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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교시에 너를 기다려 ㅣ 보름달문고 94
성욱현 지음, 모루토리 그림 / 문학동네 / 2024년 11월
평점 :

문학은 마음의 빈 공간을 만들어준다. 마음속에 빈 여백을 만들어낸다. 누구에게나 빈 공간이 필요하다. 빽빽한 숲보다 여백이 있는 숲이 생태계가 건강해질 수 있는 것처럼 우리의 삶도 그러하다. 바쁜 일상은 우리의 몸과 마음을 지치게 만든다. 결국 현실에 집착하며 미래를 도모할 수 없다. 어른들의 삶도 그러할진대 아이들의 삶은 말할 필요가 없다. 어릴수록 빈 공간을 만낏하게 해야 한다. 스칸디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시간을 선물해 준다고 하지 않나. 공간의 여백을 넘어 시간을 여백이 아이들을 성숙게 한다.
성욱현 작가의 『6교시에 너를 기다려』는 교실 속에서 빈 공간을 찾아내기 위한 아이들의 상상력을 표현해 낸 작품이다. 상상력을 품는 것은 아이들의 권리다. 현실을 넘어 이상을 꿈꾸는 것은 아이들만이 누리는 특혜다. 상상력이 경쟁력이 된 인공지능의 시대에 우리 교육이 가야 할 방향이 무엇인지 살펴보아야 한다.
교실 안에서 펄럭거리는 커튼에서 날아 움직이는 잠자리를 상상하고 시끌벅적한 복도 아래에서 꿈틀거리는 커다란 지렁이를 생각해 낼 수 있는 것은 아이들만이 가능한 일이다. 거인이 되어 온 세상을 장난감 주무르듯이 만지는 상상을 펼쳐내며 친구 관계에서 저마다의 빛깔로 살아가는 아이들의 밝은 모습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세상을 꿈꿔 본다.
오늘은 5학년과 6학년 아이들 모두 데리고 서울 경기도 일대를 2박 3일 테마체험학습으로 다녀온다. 아마도 아이들 모두 집을 떠나 낯선 세상으로 간다는 설렘으로 잠을 설쳤으리라. 친구들과 버스 안에서 재잘재잘 이야기를 하고 익숙한 환경을 벗어나 새로운 세계를 만날 기대감으로 2박 3일간의 시간도 순식간에 지나가리라. 인솔하는 선생님들이 마음속에 큰 짐이 되지 않기를 바라며 교감인 나도 선생님들의 노고를 생각하며 잘 보조하고 지원해 주어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