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수업하는 법 - 우리말로 세계와 만나기 위하여 땅콩문고
이지은 지음 / 유유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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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과 말로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일을 하고 싶어 외국인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교사, 이지은 선생님의 이야기다. 가수 아이유와 이름이 같아서 많은 덕을 보고 있다고 한다. 이지은 선생님을 통해 한국어 교사가 직면하고 있는 어려운 상황과 막연하게만 생각했던 한국어 교사의 역할, 한국어 교사가 되기 위한 여러 과정들을 알 수 있었다. 무엇보다 안정되지 않은 조건 속에서도 사명감(?)과 더불어 일 자체를 즐거워하며 끊임없이 노력하는 열정에 책을 읽는 내내 감동했다. 세상에 이런 선생님이 계시다니...

이지은 선생님이 알려주는 일반인들이 알지 못하는 한국어 교사의 말 못 하는 어려움 점들이 있다.

첫째, 한국어 교사는 국어 교사와 교수법이 다르다는 점이다. 가르치는 대상이 다르기 때문이다. 대상에 따라 가르치는 내용이 달라지듯이 외국 학생들에게 한국어로 시종일관 가르쳐야 하기 때문에 고도의 전략과 전술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둘째, 한국어를 한국어로 설명해야 어려움이 크다는 점이다. 그래서 수업 시간에 그림으로, 손과 발을 이용하여 몸짓으로 설명하는 일이 다반사다. 저절로 배우 뺨치게 연기를 하게 된다고 한다. 수업이 끝나면 헬스장에라도 다녀온 사람처럼 땀 흘리는 일은 흔히 있는 일이라고 한다. 극한 직업이다. 한국어를 가르치는 직업을 너무 가볍게 여기지 말아 달라고 부탁한다. 한국어로 한국어를 가르치는 것 정말 쉽지 않다!

셋째, 모든 직업에 일장일단이 있지만 특히 한국어 교사는 고용이 불안정하다. 정규 채용이 거의 찾아볼 수 없고 대부분 계약직이다. 우스갯소리로 봄, 여름, 가을, 겨울 이렇게 네 번의 방학(2주간)을 가져서 좋다고 하지만 반대로 말하자면 방학 기간 보수가 없기에 생활이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 반면 일주일에 6시간 수업을 위해 준비해야 하는 과정은 몇 배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한다.

넷째, 모든 직업이 그렇겠지만 한국어 교사를 오래 하게 되었을 경우 생기는 습관으로 평소에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할 때에도 한국어 수업 시간처럼 손을 많이 사용하는 버릇이 생긴다고 한다. 좋게 보면 적극적인 것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보통 과도한 액션 때문에 상대방이 부담스러워할 수 있겠다 싶다.

한국어 교사 이지은 선생님이 말하는 것처럼 '선생은 가르치는 것보다 배워야 할 것이 더 많은 직업'이라는 말에 울림이 크게 다가온다. 끊임없이 배우고자 하는 마음 자세가 없다면 고인 물이 될 수밖에 없다. '학생을 가르치는 선생은 선생이 되기 전에 모두 학생이었다'라는 말은 내게 이렇게 다가온다.

'교감은 학교 관리자가 되기 전에 모두 교사였다'

상대방의 입장을 늘 생각하지 않으면 남 탓만 하게 된다. 존중과 배려의 기본은 상대방을 생각하는 것이다. 상대방이 조직에서 존중받는다고 느낄 때에는 아마도 존중과 배려를 받을 때가 아닌가 싶다. 교감은 교사였다. 아주 오랫동안 교사였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한국어 교사가 갖추어야 할 능력 중에 하나가 '순발력'이라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외국 학생들이 생각지도 못한 질문들을 많이 했을 때 모른다고 하기에는 선생 체면에 말이 안 된다. 순발력으로 질문에 답을 해 주는 것은 한국어 교사뿐만 아니라 사실 교감인 내게도 아주 필요한 능력이다.

교감도 순발력이 중요한 직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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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담은 교문 - 학생들이 만들어 가는 학교 공간 혁신
배성호 지음 / 철수와영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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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동안 아이들과 함께 학교 교문을 새롭게 바꾼 선생님의 이야기다. 학교의 주인은 아이들이며 아이들도 민주주의 시민으로 공간 주권을 배워야 한다는 가치관으로 지역 사회와 교육청의 도움을 이끌어낸 끈질긴 노력의 결과물이 서울 삼양 초등학교 교문 스토리다.

저자는 학교 교문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체험 장소로 주로 방문하는 국립중앙박물관에도 건의를 통해 학생들의 시각에서 꼭 필요했던 공간을 만들었던 전력(?)도 있다. 1일 체험으로 박물관에 방문한 학생들이 진작 점심시간에 도시락을 먹을 장소가 없는 점을 발견하고 아이들과 함께 공간을 개선해 달라는 노력을 멈추지 않고 했던 사례가 있다.

이처럼 아이들과 함께 저자는 사회에서 발견되는 여러 문제점들을 개선하고자 그냥 지나치기보다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 새롭게 변화시키는 일에 도전하고 있는 초등학교 교사다. <꿈을 담은 교문>의 이야기를 책으로 남긴 이유도 기록으로 남겨두지 않으면 참고할 사례가 없어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현장에서 깨달았기 때문이다.

보통 학교 공간을 혁신하는 여러 사업을 학교에서 추진하고 있지만 시간적으로 부족하다는 이유로 전문가나 외부 권위자가 결정해 주는 대로 하는 경우가 많았었다. 물론 저자와 같이 열정과 비전이 남다른 교사가 많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교육과정과 연계하여 수업에서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반영하는 과정을 도맡아 해낸다는 것은 웬만한 소신이 없으면 할 수 없는 일이다. 저자와 같은 교사를 만난다는 것은 학교로 봤을 때에는 큰 복임에 틀림이 없다.

저자가 교문을 새롭게 만드는 과정을 기록으로 구체적으로 남긴 것을 보면 건축이라는 것이 단순히 외형적으로만 그럴싸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안전과 재미, 관리와 기능이라는 4가지 요소를 고려하여 학교 문화를 새롭게 만들어가는 작업임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참여자 설치 미술을 실천하는 교육과정이며 저자가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공간 주권을 찾아오는 일이기도 하다.

끝으로 그는 학교 공간을 바꾸는 일에 어른의 역할을 단 한마디로 말한다.

"아이들이 문제를 푸는 데 마중물 역할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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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걸음 뒤의 세상 - ‘후퇴’에서 찾은 생존법
우치다 타츠루 외 지음, 박우현 옮김 / 이숲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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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치다 타츠루는 거리의 사상가로 유명하다. 나는 정철희 선생님의 책을 읽다가 그를 알게 되었다. 우치다 타츠루는 누구도 말하길 껄끄러워하는 일본의 현 상황을 냉철하게 진단하고 있다. 그가 보기에 현재 일본은 붕괴 직전이라고 말한다. 이제는 성장을 말할 것이 아니라 아름다운 후퇴를 고민해야 한다고 한다.

"후퇴는 도망하고 다르다. 후퇴는 전술이자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다." _108쪽

우치다 타츠루는 후퇴라는 주제로 각계각층의 전문가들의 입장과 생각을 정리했다. 정치인, 의료인, 소상공인, 예술인 등 다양한 목소리를 청취했다. 공통점은 앞으로 일본은 후퇴를 공식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 국내의 사정도 사정이지만 글로벌 세계가 놓인 상황도 만만치 않다. 저출산 고령화, 기후 이상, 우경화, 전쟁, 난민 등 줄기차게 성장이라는 가치만 붙잡고 살아온 세계가 이제는 퇴로를 찾지 못하고 우왕좌왕 헤매는 형국이다. 특히 일본은 앞으로 1억 2천만 명의 인구가 2100년에는 4천만 명 미만으로 급격히 감소하여 국가 생존을 위협한다고 진단한다.

우리나라도 예외일 수 없다. 정치인들의 말에만 의존할 수 없다. 멀리 내다봐야 한다. 오히려 이때는 우리들 곁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는 전문가들의 생생한 목소리와 그들의 전환된 삶의 양식을 보고 깨우쳐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팬데믹을 통해 중요한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한다. 인류가 공존하기 위해서는 전략적으로 후퇴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주저하지 않고 강조한다. 도시에서 문명을 누리는 사람들도 이제는 사회적 가치가 있다고 평가받는 것과 거리를 두고 잠시라도 그런 것에 가치를 두지 않는 생활을 생각해야 하며 다른 사람의 요구를 신경 쓰지 않는 삶의 태도도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세계에서 가장 첨단을 달리는 화려한 대도시 생활을 버리고 과소 지역으로 지정된 작은 시골 마을로 거점을 옮기는 사례, 현대 사회의 주류의 가치관에 저항하는 삶의 방향, 순환하고 회귀하는 자연의 시간에 따라 살아가는 삶의 태도가 필요한 때다.

문명의 시간에서 자연의 시간으로 후퇴하는 길만이 인간의 생존을 연장할 유일한 방법으로 제시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과거의 발효 기술로 빵을 만들고 과거의 제작 방식으로 강하면서도 부드럽게 살아가는 삶이 더할 나위 없는 가치가 스며 있는 삶이 아니겠냐고 글쓴이들은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한다.

앞만 보고 달려온 것이 사실이다. 올해 여름처럼 더운 날씨는 처음인 것 같다. 이게 시작이라면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 이대로 살아온 방식을 고수한다면 함께 추락할게 뻔하다. 지속 가능한 삶은 천천히 후퇴하는 삶이다. 뒷걸음치는 이유는 함께 살기 위한 전략이다. 불편에 익숙해져야 한다. 결핍을 학습해야 한다. 용기가 필요하다. 다 함께 살기 위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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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학교를 만드는 공간 혁신 - 학교 공간 개선 솔루션
서예식 외 지음 / 해냄에듀(단행본)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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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근무하고 있는 학교가 학교시설 공간 재구조화 사업 대상이 되었다. 이 사업은 지난 몇 년간 그린 스마트학교 사업으로 추진되어 왔던 사업의 연장선에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큰 차이점이 발견된다.

학교시설의 공간 재구조화 사업의 철학은 인구 소멸과 학령 인구 감소, 디지털 소양이 강조된 새로운 교육과정에 기반을 둔다. 시대 변화의 흐름에 따라 학교시설의 변화도 불가피해 보인다.

특히 눈여겨볼 사항은 공간을 재구조화하는 작업에 학교 사용자의 의견을 사전에 담아내고 있다는 점이다. 사전 기획이라는 이름으로 사업 규모를 확정하기 전에 학생, 학부모, 교직원의 공간 구성에 대한 아이디어와 필요성, 요구 사항을 충분히 수렴한다는 계획이다. 학교 내 관련 구성원들로 모인 전담 협의체가 사전 기획의 주체가 된다. 얼마나 구성원들의 의견을 담아낼 수 있는지는 전담 협의체의 역량에 달려 있다.

당장 다음 주부터 인사이트 투어(insight tour)가 시작된다. 학교 공간을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고 통찰을 얻는 시간이다. 이미 진행된 다른 학교로 찾아가 공간 구석구석을 돌아볼 예정이다. 인사이트 투어로 공간 감수성이 틔워지기를 바라본다.

이미 경기도 교육청에서 시작한 공간 혁신 사업은 좋은 사례가 될 것 같다. 공간 혁신의 사례를 담아낸 이 책이 40년 이상 된 노후화된 학교시설을 새로운 변화의 흐름에 맞게 탈바꿈하는데 참신한 인사이트가 되었으면 한다. 저자는 실제 학교 현장에서 공간 혁신을 주도하거나 함께 했던 분들이다. 교육적 관점으로 학교 공간을 새롭게 한 이들의 사례가 그 어떤 자료보다도 참고 사례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저자들이 공간 혁신을 위해 연구한 부분을 정리해 본다. 공간을 재구조화하는 데 있어 근간이 되는 철학을 정립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에드워드 홀은 공간을 인간의 소통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파악했다. 공간의 한자어를 보면 관계성을 지향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학교의 공간도 권위적인 구조에서 학생 중심의 구조로 바뀌어야 한다. 기획 단계에서 학생 사용자를 참여시켜야 하는 이유다. 학교 교육계획에도 공간 혁신을 위한 방향성을 담아내야 한다. 학생들은 새로워진 공간에서 심미적 감수성과 공동체 정신을 배워갈 수 있다. 학교 공간을 학생의 삶에 기여하는 학습 경험 공간으로 되돌려 주는 것이다. 공간이 사람을 바꾼다.

"공간 심리학에 따르면 우리가 살고 있는 건물은 우리의 자전적 기억과 자아 정체성을 형성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우리는 그 공간 안에서 자신과 타인을 이해하는 방식을 배워 나간다."_72쪽

  • 학교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공간은 어떤 곳일까?

  • 지금껏 학교에 머물면서 가장 의미 있는 공간은 어떤 곳이었을까?

  • 학교에는 어떤 공간이 필요할까?

  • 우리 삶이 더 좋아지려면 학교에 어떤 공간이 있어야 할까? _73쪽

학교의 얼굴 역할을 하고 있는 현관의 공간 재구조화도 필요할 듯싶다.

"현관은 학교의 구성원인 학생, 교직원, 학부모 그리고 지역 사회 이웃들을 환대하고, 이들이 자연스럽게 교류하는 공간이어야 함" _117쪽

"학교의 모든 공간은 학습, 생활, 소통, 놀이 등 다양한 용도의 공동 공간이 되므로 가구 하나라도 섬세하게 선택하고 배치해야 한다" _118쪽

"학교 도서관은 학교의 울타리를 넘어서서 지역 시민들과 함께함으로써 평생 교육 시설의 몫을 담당하는 공공적 역할도 맡고 있다" _126쪽

"학교 공간은 교사, 교과서에 이어 제3의 교사로 불릴 만큼 학교 교육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에브람스)" _4쪽

다만, 학교 구성원들이 공간에 대한 철학을 함께 공유하고 학생들을 위해 수고스럽더라도 공간을 배움의 공간, 소통의 공간, 치유의 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자발적 노력과 열정이 전제되어야 가능하다. 공간 재구조화 사업을 귀찮은 일로 생각하고 남의 일처럼 여기는 한 사용자의 창의적인 의견을 담아낼 수 없다. 이것이 딜레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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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의 진심 - 명화 속에 표현된 화가의 진심을 알고 내 삶을 스스로 위로하기
김태현 지음 / 교육과실천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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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현 선생님이 그림을 대하는 방식이 남다른 것 같다. 화풍, 기법, 기교와 같은 그림의 기술적 난이도를 중심에 두지 않는 것 같다.

책에서도 언급했듯이 그냥 자신이 마음에 와닿는 그림부터 찬찬히 살펴본다. 미술관에 가서도 일단 한 바퀴 발길 닿는 대로 쭉 살펴본 뒤 순간 마음에 와닿는 그림 앞에 천천히 머문다고 한다. 누군가가 추천해 주는 그림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에 당기는 그림 앞에 감정을 이입한다.

유명한 그림이라고 해서 누구나 감동을 받는 것이 아니다. 나도 마찬가지다. 그림에 대한 안목이 얕기 때문에 그런지 몰라도 아무리 유명한 화가의 작품이라고 해도 내 눈에는 그저 그림일 뿐이다. 내가 스마트폰으로 찍은 소박한 사진보다도 눈길이 와닿지 않는다. 아무래도 나와 관련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자신이 처한 지금의 환경에서 나에게 와닿는 그림은 자신도 모르게 그 앞에 발길을 멈추게 된다. 그리고 그림에 담긴 역사적 배경과 화가의 의도를 알게 되면 더더욱 기억에 담아 두게 된다. 그림과 자신이 만나는 지점은 사람마다 각자 다를 것이다. 그림에 진심을 가진다는 것은 곧 사랑한다는 뜻이다. 김태현 선생님도 자신이 가장 힘든 순간에 만났던 그림에 진심을 느꼈고 그 그림을 좀 더 알기 위해 공부를 했을 것이다.

'진심'은 통하게 된다. 누가 시키지 않더라도 열정을 쏟게 만든다. '진심'은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큰 힘을 발휘한다. '진심'은 향기가 있다. 멀리서도 향기가 느껴진다. '진심'이 있는 사람은 다르다.

공동체가 위태롭고 관계가 매끄럽지 못할수록 얄팍한 기술로 대충 덮으려 하기보다 '진심'으로 정면 승부하는 것이 최후의 승리를 맛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속임수가 난무하고 관계를 통해 이득을 얻으려고만 하며 손해가 되는 일에는 손절하는 사람들 관계에서 '진심'으로 다가가는 것이 쉽지 않겠지만 말이다.

김태현 선생님은 수많은 그림 속에서 '다양한 시선'을 강조했다. 화가가 살았던 당대의 시선으로 그림을 바라본다면 그림에 담긴 진심을 볼 수 있다고 한다. 나의 시선이 아니라 화가의 시선으로, 지금의 시선이 아니라 그 당시의 시선으로 바라보려고 노력하는 것이 그림을 제대로 감상하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쉬운 것 같지만 참 어려운 일이다. 나도 모르게 내 관점으로 그림을 보려고 하기 때문이다.

사람을 바라는 관점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내 시선으로 바라보면 안 좋은 부분만 보게 된다. 부정적으로 흐르게 된다. 나와 성향이 맞는 사람만 좋게 본다. 본능이다. 그림을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보아야 진심을 볼 수 있듯이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다양한 삶의 궤도를 보려고 애써야 그 사람의 진심을 느낄 수 있다. 나에게 던진 말 한마디에 속상해하는 이유는 표면적으로 던져진 그 말 한마디만 보기 때문이다. 왜 그 말을 던졌는지 '진심'을 보려고 한다면 덜 상처받지 않을까 싶다.

2학기가 시작된다. 수많은 사람을 만나야 한다. 다양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교직원들, 학생들, 학생들 뒤에 매와 같은 눈으로 학교를 바라보는 학부모님들, 학교와 관련되어 있는 지역 사람들. 우호적인 사람보다는 비판적인 시각으로 따지려 드는 사람일지라도 '진심'을 다하자. 결코 쉽지 않은 일임에 틀림이 없다. 본능대로 툴툴거리고 뒤에서 부정적인 험담을 늘어놓는다면 본능이 시키는 대로 사는 것일 뿐이다.

진심이 없다면 참 삭막할 것 같다. 법과 규칙, 매뉴얼과 규정에는 진심이 담겨 있지 않다. 관계를 단절시킨다. 하지만 진심은 다르다. 진심은 연결시킨다. 그림에 진심이라면 그림과 연결되듯이 사람에 진심이라면 사람과 소통하게 되지 않을까.

그림의 진심을 읽고 사람의 진심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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