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봄
조선희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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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은 사람에 대한, 인생에 대한 학문이다. _217쪽 

 

자신을 들여다보게 하는 학문이고 타인을 엿보게 하는 학문이다. _217쪽 

 

문학의 문장들은 딱딱한 머리를 몰랑몰랑하게 만져 준다. _217쪽 

 

나는 문학 읽기보다 정보가 담긴 글들을 선호한다. 스토리가 읽는 몰랑몰랑한 글보다 사색하게 만드는 글을 좋아한다. 의도적으로 문학 책을 읽으려고 목표량을 정해 놓지 않으면 무의식적으로 손이 가지 않는다. 한겨레출판사에서 진행하고 있는 하니포터라는 서평단 모집을 일부러라도 신청한 이유는 문학 책을 읽기 위함이다.  

 

문학이 가져다주는 힘은 자타가 공인하듯이 사람을 보는 눈을 폭넓게 해 준다. 대인 관계를 어려워하는 요즘은 더욱 문학 책 읽기가 필요함을 절실히 느껴진다. 작가에 의해 가공된 인물과 사건, 배경이긴 하지만 결국은 사람 세상을 표현한 것이고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세상과 타인을 알아가게 해 주는 가교 역할을 해 주는 것이 문학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봄>이라는 책도 사람에 대한, 인생에 대한 이야기이자 자신을 들여다보게 하고 타인을 엿보게 한다. 특히 성소수자에 대한 생각, 성인 세대와 자녀 세대 간의 세상을 바라보는 안목에 대한 이견, 기존의 가정에 대한 변화의 불가피성, 시대의 변화에 따른 학문의 변동 등을 이해하게 된다. 자신의 자녀가 성소수자로 커밍아웃을 한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부모가 과연 얼마나 있을까? 이 소설에서는 담담하게 현실을 부정하지 않고 그 자녀를 이해하려는 부모 세대의 생각들을 꼼꼼하게 묘사하고 있다.  

 

가족들 대화에서 정치 분야는 이야기하지 말라라고 할 정도로 갈등과 대립이 유발될 수 있는 소재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가정도 예외가 없다. 정치가 부자간의 관계를 대립하게 만들었지만 결국은 각자의 생각을 이해하고 고유의 영역임을 인정하는 범위 내에서 조정된다. 

 

현실 정치는 늘 뜨거운 감자다. 반면 독일의 작은 보이텔스바흐라는 곳에서 좌우의 지식인들이 모여 일종의 정치 에티켓을 논의하고 협약을 이끌어냈다. 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보이텔스바흐협약'이다. 협약의 주된 내용은 이렇다.  

정치교육에서 주입식 금지, 논쟁적 사안은 서로 다른 입장을 그대로 전달하기 _ 28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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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교육혁명 - ChatGPT를 활용한 하이터치 하이테크 미래교육
정제영 외 지음 / 포르체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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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터치 하이테크(High Touch High Tech, HTHT) 교육이란 무엇일까?  

"인간 교수자가 첨단 기술을 잘 활용하여 개인 맞춤형으로 창의적 학습을 이끌어내는 것. 인공 지능 등 첨단의 기술을 잘 활용하는 것" (128쪽) 

 

챗 GPT가 교육의 변화를 주도할 것이라는 이야기로 책의 전체적인 내용이 구성되어 있다. 물론 챗 GPT의 편향성 또는 개념적 지식이 준비되어 있지 않은 학습자들의 오개념과 같은 여러 가지 부작용이 없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들은 하나같이 미래 교육을 위해 AI 인공지능과 같은 도구를 활용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챗 GPT를 도구로 사용할 것이냐 아니면 사람이 도구화될 것이냐라는 기로에 서 있다. 채팅 기반의 GPT는 무엇이든지 적절한 질문을 프롬프트 창에 입력하면 그럴싸한 대답들이 사전 훈련된 기반 지식 시스템에 의해 기술되어 사용자에게 제시된다. 부족하다 싶으면 좀 더 구체적으로 질문을 상세화하면 더 정확한 대답을 얻을 수 있는지라 폭넓게 사용되리라 생각된다. 다만 챗 GPT에 의존하다 보면 본말이 전도된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자신만의 개념이 아닌 챗 GPT가 진술된 지식에 의해 자신이 따라가는 모양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챗 GPT를 훌륭한 보조교사로 활용하기 위한 방법들을 소개하고 있다. 

 

개념적 지식 기반의 판단력, 커뮤니케이션 역량, 문제 해결 능력, 창의성과 인문학적 상상력 함양, 디지털 리터러시, 자기 주도적 학습 역량 등을 기른 뒤에야 챗 GPT와 같은 AI 인공지능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고 한다. 앞에서 언급된 역량들을 기르기 위해 가장 훌륭한 사전 방법으로 '독서'를 강조한다. 특히 창의성과 인문학적 상상력은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으면서 키울 수 있다.  

 

에듀테크를 이야기할 때에도 테크(기술)보다 에듀(교육)에 방점을 두라는 얘기가 많다. 교육적 접근으로 AI 인공지능을 바라보는 것이 우선이다. 단지 현란한 테크 즉 기술적인 측면만 관심을 두면 배가 산으로 올라가는 양상을 피할 수 없게 된다. 하이터치 하이테크 교육도 결국은 첨단 기술을 잘 활용하기 위해 인문학적 소양과 디지털 시민성(책임감)이 전제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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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세계미래보고서 - 새로운 부의 기회는 어떻게 오는가
박영숙.김민석 지음 / 더블북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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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인공지능이 쏘아 올린 미래 전망 보고서다. 책의 부제가 의미심장하다. 새로운 부의 기회는 어떻게 오는가. 오래전 실리콘밸리에 쏘아 올린 인터넷 기업들이 엄청난 부를 창출하면서 우리나라도 IT 관련 산업과 일자리가 각광을 받았던 때가 있다. 스티븐 잡스가 쏘아 올린 스마트폰은 또다시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기 시작했다. 이제는 AI 인공지능이다. 인공지능이 관여하지 않는 분야가 없을 정도로 다방면으로 쓰이고 있고 인공지능의 영향력 아래에서 그것을 어떻게 활용하지 고민해야 하는 시기가 도래했다.  

 

초창기 인공지능은 그야말로 조잡할 정도였다. 엉뚱한 대답을 내놓기 일상이었고 말도 안 되는 그림을 그리거나 동물과 사람조차도 구분하지 못하는 걸음마에 불과했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2023년을 기점으로 GPT-4가 새로 출시되었고 이미지와 텍스트, 동영상까지 새롭게 생성하는 단계에 까지 이르렀다. 이제는 AI 인공지능을 곁에 두고 잘 활용할 수밖에 없는 단계에서 무용론을 주장하거나 단점만 부각하며 외면하기에는 위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게 되었다.  

 

이 책에서는 챗 GPT가 바꿀 미래 산업 트렌드를 분석해 놓았다. 금융 업무는 말할 것도 없이 교육 현장, 여행 기획, 우주 탐사, 농업과 건축, 물류까지 인공 지능과 연관되지 않는 산업이 없을 정도다. 이제는 새로운 부를 창출하기 위해서 AI 바꾸는 직업의 미래와 인재를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챗 GPT를 통해 새로운 채용 시스템이 구축될 것이며 생성형 AI에게 가장 적절하게 명령할 수 있는 프롬프트 엔지니어가 급부상할 예정이다. 정신노동이 필요한 산업도 AI로 대체될 것이며 법률자문과 의료 관련 진단도 챗 GPT로 해결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인공지능이 여는 뉴 노멀 시대에 과연 우리는 무엇을 준비하며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사람과의 관계는 점점 단절되거나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 지식과 정보를 넘어 인공지능이 넘볼 수 없는 영역을 꾸준히 개발하고 발전시켜야 할 몫이 우리에게 달려있다. 기술이 발달할수록 사람들은 점점 외로움에 빠질 수밖에 없다. 사람다움, 인간미, 위로와 이해, 진솔한 대화가 더욱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하드웨어적으로 인공지능을 잘 활용할수록 부와 영예를 누릴 수 있겠지만 사람의 내면은 점점 궁핍해지지 않을까. 지금까지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 업무에 쏟았던 것들은 인공지능 비서의 도움을 받고 남은 시간은 인간 고유의 영역을 발전시켜 가며 어떨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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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충격, 생성형 AI와 교육의 미래 - 알파 세대, 교육자가 알아야 할 최소한의 AI 리터러시
김용성 지음 / 프리렉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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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2010년생부터는 알파세대라고 한다. 90년생과 2000년생을 가리켜 MZ세대라고 불렀던 것처럼. MZ들은 태어날 때부터 스마트폰과 친밀하다고 해서 포노 사피엔스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2010년생부터는 뭐라고 부르면 좋을까? 챗 GPT와 관련지어 이제는 그들을 인공지능 세대 즉 AI 사피엔스라고 불러야 하지 않나 싶다.

  

2006년 이세돌과 알파고와의 바둑 대결에서부터 촉발된 인공지능은 해를 거듭할수록 기계가 아닌 인간화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상승세가 만만치 않다. 급기야 챗 GPT로 통하는 대화형 인공지능 시스템은 채팅으로 무엇이든지 물어보면 척척 대답해 줄 뿐만 아니라 보고서, 가정통신문, 학교생활기록부, 이미지, 동영상, 애니메이션, PPT와 엑셀까지 거의 대부분을 생성하는 놀라운 기능을 보여주고 있다.  

 

생성형 AI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사실 비서 몇 명 고용하기보다 차라리 유료 프로그램인 생성형 AI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것이 더 나을 정도로 정확도와 처리 속도, 다양성이 사람을 능가하고 있다. 다만 창의성과 개성이 아직 인간에 비해 뒤떨어진다는 것 정도만 흠이지 기능적인 면이나 기술적인 면은 오래전부터 인간을 뛰어넘어 탁월한 수준까지 이르렀다.  

 

생성형 AI에 대한 찬반 의견이 분분했던 것이 사실이다. 초창기 흥미 위주의 프로그램 정도로만 생각했던 차원에서 이제는 놀라움과 위협까지 느껴질 정도니 이제는 함께 가야 하는 동반자의 역할이 아닐까 싶다. 당장 학교에서만 해도 복잡하고 많은 시간이 필요했던 학습 과정에서 생성형 AI 프로그램만 적용하면 더 신박하게 더 빠르게 더 효율적으로 과제를 수행해 낼 뿐만 아니라 융합적인 활동까지 가능해졌으니 사용하지 않을 수 없는 시대가 되어 버렸다. 교직원들이 학교에서 주로 사용하는 업무 툴조차도 이제는 시간을 단축시킬 뿐만 아니라 남는 시간을 더 알차게 보낼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니 당연히 재정적 지원만 허락된다면 아낌없이 사용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부작용이 없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구더기가 무서워 장이 만들지 않는다면 그에 따른 피해가 더 클 것이다. 차라리 생성형 AI를 내 곁에 항상 두고 사용하는 비서라고 생각하고 도움을 얻고 그것을 바탕으로 좀 더 창의적인 생산 활동을 하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이 책에 나온 생성형 AI를 정리해 보면 이렇다. 

 

텍스트 생성형 AI (챗 GPT, 뤼튼) 이미지 생성형 AI(플레이그라운드, 스카이박스, 브랜드마크) 동영상 생성형 AI(플루닛 스튜디오, 픽토리) 음악 생성형 AI(아이바, 멜로바이츠) 그밖에 프롬프트 히어로, 감마앱, 투닝은 그야말로 사용자 취향에 따라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는 확실한 비서들임에 틀림이 없다. 특히 감마앱은 PPT를 만들어준다고 하니 귀가 솔깃할 수밖에 없다.  

 

교사들에게도 아주 유용한 비서가 될 수 있겠다. 프로젝트 수업, 수업 지도안 만들기, 토론 주제 아이디어 생성하기, 채점 기준표 작성하기, 설문 조사하기 등은 수업과 업무에 시간을 확실히 단축시켜 줄 것 같다. 

 

이제는 디지털 리터러시, AI 리터러시와 같은 각종 서비스 도구들을 분별하고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이 고도로 필요할 것 같다. 저작권에 대한 중요성뿐만 아니라 개인 정보 보호 교육도 한층 더 강화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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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책과 한국 현대사 이야기 - 책은 어떻게 지금의 우리를 만들었나, 개정판
부길만 지음 / 유아이북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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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경제, 문화 등에 관한 근현대사 이야기를 다룬 책들은 시중에 많이 나와 있다. 그러나 책과 관련된 출판에 대한 근현대사를 파헤친 책은 많지 않은 것 같다. 나 또한 처음 접해 본 책이다. 책 그 자체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한 번쯤 읽어 볼 것을 권한다. 왜냐면 출판문화가 일제 강점기 시기에도 끊임없이 멈추지 않고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일본 제국의 철저한 검열과 감시, 통제 속에서도 꿋꿋이 한글로 책을 펴내는 작업들을 해 왔다. 조선어학회처럼 목숨을 걸고 한국인의 정신과 얼을 드러낸 책들을 보호하고 계승하는 일도 해 왔다. 을유문화사는 지금도 존재하는 출판사다. 일제 강점기와 해방 후에도 우리의 자랑스러운 문화를 알리는 책들을 계속해서 출판해 오던 출판사로 알려져 있다. 가급적 애쓰고 수고를 감당해 왔던 이런 출판사의 책들을 즐겨 찾아 읽고 사랑해 주었으면 한다.  

 

출판 얘기를 하다 보니 작가를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책에서도 근현대시기에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베스트셀러의 반열에 오른 여러 작가들을 소개해 주고 있다. 이름만 대면 누구나 다 아는 작가들이다. 이광수, 최남선 등은 초기에는 순수한 문학 작품을 중심으로 자신들의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하여 최고의 작가 반열에 올랐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친일 행각으로 오늘날에는 아쉽게도 이름조차 불리지 않고 있다. 

 

최근 고령의 나이까지 왕성하게 집필 활동을 해 오던 이어령 작가도 1960년대에는 기성 작가들의 작품을 비평하고 날카로운 시선으로 작품으로 바라보던 샛별 같은 존재였다. 김형석 철학자는 100세를 넘어 지금까지도 꾸준히 집필 활동을 하고 있는 최장수 작가이기도 하다. 이어령 작가와 함께 당시 베스트작가로 불렀던 아주 유명한 사람이었으면 역사를 통해 다시 보게 된다.  

 

근현대사에 활발히 활동했던 작가들, 출판문화를 선도했던 출판사와 그들의 대표적인 책들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누구나 손쉽게 접할 수 있는 문고판이 각 출판사별로 나오게 된 배경이나 저작권이라는 개념이 없었을 당시 외국의 유명한 책들이 해적판으로 보란 듯이 시중에 돌아다녔던 이야기는 근현대시기에나 가능했었던 일임을 보게 된다.  

 

나라가 어려울 때에도 출판문화의 열기는 좀처럼 식지 않았다. 심지어 한국전쟁 중에도 출판인들은 피난처에서도 어려운 여건임에도 불구하고 책자들을 발간하는 열심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다시 고향으로 돌아갔을 때 제일 먼저 찾은 것이 출판사에 남아 있는 책들을 건져내는 일이었으며 먹고살기도 힘들었던 시기였음에도 책을 사서 읽는 일을 멈추지 않았던 놀라운 일들이 근현대식에 있었음을 다시 살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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