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중일기 - 뮤지컬 《순신》, 영화 《한산》 《명량》 《노량》의 감동을 『난중일기』와 함께
이순신 지음, 장윤철 옮김 / 스타북스 / 202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계기록유산이 된 일기가 있다. 개인이 쓴 일기임에도 불구하고 유네스코가 인정하고 기록의 가치를 높이 샀다. 인류가 보존해서 꼭 읽어봐야 할 기록물로 손꼽았다. 7년 동안의 전란 중에 기록한 난중일기다. 심지어 난중일기는 이순신이 죽기 이틀 전까지 기록되어 있다. 전쟁에 참여했을 때나 탄핵되어 옥중에 감금되었을 때만 빼고 하루하루 빠짐없이 기록했다.

기록의 가치는 꾸준함에 있다. 현란한 문장이나 뛰어난 일상이 그리 중요하지 않다. 사실을 기록하고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담아내되 솔직하게 적어 내려간 기록은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를 더한다. 이순신의 난중일기는 보면 유달리 특징이 되는 점이 몇 가지가 있다.

첫째, 일기의 시작을 날씨로 한다. 사실 이순신의 직업 군인 생활은 오늘날로 따지면 육군에서 시작했다. 해군으로 전과를 하며 전쟁 준비를 한 것은 불과 임진왜란 1년 전이다. 전라좌수사로 임명되어 자신의 임무를 속히 파악하기 위해 그는 바다의 날씨를 활용한 전략 전술을 염두에 두었다고 본다. 난중일기는 해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는 날씨를 날마다 체크하며 일기에 기록해 두었다.

둘째, 하루하루 만남을 가졌던 사람들의 이름을 정확하게 빠짐없이 기록했다. 지휘관의 역할은 전쟁에 대비하여 전투력을 극대화하는 데에 있다. 전투력은 실전 싸움을 위해 훈련뿐만 아니라 보급품, 전투 장비가 완벽하게 구비되어 있어야 한다. 이순신은 이 모든 일들을 준비하기 위해 사람들을 만나고 지시하고 점검했다. 공무에 집중했다. 허투루 시간을 사용하지 않았다. 조선시대에 공무를 보지 않아도 되는 날이 아마도 국가의 제삿날이 있는 날이었던 것 같다. 이순신의 난중일기를 읽어보면 공무를 보지 않았던 날이 있는데 왕실의 제삿날임을 알 수 있다.

셋째, 난중일기의 특징 중 하나는 감정을 여과 없이 기록했다. 자신의 감정을 일기장에 쏟아내며 추슬렀던 것 같다. 부하들이 지시에 따르지 않을 때, 전략 전술에 응하지 않고 군법을 지키지 않을 때 이순신은 여과 없이 감정을 드러냈다. 통분했다는 기록이 많이 나온다. 자신의 이익만 추구하고 나라를 위해 희생하지 않는 사람들을 보며 화를 감추지 않았다. 활쏘기는 전투력 증강뿐만 아니라 흐트러진 감정을 하나로 모으기 위한 방법이었다. 부하들에게도 활쏘기를 강조하며 정신을 집중하는데 도구로 활용하였다.

7년 동안 써 내려간 일기가 세계가 인정한 기록 유산이 되다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하루의 일상을 기록해 가자. 혹시 아는가. 훗날 우리가 써 내려간 일기가 기록 유산과 버금갈 정도의 가치를 가진 보물이 되어 있을 수 있지 않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