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를 위한 미술관에서 읽는 경제학
천눈이 지음 / 다른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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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경제는 같이 간다!

 

무엇을 얻기 위해 포기를 한 경험은 누구나 한 번 쯤은 있을 것이다. 야구 경기를 관전하기 위해서는 시간과 돈을 포기해야 한다. 야구 경기를 관전하기 위해 야구장으로 오고가는 시간과 입장료보다 야구 경기를 보면서 얻는 기쁨이 크다면 다행이지만 기대 이하였다면 갑자기 아까운 생각이 밀려온다. 기회비용이란 포기하지 않았다면 얻을 수 있었던 것 중 가장 큰 가치를 말한다. 야구장에 가지 않았다면 그 시간과 돈으로 다른 것을 할 수 있었을테니까. 루이 14세가 왕권 강화를 위해 무리하게 지은 베르사유 궁전은 기회비용을 생각한다면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베르사유 궁전을 짓느라 들인 비용 때문에 국가 재정이 바닥이 났으며 결국 재정이 메꾸기 위해 세금을 걷어 들이는 과정에서 민심은 분노로 폭발했고 결국 프랑스 혁명의 단초가 되었다. 

 

페테르 파울 루벤스는 작품을 대량으로 작업하기 위해 기회비용을 적극 활용한 화가다. 화가 혼자 힘으로 그릴 수 있는 작업량은 한계가 있다. 루벤스는 조수들을 고용하여 대량의 작품을 그려 귀족들에게 공급했다. 노동력을 최대한 활용하는데 비용을 아끼지 않는 대신 엄청난 양의 작품을 남겼다. 

 

하르먼스 판레인 렘브란트와 빈센트 반 고흐의 이야기에도 경제학의 원리가 숨겨져 있다. 렘브란트는 최고의 수익을 올렸던 화가였다. 부동산 투자도 아낌없이 할 만큼 재력이 탄탄했지만 사치와 낭비벽으로 말년에는 극빈층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루이 다케르라는 화가는 사진술을 발견하여 사람의 실제 모습을 짧은 시간 안에 소비자들에게 공급할 수 있었다. 그러자 사실주의 화가들의 그림이 팔리지 않게 되었고 그림은 사진에 뒤쳐지기 시작했다. 빈센트 반 고흐는 자신만의 감정으로 바라본 사물을 화폭에 담아냈다. 사진술의 발견이 미술 화풍을 바꿔 놓았다. 

 

구스타프 클림프라는 화가는 그의 작품을 온통 황금색과 화려한 문양으로 치장했다. 금을 작품에 자주 사용했던 이유는 자본에 끌리는 인간의 욕망을 표현하고자 그만의 독특한 기법이었다. 신흥무역이 발달했던 네덜란드에 화가들이 몰린 이유도 예술과 경제를 따로 생각할 수 없는 것임을 증명해 준다. 도자기가 귀할 때 중국에서 들여온 도자기는 상당한 가격에 거래되었다. 돈이 될 수 있는 생각에 독일과 프랑스에서도 도자기를 만들어내기 시작했고 급기야 자신만의 독특한 무늬가 담긴 도자기를 생산해 내는 나라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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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교사 살아남기 - 옆 반 쌤이 알려주는 학교생활 꿀팁
김수정.최보민 지음, 장연수 그림 / 에듀니티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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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신규교사들을 많이 만나 볼 기회가 있었다. 작년까지 근무했던 지역은 해마다 신규교사가 100여명 적게는 50여명이 쏟아지다시피했다. 기초 지자체 치고는 상당히 많은 인원이다. 대략 초등교사가 500명 정도라고 치면 3년 사이에 발령 받아 온 신규교사들이 거의 300명에 가깝고 그 전전까지 합하면 초등교사 5명 중에 4명은 신규교사 또는 3년 이하의 교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최근 3년 동안 신규 교사 멘토로 섬기면서 느낀 것은 신규교사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안내서가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각 교육청별로 신규 임용 전 직무연수 때 안내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제도 자체가 시시각각 변화는 시점에서 막상 신규 발령이 나서 학교에 근무하게 되었을 경우에는 이전의 자료가 이미 무용지물이 되는 경우가 빈번하다. 교육지원청별로 신규 교사를 배려하고 그들을 위한 자료 또는 멘토를 지정해 주지만 지속적으로 효과를 보기에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신규교사를 멘토하는 선배 교사도 시간에 쫓기다시피 바쁜 생활을 하고 있기에 심적 여유가 없는 상태에서 무언가 도와주기란 말 뿐일 수 있다. 안 할 수는 없고 해서 신규교사 지원 제도를 시행하지만 사업했다는 실적에 그칠 경우가 많다. 일회성으로 지나는 있어 장기적 측면에서 뭔가 도움이 될 수 있는 자료가 있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다.

 

그러던 와중에 에듀니티에서 <신규교사 살아남기>라는 책을 보게 되었다. 다른 책과 차별점이 있다면 저자들 모두가 신규교사와 나이 차가 얼마 되지 않는 동시대에 삶을 공유할 수 있는 분들이라는 점이다. 같은 일을 하더라도 나이대로별로 관점이 확연히 다른 것이 사실이다. 요즘 신규교사들은 대부분 90년대생이다. 멘토가 연륜이 있고 경험이 많으신 분들라면 그 나름대로 참 많은 도움이 줄 수도 있지만 반대로 살아온 세대가 다르기에 접촉점을 잡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다. 신규교사에게는 그들의 눈으로 바라봐 줄 수 있는 친구 같은 멘토가 필요할 수 있다. 편하게 얘기할 수 있고 언제든지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신규교사 살아남기>의 공동 저자인 김수정, 최보민 교사는 90년대생 신규교사와 눈높이를 같이하되, 현장에서 그동안 경험한 노하우를 꼼꼼하게 안내해 줄 수 있는 적임자라고 본다. 책 내용을 보면 아시겠지만, 90년대생 신규 교사들이 읽기에 편하게 구성되어 있고 디자인이나 캐릭터도 요즘 감각이다. 아무리 좋은 내용이라도 가독성이 떨어지거나 좋은 말만 늘어놓은 책은 거부감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이 책의 또 다른 특징이라면 신규교사들이 발령 받은 시점인 2월부터 월별로 중점적으로 일어나는 상황을 체크하고 거기에 해답을 제시하는 방법으로 구성했다. 월별로 담임 교사로 무엇을 고민해야 하는지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 수업, 생활교육, 공문서 처리, 코로나 상황에서 필수적으로 갖춰 놓아야 방역 물품들까지 꼼꼼히 안내하고 있다. 백 마디 조언보다 단 한 권의 선물을 통해 신규교사들의 궁금증을 풀어 줄 수 있을 것 같다. 간지러운 등을 시원하게 긁어 줄 수 있을 것 같다.

 

<신규교사 살아남기>, 90년대생 신규교사들을 위한 멘토 안내서로 적극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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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드엔딩은 취향이 아니라 - 서른둘, 나의 빌어먹을 유방암 이야기 삶과 이야기 3
니콜 슈타우딩거 지음, 장혜경 옮김 / 갈매나무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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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일상의 삶이 최고의 감사 조건이다!

 

바쁜 일상을 반복적으로 살다보면 순간 잊어 먹는게 있다. 건강의 소중함. 아파보면 절실히 느끼는 것도 건강이다.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병원 방문도 쉽지 않지만 병원에 가 보면 병실에 환자들이 빼곡히 가득차 있는 모습을 본다. 접수 창구에도 가족들과 함께 온 환자들이 줄지어 앉아 있는 모습을 본다. 병원 문턱에만 가 보면 세상에 아픈 사람이 이렇게도 많나 싶은 생각이 든다. 평범한 삶이 얼마나 큰 감사의 조건임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그러다가도 또 다시 일상의 삶을 살면 건강 때문에 평범한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을 깜빡 잊는다. 그리고 마음에 들지 않는 사소한 일들때문에 감정이 상하고 불평 불만한다. 사람이라는 존재가 정말 아전인수격이다. 건강하게 생활하는 것만해도 감사해야지 일이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해서 금방 시무룩해지고 직장 안에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관계에 자존심이 상했다며 실룻 삐쳐있고. 정말 말이 안 되는 풍경임에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살아간다. 오늘 아침도 시간에 쫓기어 출근하고 퇴근해서 가족들 저녁 챙기고 밤이면 피곤해서 곯아 떨어지는 삶. 이런 삶이 지겹다고 혹시 원망하거나 불평하지는 않는지 돌아보게 된다.

 

 

<새드엔딩은 취향이 아니라>는 책을 펼쳐보면 일상의 삶이 무미 건조하다고 불평한 자신의 모습을 반성하게 된다. 서른 두살에 아이 둘을 가진 지극히 평범한 워킹 맘이 갑자가 유방암 진단을 받고 화학요법으로 항암 치료를 받는 과정을 솔직히 기록한 책이다. 그렇다고 우울하고 비극적인 책이 아니라 저자 특유의 삶을 살아가는 유쾌함이 묻어 있는 책이다. 누구나 암 진단을 받으면 당황하기 마련이다. 가슴에 혹이 생긴 것 같다는 시골 동네 의원의 진단을 받고 설마하는 생각으로 큰 병원에 검사를 의뢰한 저자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사형선고를 받게 된다. 유방암. 내 몸 속에 암 덩어리가 존재함을 아는 순간, 유치원 다니는 아이들 얼굴이 머릿 속에 스쳐지나가고 각종 화학치료로 머리카락이 완전히 빠진 민머리의 자신의 모습이 순식간에 지나갔다고 한다. 심지어 관 속에 누워 있는 자신의 모습, 엄마를 잃고 한 없이 울고 있는 아이들, 그 와중에도 혹시나 아내를 저 세상에 보내고 남편이 재혼하지 않을까 염려하는 자신의 웃픈 모습도 떠올려 보았다고 한다.

 

암 진단 후 절망에 가까운 하루 하루를 뜬 눈으로 보낸 저자. 한 줄기 실낱 같은 희망을 놓지 않는 것은 살고 싶은 사람의 본능이 아닐까 싶다. 다행히도 림프로 전이되지 않고 예쁘게 암을 자라고 있다는 의사의 말에도 가족들과 환호하고 치료 과정 속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통증을 느끼면서도 호전되고 있다는 말에 감사의 눈물을 흘리는 저자의 모습을 읽으며 나도 모르게 힘내라고 응원하게 되었다.

 

아픈 와중에도 자녀 걱정하는 걸 보면 세상의 엄마들은 정말 위대한 것 같다. 자신의 몸 조차도 돌 볼 힘이 없을텐데도 자녀의 졸업식에는 꼭 참여하여 엄마의 빈자리를 느끼지 않게 해 주었다는 대목을 읽으며 눈시울이 붉거질 수 밖에 없었다. 여자들에게 유방암은 열명에 한 명이 걸릴 정도로 흔한 암이라고 하지만 막상 내 가족에게는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하늘이 무너질 정도로 충격이 클 것 같다. 유방암과 싸우면서 하루하루 삶의 의미를 부여하며 가족들을 위해서라도 완치해야겠다는 각오가 담긴 평범한 워킹맘의 이야기를 통해 오늘 하루의 삶을 감사하며 주위를 돌아보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일상의 삶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그 삶을 유지토록 하는 건강함이 내게 있다는 것만으로도 두 손모아 감사하게 하는 책이다. 가족들과 함께 읽으면 참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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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읽고 쓰기 - 건강한 미디어 생활을 위한 미디어 리터러시
이승화 지음 / 시간여행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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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노소 누구나 할 것 없이 코로나19 이전과 이후의 생활이 비교 되는 것이 있다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다. 우리가 잘 아는 바와 같이 2020년 작년 한 해는 사상 초유로 학생 등교가 3월이 아닌 5월 중순에서야 시작되었고, 코로나 대유행의 몇 차례 기간을 반복적으로 겪으면서 온라인 개학, 온라인 수업, 블렌디드 수업, 줌 수업, 플랫폼 기반의 활동 등 미디어와 친숙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학생 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마찬가지 상황이었다. 직장으로 출근하지 말라는 웃픈 현실이 빚어졌다. 재택근무가 일상화되었고, 쇼핑도 온라인이 대세가 되었다. 이처럼 코로나19로 변화의 중심에 미디어가 자리잡게 되었음을 실감하게 되는 세상이 도래되었다. 사람들끼리 접촉하지 않게 되면서 자연히 물리적으로 미디어를 접하는 시간이 많아지게 되었고, 미디어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은 선택사항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학교 현장에 있으면서 느끼는 것은 코로나19로 인해 교육 격차가 점점 심해 지고 있다는 점이다. 교사는 나름대로 미디어를 활용하여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진행하나 수업의 효과가 등교 수업에 못 미친다는 것이 대부분의 의견이다. 학부모 입장에서도 역시나 미디어를 활용한 수업에 대해 그다지 반기지 않는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아마도 미디어에 대한 근본적인 생각, 미디어 활용할 수 있는 능력 등에 대한 차이 때문이 아닐까 싶다. 흔히들 이야기하는 것이 앞으로의 미래사회는 의사소통능력, 협업능력, 비판적 사고능력, 창의력이 필요하다고 한다. 의사소통능력만 하더라도 미디어가 다양화되지 않았을 경우에는 말, 언어, 문자 등이 주요한 활용 매체였지만 오늘날은 비대면이 일상화 되다보니 미디어를 통해 대화하고, 의사를 소통하는 것이 보편화 된 게 사실이다. 즉 다시 말하자면 미래 시대의 의사소통능력은 미디어를 기반으로 전개될 수 밖에 없고, 미디어를 제대로 읽고 쓸 수 없다면 문맹이라는 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다.

 

미디어를 읽고 쓸 수 있는 능력, 미디어 문해력이 중요한 이유다. <미디어 읽고 쓰기> 28쪽에는 미디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미디어 media 의 어원은 중간을 뜻하는 미디움 medium, 한자로 하면 매체, 중간에서 연결해 주는 것"

 

책, 잡지, 신문, 라디오, TV, 영화, 유튜브 등 활자, 영상을 포함한 모든 것을 매체라고 볼 수 있다. 메시지를 전달하는 도구,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정보를 전달하는 도구,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이어주는 도구를 미디어로 통칭한다.

 

저자 이승화는 미디어의 특징을 4가지로 요약하고 있다.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 프레이밍, 메시지를 취사 선택하는 게이트 키핑, 주요한 의제를 선점하는 아젠타 세팅, 의제를 계속 유지하는 아젠타 키핑. 미디어는 읽고 쓰는 행위에 따라 달리 활용될 수 있다.

 

"독서 교육의 권위자 톨로레스 더킨 교수는 읽기를 의미를 구성하는 과정이라고 한다. 읽기는 작가가 쓴 텍스트를 독자가 읽는 행위이자 텍스트를 두고 작가와 독자가 대화를 나누는 행위이다" (43쪽)

 

미디어를 읽고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을 미디어 리터러시라고 부른다. 홍수처럼 쏟아지는 다양한 미디어를 어떻게 읽느냐가 관건이다. 읽기의 단계에 따라 사실적으로 읽을 수 있는지, 추론적, 비판적, 감성적, 창조적으로 읽는 능력을 습득하는 것이 미디어 리터러시이다.

 

"프란츠 카프가는 책은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여야 한다" (90쪽)

 

좋아하는 책, 나에게 맞는 책만 읽어서는 안 된다는 우회적 비판이다. 미디어도 마찬가지다. 내 생각과 조금 달라도 읽으려고 해야 한다. 나를 불편하게 하고, 변화를 일으키는 미디어를 거부해서는 안 된다. 자신이 가진 생각들이 다 옳을 수 없다. 편협한 사고를 깨뜨리는 도구로 미디어를 활용할 수 있다면 성장을 꾀할 수 있을 것이다. 요즘은 던져주는 미디어가 아니라 개인이 직접 미디어를 생산하는 시대다. 1인 미디어, 1인 출판 등 누구나 마음만 먹는다면 부담없이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

 

책을 읽고 리뷰를 쓰는 것도 콘텐츠를 만드는 방법이다. 나는 꾸준히 블로그에 책을 소개하거나 책을 읽고 나의 생각을 정리한다. 누가 보든 안 보든 상관없이 책을 읽는 행위에 멈추지 않고 글을 쓴다. 공유하기 위한 목적이다. 물론 요즘은 긴 글은 인기가 없지만. 다양한 책을 읽으면서 한 쪽으로 치우치는 나의 태도를 수정하기도 한다. 누군가는 블로그에 올려진 나의 콘텐츠를 보고 쓴 소리를 남기기도 한다. 주로 어떻게 그런 책을 읽을 수 있느냐, 그 책의 저자는 한 쪽으로 치운 친 사람인데 그 사람의 생각에 수긍할 수 있느냐며 불편한 감정을 감추지 않고 글로 표현한다. 댓글도 각광 받는 미디어다.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도구이니 미디어가 맞다. 내가 만약 콘텐츠를 생산하지 않았다면 이런 댓글을 받지도 않았을 것이다. SNS를 통해 대화하는 것이 더 편하다고 이야기한다.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하는 것보다 논리적으로, 눈치 보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장점 때문이리라.

 

새로운 매체에 대한 거부감으로 내가 편한 미디어만 쓰겠다고 고집하면 외로운 섬에서 홀로 외롭게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세상이다. 다양한 미디어를 읽고 쓰는 일은 남녀노소 누구나 할 것이 해야 하는 필수 사항이 되어 버렸다. <미디어 읽고 쓰기>의 책 부제처럼 건강한 미디어 생활을 위해 미디어 리터러시(문해력)에 좀 더 관심을 가져보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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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과 새와 관 짜는 노인
마틸다 우즈 지음, 아누스카 아예푸스 그림, 김래경 옮김 / 양철북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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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 보니토 씨는 안 지 일 년도 안 됐는데 별로 좋은 사람이 아닌 게 뻔히 보여. 하지만 알베르토, 넌 내가 평생을 알고 지냈는데도 항상 좋은 사람이었어. 설령 클라라 말이 사실이라 해도 난 알아. 네가 아이를 숨겼다면 분명히 거기에는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거야. 무슨 일이나 어떤 사람한테서 아이를 보호하는 것일 테지. 어느 쪽인지 난 몰라도 말이야" (214쪽)

 

마법의 도시 알로라에 감염병이 돈다. 팬데믹 코로나19처럼. 아니, 중세 유럽 인구의 절반의 목숨을 빼앗아 간 흑사병처럼. 목덜미에 반점이 생기면 감염이 된 증세다. 흑사병처럼 쥐에 의해서 생긴 병이다. 정체불명인 감염병으로 주인공 중의 한 명이 관 짜는 노인 '알베르토'의 가족 모두 죽게 된다. 평화로웠던 가족에게 예고없이 어둠의 그림자가 들어 닥친 것이다. 알로라에 많은 사람이 죽자 관이 필요하게 되었고, 아마도 알베르토는 그때부터 관 짜는 일을 하게 되었을 것이다. 가족을 잃은 아픔으로 30년 동안 홀로 집 안에 틀어박혀 관 짜는 일만 하던 알베르토에게 새로운 사건이 일어나게 된다.

 

젊은 여인이 시체가 되어 알베르토 집에 운송되어 온다. 나중에 알 게 된 사실이지만 주인공 '티토' 의 엄마다. 악명 높은 남편의 가혹한 행위를 피해 아들과 함께 알로라에 오게 된 여인은 굶주림과 고통 속에 어린 아들 '티토'를 남겨두고 추운 겨울, 죽음을 맞이한다. 마을 사람들에 의해 시체로 발견된 여인을 통해 알베르토는 소년 '티토'와 그의 단짝 친구 '피아' 새를 만나게 된다. 언제 아빠가 나를 잡으로 오게 될 줄 모르는 공포 속에 살아온 티토는 사람들과 떨어져 고립된 생활을 하게 되면서 보여 지는 모든 것들이 두려움의 대상으로 바뀌게 된다. 먹고 살기 위해 도둑질을 하게 되는데 알베르토의 집을 알게 되고, 그러다가 알베르토의 집에 정착하게 된다.

 

도망간 자신의 아내와 아들을 잡기 위해 경비대장인 보니토가 알로라에 등장한다. 폭군처럼. 아들을 잡기 위해 온 마을을 이 잡듯이 수색하다가 결국 알베르토의 집을 의심하게 된다. 첫 번째 수색에서 가까스로 위기를 모면하게 된다. 그러나 이웃집에 살고 있는 한 사람의 고발로 더 이상 숨길 수 없는 사실이 되어 버렸을 때, 알베르토와 티토는 소설 속 마법의 도시 '이솔라'로 탈출하기로 마음 먹는다. 자정을 기해 닥치게 될 보니토의 습격을 앞두고 영원히 이별할 수 밖에 없는 엄마의 무덤 앞에 가서 예쁜 꽃을 놓아 두는 장면은 가슴 뭉클하게 한다. 시체를 담아 놓을 관을 배로 사용하여 '이솔라'로 항해해 간다. 알로라에 알베르토 집에 급습한 보니토와 그의 휘하 기마부대는 한 발 늦은 셈이다.

 

"사랑하는 이를 잃는 게 얼마나 괴로운지 알아. 그래도 이곳에 누운 엄마 말고, 여기 오기 전 엄마를 떠올려 봐. 미소 짓거나 웃는 엄마, 밤에 너를 재워 주던 엄마를 생각하는 거야. 슬픔이 전부 사라지지는 않아도 더 행복한 일이 기억날 거야" (73)

 

가족을 잃은 상심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관 짜는 노인 알베르토도 하루 아침에 아내와 세 자녀를 모두 잃었다. 30년 넘게 그 아픔을 간직한 체 사람들과의 관계를 단절하고 외딴 섬처럼 고립되어 집 안에서 시체를 담아 내는 관을 짠다. 밤낮으로 대화하는 사람은 '시체' 밖에 없다. 혼자 이야기하고 혼자 대꾸한다. 그러기를 30년 세월 동안 해 온다. 그러다가 엄마를 잃은 소년 '티토'를 만난다. 엄마의 죽음을 알게 된 티토에게 이렇게 말한다.

 

'사랑하는 이를 잃는 게 얼마나 괴로운지 알아'

 

아픔을 경험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다. '그래도 이곳에(묘지)에 누운 엄마 말고, 여기 오기 전 엄마를 떠올려바'. 알베르토도 30년 전에 죽은 세 자녀가 쓰던 방에 자녀들이 가지고 놀던 장난감과 책을 고스란히 놓아 두었다. 죽기 전의 자녀의 모습을 기억하기 위해서. 오늘은 2021년 4월 16일, 세월호를 타고 수학여행을 떠난 단원고 아이들이 끝내 돌아 오지 못한 날이기도 하다. 자녀를 잃은 슬픔을 무엇으로 대신할 수 있을까? 이웃의 삶을 돌보는 것이 바로 인간다운 인간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자신의 목숨을 걸고 생면부지의 어린 소년 '티토'를 지켜내기 위해 몸부림을 치는 알베르토의 모습을 통해 이웃의 삶을 돌보는 것이 곧 나의 삶을 풍성하게 하는 일임을 다시 상기하게 된다.

 

참고고 관을 짤 때 화려하지는 않지만 작업하기 쉽고 금방 썩지 않는 재목이 '미루나무' 관이라고 한다. 관 짜는 노인 알베르토가 독자들에게 팁으로 알려준다. 책에는 신기한 색이 나온다. 책 시작 부분에 보면 '위대한 화가 주세페 베르니체가 피네스트라 자매 집 지붕을 표현할 때' 쓰던 색이다. 도대체 지붕색이 얼마나 특별할까? '눈부신 노른자' 색이다. 이 색은 '공작새 깃털에 박힌 눈알 무늬를 으깨서 만든 색깔' 이라고 한다. 그리고 신기한 새들이 마을에 돌아다니는데 새의 울음소리도 특이하다. '피롱' 한다고 한다. 마법의 도시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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