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적 갓난아이를 격려하려면 IVP 소책자 시리즈 11
마이클 그리피스 지음 / IVP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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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약속하신 이는 미쁘시니, 우리가 믿는 도리의 소망을 움직이지 말며 굳게 잡고 서로 돌아보아 사랑과 선행을 려하며 모이기를 폐하는 어떤 사람들의 습관과 같이 하지 말고, 오직 권하여 그 날이 가까움을 볼수록 더욱 그리하자(히10:23~25)

교회로 데리고 오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 그리스도인으로써 굳게 설 수 있도록 돌보고 관심을 가지는 일이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어렵게 복음을 전하여 교회로 새신자를 초청하지만, 더 중요한 돌봄과 양육을 하지 않으므로써 정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1. 서로 돌아보아

 

팬데믹 이후 사람들이 서로 서로 돌아보는 일을 어려워하고 있다. 오랫동안 사회적 거리두기가 국가 방역 지침에 의해 시행되면서 서로 돌아보는 일을 놓치며 살아왔다. 교회 안에서도 마찬가지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마음의 거리두기로 바뀐 것이다. 교회로 모이는 것조차도 어려웠던 팬데믹 초기 각자 흩어져서 가정에서 온라인으로 예배를 하다보니 이제는 대면으로 모이는 것이 어색해지고 누군가의 집에 방문하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 되어 버렸다. 그 뿐인가. 만남이 적어지면서 각자 도생의 길에 익숙해버렸다. 교회 뿐만 아니라 직장도 마찬가지다. 퇴근과 동시에 함께 무슨 만남을 가진다는 것은 결례를 범하는 것마냥 인식되어버렸다. 각자 개인의 시간이 우선이고 개인의 시간을 침범하는 것은 몰상식한 사람처럼 취급되어버렸다. 이런 시대적 분위기 속에서 그리스도인들은 '서로 돌아보아' 라는 성경의 가르침을 어떻게 실천해야 될까? 서로 돌아보는 이유는 첫째도 둘째도 영적 갓난 아이와 같은 초신자들을 그리스도안에서 든든하게 세워가기 위함이다. 돌아보는 일은 돌봄과 양육이며 영적 갓난 아이와 같은 초신자는 믿음의 멘토를 통해 성장하며 홀로 서기를 할 수 있다.

 

2. 격려하며

 

영적 갓난 아이와 같은 초신자들을 세워가기 위해서는 '격려'가 필수 조건이다. 미숙한 모습을 보며 판단하거나 질책하기 보다 갓난 아이가 부모의 손길을 간절히 바라듯 사랑과 선행으로 힘껏 격려해야 할 일이 멘토에게 달려 있다. 격려의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기도로 격려할 수 있고, 만남을 통해, 선물을 통해, 모범을 통해, 편지를 통해 등등 다양한 방법으로 격려를 할 수 있다. 격려의 대상인 영적 갓난 아이의 특성에 맞게 지혜롭게 방법들을 찾아내야 한다. 이 또한 '서로 돌아보는' 일이며 사랑이 필요한 이다. 영적 갓난 아이의 작은 성장에도 힘껏 격려해야 한다. 격려는 갓난 아이를 성장케 한다.

 

3. 모이기를

 

모이는 일이 쉬웠던 때는 없었다. 그리스도인을 향한 박해와 핍박이 있었던 때에는 목숨을 걸고 모여야 했고, 오늘날처럼 전염병의 위협에 놓여 있을 때에는 주변의 사람들까지 고려하며 모여야한다. 자고로 앞으로도 '모이는'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특히 개인주의가 팽배해 가고 있는 시대 속에서 말이다. 그리스도인이 '모이기'를 애쓰는 이유는 무엇일까? 혼자서도 얼마든지 살아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이기를'을 힘쓰는 이유는 성장을 위해서다. 영적 갓난 아이는 혼자서 일어설 수가 없다. 혼자서 성장해 갈 수 없다. 누군가의 돌봄과 양육이 필요하며 멘토가 필요하다. 영적 갓난 아이를 혼자 내버려두는 일은 방치하는 일과 다름없다. 따라서 그리스도인은 모이기를 힘써 영적 갓난 아이와 같은 초신자들을 믿음으로 굳게 세워가야 한다.

 

서로 돌아보고, 격려하며, 모이기를 힘쓰는 일은 참 힘든 일임에 틀림이 없다. 누군가를 돌보고 관심을 가지고 사랑과 선행을 쏟는 일은 성숙한 이들만이 가능하다. 고달프고 신경쓰이고 남을 위해 초점을 맞춰야 하는 삶이 결코 여의치 않는 삶임에는 분명하지만 반면 보람되고 누구나 할 수 없는 일이기에 가슴벅찬 일임에 틀림이 없다. '그날이 가까움을 볼수록' 포기하지 않고 달려갈 힘을 하나님께서 주실 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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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읽다 시사이슈11 시즌 2 -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3고, 검찰 수사권 분리, 용산 시대, 언론개혁법 세상을 읽다 시사이슈11 2
김승훈 외 지음 / 동아엠앤비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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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다난했던 2022년도 이제 얼마남지 않았다. 바둑에서 복기가 중요하듯이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세계적 이슈들을 돌아보는 것이 참 유의미한 정리일 것 같다. 하루에도 셀 수 없는 사건 사고없이 일어나기에 1년이라는 기간 속에 무수한 사건들을 정리하기란 그리 쉽지 않은 일임에 틀림이 없다. 특히 우리나라를 넘어 지구촌 곳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모두 헤아리기란 이젠 모래사장에서 바늘 찾기보다 더 어려운 일이 아닐까 싶다. 

 

이제 매스컴에서도 2023년을 맞이하기 위해 초읽기에 들어갈 것이다. 방송사별로 언론사별로 올해의 사건들을 나름 정리해서 발표할 것이다. 대동소이한 부분이 있을테이고 분야별로 발표되는 내용들을 훑어보면 대략 영향력을 끼친 사건들을 추릴 수 있을 것이다. 이번 동아엠엔비에서는 올 한 해 사람들에게 큰 영향력을 끼친 이슈들을 11개를 취합 정리해 놓았다. 특히 부제로 '논구술, 면접시험 대비 꼭 알아야 할 시사 상식'이라는 타이틀이 보여주듯 대학, 기업 등 면접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겨냥하여 꼭 알아야 할 이슈들을 정리해 내 놓았다. 11명의 기자들이 한 꼭지씩 맡아 전문적으로 파고 드는 현미경식 서술에 꼭 면접을 준비하지 않더라도 읽어보면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일어난 배경이 양국간 켜켜이 쌓이 역사적 연원에 비롯되었다는 서술에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었다.

 

"모질고 긴 두 나라의 악연은 882년 세워진 키이우 루스 공국으로 거술러 올라간다. 오늘날 러시아, 우크라이나, 벨라루스의 뿌리 격인 나라다. 몽골의 침략으로 키이우 루스 공국이 멸망하면서 동슬라브의 종가였던 우크라이나는 모스크바에 중심을 빼앗겼다." (145쪽)

 

키이우는 현재 우크라이나의 수도이며 러시아의 최초 타격 지점이기도 하다. 두 나라의 전쟁은 이제 양국 간의 전쟁이 아닌 전 세계의 전쟁으로 치닫고 있다. 곡물 가격 상승, 원유 시장 변동, 환율 고공 상승 등 우리의 생활 속 깊숙히 전쟁 이전과 이후의 변화 정도가 체감될 정도로 영양력이 크게 다가오고 있다. 해묵은 역사 타령이라고 볼 수 없는 것은 두 나라의 민족의 뿌리가 달린 문제이고 앞으로도 충분히 일어날 개연성이 높은 문제라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화약고와도 같은 곳일 수 있겠다 싶다. 

 

검찰 수사권 분리의 주장이 나오게 된 배경도 1954년 형사소송법이 제정되면서 부터라는 것이 팩트다. 당시 국회에서는 검찰과 경찰 중 어느 기관이 권위주의 독재를 하게 될 위험이 있을지 고민했다고 한다. 일제강점기 시절 경찰의 피해를 몸소 체험한 당시 사람들은 경찰보다는 검찰에게 수사권과 기소권을 몰아주는 것이 더 타당하다고 생각한 듯 하다. 오랜 세월에 지나오면서 검찰 수사권을 분리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급기야 검찰 수사권 분리가 진행되었으나 또 다시 경찰이라는 기관에게 권력이 집중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나오기 시작한다. 이렇게 검찰 수사권 분리라는 문제가 대통령 선거에도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보아 앞으로도 이해 당사자들 간의 힘겨루기가 지속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용산시대 개막의 의미, 3고(고환율, 고물가, 고금리)가 발생하게 된 배경, 탈원전에서 원전으로 회귀하게 된 이유, 화폐의 신개념인 암호화폐의 세계, 코로나19 바이러스, 세계에서 일곱번째로 자체 기술로 쏘아올린 누리호의 성공 후일담, 지속되고 있는 미중 패권 다툼, K-로 시작되는 한류의 바람, 마지막으로 보상적 손해배상의 폐해와 징벌적 손해배상으로 가야 되는 타당한 이유들에 대해 읽고 독자들의 판단을 정리해 가면 아마도 2022년 큰 이슈들을 관통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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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속 작은 이야기
강릉 작은학교 교사연구회 지음 / 부크크(bookk)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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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당시 나는 강릉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강원도에서는 인구 순으로 빅3도시를 원주,춘천,강릉으로 말한다. 강원도 17개 시군 중에 세 번째로 인구가 많은 도시가 강릉이라서 일반 사람들은 작은 학교가 적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참고로 강원도에서 작은 학교라 함은 전교생 60명 미만의 학교를 말한다.

내가 근무하고 있었던 강릉 모산초등학교도 작은 학교에 해당되었고, 도교육청에서 한창 작은학교희망만들기 사업의 일환으로 교육지원청 단위로 작은 학교들의 교사 연구회를 지원하고 권장하는 분위기였다.

강릉 작은학교 교사 연구회도 그 일환으로 1년 단위로 움직인 교사들의 모임이었다. 당시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내가 연구회장을 맡았고, 사업의 일환으로 작은학교 교사들의 소소한 교실 이야기를 함께 공유하면 좋겠다 싶어서 사업계획을 세웠고 연구회 소속 선생님들의 이야기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글을 모으고 정리하고 편집하고 출판하는 과정이 오로지 나의 몫이긴 했지만 고생한 것만큼 보람도 컸던 것 같다.

자가출판플랫폼인 부크크를 이용하여 우리들의 작은 학교 교실 이야기들을 우리를 넘어 작은학교에 대해 궁금해 하시는 분들과 공유하는 차원에서 정식으로 출판 작업을 했었다. 지금 돌이켜보니 연구회 사업 중에 가장 잘한 일이 이 사업이 아니었나 싶다.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 출판물 형식으로 언제든지 필요하면 구할 수 있게 해 놓았으니 아직도 흐뭇한 마음이 든다.

당시 연구회 초청 강사로 오신 『배추 선생님과 열네 아이들』의 저자 탁동철 선생님은 작은학교 교사 연구회가 작은 책을 만든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중에 본인이 책 소개 글을 써 주고 싶다고 하셨다. 아래 글이 바로 그 글이다.

"나는 요즘 꽃보다 강릉 작은 학교 교사들의 이야기 글 속에 폭 빠졌다. 서로 다른 색깔과 소리와 모양이 한 자리에 어울려 꽃처럼 눈길을 끌어 모으는 글 모음이다.

같은 학교 교직원들과 친해보겠다며 아침 마다 커피를 내리는 선생님이 있고, 강낭콩을 심어놓고는 아이들 말과 감정의 흐름을 마음에 담으며 이야깃거리를 만들어주는 선생님이 있다.

작은 학교 사람들의 삶이 연결되어 있음을 발견하고 행복해하는 선생님, 아침마다 꽃들로 가득 찬 꽃밭으로 출근하는 것처럼 설레며 교실 아이들을 만난다는 선생님, 인생은 사랑하기 위한 것이라며 아이들을 더욱 사랑하겠다 다짐하는 선생님.

경포초등학교와 경포대초등학교가 다른 학교라는 것도 처음 알았다. 아이들을 이기려 드는 자기 자신을 괴로워하는 선생님 이야기도 짠하다."

20편의 글을 모았다. 나는 제1화 커피 배달 가요!, 제6화 작은 학교의 힘, 제18화 나는 작은 학교로 걸어서 출근한다! , 제19화 교실 속 작은 이야기 네 편을 썼다.

인구소멸의 시대, 점점 작은학교가 많이 생길 수 밖에 없다. 교사들도 작은학교에 근무할 수 밖에 없다. 작은학교에서 먼저 고민하고 생활했던 교사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작은학교 근무를 꿈꿔 보면 좋을 것 같다.

제1화 커피 배달 가요! 7

제2화 부러진 강낭콩 9

제3화 학교에서의 작은 즐거움 18

제4화 사랑보다 먼 우정보다는 가까운... 20

제5화 인생은 사랑하기 위한 것 22

제6화 작은 학교의 힘 24

제7화 학교는 학교다 26

제8화 우주의 크기 31

제9화 유치한 선생님 32

제10화 학교는 어디에? 34

제11화 “존경합니다.” 37

제12화 숲으로, 숲으로 39

제13화 작은 학교 첫 출근! 41

제14화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44

제15화 휴지, 휴지! 46

제16화 학교의 재발견 48

제17화 미녀삼총사와 선배들 51

제18화 나는 작은학교로 걸어서 출근한다! 59

제19화 교실 속 작은 이야기 63

제20화 상자 속에 무엇이 있을까 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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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점 홍신 세계문학 2
미우라 아야코 지음, 최호 옮김 / 홍신문화사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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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지금 요코는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성실하게 살아온 요코의 마음에도 빙점이 있었다는 것을! 제 마음은 얼어 버렸습니다. 요코의 빙점은, 너는 죄인의 자식이다, 라는데 있었던 거예요." (580쪽)

 

참 슬픈 이야기다. 서로를 믿었기에 건넸던 말 한마디가 가정 전체를 얼어붙게 만들줄이야. 사람은 믿음의 대상이 될 수가 없다. 아무리 친한 친구 사이라도 내가 뱉은 말 한마디가 언젠가는 돌아돌아 당사자의 귀에 전달 된다는 사실을. 이것이 사실이 아닌 거짓말일때에는 후폭풍이 크다는 사실을.

 

매사에 의심이 많은 의사이자 병원장인 요코의 양아버지 게이조. 게이조의 번뇌하는 모습 속에서 그의 약한 심성을 볼 수 있다. 단호하게 끊고 맺는 결단력이 부족한 그의 심성을. 외모가 빼어난 아내를 둔 남편이 가질 수 밖에 없는 의심 정도라 보기에는 결코 가볍지 않은 아내에 대한 지나친 의심은 그의 가정에 먹구름을 씌운다. 그의 의심은 독자들도 앞으로 그의 가정에 너무나 불행한 결과가 있을 것이라는 것을 예측하게 만든다. 결국 게이조의 성향은 이 책의 스토리 전체를 암울하게 이끌어 가는 큰 줄기로 자리매김한다. 대학시절 잠깐 영어 공부를 위해 교회를 잠깐 다닌 적이 있었던 게이조는 성경에서 감동을 받은 구절 '원수를 사랑하라'를 실천하기 위해 친구로부터 양녀를 소개받아 집으로 데리고 온다. 하지만 그의 본심은 아내를 향한 복수였지 성경 구절을 실천하기 위한 의도는 아니었다. 의심스러운 아내에게 고통을 안겨주고자 하는 계획은 치밀했다. 아내가 외도를 했을 것이라는 불쾌한 자신의 생각을 아주 오랫동안 간직한다. 어찌보면 게이조에게 있어 빙점 즉 그의 마음을 얼어붙게 만드는 빙점은 '아내의 외도'가 아니었을까 싶다. 아내의 외도가 결국 사랑하는 딸을 잃게 만들었고, 아내의 외도가 가정에 불운을 가져오게 했다는 합리적 의심을 끝까지 가져간다. 게이조의 빙점이다!

 

요코의 양어머니 이자 게이조의 아내 나쓰에를 보면 참으로 한심스럽기 짝이 없어 보인다. 아니 어떻게 남편을 두고 그것도 남편과 함께 근무하는 젊은 의사에게 마음을 둘 수 있을까. 나중에는 자신의 아들의 친구에게 조차도 은밀한 유혹의 추파를 던지는 모습 속에 나쓰에의 빙점은 비뚤어진 욕정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어느 누구나 사랑할 대상에 대한 자유가 있다. 그러나 사랑도 아름다운 모습으로 비춰지기 위해서는 분명한 경계선이 필요하다. 유부녀를 사랑한다는지 반대로 유부남에게 접근한다든지 하는 그런 모습의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 욕정을 참지 못하는 모습에 불과하다. 나쓰에도 사랑하는 딸을 잃고 모든 어미처럼 가슴 아픈 나날을 보낸다. 잃은 딸을 생각하며 양녀로 데리고 온 요코를 진짜 딸처럼 키우지만 결국 범인의 딸이라는 잘못된 정보를 알게 되면서 증오의 대상으로 둔갑시킨다. 사람이라면 그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나쓰에가 요코에게 보이는 악한 모습들은 지나쳐보인다는 느낌이 든다. 물론 내가 그런 입장에 놓인다면 나 또한 악독한 모습으로 변하지 않으리라고 장담할 수 없을 것 같기는 하지만. 

 

저자 마우라 아야코는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빙점'들을 보여주고 있다. 사람들 각자가 내면 깊숙히 가지고 있는 약점, 이성을 잃게 만드는 그 지점들을 파헤쳐 보여주고 있다. 요코는 자신의 정체성이 범인의 딸이라는 정보를 접하게 되면서 그동안 살아왔던 모든 모습들을 놓아버린다. 친딸이 아니라 데리고 온 딸이라는 사실도 요코에게는 빙점이 될 수 없었다. 양엄마 나쓰에의 구박도 빙점이 아니었다. 친오빠처럼 여겼던 도루의 이성적인 접근도 빙점이 아니었다. 

 

우리에게도 빙점이 분명이 있다. 

나에게도 빙점이 있다. 

한순간에 나의 마음을 얼어붙게 만드는 빙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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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는 고양이들이 지킨다 개와 고양이의 시간 2
박정안 지음, 조은정 그림 / 씨드북(주)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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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좀 더 윤택하기 살기 위한 방법으로 곳곳에 빌딩을 세우고 아파트를 지어버리는 바람에 정작 동물들이 살아가야 할 터전들은 사라지고 있다!

 

『지구는 고양이들이 지킨다』는 어리석게 선택한 사람들의 방법들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살아 남은 고양이들이 지구를 지켜간다는 스토리다. 식량난으로 허덕이고 미세먼지로 인해 외출이 거의 불가능한 지구, 그 지구를 구해 주는 척하면서 사람으로 위장한 개로행성의 쥐들은 한 번 먹으면 이틀 동안 배부를 수 있는 열매의 씨앗을 제공해 주겠다는 제스처를 건넨다. 당연히 지구인들은 당장 먹고 살기 위해 마법과도 같은 씨앗을 얻어내기 위해 개로행성의 제안을 덥석 받아들인다. 

 

개로행성의 제안 : 지구에 고양이들을 모조리 없애달라!

 

개로행성에 살고 있는 이들은 쥐들이다. 쥐에게 천적은 고양이. 지구에서 고양이를 퇴치해 주는 조건으로 은밀한 제안을 한다. 하지만 그 은밀한 제안은 위장된 약속일 뿐 실제로는 지구인들을 모조리 노예로 데려가기 위한 얄퍅한 수단일 뿐이다. 지구인들은 악착같이 고양이 포획에 열을 올린다. 살 터전도 잃어버리고 설상가상으로 생명의 위협까지 받으면서 하루하루를 근근히 살아가는 고양이. 사면초가에 빠진 고양이들이지만 그 와중에도 고양이들을 살피며 구출해 내는 지구인들이 있으니 불행 중 다행이다. 

 

사탕발림에 불과한 거짓말을 파헤치다 : 고양이 결사대

 

지구인들 모두 다 개로행성의 쥐들에게 체면이라도 걸린 듯 거짓말에 속아 넘어갈 때 용감하게 나서는 이들이 있으니 바로 고양이 결사대들이다. 가족을 잃고 슬픔에 빠져 있지만 개로행성의 실체를 낱낱히 파헤치기 위해 목숨을 건 도전을 한다. 결국 개로행성에서 온 우주선을 급파하여 그들의 실체를 밝혀낸다!

 

『지구는 고양이들이 지킨다』는 어린 독자들에게 사람과 동물들이 함께 공존하며 더불어 함께 잘 살아가야 하는 방법들을 찾아내야 한다고 말한다. 생태계가 파괴되면 결국 사람도 살아갈 수 없다. 동물들이 살아가야 할 터전을 빼앗으면 사람의 생명도 보장 받을 수 있다. 우리 주변에 친숙한 고양이를 소재로 동물과 더불어 살아가는 것에 대해 고민하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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