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역습 Idea Ink
우치누마 신타로 지음, 문희언 옮김 / 하루(haru)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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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책 판매가 쉽지 않은 것이다. 책의 미래가 불투명한 것이 아니라 출판업계가 불황을 겪고 있는 것이다.

『책의 역습』의 저자 우치누마 신타로는 "서점과 도서관 이외에 책이 있는 장소를 만들어 책과 사람에게 지금까지 없었던 '사이'를 만들기 위한"(51쪽) 다양한 시도를 한다.

음식점 메뉴 사이에 책을 넣는 식이다. 음료를 주문할 때 문고판 책을 같이 넣어 손님 테이블 놓이게 만든다. 책과 사람에게 지금까지 없었던 '사이'를 음식점에서도 실험해 본다. 의류와 잡화점, 인테리어 가게 등 다른 업종의 소매점에 책을 파는 장소를 만든다. 책의 역습이다. 서점 이외에도 책이 있는 장소를 늘릴 수 있다.

책의 종류도 다양해졌다. 과거 수목의 내피에 글을 적어 낸 형태에서 양피지, 디지털 형태의 책 유형까지 책이 아닌 것이 없을 정도로 모든 것을 책으로 부를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이 또한 책의 역습이다. "책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인지는 사람에 따라, 시기에 따라 변해갔다:" (65쪽)

앞으로 책을 위해 저자가 생각하는 10가지를 참조하면 좋을 듯싶다. _102쪽

1. 책의 정의를 확장해서 생각한다.

책의 정의를 출판유통을 통하는 것에서 서가를 채우는 것으로 확장한다. 책을 좁은 정의로 한정하지 않고 이것도 책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2. 독자의 사정을 먼저 생각한다.

3. 책을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로 나누어 생각한다.

4. 책의 가장 알맞은 인터페이스를 생각한다.

5. 책의 단위를 생각한다.

6. 책과 인터넷 접속을 생각한다.

7. 책의 국경을 생각한다.

8. 제품으로써의 책과 데이터로서의 책을 나누어 생각한다.

9. 책이 있는 공간을 생각한다.

공간에 어떤 책을 진열하느냐에 따라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브랜딩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10. 책의 공공성을 생각한다.

저자가 책의 미래는 밝다고 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서점은 줄어들 수 있지만 책방은 늘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서점과 책방의 차이다. 서점은 물리적인 공간에 책을 진열하고 책을 파는 곳이 서점이라면 책방은 책과 함께 사람과의 관계를 주선하며 각종 이벤트를 연다. 책만 파는 것이 아니라 책과 함께 파는 것들을 손님의 시선에서 발견한다.

학교 도서관의 활용 방안도 다각적인 측면에서 생각하면 어떨까?

책만 진열하는 장소가 아닌 학생들을 책으로 유혹하기 위한 참신한 아이디어를 만들어내야 하지 않을까. 책이 지저분해지면 어떤가. 책을 보관하는 장소가 아닌 이상 책은 찢어질 수도 있고 더러워질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도서관 문을 과감하게 열어젖히면 어떨까?

책이 저자와 독자의 매개 역할을 하듯이 도서관이나 책방도 세상과 학생, 사람과 사람과의 연결을 잇는 매개자의 역할을 하면 좋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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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초에 질문이 있었다
송민원 지음 / 복있는사람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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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곳에 모이려는 인간의 집단적 욕망과 사방으로 흩어 문화를 다양하게 펼치려는 하나님의 의지 사이의 충돌로 보는 자신의 새로운 읽기를 '수평적 해석(horizontal interprction)'이라고 명명했습니다" _15쪽

『태초에 질문이 있었다』의 저자 송민원 교수는 성경 읽기를 '성경 안의 세계(in the Bible), 성경 뒤의 세계(behind the Bible), 성경 앞의 세계(in front of the Bible)'로 구분했다. 성경을 어떻게 읽을 것인지에 대한 시선 또한 기존의 많은 교인들이 적용했던 '수직적 읽기'와 새로운 시선으로 강조하고 있는 '수평적 읽기'로 독자들에게 안내하고 있다.

『태초에 질문이 있었다』에서 제시하고 있는 성경 본문은 창조 세계를 설명하고 있는 부분(창세기 1장~3장), 가인과 아벨의 사건, 소돔과 고모라 사건, 노아의 홍수 사건, 바벨탑, 거룩의 의미를 담아낸 부분이다.

보통 기존의 해석들은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초래된 징계, 벌, 회개를 토대로 한 '수직적 읽기'에서 흔히 적용할 수 있는 내용이었는데 반해 저자는 성경에서 말하는 사건들마다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초래된 폭력, 깨짐, 부조화, 분열 등을 '수평적 읽기'를 통해 찾아냈다.

저자는 『태초에 질문이 있었다』에서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는바는 다음과 같다.

성경이 말하지 않은 바를 설명하려고 애쓰는 것은 좋은 해석자나 독자의 태도가 아니다(59쪽), 성경에 없는 표현을 채워 넣는 방식이 아니라 성경의 표현 자체에 집중하는 읽기(61쪽)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본문에 없는 설명을 보충하려는 시도, 본문에 없는 추정에 근거한 것, 본문에 존재하지 않는 내용을 삽입하는 것, 본문이 말하지 않는 의미를 덧붙이는 행위, 우리는 쉽게 그 빈자리를 특정한 신학적 상상력으로 채우려고 한다. 우리의 상상력에 지나치게 사로잡혀 본문보다 앞서 나가는 것은 성경이 말하지 않는 것을 상상력으로 채우려는 시도다.

예를 들어 우리는 성경을 읽으면서 질문을 던질 수 있어야 한다. 가인이 동생 아벨을 살인하는 장면에서 "질투나 분노로 가득 찼을 때 나는 형제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라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과의 관계에서 생각할 수 있는 질문을 제기할 수 있어야 한다.

"하나님은 체면이나 권위보다 생명을 살리고 관계를 이어 가는 것을 더 소중히 여기신다" _90쪽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구체적으로 설명되지 않은 수수께끼 같은 표현이 아니라 반복적으로 강조되는 핵심 진술이다.(111쪽)

성경을 수평적으로 읽으면 죄란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의 관계가 무너지는 것으로 바라볼 수 있다. 살아 있는 부모님의 관계는 등한히 하면서 어떻게 하나님을 경외한다고 할 수 있을지 스스로에게 반문해 보아야 한다. 성경은 사람과의 관계를 무척 중요하게 말한다. "낯선 이를 맞이하고, 약자를 보호하며 공동체의 수평적 관계를 지키는 것이 하나님의 형상으로서 사람됨의 본질이라고 가르친다"(165쪽)

본문을 정확히 읽는다는 것은 신학적 틀로 익숙하게 받아들인 해석에 대해 다시 질문을 던지는 일이다! _16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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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독가들 - 조선 지식인의 독서 리더십과 독서론 책문화교양 7
박수밀 지음 / PARK&JEONG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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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푹 젖어 읽고 정밀하게 생각하라" _196쪽

김치도 숙성되어야 제맛이 나는 것처럼 책도 그렇다. 대충 훑고 읽었다는 것은 배추를 생으로 먹는 것과 같다. 빠르게 읽고 많이 읽었다고 자랑하는 것은 숙성되기도 전에 김치를 먹어 보고 맛이 아주 좋다고 이야기하는 꼴이다. 책은 자고로 푹 삭혀서 읽어야 한다. 옛 조선의 탐독가들은 모두 '숙독'을 기본 베이스로 깔고 독서의 삶을 살았다.

"독서는 먼저 마음을 비우고 기운을 평온케 하며, 익숙하게 읽고 정밀하게 생각해야 한다"

한 글자 한 글자 허투루 읽을 수 없다. 정밀하게 읽기 위해서는 글자에 담긴 정신과 맥락을 생각하며 읽어야 한다. 정밀하게 읽으면 생각이 뒤따를 수 없다. 생각 없이 읽는다는 것은 눈으로만 글자를 따라가는 꼴이다.

"글을 읽는 일도 수십 번을 조심스럽게 반복해서 음미하는 과정을 거쳐야 진정한 경지에 이른다. 익숙하게 된다는 것은 글을 암기하는 수준에 머무는 게 아니라 글에 푹 젖어 글과 내 생각이 일체가 되는 경지에까지 도달하는 것이다" _198쪽

책만 보는 미치광이였던 이덕무는 독서로 가난을 이겨냈다. 읽고 또 읽으며 자신의 아킬레스건이었던 노둔함을 반복 독서로 극복한 백곡 김득신은 조선 최고의 다독왕이라는 칭호를 받았다. 조선 최고의 명군이었던 세종대왕은 우리가 잘 알듯이 책과 함께 살았던 임금이었다. 그는 나라를 책으로 경영한 최고의 리더였다. 독서를 권장하기 위해 '독서휴가제'까지 만들 정도였으니 말이다.

다산 정약용, 홍길주, 홍대용, 이익, 이순신, 이이, 허균, 박지원, 정조, 양응수는 조선 지식인의 독서 리더십을 삶으로 보여준 이들이다.

박수밀의 『탐독가들』이야 말로 수십 번 반복해서 읽고 또 읽어야 할 책이다. 일상의 삶이 바쁘다고 하여 간단한 동영상을 통해 정보를 가볍게 얻는 우리에게 조선의 독서 리더십을 보여준 독서 대가들의 일침을 다시 한번 가슴에 새기며 깊어가는 가을, 다시 한번 책장을 깊게 펼쳐보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느슨해진 독서의 고삐를 다시 잡아당겨야겠다. '푹 젖어 읽는 삶'을 통해 멋지게 나이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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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인의 감정 수업 - 불편한 감정을 내 편으로 만드는 방법
앨리슨 쿡.킴벌리 밀러 지음, 김총명 옮김 / 야다북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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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이라는 영역에도 성령의 인도하심이 반드시 필요하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건강한 감정은 윤활유 역할을 한다. 신체적 성장만큼 감정적 성장도 필요하다. 겉으로 드러나는 부분보다 내면의 풍경을 돌아보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감정이 무너진 삶은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에게 상처를 주게 된다.

압도적인 충동에 굴복 당하는 때가 있다. 마음에 분열이 일어났다는 징조다. 우리 내면에 있는 욕망은 끊임없이 우리 안의 경계 즉 바운더리를 침범한다. 바운더리를 지키는 방법은 오직 하나다. 성령의 인도하심을 받는 것이다. 우리 안에 관심과 돌봄이 필요한 내면의 다양한 부분들이 있다. 날마다 하나님의 임재가 필요한 부분이다. 하나님을 초대해야 한다.

우리의 내면을 침범한 불편한 감정들을 무조건 경멸하고 부정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없다. 시기심, 죄책감, 수치심, 분노, 질투 등 다양한 감정들의 이면에는 단점뿐만 아니라 우리를 지켜내는 이점들도 분명히 있다. 그러한 감정들을 어디까지 수용할 것인지 각 개인들이 스스로 한계를 정할 필요가 있다. 바운더리를 세운다는 뜻이다.

부정한 감정은 사실상 사라지지 않는다. 예수님을 초대함으로 그 감정들에서 일시적으로 유턴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유턴한단 것은 문제로만 여겼던 것들을 동반자로 본다는 뜻이다. 우리는 생각과 감정에 압도당할 필요가 없다. "진정한 번영은 권위와 연약함, 능력과 한계를 모두 포용할 때 이루어진다" 자기 안에 거하시는 성령의 음성에 이끌려 속도를 잠시 늦추고 하나님의 음성에 귀를 기울이는 연습이 필요하다.

『그리스도인의 감정 수업』에서는 다양한 영혼의 부분들을 내면 가족 체계(IFS) 모델로 여기며 가족 구성원처럼 생각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가족 구성원의 조화는 개인적 욕심을 내려놓고 전체의 유익을 위해 협력할 때 생긴다. 이처럼 우리 안에 있는 원치 않은 생각과 감정들을 내면 가족의 소중한 구성원으로 환영해야 한다.

성령과 연결되면 분노도 호기심으로 보인다. 타인과 건강한 심리적 거리를 설정할 수 있다. 타인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감정을 안전하게 표현할 수 있다. 내면의 부분에 휘둘려 말하지 않고 그 부분을 대신해서 말할 수 있다. 부드럽게 말하는 것이 가장 유익한 소통 기술 중 하나다.

"성령께서 우리 안에 거하실 때, 우리는 잃어버린 내면의 부분들을 따뜻하게 맞아들일 수 있다" 하나님은 우리 내면의 모든 부분을 통해 선한 일을 이루기를 원하신다. 환대는 사람을 바꾸려는 것이 아니라 변화가 일어날 수 있도록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다. 우리 영혼의 어렵고 힘든 부분들을 따뜻하게 맞이할 때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된다.

함께해 주고 그의 감정을 읽고 공감할 때 불편한 감정과 친해질 수 있다. 그 감정들도 연민을 필요로 한다. 우리 안에 가두고 유배시킨다면 피하려고만 하거나 더 완강해질 수밖에 없다. 자유롭게 놓아 줄 필요가 있다. 부드러운 바운더리를 세울 필요가 있다.

"내면에 바운더리를 세우는 것은, 영혼 안에서 충돌하던 부분들과 협상하여 그들을 자신의 가치와 헌신, 목표 안에서 하나로 통합하는 과정이다" 상처 입은 부분들을 기도로 돌보는 일은 내면 가족의 일원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건강해진다는 것은 상충하는 감정들 사이를 조율하여 하나의 사명을 향하도록 이끄는 과정이다.

다양한 감정들을 이해하며 존중할 때 그것들이 가진 이점들을 발견할 수 있다. 성령의 인도하심을 받는 참자아가 내면에 존재할 때 불편한 감정들을 내면 가족의 일원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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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소녀, 마이티 모
레이첼 스와비.키트 폭스 지음, 이순희 옮김 / 학고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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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야 마라톤 경기에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 수 있지만 196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여자들은 마라톤에 출전조차 금지되어 있었다. 왜?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명목상으로 겉으로 드러난 이유는 여자의 신체 조건이 마라톤 경기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남자들의 생각에서 나온 아주 한쪽으로 치우친 판단이었다. 달리기에 재주가 있는 소녀들은 일찌감치 자신의 재능을 포기해야 했으며 간혹 당돌하게 몰래 대회 출전을 시도하는 여자 선수들도 있었다.

 

마라톤 경기를 주최하는 관련 단체 협회에서는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달리는 여자 선수들을 거리에서 붙잡아 도중에 대회를 포기시켰으며 설령 좋은 결과로 결승선에 들어왔더라도 규정 위반으로 입상 자체를 취소해 버렸다.

 

『마라톤 소녀, 마이티 모』의 실제 주인공인 모린 월턴은 13세의 나이로 마라톤 경기에서 여자 세계 기록을 갈아치웠다. 3시간 15분 22.8초. 종전 기록인 3시간 19분을 깬 것이다. 캐나다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마라톤에 완주했다. 13세에 불과한 소녀가 마라톤 경기에서 세계 기록을 세우리라 어느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터라 캐나다는 물론 이웃 나라인 미국에서도 취재 경쟁이 타올랐다. 모린 월턴을 시작으로 마라톤 경기에 여자 선수가 참여하는 것에 대한 인식이 차차 바뀌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여자뿐만 아니라 유색인의 출전을 막는 인종 차별도 뻐젓이 남아 있었다.

 

최근 국내 마라톤 인구가 점점 늘고 있다. 실제로 마라톤 대회에 참여해 보면 나이 드신 어르신부터 젊은 여성까지 연령대가 다양하다. 그뿐만 아니라 외국인 분들도 보인다. 기록 경신을 넘어 축제로 바뀌고 있는 분위기다. 달려서는 안 된다는 어처구니없는 규칙이 없어지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사람들의 재능을 보기보다 신체 조건이나 외모를 보고 판단했던 과거의 잘못을 답습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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