있는 강원 남부권에도 인공지능교육연구회가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초임 교사부터 시작해서 50대가 넘은 교사까지 인공지능 기술과 이를 교육에 접목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을 연구하고 실천하고 있다. 이 책은 그 연구의 결과로 낳은 소중한 실천 사례집이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은 다양한 시대의 변화에 가장 알맞은 인재를 양육하기 위한 의도로 새롭게 2024년부터 적용된다. 창의성과 주도성, 포용성을 겸비한 새 인재는 지식 습득을 넘어 실제 생활에 활용할 수 있는 전이된 능력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교사는 새로워진 학습 방법과 학습 도구를 활용하여 학생 맞춤형 개별 지도를 통해 학생의 개별 역량을 신장시켜야 할 무거운 책무가 주어졌다. 교사의 수업과 생활지도, 업무까지 한 방에 손쉽게 해결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술의 도움을 얻는다면 시간적으로 체력적으로 큰 힘이 될 것이다.

 

인공지능교육연구회 FAI(회장 오창석)가 제시하고 있는 생성형 AI로 풀어내는 교과교육, 교과 외 인성교육, 학교 업무 경감, 동영상 제작 방법은 슬기로운 교사 생활을 뛰어넘어 탁월한 교사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디딤돌이 되리라 확신한다. 인공지능 기술이 우리 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다. 성장기에 있는 학생들은 이미 인공지능 기술을 생활 속에서 거리낌 없이 사용하고 있다. 학교 안에서 인공지능 기술을 수업 도구로 활용하는 교사의 슬기로운 모습을 볼 때 학생들은 더 친숙하게 선생님을 받아들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 본다.

 

학교에서 근무하는 사람이라면 인공지능 기술은 선택 사항이 아니라 필수다. 나도 좀 늦은 감이 있지만 주변에 도움을 받을 분들이 많이 있으니 용기를 내어 듣고 보고 배워가야겠다. 다시 한 번 지난 한 해 한 땀 한 땀 연구한 결실을 책으로 묶어 학교 현장의 좋은 길잡이가 되어준 연구회분들께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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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흐르는 강, 아름다운 금강 여행 아롬중학년문고
유명은 지음, 정다희 그림 / 아롬주니어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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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는 6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테마학습 여행(구 수학여행)을 1박 2일 또는 2박 3일 일정으로 다녀오는 계획을 세운다. 도교육청에서는 테마학습 여행 경비로 1인당 약 30만 원에 가까운 예산을 지원한다. 보통 수요자 조사를 통해 장소를 선정한다. 대개 서울권, 경주권, 부여권 세 지역을 예시로 들면서 학부모 및 학생의 기호 조사를 먼저 사전에 시작한다.

 

서울권의 특징은 수도 서울을 중심으로 발달된 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다는 점이며 경주권과 부여권은 신라와 백제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요즘 학생들의 선호는 역사보다는 문화 중심 쪽으로 기우는 것이 대세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한 편으로는 테마학습 여행지를 선정할 때 '강'을 중심으로 계획을 짜 보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한강, 낙동강, 금강처럼 말이다.

 

『거꾸로 흐르는 강, 아름다운 금강 여행』은 금강(웅진강, 백마강) 유역을 따라 볼 수 있는 다양한 유적지와 가 볼 만한 곳을 소개하고 역사적 설명과 더불어 지금의 변화된 모습을 비교하고 있다. 저자의 전작인 '낙동강 1300리'도 함께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6학년 담임교사라면 테마학습 여행 계획을 세울 때 이 책을 참고하면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물길 따라 떠나는 여행이라고 한다면 참신한 계획이라고 하지 않을까?

 

금강의 발원지부터 금강 하굿둑까지 시간 계획을 세우고 학생들이 체험할 수 있는 장소를 일정을 따라다녀본다면 기억에 남는 체험학습이 되지 않을까 싶다. 뜬봉샘, 마이산, 반딧불이, 적벽강, 양산 팔경, 정이품송, 대청호, 고인돌, 무령왕릉, 출렁다리, 낙화암 건재 약방, 한산모시, 금강하굿둑. 다 가볼 수 없겠지만 선택지는 다양하니 행복한 고민일 것 같다.

 

가족 여행 때에도 여행안내자료도 충분한 가치가 있을 것 같다. 자녀들과 함께 책을 읽어보고 함께 떠난다면 더 오랫동안 기억에 남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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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문해력을 키우는 인생 동화책 - 선생님이 직접 읽고 권하는 학년별 · 단계별 동화
김진향 외 지음 / (주)학교도서관저널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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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에 다니는 학생들도 어른들처럼 고민거리를 가지고 있고 관계를 소중하게 생각한다. 다만 생각의 크기와 깊이가 다를 뿐이다. 눈높이를 낮추지 않으면 학생들의 세계를 이해할 수 없다. 어른들에게 동화책 읽기를 추천하는 이유는 학생들의 생각을 알기 위함이다.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학생들과 동화책을 함께 읽어나가면 대화거리가 풍성해진다. 가정에서도 마찬가지다. 부모가 자녀와 함께 동화책을 매개로 친구 관계를 맺어갈 수 있다.

 

 

동화책 작가들은 학생들의 시각에서 이야기를 전개한다. 요즘 학생들이 무슨 고민을 하고 있는지 독자들이 파악할 수 있다. 학생들이 꼭 알아야 할 공동체 가치를 등장인물을 통해 은근히 강조한다. 사랑, 배려, 희생, 존중, 친절이라는 우리 사회의 소중한 가치들을 학생의 목소리로 전달해 준다. 관계 형성에 약한 요즘 학생들에게 관계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한다.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함께 해야 한다고 하지만 아파트 문화에 살고 있는 시대에는 실천하기 어려운 격언이다. 다만 동화책을 통해 서로 다름을 이해하고 이웃을 좀 더 생각하게 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성공이다.

 

 

우리 사회가 다음 세대에게 전수해야 할 여러 가지 가치들을 대상의 눈높이에 맞춰 전달하는 것이 지혜로운 모습니다. 발달 단계가 서로 다른 초등학생들에게는 저학년, 중학년, 고학년에 맞춰 맞춤형 접근이 꼭 필요하다. 주위를 돌아볼 수 있는 나이에 이웃을 소재로 한 책을 함께 읽고, 추상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나이에 좀 더 나아가 자신의 사고를 확대할 수 있는 책을 추천해 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어른들이 해야 할 몫은 다 한 것이라고 본다.

 

 

그림책을 넘어 동화책을 통해 모험을 상상하고 실제 삶 속에서 스스로 도전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면 최고의 교육 방향이 아닐까 싶다. 문해력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은 독서 말고는 다른 대체재로 없을 정도다. 저자들은 인생 동화책이라고 할 수 있는 책들을 엄선해서 어른들에게 추천하고 있다. 아이들과 함께 읽을 책 목록을 소개할 뿐만 아니라 동화책을 실제로 학생들과 읽어보고 특별한 사연도 함께 독자들과 나누고 있다. 그야말로 일석이조다. 문해력뿐만 아니라 인생의 의미를 알게 해주는 효과를 동화책을 통해 누릴 수 있으니 말이다.

 

 

새 학기를 앞두고 있다. 교실마다 만나는 학생들을 한 해 어떻게 키워가야 할지 구상하는 선생님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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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병에는 책을 지어드려요
이상우 지음 / 남해의봄날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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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 돌아 어렵게 한의사가 되었다. 누가 봐도 한의원을 개업할 장소가 아닌 지역에 아내와 함께 당당하게 도전했다. 환자들이 편하게 맞이할 수 있는 넉넉한 공간이 아니라 9평 남짓한 한산한 곳에 한의사로 첫 출발을 시작했다. 무모한 도전이다. 그런데 지금은 한의원을 찾는 손님들 중에 단골이 꽤 많이 늘어났다. 3대가 같이 다니는 곳이다. 할아버지, 아버지, 환자 본인. 더구나 소문이 퍼져 멀리 인근에서도 찾아가는 한의원이 되었다.

서울 대도심 지역이 아니라 변방 시골 지역에서 개업한 한의원이 이렇게 잘 되는 이유가 무엇일까?

내가 보기에는 이유가 딱 한 가지다. 환자들이 한의사의 진실한 마음을 보았다는 점이다. 병을 치료하기 위한 환자를 넘어 내 이웃, 내 가족처럼 환자들을 대하기 때문이다. 환자들은 다 안다. 그 병원이 자신을 돈으로 보는지 아니면 사람으로 보는지. 한의원은 사랑방이 되었다. 동네 마을 어르신들의 이야기가 끊임없이 나오는 사랑방이 되었고 서로의 안부를 전하는 마음 쉼터가 되었다.

더구나 한의사님이 처방해 주는 방법이 특이하다. 마음이 아픈 환자들에게 성급하게 약을 처방하기 보다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책을 추천하고, 심지어 필사를 요청한다. 신기한 것은 환자들의 병이 낫는다는 점이다. 갖가지 약으로도 안 들던 병이 한의사가 추천해 주는 책을 읽고, 필사를 통해 원기가 회복되고 건강이 회복되었다는 점이다.

이 책의 제목이 괜히 '책을 지어 드려요' 가 아니다. 실제 사례를 차곡차곡 담아냈다. 유명한 병원의 유명한 의사의 이야기는 거부감이 든다. 특별한 곳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최신 의료 장비가 구비되어 있고 각종 의료 시스템이 과학의 발전과 함께 철저하게 가동되는 곳이라 병이 치료되지 않을 수 없다. 다만 그곳에는 사람이 없고 정이 없고 관계가 없다. 반면 사랑방과 같은 시골 좁은 한의원에는 약을 처방하기 전에 환자에게 꼭 필요한 마음의 병을 먼저 진단하고 기가 막힌 처방전으로 환자들을 대한다는 점이다.

우리 곁에 있는 이웃과도 같은 한의사님이 처방하는 책 처방전을 한 번 읽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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