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쓰는 법 - 매일 쓰는 사람으로 성찰하고 성장하기 위하여 땅콩문고
조경국 지음 / 유유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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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성장을 맛보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매일 일기 쓰기를 실천하라고 소소책방 주인(저자)은 자신의 경험담과 함께 조언해 주고 있다. 

 

저자는 동서양의 일기 쓰기에 관한 명저들을 소개할 뿐만 아니라 그들이 일성으로 내뱉고 있는 일기 쓰기 비법에 대해서도 독자들이 일일이 찾아 일어야 하는 수고로움을 대신해 주고 있다. 얇은 단행본이라고 하지만 글쓰기의 매력에 빠져 들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는 금쪽같은 책이라고 감히 추천해 드리고 싶다.

 

현재 나 또한 블로그(이창수의 서재)에 올해 3월부터 매일 <교감 일기>를 쓰고 있다. 교감에 관한 일상을 적어 내려 가는 평범한 글인데 지속성을 유지하기 쉽지 않는 시점에서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주제별로 써 내려가다가 이제 더 이상 새로운 것이 생각나지 않아 고민하던 중 일기 쓰는 다양한 방법에 대한 통찰을 얻게 되었다. 물론 일기 쓰기에 대해 반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일기 쓰기를 강제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서 오로지 본인의 결단에 따라 실천할 수 있는 분야이긴 하지만 일기를 써 내려가면서 얻을 수 있는 유익한 점이 많기에 저자를 비롯한 나 또한 독자들에게 과감히 일기를 쓸 것을 강력히 추천한다. 

 

일기에 대한 가치를 어떻게 매겨야 할까?

 

"사소한 기록도 때에 따라서는 값을 매길 수 없을 만큼 가치가 있다는 점이다" _21쪽

 

임진왜란 당시 유명한 일기에 이순신의 난중일기, 류성룡의 징비록, 오희문의 쇄미록이 있다. 특히 오희문의 쇄미록은 평범한 사람의 일기라 더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일기다. 난세에 영웅이었던 이순신과 그를 추천했던 고위관료 류성룡의 일기도 역사적으로 귀중한 가치가 있는 일기지만 오희문의 일기는 우리와 같은 평범한 사람이 전쟁 중에 쓴 글이라 난중일기, 징비록과 버금가는 가치로 높아지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도 한 번 도전해 보면 어떨까 싶다. 평범한 교감의 일상의 기록인 교감 일기도 훗날 많은 이들이 찾아 읽어보면 우리 교육의 과거를 살피는 교육 자료로 쓰일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을 슬쩍 가져본다. 

 

유명한 작가들이 감동을 주는 글을 쓸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가 많은 글을 남길 수 있었던 이유는 평소 일기를 썼기 때문이라" _94쪽

 

나도 여러 종류의 일기를 잠깐 잠깐 썼던 것 같다. 병영일기, 육아일기 등과 같은 한 때 그 시절을 잊지 못해 썼던 기억이 있고 일부분을 아직 소장 중에 있다. 다만 아쉬운 것은 96 강릉 무장공비 침투사건 때 무장공비와 격돌했던 4개월 간의 생생한 현장을 기록에 남겨 놓지 못한 점이다. 평생 경험할 수 없는 장면이길래 두고두고 아쉬움이 크게 남는다. 몇 년 전부터 개인적 일기를 다이어리에 쓰고 있고 그러다보니 몇 권 씩 쌓이게 되는 것 같다. 중요한 점은 나도 모르게 글쓰기에 담력이 생겼다고 할까. 처음에는 글 쓰는 것 자체가 생소하고 시간도 많이 걸렸지만 요즘은 생각나는대로 쓰다보면 왠만한 글은 30분 내로 써져 지기도 한다. 아마도 평소에 일기를 썼던 근력이 붙어서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직장 생활하다보면 오로지 집중해서 글을 쓴다는 것이 쉽지 않다. 짬을 내어 겨우 겨우 써 내려가는 글이지만 그것 마저도 도전할 수 있었던 이유도 아마도 일기 쓰기의 효과가 아니었을까 싶다. 

 

일기를 쓰는 목적은 무엇일까?

 

"일기를 쓰는 행위의 1차 목적은 기록이고 그것만으로도 충분하지만 일기를 새로운 일이나 작품의 재료로 쓸 수 있다"_96쪽

 

저자의 말에 깊이 공감이 간다. 기록으로 남기면 그 기록물들이 결국은 제2의 창조물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나의 첫 저서 '교사여서 다행이다'라는 책도 책을 읽고 난 뒤의 기록물이 바탕이 되었다. 지금 교감 일기를 써 내려가는 것도 훗날 혹시 출판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충분히 자료로써 역할을 충분히 해 내리라는 기대감이 있다. 일기는 기록을 넘어 재생산의 도구가 된다는 점에 깊히 공감한다. 

 

저자의 간곡한 부탁의 글을 이 글을 마치고자 한다. 

 

"꾸준히 일기를 쓰는 현실적인 이유는 어떤 방식으로든 다음 작업을 위한 디딤돌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_99쪽

 

저자가 참고한 책이자 독자들이 일기 쓰기에 관하여 꼭 읽어봤으면 하는 책들

 

이태준의 문장강화, 찰스 부카우스키의 죽음을 주머니에 넣고, 페르난두 페소아의 불안의 책, 김성칠의 역사 앞에서, 수전 손택의 타인의 고통, 이태준의 무서록, 브루스 채트윈의 송라인, 스테파니 도우릭의 일기, 나를 찾아가는 첫걸음, 장 그르니에의 일상적인 삶, 데릭 젠슨의 네 멋대로 써라, 버지니아 울프의 책 읽기를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 아닌가, 실비아 플라스의 실비아 플라스의 일기,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의 전쟁일기, 안네 프랑크의 안네의 일기, 유만주의 일기를 쓰다, 숀 비텔의 서점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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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권을 이기는 초등 1문장 입체 독서법
김종원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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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20년 넘게 연구해 온 독서법의 결정체인 사색 독서의 중요성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해 놓은 책이다. 책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책을 많이 읽는 것이 아니라 책 한 권을 읽더라도 깊이 생각하며 읽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책 한 권을 생각하며 읽는 다는 것은 책 읽는 속도를 남보다 빨리 갖는 것이 아니라 책을 읽으며 중간 중간 깊이 생각하게 만드는 책 속 한 문장, 책 속 한 줄을 찾아내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면서도 가슴 속 울림이 없는 문장을 찾지 못했다면 그 사람은 책을 읽으나마나한 사람이라고 한다. 나 또한 그렇다. 매년 책 읽기를 목표로 삼으면서 최소한 이 정도는 읽어야지 하는 압박감을 가지면서 한 해를 시작한다. 최소한 가이드라인을 잡는 책 권 수를 맞추다보니 책을 깊게 읽기 보다는 수량에 관심을 가지는 경우가 많다. 저자의 말대로라면 나는 책 읽기를 헛 읽기 한거나 마찬가지다. 

 

자녀들에게 책 읽기를 강조하면서 남과 비교하며 더 많은 책을 읽으라고 하는 것은 자칫 책과 멀어지게 하는 지름길이 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학교에서도 독서교육을 강조하면서 책의 수량만 강조한다면 알맹이 빠진 독서교육이 될 수 있겠다 싶다. 그 아이의 수준에 맞는 책을 스스로 찾아 읽되 자신만의 속도를 가지고 깊게 읽을 수 있게 만든다면 그것이 최고의 독서교육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한다. 이것이 바로 우리 교육의 지향점이 개인별 맞춤형 교육이다. 학생들이 개개인의 필요와 수준에 맞게 책을 찾아 스스로 탐색하는 시간을 갖도록 교육의 방법을 찾아내는 길이 우리 교사들에게 달려 있다. 

 

"똑같은 아이는 없다" _70쪽

 

옛 성현들의 책 읽기 방법은 오늘날에도 유효하다. 저자가 읽기 쉽게 정서한 성현들의 독서법을 음미하며 필사하듯이 천천히 생각해 보면 책 읽기 방법을 쉽게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다산 정약용의 독서법은 우리가 본받아야 할 최고의 독서법이다.

 

_ 넓게 분야를 가리지 않고 배우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박학

_책에 자세히 묻는 자세로 읽어야 배움이 깊다. 심문

_쉽게 판단하지 말고 더 신중하게 생각하라. 신사

_확실하게 이것과 저것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명변

_진실한 마음으로 성실하게 실천해야 독서는 비로소 끝이 난다. 독행. 73쪽 참조.

 

나와 생각이 다른 책의 저자도 찾아 읽으면서 생각의 다른 점을 찾아보기도 하고 내 생각을 글로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기 위해 사색하는 시간을 틈틈히 갖는다면 한 권의 책이 인생의 방향을 결정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사색하는 독서를 방해하는 요소들이 참 많다. 나 또한 그렇다. 틈틈히 읽은 책의 내용을 생각하기 보다 휴대폰을 클릭하며 시간을 보내는 빈도수가 많아지고 있다. 차라리 그 시간에 아침에 잠깐 읽었던 책 속 한 줄을 생각해 보며 나만의 사색의 시간을 갖는다면 그것이 100권을 이기는 1문장 입체 독서가 아닐까. 

 

사색하는 독서를 통해 지성이라는 대지에 도달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나에게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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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와 광기에 관한 사전 - 99가지 강박으로 보는 인간 내면의 풍경
케이트 서머스케일 지음, 김민수 옮김 / 한겨레출판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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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대상을 피하려고 하는 강박이 공포증이라면, 광기는 무언가를 하고 싶어 하는 강박이다" _13쪽

공포와 광기는 우리 내면의 풍경을 드러내며 인간이 만들어낸 문화의 창작물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99가지의 강박으로 보는 인간 내면의 풍경이라는 부제처럼 다양한 공포증과 광기를 독자들에게 알려주고 있다. 말 그대로 공포와 광기에 관한 사전이다.

우리가 잘 아는 애플의 공동 창업자 스티브 잡스도 공포증을 가지고 있었다고 전한다.

애플의 공동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터틀넥 스웨터를 입는 이유는 그의 단추 공포증 때문으로 알려져 있었다. _86쪽

그의 단추 공포증으로 인해 오늘날 아이폰의 터치 스크린이 탄생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 온다. 버튼식(단추) 키패드를 싫어하는 잡스의 성향에 엔지니어들이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서적 수집광이라는 광기도 소개되어 있다. 서적 수집 열풍이 최고조에 달한 건 18세기 말 영국에서 였다. 서적 수집은 광란의 투기판으로 변질되었고 그 광기는 1630년대 네덜란드의 튤립광에 맞먹었다. _190쪽

동물을 두려워하는 사람들도 주위에 꽤 있다. 개, 고양이, 파충류, 곤충류 등. 우리 몸에 병원균이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나도 모르게 저절로 반응하는 행동 면역 체계에 의한 거부도 있지만 어렸을 적 특별한 경험과 상처로 인해 기피하는 경우도 있다. 이들은 단계적으로 두려움에 익숙해지게 해서 공포심을 서서히 줄여가는 방법 등을 통해 치료되기도 한다.

수니와 시아파 이슬람교도들은 개를 더러운 동물로 여기는 종교적 문화가 지배적이다. 중국도 1960년대 만하더라도 마오쩌둥에 의해 개를 혐오하는 분위기가 만연했고 2020년이 되어서야 중국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개를 반려동물로 분류했다고 한다. 혐오반응은 타고나는 것이기도 하지만 문화를 통해서도 얼마든지 습득될 수 있다. 거미는 19세기 전까지 유럽에 막대한 피해를 입힌 흑사병의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기독교 문화권에서 고양이는 의심의 눈초리를 받는 동물이었다고 한다.

우리가 잘 아는 고소공포증, 폐쇄 공포증, 과대망상증처럼 일상의 생활을 협소하게 하는 공포증도 얼마든지 치료가 가능함을 사례를 통해 알려주고 있다. 가만히 살펴보면 나도 공포증이 있다. 높은 곳에 올라가면 다리가 후덜덜 떨리는 고소 공포증. 모든 사람들이 다 가지고 있는 공포증이겠지만. 인간이 가장 공포를 많이 느끼는 높이가 10미터라고 하는데 군 시절 참 많은 경험을 했다. 무섭지만 소대장이라는 이유만으로 꾹 참고 뛰어내렸던 기억들이 있다. 진짜 공포증 환자였다면 시도해 보지도 못했겠지만 말이다. 남녀노소 모두 두려워하는 파충류인 뱀 종류는 겉보기에 징그럽고 독에 대한 두려움이 앞서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실 독을 품고 있는 뱀은 그렇게 많지 않다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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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인도 IVP 소책자 시리즈 43
제임스 패커 지음, 정옥배 옮김 / IVP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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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인도란 무엇인가?

하나님께서 우리를 인도하고 있다는 두 가지 증거가 있다.

첫째, 하나님은 우리 개개인을 향한 플랜(계획)을 가지고 계신다는 점이고

둘째, 하나님은 우리와 (다양한 방법으로) 의사소통하신다 점이다.

하나님의 인도는 하나님의 모든 자녀에게 약속된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나님의 인도를 알 수 있을까?

하나님의 구체적인 방법을 살펴보기 전에 하나님이 계획하시는 전체의 방향을 살펴 볼 필요가 있다.

하나님께서 우리 개개인을 향해 가지고 있는 계획은 순탄한 여정이 아니다라는 사실이다. 하나님의 인도를 받는 그리스도인의 삶은 일종의 낭비처럼 보일 수 있다. 하나님의 인도를 받았던 예수님의 삶처럼.

하나님은 우리를 통해 자신(하나님)의 일을 하고 싶어하신다. 우리를 사용하고 싶어 하신다는 점이다. 어느 누구도 자신의 전 생애에 대한 하나님의 계획을 알 수 없다. 하나님의 인도는 하나님의 권한 안에 있는 주권적 행위이 때문이다. 분명한 것은 순탄하지 않은 여정 속에서도(십자가의 길) 우리를 붙드시고 구조하시고 회복시키신다는 점이다. 하나님의 약속은 신실하시다!

하나님은 우리의 전 삶에 대한 지침으로서 분명한 이상을 제시한다. 성경을 통해 인도하신다. 성령도 하나님의 말씀을 초월할 수 없다. 하나님의 말씀이 정하는 한계 내에서 성령도 인도하신다. 따라서 하나님의 인도는 하나님의 말씀 안에서 이루어진다는 사실이다.

간혹 자신의 선택을 하나님의 인도하심이라고 착각하는 6가지 유형이 있다.

첫째, 생각하지 않고(지성) 충동에 이끌리게 한다.

둘째, 미리 생각하지 않고 성급하게 결정한다.

셋째, 충고를 듣지 않는다.

넷째, 자신을 점검하지 않는다.

다섯째, 특정인의 견해를 맹목적으로 따른다.

여섯째,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기다리지 않는다.

이런 6가지 유형을 제임스 패커는 '소명적 선택' 이라고 정의한다.

소명적 선택이란 자신이 선택한 것은 모두 옳고 선하다는 개념이다.

성경은 선택 사항을 구체적을 언급하지 않는다.

성경은 사람을 대신하여 직접 결정해 주지 않는다.

선택은 사람이 하는 것이다.

선택에 앞서 깊게 생각하고, 다른 이들의 의견을 들으며 신중하게 점검하는 태도가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때를 기다려야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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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일은 없고요?
이주란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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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속 대부분의 주인공들은 '별일은 없고요?' 라는 안부의 인사를 들어야 할 정도로 밑바닥 삶을 살아간다. 

 

' 뭐, 별개 있겠어요?' 라는 말은 자신에게 불행이 다치더라도 어떻게 할 수 없는 처지의 사람들이 주로 하는 말이다. 달랑 방 한 칸에 살아가는 모녀, 반지하 방 한 칸에서 폐지를 주워 살아가는 할아버지, 할머니, 손녀 등 하루 하루의 삶을 근근히 살아가며 울고 난 뒤에도 또 다시 살아가야 하는 극빈한 이들의 모습이 곧 우리들의 모습인데 사람들은 그다지 반기지 않으며 눈으로 지켜 보기를 힘들어한다. 마음으로는 측은하게 여기나 나는 그런 삶을 살지 말아야지 하면서 그들과 거리를 두며 살려고 한다. 지금의 상황에서는 이들에게 반전이 일어날 가능성은 전무하다. 그나마 그들을 이해하고 걱정해 주는 이들은 그들의 이웃들 뿐이다.

 

"별일은 없고요?"

 

라는 안부라도 전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우리 곁에 있으면 좋겠다. 

 

눈물에 젖은 빵을 먹어보지 않은 사람과는 인생을 논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그 말의 본 뜻은 실제로 눈물 젖은 빵을 먹어보라는 뜻이 아니라 우리 주위에 고생 깨나 한 사람은 고생 하지 않은 사람과는 뭐가 달라도 다르다는 얘기다.

 

나의 삶도 가난과 뗄레야 뗄 수 없는 삶을 살아왔다. 1970년대는 다들 그렇게 살았지만 말이다.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어머니랑 단 둘이서 달랑 방 한 칸에서 살았으니 말이다. 소설 속 주인공처럼 작은 상을 펼치면 그 상이 공부하는 책상이 되고 책을 치우고 반찬을 올려두면 밥상이 되며 상을 치워야 두 다리 쭉 펴고 잘 수 있는 공간이 나오는 작은 방 한 칸에서 살았다. 

 

지금 기억해 보면 주로 반찬은 젖갈류였던 것으로 기억이 난다. 방 한 칸에 비키니 옷장을 제외하고는 가재 도구를 둘 공간이 없으니 반찬은 최대한 상하지 않는 젖갈류가 최고의 대안이었고 곤로 하나에 냄비 밥을 지어서 간단히 끼니를 해결하곤 했던 기억이 난다. 어렸을 때 먹었던 창란 반찬은 지금도 먹으면 참 맛있게 먹는다. 꼬들꼬들한 명태 내장을 씹어 먹었던 그 맛.

 

책 속에 등장하는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손녀는 1,2층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가리킬 때 주인집 누구누구네라는 표현을 극도로 싫어하지만 그렇다고 달리 표현할 말이 없어 난감해 한다. 반지하 단칸 방이긴 하지만 떳떳하게 월세를 내며 살고 있는데 왠지 주인집이라고 하면 세든 사람들은 종이라 말인가! 

 

지금이야 원룸이라는 공간이 별도로 분리되어 있어 주인집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지만 예전만 하더라도 그렇지 않았다. 주인집 무서워 소리도 작게 내야 되고 이동도 자유롭지 못했던 어렸을 적 기억이 또렷히 기억이 난다.

 

'별일은 없고요?' 가끔은 이웃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관심을 가지면 어떨까 싶다. 물론 간섭으로 생각하고 불편해한다면 조심해야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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