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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행복은 조용하다 (어나더커버)
태수 지음 / 페이지2(page2) / 2024년 11월
평점 :
품절

어른의 행복은 조용하다는 말처럼 그의 글도 자극적이지 않고 효용적이지도 않다. 편안하게 부담 없이 술술 읽히도록 독자의 눈높이에 맞춰 친절한 품이 느껴진다. 희망을 남발하지 않아서 참 좋다. 솔직하게 있는 마음 그대로 풀어내서 위로가 된다. 요란하게 열심히 노력하라고 하지 않아서 읽고 나서도 한결 가볍다. 묵직한 글도 좋지만 깃털처럼 훌훌 날려 보낼 수 있는 글이 마음에 착착 와닿는다.
'틀림도 특별함도 될 수 있다', '무언가를 지속할 수 있다는 건, 생각 이상으로 단단한 마음을 갖고 있다는 증거다' 등과 같이 하나하나의 문장에 담긴 사고의 깊이, 삶의 깊이가 느껴진다. 실패도 좌절도 그 이상도 아니고 그 이하도 아님을 그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것 자체가 감사요 삶 그 자체임을 다시 생각한다.
경주마와 같이 앞만 보고 달린 것은 아닌지 세월의 흐름 속에 문뜩 자신을 돌아본다. 앞뒤가 아니라 좌우를 돌아보아야 할 때임에도 불구하고 애써 외면하고 있지는 않은지. 이제 천천히 가도 괜찮을 나이인데도 왜 그리 놓지 않고 허겁지겁 달려만 가고 있는지. 더 이상 피로가 쌓이면 쉽게 풀어낼 수 없는 체력임을 인지하지 못하고 마냥 자신의 몸을 학대하듯이 쉼 없이 직진하고 있지는 않은지. 잇몸도 주저 내려 않고 있다는 의사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을 때면 이제 남은 이라도 잘 관리해야지라는 아쉬운 마음을 달래 본다.
포기한다는 것이 나약한 모습이 아닌데 왠지 내 사전에는 포기가 없다고 작정하고 살아가고 있는 나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푸근한 인상으로 아무 때 누구든지 찾아올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은데. 사람의 인상은 40이 넘으면 더 이상 변하지 않는다고 하던데. 하지만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 그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하지 않던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좀 더 내 품을 내어 주고 시간과 지갑을 열어주는 어른이 되어야겠다는 이상을 가져본다. 어른에게 어른이 필요하다고 말하듯이 혼자 우두커니 살아가는 삶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둥글둥글 살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아니 그래야만 하지 않을까.
행복은 조용함과 같이 찾아온다. 비교와는 거리가 멀다. 나만의 개성으로 나를 다독거리되 나에게만 갇힌 삶이 아니라 시선을 돌려 주위를 돌아볼 여유를 억지로라도 챙기는 삶이 행복이 아닐까. 어른의 행복은 조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