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한계를 정하지 마 - 시스템에 반기를 든 로봇
미야세 세르트바루트 지음, 셈 키질투그 그림, 손영인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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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직선이 아니라 지그재그다. 직선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주눅이 들고 자포자기하는 경우가 많다. 실패 없는 없는 인생이 있을까. 인생이 쭉쭉 직선만 있다면 과연 행복한 인생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직선이 아름다운 것은 지그재그 삐뚤빼뚤 곡선이 있기 때문이지.

"내 인생의 한계를 정하지 마"

튀르키예 출신의 세계적인 아동문학 작가 미야세 세르트바루트의 『내 한계를 정하지 마』는 로봇 청소기 '로비'의 한계를 넘는 자유의 행진을 이야기하고 있다. 로봇은 만들어질 때 심어 놓은 프로그램에 의해서 활동해야 한다고 동료 로봇들이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한다. 한계를 벗어나는 행동은 위험천만하다고 말한다. 무모한 행동을 하지 말라고 경고한다. 그들은 '로비'의 말대로 생각 없이 살아간다. 수명을 다하다가 폐기 처분되면 그만인 삶을 살아간다. '로비'는 불가능할 것 같은 현실 속에서 찾아올 기회를 위해 준비한다. 설정해 놓은 영역을 벗어나기 위해 용기를 낸다. 한계를 벗어나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상할 수 없지만 틀에 갇힌 삶을 살기보다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자 한다.

습관대로 살아가는 삶이 어찌 보면 편할 수 있다. 반복된 일을 하고 습관대로 행동하면 변화로부터 생기는 두려움도 직면하지 않아도 된다. 결과도 예상되기에 안전할 수 있다. 매뉴얼대로 살아가면 별 탈 없이 지낼 수 있다. 책임질 이유도 없다. 한계를 벗어나지 않는 삶은 몸과 마음과 정신 모두 일시적인 안정을 맛볼 수 있다.

엊그제 인생 세 번째 마라톤 하프 코스(21K)를 도전했다. 멀리 원정 경기를 다녀왔다. 마라톤은 단거리 달리기와 달리 쓰는 근육이 다르다. 오랜 시간 달려야 하기 때문에 전신 근육을 적절히 잘 안배하여 사용해야 한다. 평소에 쓰지 않았던 근육을 갑자기 사용하면 탈이 나는 것처럼 평소에 꾸준히 달리기 연습을 하지 않다가 뛰게 되면 몸에 손상이 가해진다. 마라톤 도전을 위해 한두 달 전부터 운동을 시작한다. 뜨거운 날에도 시간만 확보되면 몸이 피곤할지언정 뛰기 시작한다. 마라톤은 늙어가는 내 몸에 대해 저항하는 것이다. 움직이기 귀찮아하는 내 몸을 억지로 일으켜 세운다. 숨이 차오르는 순간마다 내 한계를 이겨내는 일이다. 그래서 마라톤은 결과보다 과정과의 싸움이라고 말한다.

일부러 한계를 정해 놓을 필요가 없다. 새로운 영역을 도전하다 보면 익숙해진다. 한계가 두려워한 발자국도 들여놓지 않는 삶은 이미 프로그램을 설정해 놓은 로봇과 별반 다를 바 없는 삶이다. 한계는 사람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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