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개정 교육과정 평가, AI로 날개를 달다 : 개념기반 교육과정 - 백워드 설계, 루브릭, 성장중심평가, AI코스웨어, 사회정서학습, IB교육, 평가와 피드백 지원 플랫폼
지미정 외 지음 / 앤써북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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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정은 교사에게 있어서는 평생 짊어지고 가야 하는 배낭과 같다. 먼 길을 떠나는 여행객에게는 배낭 싸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먹을 식량은 충분히 챙겼는지, 비상 약품과 갈아입을 옷, 필수품 등을 빠짐없이 챙기는 일은 여행의 질을 좌우할 만큼 신경 써야 하는 일이다.

교육과정은 교사에게 있어 나침반이다. 짧게는 한 해 동안 맡겨진 아이들을 어떻게 이끌어 나가야 할지 지도를 그려내는 일이 교육과정을 만드는 일이다. 길게는 교직 생활 내내 교육과정이라는 맵에 자신만의 길들을 창의적으로 만들어가야 한다.

교육과정으로 교사들은 수업과 생활교육, 학교 내 크고 작은 교육 활동 등을 설계하고 추진한다. 교육과정은 넓은 바다와도 같다. 망망한 바다를 항해할 때 방향을 잡아가는 일은 목숨을 담보하는 일이기도 하다. 교육과정을 운영할 때 수업에서 방향을 잃는 일이 종종 있다. 방향성을 잡아주는 역할을 해 주는 것이 교육과정 총론과 같은 법적 문서들이다.

이번 2022 개정 교육과정은 미래교육, 맞춤형 교육이 핵심 키워드다. 교육과정의 근간을 이루는 철학은 개념을 기반으로 하는 깊이 있는 학습이다. 개념적 이해를 강조하며 탐구 중심 수업을 통해 학생들의 능동적인 참여를 유도한다. 그뿐만 아니라 백워드 설계를 통해 진정한 이해와 전이를 끌어내는 수업과 평가 방법을 강조한다.

현장에 있는 교사들이라면 대부분 느끼는 것은 평가에 대한 어려움이었다. 다인수 학급에서는 교사 혼자만으로 힘으로 질적인 평가를 이뤄내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이 불편한 진실이었다. 이론과 실제와 괴리된 부분이다. 평가의 효율성을 높이고 의미 있는 피드백을 위해서는 모종의 혁신적인 방법을 도입할 수밖에 없었다.

다행인 것은 디지털 도구의 발전으로 2022 개정 교육과정의 평가 방향인 과정 중심 평가, 역량 중심 평가, 수행평가, 형성평가, 개별화된 평가, 통합적 평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평가, 평가의 신뢰성과 타당성을 확보할 수 있는 여력이 생겼다는 점이다.

이 책의 제목처럼 이제는 평가가 곤혹스러운 짐이 아니라 AI 기술 덕분에 날개를 달 수 있는 홀가분한 영역이 되었다는 점이다. 일장일단이 있지만 디지털 교과서의 개발로 수학과 같은 과목에서는 AI 기술 덕분에 학습자는 자신의 속도로 학습할 수 있으며 필요한 부분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게 되었다. 실시간으로 자신의 학습 진행 상황과 성취도에 대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교사는 더는 채점과 점수 기록에 시간을 낭비하지 않아도 된다.

기술은 도구이지 목적이 아니다. 도구를 목적에 맞게 활용할 몫은 사용자에게 달려 있다. 교육과정이라는 틀 안에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교사가 시간적 안배와 물리적인 범위 안에서 기술을 잘만 활용하면 교사나 학생 모두에게 좀 나은 교육적 성취를 경험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깨알처럼 꼼꼼하게 교육과정에 대해 연구한 기록물과 같은 이 책을 곁에 두고 틈틈이 읽어보면 교육적 방향을 잡아가는데 활용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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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공학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 사이, 유전공학의 발전과 논쟁 굿모닝 굿나잇 (Good morning Good night)
예병일 지음 / 김영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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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공학의 상상이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 역사적으로 증명되고 있다. 마취제가 수술에 처음 사용되었던 때가 1840년대였다고 한다. 당시 마취제가 적용 가능한 부분은 제한되어 있었다. 치아를 빼거나 종기 제거 정도에만 허용되었고 지금처럼 임산부가 출산을 할 때에는 사용 금지되었다. 그 이유는 종교적 교리 상의 이유가 컸다. 하지만 지금은 마취제 없는 수술은 상상하기 어렵다.

그뿐만 아니다. 1973년에 유전자재조합에 의한 유전자 조작, 1978년 시험관 아기, 1997년 유전자 복제에 의한 돌리 양은 종교적으로 윤리적으로 민감한 이슈였지만 지금은 현실적으로 대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유전공학의 기술은 인간의 삶의 전반적인 부분에 피부적으로 깊숙이 적용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 책에서 예병일 교수는 일반인이 이해하기 쉽게 유전에 관한 개념을 역사적 사실과 학자들의 이야기를 겸해 이야기식으로 들려준다. 그리고 유전공학에 대해 염려하는 지점들을 명쾌하게 찾아내 설명해 주고 있다. 책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의외로 유전공학의 기술들은 우연히 연구 과정 속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았다. 얼마 전 코로나19를 진단하기 위한 PCR 기술 즉 중합효소연쇄반응 기술도 마찬가지다. 이처럼 과거에는 유전질환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치매, 비만, 집중력 부족, 알코올 의존증도 유전자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유전공학은 괄목할 만하게 변화가 일어나고 있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변화가 없는 것은 아니다. 유전자의 비밀이 밝혀지면 모든 것이 해결될 수 있을 것 같지만 유전자가 만능일 수는 없을 것이다. 유전공학의 발전과 논쟁을 다룬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이 과거와 현재 앞으로 미래에 상상이 현실이 되어가는 과정을 눈여겨볼 기대감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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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수업하는 법 - 우리말로 세계와 만나기 위하여 땅콩문고
이지은 지음 / 유유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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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과 말로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일을 하고 싶어 외국인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교사, 이지은 선생님의 이야기다. 가수 아이유와 이름이 같아서 많은 덕을 보고 있다고 한다. 이지은 선생님을 통해 한국어 교사가 직면하고 있는 어려운 상황과 막연하게만 생각했던 한국어 교사의 역할, 한국어 교사가 되기 위한 여러 과정들을 알 수 있었다. 무엇보다 안정되지 않은 조건 속에서도 사명감(?)과 더불어 일 자체를 즐거워하며 끊임없이 노력하는 열정에 책을 읽는 내내 감동했다. 세상에 이런 선생님이 계시다니...

이지은 선생님이 알려주는 일반인들이 알지 못하는 한국어 교사의 말 못 하는 어려움 점들이 있다.

첫째, 한국어 교사는 국어 교사와 교수법이 다르다는 점이다. 가르치는 대상이 다르기 때문이다. 대상에 따라 가르치는 내용이 달라지듯이 외국 학생들에게 한국어로 시종일관 가르쳐야 하기 때문에 고도의 전략과 전술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둘째, 한국어를 한국어로 설명해야 어려움이 크다는 점이다. 그래서 수업 시간에 그림으로, 손과 발을 이용하여 몸짓으로 설명하는 일이 다반사다. 저절로 배우 뺨치게 연기를 하게 된다고 한다. 수업이 끝나면 헬스장에라도 다녀온 사람처럼 땀 흘리는 일은 흔히 있는 일이라고 한다. 극한 직업이다. 한국어를 가르치는 직업을 너무 가볍게 여기지 말아 달라고 부탁한다. 한국어로 한국어를 가르치는 것 정말 쉽지 않다!

셋째, 모든 직업에 일장일단이 있지만 특히 한국어 교사는 고용이 불안정하다. 정규 채용이 거의 찾아볼 수 없고 대부분 계약직이다. 우스갯소리로 봄, 여름, 가을, 겨울 이렇게 네 번의 방학(2주간)을 가져서 좋다고 하지만 반대로 말하자면 방학 기간 보수가 없기에 생활이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 반면 일주일에 6시간 수업을 위해 준비해야 하는 과정은 몇 배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한다.

넷째, 모든 직업이 그렇겠지만 한국어 교사를 오래 하게 되었을 경우 생기는 습관으로 평소에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할 때에도 한국어 수업 시간처럼 손을 많이 사용하는 버릇이 생긴다고 한다. 좋게 보면 적극적인 것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보통 과도한 액션 때문에 상대방이 부담스러워할 수 있겠다 싶다.

한국어 교사 이지은 선생님이 말하는 것처럼 '선생은 가르치는 것보다 배워야 할 것이 더 많은 직업'이라는 말에 울림이 크게 다가온다. 끊임없이 배우고자 하는 마음 자세가 없다면 고인 물이 될 수밖에 없다. '학생을 가르치는 선생은 선생이 되기 전에 모두 학생이었다'라는 말은 내게 이렇게 다가온다.

'교감은 학교 관리자가 되기 전에 모두 교사였다'

상대방의 입장을 늘 생각하지 않으면 남 탓만 하게 된다. 존중과 배려의 기본은 상대방을 생각하는 것이다. 상대방이 조직에서 존중받는다고 느낄 때에는 아마도 존중과 배려를 받을 때가 아닌가 싶다. 교감은 교사였다. 아주 오랫동안 교사였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한국어 교사가 갖추어야 할 능력 중에 하나가 '순발력'이라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외국 학생들이 생각지도 못한 질문들을 많이 했을 때 모른다고 하기에는 선생 체면에 말이 안 된다. 순발력으로 질문에 답을 해 주는 것은 한국어 교사뿐만 아니라 사실 교감인 내게도 아주 필요한 능력이다.

교감도 순발력이 중요한 직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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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담은 교문 - 학생들이 만들어 가는 학교 공간 혁신
배성호 지음 / 철수와영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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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동안 아이들과 함께 학교 교문을 새롭게 바꾼 선생님의 이야기다. 학교의 주인은 아이들이며 아이들도 민주주의 시민으로 공간 주권을 배워야 한다는 가치관으로 지역 사회와 교육청의 도움을 이끌어낸 끈질긴 노력의 결과물이 서울 삼양 초등학교 교문 스토리다.

저자는 학교 교문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체험 장소로 주로 방문하는 국립중앙박물관에도 건의를 통해 학생들의 시각에서 꼭 필요했던 공간을 만들었던 전력(?)도 있다. 1일 체험으로 박물관에 방문한 학생들이 진작 점심시간에 도시락을 먹을 장소가 없는 점을 발견하고 아이들과 함께 공간을 개선해 달라는 노력을 멈추지 않고 했던 사례가 있다.

이처럼 아이들과 함께 저자는 사회에서 발견되는 여러 문제점들을 개선하고자 그냥 지나치기보다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 새롭게 변화시키는 일에 도전하고 있는 초등학교 교사다. <꿈을 담은 교문>의 이야기를 책으로 남긴 이유도 기록으로 남겨두지 않으면 참고할 사례가 없어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현장에서 깨달았기 때문이다.

보통 학교 공간을 혁신하는 여러 사업을 학교에서 추진하고 있지만 시간적으로 부족하다는 이유로 전문가나 외부 권위자가 결정해 주는 대로 하는 경우가 많았었다. 물론 저자와 같이 열정과 비전이 남다른 교사가 많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교육과정과 연계하여 수업에서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반영하는 과정을 도맡아 해낸다는 것은 웬만한 소신이 없으면 할 수 없는 일이다. 저자와 같은 교사를 만난다는 것은 학교로 봤을 때에는 큰 복임에 틀림이 없다.

저자가 교문을 새롭게 만드는 과정을 기록으로 구체적으로 남긴 것을 보면 건축이라는 것이 단순히 외형적으로만 그럴싸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안전과 재미, 관리와 기능이라는 4가지 요소를 고려하여 학교 문화를 새롭게 만들어가는 작업임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참여자 설치 미술을 실천하는 교육과정이며 저자가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공간 주권을 찾아오는 일이기도 하다.

끝으로 그는 학교 공간을 바꾸는 일에 어른의 역할을 단 한마디로 말한다.

"아이들이 문제를 푸는 데 마중물 역할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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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걸음 뒤의 세상 - ‘후퇴’에서 찾은 생존법
우치다 타츠루 외 지음, 박우현 옮김 / 이숲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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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치다 타츠루는 거리의 사상가로 유명하다. 나는 정철희 선생님의 책을 읽다가 그를 알게 되었다. 우치다 타츠루는 누구도 말하길 껄끄러워하는 일본의 현 상황을 냉철하게 진단하고 있다. 그가 보기에 현재 일본은 붕괴 직전이라고 말한다. 이제는 성장을 말할 것이 아니라 아름다운 후퇴를 고민해야 한다고 한다.

"후퇴는 도망하고 다르다. 후퇴는 전술이자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다." _108쪽

우치다 타츠루는 후퇴라는 주제로 각계각층의 전문가들의 입장과 생각을 정리했다. 정치인, 의료인, 소상공인, 예술인 등 다양한 목소리를 청취했다. 공통점은 앞으로 일본은 후퇴를 공식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 국내의 사정도 사정이지만 글로벌 세계가 놓인 상황도 만만치 않다. 저출산 고령화, 기후 이상, 우경화, 전쟁, 난민 등 줄기차게 성장이라는 가치만 붙잡고 살아온 세계가 이제는 퇴로를 찾지 못하고 우왕좌왕 헤매는 형국이다. 특히 일본은 앞으로 1억 2천만 명의 인구가 2100년에는 4천만 명 미만으로 급격히 감소하여 국가 생존을 위협한다고 진단한다.

우리나라도 예외일 수 없다. 정치인들의 말에만 의존할 수 없다. 멀리 내다봐야 한다. 오히려 이때는 우리들 곁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는 전문가들의 생생한 목소리와 그들의 전환된 삶의 양식을 보고 깨우쳐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팬데믹을 통해 중요한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한다. 인류가 공존하기 위해서는 전략적으로 후퇴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주저하지 않고 강조한다. 도시에서 문명을 누리는 사람들도 이제는 사회적 가치가 있다고 평가받는 것과 거리를 두고 잠시라도 그런 것에 가치를 두지 않는 생활을 생각해야 하며 다른 사람의 요구를 신경 쓰지 않는 삶의 태도도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세계에서 가장 첨단을 달리는 화려한 대도시 생활을 버리고 과소 지역으로 지정된 작은 시골 마을로 거점을 옮기는 사례, 현대 사회의 주류의 가치관에 저항하는 삶의 방향, 순환하고 회귀하는 자연의 시간에 따라 살아가는 삶의 태도가 필요한 때다.

문명의 시간에서 자연의 시간으로 후퇴하는 길만이 인간의 생존을 연장할 유일한 방법으로 제시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과거의 발효 기술로 빵을 만들고 과거의 제작 방식으로 강하면서도 부드럽게 살아가는 삶이 더할 나위 없는 가치가 스며 있는 삶이 아니겠냐고 글쓴이들은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한다.

앞만 보고 달려온 것이 사실이다. 올해 여름처럼 더운 날씨는 처음인 것 같다. 이게 시작이라면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 이대로 살아온 방식을 고수한다면 함께 추락할게 뻔하다. 지속 가능한 삶은 천천히 후퇴하는 삶이다. 뒷걸음치는 이유는 함께 살기 위한 전략이다. 불편에 익숙해져야 한다. 결핍을 학습해야 한다. 용기가 필요하다. 다 함께 살기 위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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