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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바람이다 1 - 빨간 수염 사나이 하멜 ㅣ 일공일삼 85
김남중 지음, 강전희 그림 / 비룡소 / 2013년 9월
평점 :

일본은 조선보다 먼저 외국에 대해 문호를 개방했다. 나가사키를 중심으로 서양 문물을 받아들였다. 홀란드라 불리는 네덜란드 상인들과 정기적으로 교류를 했다. 우리가 잘 아는 네덜란드 상인 하멜도 나가사키로 항해를 하다가 그만 표류되어 제주도에 불시착을 하게 된 케이스다.
목숨을 걸고 조선을 탈출한 하멜 일행은 우여곡절 끝에 외국인들이 공식적으로 머무르는 나가사키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곳에서 일본 관리로부터 엄격한 심문 과정을 거쳐야 했다. 조선 사람들도 표류되어 중국 땅에 도착했을 때에도 마찬가지로 사실 확인을 위한 심문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했던 것처럼 말이다.
당시 일본은 다른 것은 몰라도 기독교가 일본 땅에 들어오는 것을 결사적으로 반대했다. 일본과 경제적 교류를 하고 있었던 유럽 국가 중에 포르투갈과 스페인은 기독교 중에 구교를 공격적으로 포교하고 있었고 반면에 네덜란드는 신교를 믿으면서 상업 위주의 교류만 하고 있었다. 일본은 구교를 포교하는 사람이라면 처형에 가까운 극형에 처할 정도로 극구 반대하고 있었다. 일본에는 암암리에 이미 기독교가 전파되어 있었고 기리시딴으로 불렸다.
임진왜란 때 일본으로 끌려간 많은 조선인 중에서도 기리시딴이 된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그들은 정해진 구역 안에서 숨어 살다시피 했다. 네덜란드 상인 하멜의 기록을 근거로 김남중 작가는 상상력을 가미하여 그들의 삶을 풀어간다.
『불량한 자전거 여행』 시리즈로 많은 독자들로부터 사랑받는 김남중 작가의 초기 작품이다. 역사적 배경을 토대로 잊혔던 조선인 포로들의 삶을 다시 조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