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양심 - 호모심비우스
최재천.팀최마존 지음 / 더클래스 / 2025년 1월
평점 :

'양심이 밥 먹여주나?'라고 말할 정도로 양심대로 살아가면 손해 보기 딱 좋은 시대를 살아간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 중에 하나가 양심이라고 말하지만 과연 양심을 금과옥조처럼 여기면서 살아가고 있는지 반문해 본다. 며칠 전 학교운영위원회가 있어 모인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어떻게 어려운 역할을 흔쾌히 맡아 주셨느냐고 감사한 마음에 말씀에 드렸는데 그중에 한 분께서 이런 말씀을 주셨다. "그래도 다른 모임보다 가장 양심 있고 청렴한 집단이 학교가 아닌가요!"
맞다. 사람은 똑똑하기보다 양심이 있어야 한다. 옳고 그른 것을 자신의 유불리에 맞춰 선택하는 헛똑똑이보다 목에 칼이 들어오더라도 아닌 것은 아니다고 끝까지 말할 수 있는 용기를 지녀야 한다. 양심은 용기를 토대로 한다. 우리가 잘 아는 최재천 교수는 학자이자 연구자다. 연구실에서 동물행동학을 연구하면서 인간과 자연의 협력을 중요한 가치로 삼고 있다. 『양심 호모심비우스』에는 그의 다른 면모를 볼 수 있다. 열렬한 환경 운동가를 연상케 하는 그의 행보를 추적할 수 있다. 호주제 폐지, 한국 과학계의 현실 비판, 돌고래를 다시 바다로 돌려보내는 운동 등은 사회적으로도 커다란 울림을 주었던 제안이었다. 실험실에서 벗어나 사회의 각종 이슈에 대한 과학자로서의 양심을 과감 없이 주장한 목소리는 그에 따른 반발을 온몸으로 이겨내야 하는 어려움이 동반되었다.
양심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결코 환영만 받을 일이 아니다. 오히려 반대 급부를 예상하며 오랫동안 감내해야 하는 일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에게 주어진 양심을 지켜내야 하는 이유는 자연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마지막 판단 기준이기 때문이다. 기후 위기는 어제오늘의 이야기만 아니다. 앞으로 우리의 생존권이 달려 있는 문제다. 위기의식을 느끼면서도 과감한 결단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지금의 삶의 패턴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생물의 다양성이 보장되기 위해서라도 기후 위기를 종식하고 앞으로 살아갈 지구 환경을 지켜내야 한다. 결국 양심에 달려 있다. 양심에 털이 날 정도로 눈에 띄게 양심을 거스르며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다손치더라도 이제는 양심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사회적 분위기를 다시 조성해가야 한다. 최재천 교수와 같은 유명한 인물이 우리 인간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양심이라고 말해주어 고마운 마음이 든다. 양심으로 다시 사회를 세워가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