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프레디 학교를 구하다 북멘토 가치동화 41
닐 카메론 지음, 최효은 옮김 / 북멘토(도서출판)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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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입학하는 1학년 친구들에게 학교는 어떻게 비춰졌을까? 또래들만 있던 유치원이나 어린이집과는 달리 형, 누나들이 보이고 또래들이 훨씬 많은 교실에 들어가 새로운 선생님을 만나고, 더 넓은 급식 공간에서 밥을 먹으며 생활했던 한 주간이 엄청 신기하면서도 두려움이 있지 않았을까 싶다.

 

<로봇 프레디 학교를 구하다>에서는 인간이 아닌 로봇 '프레디'가 학교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로봇 프레디는 휴먼 노이드 로봇으로 등장한다. 인간처럼 감정을 느끼고 생각을 하며 밥도 똑같이 먹는다. 다만, 인간이 가지고 있지 않는 능력 즉 레이저 빔을 쏜다든가, 로켓 부스터로 하늘을 날아가는 일, 로봇 파워를 사용하는 일을 하기에 친구들에게 늘 주목을 받는다. 

 

로봇이 학교를 간다? 수학을 한다? 프레디를 학교에 보내는 이유는 사회적 존재로 자라길 바라는 프레디의 부모의 뜻이기도 하다. 문명이 발달하고 과학기술이 발전하더라도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적 존재의 가치는 희석되기보다 더 필요한 자질로 요구될 것이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않는 능력을 가진 로봇도 결국 함께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존재로 학교라는 곳은 꼭 필요한 공간임을 독자들에게 넌지시 강조하고 있다. 

 

천방지축인 또래 아이들이 모인 학교라는 곳은 민주시민이 되기 위해 배우고, 실천하고, 실수가 있더라도 용납되는 곳이다. 프레디와 친한 친구들도 역시나 사고뭉치들이다. 대형사고를 치며 학교를 혼란케하지만 그 속에서 화해를 배우고, 공동체 정신을 배워간다. 올해 새롭게 입학한 1학년 친구들도 지금은 약간 서툴지만 한 해 한 해 학교에서 생활하면서 분명히 성장해 갈 것이며 민주시민으로 주체적 존재로 자라갈 것이다. 

 

저자는 영국 학교 이야기를 글 속에서 풀어간다. 내게 관심이 간 부분은 영국 초등학교의 학생 생활 전반에 관한 운영자가 '교감'으로 등장한다는 점이다. 로봇 프레디를 위한 '로봇 학생 규칙'을 제정하고 행동에 제약을 가한 이도 '교감'이었고, 낡은 학교 버스를 새롭게 교체하기 위해 후원금을 모집하는 기획안을 설계한 이도 '교감'이었다. 물론 학생들이 보기에 '교감'은 악당처럼 비춰진다. 행동을 제약을 가하고, 매와 같은 눈으로 감시하는 존재이기에 교감은 친해져서는 안 될 존재로 부각된다. 대한민국 초중등교육법에 교감의 임무는 학교장을 보좌하고, 교무를 관리하며 학생을 교육한다, 그리고 교장이 부득이한 사유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 교장의 직무를 대행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따라서 법에 명시된 문구를 보면 교감은 행정적인 일 뿐만 아니라 학생을 교육하는 일도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것으로 나와 있다. 생활교육 전반에 걸쳐 교감이 해야 할 들을 찾아 상담을 하고 필요를 채워주는 일도 교감이 해야 하는 일이다.

 

학교에는 다양한 학생들이 존재한다. 천편일률적으로 학생을 대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학생들이 존재하기에 교육자들이 필요하며 학교라는 곳이 존재한다. 따라서, 로봇 프레디처럼 독특한 학생들을 만날 수 있다는 가정 하에 어떻게 교육해야 할 지를 함께 머리를 맞대어 고민해야 하는 것이 교직원의 역할이기도 하다. 외부에서 바라보는 학교는 고요하게 보일지 모르겠지만, 학교 내부에서는 하루에도 수십 번씩 생각지 못한 일들이 일어나고, 그 최일선에서 선생님들과 교직원들은 학생을 바르게 성장시키고 교육시키기 위해 무진장 애를 쓰고 있음을 분명히 말하고 싶다. 

 

학교는 완벽한 곳도, 완전한 곳도 아니다. 다만, 학생을 중심에 두고 최선을 다하는 곳임에는 틀림이 없다. 학생을 학교에 맡긴 학부모님들도 학교를 신뢰하고 응원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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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행동경제학을 만나다 - 소비자의 지갑을 여는 브랜드의 비밀, 개정판
곽준식 지음 / 갈매나무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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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경제학이란 무엇일까?

 

인간은 무언가를 선택할 때 이성과 감성에 의해 움직인다. 둘 중에 경중을 따져본다면 이성보다 감성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 인간의 선택이라고 보고 결국 인간은 이성적인 존재가 아니다라는 생각을 베이스를 두고 연구하는 학문이 곧 행동경제학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인간은 생각하기 싫어하고, 인지적 능력을 최소화하려 하기에 주로 직관을 자주 활용한다고 행동경제학자들은 말한다. 하루에도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정보가 쏟아지고 있는 세상에서 무언가를 생각해서 선택한다는 것은 고도의 인지 능력이 필요하다. 머리 쓸 것들이 많아질수록 점점 사람들은 생각하기 싫어진다. 인지적 능력을 최소화하기 위해 직관(순간적으로 직감하는 것)을 사용하려고 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지 아닐까 싶다. 

 

행동경제학자들은 이러한 현상을 '휴리스틱'이라고 정의한다. 휴리스틱은 영어로 heuristic 이라고 부른다. 경제학 용어이기보다 심리학 용어라고 봐야 할 것 같다. 이성보다 감정에 끌리는 소비자들의 소비 형태를 연구한 결과 휴리스틱이라는 새로운 용어를 도입한 듯 싶다. 

 

우리가 잘 아는 바와 같이 코카콜라와 펩시콜라의 전면전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 같다. 소비자들은 이성이 아닌 감정으로 이미 코카콜라가 펩시콜라보다 맛에서 우월하다는 생각을 직관적으로 여기고 있다. 오랜동안 브랜드를 지켜온 제품을 보더라도 자신에게 친숙하고 익숙한 것에 끌리는 성향을 사람들이 가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1950년에 출시한 칠성사이다, 1971년 오란씨, 1974년 에이스 크래커, 1974년 바나나맛 우유, 1981년 페리오 치약, 1982년 농심 너구리는 대표적인 브랜드 행동경제학의 예다. 

 

광고에서도 흔히 접할 수 있는 왼쪽 자리 효과는 준거점이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2만원과 1만 9900원은 100원 밖에 차이가 안나지만 사람들이 느끼는 가격 차이는 더 크게 감정적으로 느낀다. 어떤 정보를 접할 때 비율보다는 빈도로 제시된 정보에 더 강하게 감성적으로 반응을 보이는 것도 한 가지 예다. 담뱃값을 미묘하게 작게 해마다 올리는 것도 국민 건강 뿐만 아니라 세금 측면을 고려한 정부의 집요한 전략이며 한 출판사에서 히트를 친 <마법 천자문>은 어린들이 좋아할 마법과 마법을 통해 세상을 통제할 수 있다는 감정을 이용한 마케팅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유명 연예인들을 광고 모델로 삼는 것도 소비자의 이성보다 감성에 호소한 것이며 제품의 원료를 홍보할 때 국산 100%, 무지방, gold, premium... 등으로 표기한 것은 '감정 꼬리표'를 활용한 예다. 변화를 꾀할 때에는 소비자의 반발을 최소화하고 만족은 극대화시키는 방향으로 감정 휴리스틱을 활용하고 있다. 사람들은 절대적인 변화보다 상대적인 변화에 더 민감하다. 이익에서 얻는 기쁨보다 손실로 인한 고통을 더 크게 느낀다. 기쁨을 한 꺼번에 주는 것보다 두 세번에 걸쳐 나누어 주는 것도 감정 휴리스틱을 활용한 예다. 중간 중간 성과급을 지급하는 경우, 놀이공원의 자유이용권은 고통을 두 번 주는 것보다 차라리 한 번 주는 것이 소비자의 감정을 덜 상하게 한다는 감정 휴리스틱을 활용한 예다. 

 

소비자는 제품을 사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를 산다!

 

소비자뿐이겠는가. 정치인들도 브랜드로 표심을 얻는다. 심지어 교육계 조차도 이성보다는 감성에 끌리는 정책으로 학부모의 마음을 얻으려고 한다. <브랜드, 행동경제학을 만나다>를 통해 사람들의 보편적인 성향을 읽을 수 있으며 홍보 전략을 세울 때 도움을 얻을 수 있겠지만 반면, 소비자의 입장에서 또는 유권자의 입장에서 감성에 호소하는 기업, 정치인, 교육 정책들을 이성적으로 살펴볼 필요성을 깨닫게 해 주기도 한다. 브랜드가 지배하는 세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한 번 쯤이라면 읽어 보면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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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을 교육하다 - 미래교육을 위한 8가지 키워드
임종근 지음 / 에듀니티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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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가까이 교사에서 교육장까지 서울 교육 정책의 최일선에서 발로 뛴 노장의 회고록이자 다가오는 미래, 교육자들의 생각의 변화를 요구한 책이다. 교사로서의 살아온 사람답게 아주 디테일한 부분까지 교육 정책의 장단점을 이야기하고 있다. 현직에 재직하면서 틈틈히 적어내려간 교육 관련 글들을 모아 낸 책이기도 하다. 그가 강조한 부분을 몇 가지 추려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토론 교육의 부제로 생긴 낮은 민주 시민성을 충고하고 있다. 지식 주입 교육에서 벗어나 실제 수업에서 학생들의 토론 중심의 교육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맹목적이고 순응적인 교육의 결과 세월호 참사와 같은 비극이 일어났듯이 이제는 교실 현장에서 실제 상황을 가지고 토론을 해야 하며 토론을 통해 민주시민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한다.


둘째, 민주시민의 자질로 인권감수성을 시종일관 주장한다. 인권은 사람답게 살아갈 권리이기에 학생들에게도 분명 인권이 있으며 마땅히 존중받아야 한다. 인권은 양면성과 상호성을 지닌다. 내 권리도 중요하지만 타인의 권리도 중요하다. 누려야 할 권리도 있지만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

저자는 인권과 교권의 관계를 설명하면서 부모의 자녀교육권을 예로 들었다. 부모로써 가지는 자녀의 교육권은 억압과 강제가 아닌 자녀를 보호하는 취지에서 가지는 권리이듯이 학생인권은 교사가 학생을 보호하는 취지에서 마땅히 존중해야 하는 부분이라는 점이다. 학생인권이 존중된다고 해서 교권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셋째, 미래 교육의 화두로 '소통'에 방점을 두고 있다. 부모-자녀, 교사-학생, 교사-교사 등 사회적 관계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소통임을 말한다. 원활한 소통을 위해 당사자들은 공부를 해야 한다. 상담 기법을 배워서라도 상대방의 소리에 경청해야 하며 학교 구성원들은 서로 소통을 통해 조직 문화를 개선해 가야 한다. 급변하는 시대 다문화 교육과 통일 준비 교육도 빼 놓지 말아야 할 부분이다. 국제 사회의 한 일원으로 역할을 책임감 있게 수행해야 한다. 난민에 대한 합의도 이뤄내야 한다.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국가적 지원 정책이 필요하며 수정되어야 할 학교폭력예방정책도 언급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인성교육이다. 특히 덴마크 인성교육의 장점을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덴마크의 학교에서는 책 읽기를 중요시 여긴다. 학생들은 책을 읽고 자신과 타인의 감정에 대해 토론한다. 책 읽기의 목적은 감정 읽기를 가르치기 위한 것이다. 책 읽기와 함께 덴마크 교육의 강점으로 '학급 시간' 이다. 일주일에 한 번 의무적으로 갖는 '휘게 시간' 즉 학급 시간은 성적보다 우정과 공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덴마크 사람들의 특징이 담겨 있다. 학급 시간에는 먹을 것을 나누며 공동의 문제를 두고 대화를 나눈다. 친구의 고민을 경청하기도 한다. 함께 해결 방안을 찾는다. 이와는 다르게 우리나라는 어떤가? 학급회의 시간마저도 잘 지켜지고 있지 않고 있다. '다모임'이라는 이름으로 전교생이 모여 공동의 문제를 안건으로 상정하여 의견을 나누는 시간들이 정례화된다면 인성교육이 실제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겠다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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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A, 중도 하차합니다 오늘의 청소년 문학 29
김지숙 지음 / 다른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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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가 가해자와 피해자의 중간 어디쯤에 있어"

 

요즈음 연예계, 스포츠계 학폭 미투가 끊임없이 인터넷 포털에 오르내리고 있다. 힘들게 본선 경쟁에 오르면서 인기를 한 몸에 받던 이들도 과거에 저지른 학교폭력으로 인해 오명을 씻지 못하고 그만 하차하는 경우가 있어 놀라움과 아쉬움이 교차하고 있다. 스포츠계에서도 쉬쉬하고 있었던 운동부 폭력이 피해자의 증언과 함께 속속히 밝혀지고 있어 모두들 당황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소녀A, 중도 하차합니다> 는 학교폭력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청소년 소설이다. '넥스트아이돌스타'라는 공개 경쟁 프로그램에서 주인공 김아름은 일약 스타가 되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중학교 때 일어난 왕따, 은따 사실이 인터넷 공개 게시판에 밝혀지면서 결국 하차의 위기를 맞이한다. 책 제목처럼 중도 하차가 된다면 그다지 독자들에게 환기를 주지 않을텐데 마지막 부분에서 반전이 일어난다. 가해자로 지목된 소녀A(김아름)와 피해자 구유진이 극적으로 화해가 이루어진다. 사실 두 당사자 모두 피해자이기도 하다. 피해의 경중을 따질 수 없지만 소녀A는 피해를 피하고자 가해자로 돌변하고 결국 위 사실이 밝혀져 스스로 프로그램 중도 하차를 선언한다. 공개적으로 잘못을 시인하는 과정에서 피해자였던 구유진은 용서를 하게 되면서 극적 반전이 이루어진다. 

 

사실, 학교폭력 사건에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뚜렷히 구분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확실하게 보여지는 가해자도 있지만 주변에서 맴돌며 방관하는 가해자도 있다. 어떻게 보면 구경꾼 행세하는 가해자가 더더욱 무서울 수 있다. 누구든지 학교폭력 상황을 인지했을 때 멈추라고 시그널을 보내고 도움을 요청한다면 피해의 규모를 줄이거나 예방할 수 있다. 피해자가 가해자로 돌변하는 경우도 왕왕 있다. 결국 학교폭력에 관계된 이들 모두 가해자와 피해자 중간 어디쯤에 애매하게 있는 경우가 많다. 

 

"내가 상처를 받았으니까, 누군가 상처받아야 한다고 생각했어" 

 

우리 사회에 학교폭력이 큰 이슈로 자리 잡고 있다. 학교폭력을 해결하기 위해 교육계 뿐만 아니라 법조계, 정부 주도로 다양한 방법들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폭력의 뿌리는 더욱 견고하게 흔들리지 않고 자리잡고 있다. 학교폭력을 해결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공감이 이루어지지 않는 곳, 그리고 타인이 겪고 있는 고통에 대한 깊은 배려가 없는 곳에서, 폭력의 씨앗이 싹트게 된다. 공감은 환대나 타인을 온전한 인간으로 인식하는 능력에 반드시 필요한 핵심 요소다. <소녀A, 중도 하차합니다>의 또 다른 주인공 '나나'는 타로 가게를 운영하는 언니다. 그녀도 지독한 학교폭력의 피해자였다. 본인이 당한 아픔과 고통이 있었기에 '소녀A', '구유진'의 아픔을 공감해 줄 수 있었다. 학교폭력은 공감이 왜곡되었을 때 나타나는 행동 유형이다. 공감은 단순히 남을 동정하는 차원이 아니라, 타인이 가지고 있는 다름을 깊이 인식하는 것이다.

 

학교폭력 예방의 열쇠는 가해자를 적발해내거나 제압하는 것에 있지 않고, 가해자의 편을 줄이고 피해자의 편을 늘리는 데 있다. 이때 가장 중요한 대상이 방관자이다. 어떻게 방관자를 방어자로 돌려세우는가가 학교폭력 예방의 열쇠인 것이다. 이때 방관자들을 피해자에게 돌려세우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타인의 상태 정서를 마치 자신의 것처럼 느낄 수 있는 공감능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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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다시 배우는 서양고대사 - 메소포타미아·이집트 문명부터 서로마제국 멸망까지
정기문 지음 / 책과함께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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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로마 시대를 서양 역사의 황금기라고 말한다. 찬란했던 문명의 이면에는 문명을 있게 만든 마중물이 있어야 한다. 저자는 황금기를 자랑했던 그리스, 로마 문명의 모태라 말할 수 있는 고대사를 이 책에서 언급하고 있다. 책의 부제처럼 메소포타미아, 이집트 문명은 고대사의 근간을 이룬다. 기독교의 경전인 성경의 배경이 바로 메소포타미아, 이집트 문명과 맞물려 있다. 따라서 고고학자들이 발굴한 유물, 유적들을 통해 고대의 역사를 들춰낸 <처음부터 다시 배우는 서양고대사>의 일독 뿐만 아니라 곁에 두고 찬찬히 읽어볼 것을 권유한다. 물론 고고학자들 간에 다소간 이견이 있을 수 있겠지만 다양한 연구물을 통해 좀 더 폭넓은 고대사의 감춰진 역사를 알 수 있으며 깊은 우물에서 길어낸 단물을 통해 그리스, 로마 시대의 역사를 바라보는 안목을 새롭게 할 수 있으리라 기대가 된다.

 

학창시절에 구구절절 외웠던 세계 문명 4대 발상지 중 하나인 메소포타미아 문명은 지금은 사막 지형으로 변형되었지만 문명 당시만 보더라도 목축과 유목, 농사 짓기에 적합한 지역이었기에 사람들이 모여 도시를 이루며 문명을 일궈 낼 수 있었다. 문명이라는 낱말의 어원은 도시에서 비롯된 것을 보면 메소포타미아는 중동 근방에서 유프라테스강과 티그리스강이라는 천혜의 자연 환경으로 일치감치 사람들을 유인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

 

메소포타미아 문명은 4대 문명 발상지 답게 그들의 문자가 통용되었다. 일명 '쐐기문자' 다. 그들이 쐐기 문자를 통해 남긴 문자가 비문에 남겨져 지금까지 전해오고 있으며 고고학자들을 통해 드디어 해독되기 시작되었다. 특히 구약 성경의 이야기 중 하나인 노아의 방주 사건과 유사한 내용이 담긴 길가메쉬 서사시는 당시 문명을 해독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

 

인도 문명과 비슷한 환경에 놓였던 메소포타미아에서도 페르시아의 '크세르크세스' 왕이 이끄는 군대가 패배한 이유도 전염병의 역사에서 찾고 있으며 문자로 기록된 자료인 바빌로니아의 '길가메쉬' 서사시에도 대홍수보다 전염병의 재앙을 잘 묘사하고 있다.<전염병과 인류의 역사, 윌리엄H. 맥닐>

 

길가메쉬 서사시는 실존했던 인물인 갈가메쉬라는 왕의 모험담을 전한다. 다양한 부족과 민족의 부침이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일어났다. 그 중 히브리인이라고 불리는 민족은 원래 종족이 아니라 특수한 신분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낮은 계층에 속한 사람들을 가리켰던 히브리인들은 결국 거대한 민족을 이루었고 가나안 지역의 주류로 자리잡게 되었다. 다만, 바다 사람이라고 불리운 블레셋(필리스티아)은 히브리 민족을 위협하는 최대의 복병으로 부상했다.

 

바빌론과 페르시아 제국의 흥망성쇠의 역사는 메소포타미아 문명과 결을 같이 한다. 에게해 문명으로부터 시작된 고대 그리스는 수 많은 철학자를 배출하였으며 민주주의 시작의 단초를 제공하였다. 영원한 제국이 없듯이 그리스 제국도 분열되었지만 분열 뒤에는 새로운 문명을 싹틔우게 했으니 바로 헬레니즘이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라는 대전제가 아직도 모든 사람의 귓가에 남아 있듯이 로마 제국은 전무후무한 신기록을 세우며 1000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물론 메소포타미아, 이집트 문명에서 시작된 내공이 차곡차곡 쌓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문명은 제국을 만들고, 제국은 또 다른 문명을 잉태케 한다. 서양 고대사의 본류를 찾아 독자들이 탐독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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