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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오늘은 내일로 이어지지 않는다
브로니 웨어 지음 / 책읽는수요일 / 2025년 3월
평점 :

100세를 기준으로 보면 나는 벌써 인생의 반환점을 돈 셈이다. 하지만 어떻게 백세를 살 수 있을까. 80세를 생각한다면 65%를 살아왔고 이제는 35% 남은 셈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살 날이 많지도 않다. 오랫동안 살 수 있을 것 같은데 수치로 환산해서 따져보니 정신이 번쩍 든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
나이가 들다보니 한 달 한 달이 금방 지나간다. 시간이 흘러가는 속도가 나이에 비례한다는 얘기가 실감난다. 어릴 때에는 하루 하루도 더디게 가는 것 같았는데 말이다. 눈 깜짝하면 일주일이 지나간다. 일에 쫒기다보니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 줄 모르겠다. 호주에서 간병인으로 살아가는 저자 브로니 웨어는 수 많은 환자들을 만났다. 임종을 앞둔 인생 말기의 환자들을 간병하며 기록한 책이 바로 『나의 오늘은 내일로 이어지지 않는다』라는 책이다. 책의 부제가 더 가슴에 와 닿는다. '죽을 때 가장 후회하는 다섯 가지'
『한국인, 죽기 전에 꼭 해야 할 17가지』의 저자 염창환 병원장은 암 말기 환자들이 마지막에 선택하는 곳인 호스피스 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통증을 완화하고 죽음을 준비하는 곳이다. 1%의 기적을 바라며 하루하루를 절박하게 살아가는 곳이다. 임종을 앞둔 환자들이 가장 바라는 것은 더 살고 싶다는 바램밖에 없다. 더 좋은 음식, 더 좋은 자동차, 더 좋은 명예, 더 좋은 아파트, 더 좋은 승진 같은 것은 일도 바라지 않는다. 오직 바라는 것은 하루 더 삶을 연장하는 것이다. 사랑하는 가족들 한 번 더 얼굴 보며 대화 나누는 것이 희망이자 꿈이다.
『나의 오늘은 내일로 이어지지 않는다』 의 저자 브로니 웨어는 환자의 손을 한 번 더 잡아주고, 눈을 맞추며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 더 좋은 치료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환자들과 마음을 열고 대화를 나누는 일에 진심이다. 환자들을 곁에서 지켜 본 바 죽을 때 가장 후회하는 다섯 가지 사실을 발견한다. 임종을 앞둔 환자들은 대부분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갖지 못한 것에 가장 큰 후회를 한다. '업적이나 소유물로 자신을 증명하려는 욕망'으로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보내야 하는 시간보다 일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며 산 것을 뒤늦게 깨닫는다. 더 많은 걸 얻으려고 했지만 결국 대부분의 것들은 필요한 것이 아니었음을 발견한다.
맞다. 정말 중요한 것은 아주 단순하다. 좋은 사람이 되는 것, 사랑하는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 살아가는 것이다. 가장 행복한 삶이 아닐까. 살다보니 상대방을 비난하고 이유없이 분노를 표출하는 사람들을 만난다. 이런 사람들의 특징은 내면에 상처와 아픔이 가득하다. 행복한 사람은 다른 사람을 불행하게 만들지 않는다. 누군가가 자신의 방식대로 살아가는 것을 존중할 줄 안다. 그 삶을 함부로 비난하지 않는다. 타인의 삶을 자기 기준으로 평가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의 고통을 이해하고 연민한다. 연민은 타인의 고통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이다. 죽을 때야 이 사실을 깨닫는다.
나의 오늘이 내일로 이어지지 않을 날이 곧 다가온다. 누구도 예외가 없다. 살아 생전 자신이 가장 하고 싶었던 일이 있다면 미루지 말자.